이계의 암살자가 여기에 도착했다. -Prologue (上편)-
론즈찡 2015-12-29 0
[???년 ?월 ?일, 독일]
피비린내가 자욱거리는 지하.
겉으로는 호화롭게 지어진 주택 내에서는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벽 여기저기에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복도에 있는 붉은 발자국이 생길수록 그 발자국의 막아섰던 무리들의 시체들이 쌓여져 있었다.
그 걸음은 지하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서, 느려지고, 그리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지하에 있는 어느 방 안에서 그 발자국이 멈춰섰었다.
마치 의식을 치르기 위해서 구성된 넓은 원형 모양의 방.
가운데에는 흑마술 책에서나 나올 듯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고, 그 주위로는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들이 핏빛으로 물들인 채로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진 가운데에는 2명의 사람이 있었다.
뚜욱....뚜욱....
한 명은 검은 삐친머리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얼핏 보기에는 15살 정도로 보이는 한 남성.
겉에는 검은색에 이상한 문양이 새겨진 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의 오른손에는 기다란 장검이 쥐어져있었다.
이미 누군가를 벤 듯이, 검붉은 피가 그 칼날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남자의 눈은 이미 죽어있었다. 몸은 죽지 않았지만, 그의 정신은 망가져 있었다.
나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가...어째서 이럴 수 밖에 없었을까?
자신에게는 강한 힘이 있었는데도, 망할 조직이 강제로 쥐어준 힘이 있었는데도...어째서....
내 앞에 쓰러져 있는 한 여자 아이를 구원하지 못한 것일까?
"....도대체...."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남자는 자신이 쥐고있던 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검의 칼날 일부분에는 자그맣게 글씨가 새겨져 있었는데, 남자는 그 칼날을 보면서 자조하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하하,하하하하핫!!!!"
그리고 자기 자신을 증오했다. 저주하고 있었다.
자신의 주인을 위해서 싸워왔는데, 그녀의 자유를 위해서 누군가를 죽이고, 죽여왔는데.
어째서 그녀는 구원을 받지 못한 것인가?
왜 자신이 그녀를 죽여야만 했던 것인가?
왜? 왜? 왜? 왜?
계속해서 그의 머리에서는 그 생각만이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존재가 역겹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악마...」
「피눈물도 없는 자식.」
「네녀석은 가족도, 소중한 녀석도 없냐!!」
그의 뒤에서는 그를 증오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은 그런 증오의 목소리를 참아오고 그저 한 여자만을 위해서 싸웠지만 결과는 이렇게 참담하게 변해있었다.
"....하핫...주인님."
자신 앞에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쓰러져있는,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쓰러진 탁한 흑발의 소녀를 바라보던 남자는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저는 정말 악마가 되었나봐요."
남자는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하면서 이미 싸늘해진 시체를 향해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왼손에 들린 단검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는 전에 맹세했었다. 그녀와 함께 있던 곳에서.
「당신을 해방시켜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남자는 이제 결정했는지, 그대로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그는 그자리에서 또다른 맹세를 했다.
「만약 제가 당신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그의 목에는 차가운 칼날이 와닿고 있었고, 남자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의 영혼으로 죄를 대신하겠습니다.」
서걱──
그리고 그 고요한 방 안에서는 살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다시한번 피로 흥건히 물들이고 있었다.
[어서와, 소년. 무의 세계에.]
[여기는 마지막을 맞이하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곳이야.]
[이 세계에 있는 여러 '시선'들이 너의 존재를 알고 너를 여기로 인도해줬어.]
[저주받은 소녀를 위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기사가 되기로 다짐하고, 한편으로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암살자가 된 두가지 이면의 남자를 봐왔어.]
[과연 지금까지 네가 해왔던 행동들은 선이었을까? 악이었을까?]
[우리는 그런 너에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 그리고....]
[너에게 다시 기회를 줄까 하는데, 어때? 한번 해볼래?]
[어? 고개 끄덕였어? 의식이 있나봐?]
[크큭, 재미있겠네? 그렇지 않아도 이 아이를 보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말이야. 내가 거기로 보낼게.]
[음,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걱정하지마. 그건 그의 선택에 달렸으니까 말이야.]
[그럼 너에게 한번 더 줄게, 소년. 잘 갔다와.]
[그리고 한번 너의 꿈을 실현해봐]
[2015년 7월 17일, 신서울 내 ㅇㅇㅇ 본사]
남자가 잠시 의식을 잃은 동안에 그의 뇌리로는 여러 목소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새로운 세계, 선택.
그리고 나 자신의 꿈.
내가 지금까지 바래왔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선으로써 누군가를 지키는 기사?
악으로써 누군가를 죽이는 암살자?
지금 나자신도 잘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잘 모르겠다. 아니, 무엇보다 더이상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무서워졌다. 더이상 이 손에 피를 묻히게 되면 나자신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폭주? 영광?
선과 악이 그의 머릿 속을 맴돌고 있었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맴돌았지만, 주위에서 느껴지는 기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눈 사이로 들어온 모습은....
[1. 하얀색 천장]
[2.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검은 바닥]
Prologue. -상편 끝-
안녕하세요! 이번에 처음 소설을 써보는 론즈찡입니다!
학기도 끝나고 좀 시간이 남아서 이렇게 클로저스를 하게 됬는데요.
스토리가 넘 좋아서 저도 한번 심심풀이로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한 소년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진행해볼 예정인데요. 마지막에 주어진 선택지에 따라서 소년의 길이 각각 갈리게 됩니다.
솔직히 어느길로 가도 괜찮을거 같은데 모처럼이니까 하나만 딱 정해서 가보고 싶어서 이렇게 선택지를 마련한겁니다.
어떤게 어느 쪽인지는 안 알려드려요!
자아! 그럼 본격적으로 첫 소설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이상 론즈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