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65화- [흉가의 시간 2교시 (凶家の時間 2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2-01 1
“그렇구나.”
“서유리. 아직 네가 도와줘야만 할 일은 많이 남아있어.”
“뭐? 아직 이야?”
“그래. 아직 네가 도와줘야할 일이 많아.”
“이... 이번엔 어떤 건데?”
“간단하다. 이 집에 초강력 폭약을 설치하는 거다.”
도와줘야만 할 일이 남았다는데 그것은 이 집에 초강력 폭약을 설치하는 거란다. 이 집을 단번에 폭파시킬 수가 있을 만큼으로 폭발력이 정말로 굉장한 폭약을 가져오는 오펠리아. 그러더니 오펠리아가 서유리에게 폭약 설치를 도와달란다. 이 흉가의 가장 한가운데에 정확하게 내려놓고 흉가 곳곳으로 조그마한 소형 폭약을 배선들마다 다 연결시키고 흉가 곳곳으로 연결시키는데 당연히 누군가가 배선을 절단할 수가 없도록 프로그램까지도 매우 복잡하게 설정하는 그녀! 당연히 프로그램 설정이라면 오펠리아가 하지 서유리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무슨 내용을 쓰는 것인지를 물어도 그건 특급기밀이니 그냥 알지 말아달라고 말하는데 서유리의 눈에는 외국어로 쓰는 프로그래밍을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외계어로 보일 수밖에 없다. 유리는 똑똑하지 못해 역시나 좋다.
흉가 전체에 폭발력이 엄청난 폭탄을 장착하고 자동대기상태로 돌려놓은 오펠리아의 의도를 서유리가 함부로 알 수가 없는 일! 하루 동안에 그녀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으니 그녀의 부탁이란 부탁들을 다 들어줘야만 한다. 아무리 손님이라도 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손님이 아니라 흉가에서 살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만 하는 법! 아무리 보더라도 이불도 없고 배게도 없는데 이런 집에서 어떻게 자라는 걸까? 이에 오펠리아가 총이나 카타나를 무장한 상태에서 자면 된다고 말하며 사실상의 전시 상황이라 생각하고 생활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언제 도둑이나 불량한 자들이 쳐들어올지 알 수가 없으니 상황 발생 시마다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가 있도록 하라는 것이 그녀의 말. 모든 것을 다 잃고 추락한 서민들은 이런 흉가에서 산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 집에서 밥은 어떻게 해먹을까? 방법이 왠지 모르게 좀 의아한데 부엌이 어째선지 가마솥으로 되어있다. 더군다나 은밀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기에 절대로 불을 켜지 않고 어두운 상태에서 밥을 지어야만 한다는데 유리가 오펠리아에게 도대체 무슨 죄가 있어서 불도 켜지를 않고 가마솥으로 밥을 하냐는 질문을 하자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서민이고, 기초생활수급도 받을 수가 없으므로 이렇게 살아가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시골에서도 이렇게 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흉가 내에서 조선시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힘겹게 살아가는 오펠리아. 가족도 없이 혼자서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서유리가 보면서 과연 무슨 상상을 할까?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지도 못하고서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 정말로 처참하기 그지없다.
오펠리아가 이런 저런의 부탁들을 계속하고, 서유리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를 도와준다. 그녀가 신변의 위협을 크게 느끼던 탓인지 가마솥으로 밥을 할 때에도 절대로 부엌의 불을 켜지 않는다. 또한 굴뚝으로 연기를 배출할 때에도 남들의 눈에 들키지 않도록 특별히 만든 굴뚝을 사용하고 있다. 혹시라도 적들이 쳐들어올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그녀가 얼마나 방범창을 촘촘하게 준비했는지를 알 수가 있는데 이것이 빨리 완성될 수가 있었던 것도 모두 서유리의 도움이 크다. 어쨌든 가마솥에서 완성된 밥을 상에 얹고서 가져오는 오펠리아. 원래는 혼자 살기에 별로 하지를 않지만, 오늘은 그래도 서유리가 와줬으니 2인분으로 밥을 했다고 말하는 그녀. 어째 반찬을 보니까 그냥 부추로 만든 김치 몇 조각이 있을 뿐이다. 부추김치라 봐도 되고, 파김치라 봐도 무방한 김치 몇 조각이 반찬의 전부! 유리가 너무나도 미안해 차마 반찬을 집을 수가 없다.
“......”
“왜 그러지. 서유리.”
“이게 반찬의 전부야?”
“그래. 파김치 몇 조각이 전부이긴 하지만, 그냥 사양하지 말고 먹어.”
“......”
“기초생활수급자로도 지정받을 수가 없으니 그냥 이렇게 살아야지.”
“......”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안 그런가.”
“......”
“사람이 온 천하를 다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아무런 유익이 존재하지 않거든.”
“그렇지?”
“물론이지. 부귀영화를 가질 수 없어도, 온전한 건강이 있다면 그걸로 감사할 뿐.”
오펠리아가 매사에 부정적으로 사는 여자로 보일 지라도, 그녀가 알고 본다면 꽤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여자란 것을 느끼는 서유리. ‘사람이 온 천하를 다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라는 어떤 책의 구절을 언급한 거에서 본인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지 지금은 그저 본인이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 감사할 줄을 알아야만 한다고 말하는 그녀다. 오펠리아가 서유리를 이기고 싶다는 집념만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면이 있었다는 거에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 서유리는 너 정도의 재능이라면 유니온에 들어올 수도 있는데 왜 벌처스에서 있는 것인지를 묻자, 지금의 날 만들어 준 것은 벌처스 회사이기에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허름한 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도 회사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지를 묻자 그거에 대해서도 남에 의지하지 않고 나 스스로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수단이란다.
“너 스스로의 힘으로?”
“그래. 회사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 오로지 나 스스로의 힘으로.”
“......”
“네가 보기엔 상당히 모순된 행동이겠지. 하지만 회사의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아.”
“......”
“어차피 나에게는 가족이고 뭐고 없어. 이렇게 살아도 이상할 건 없다.”
“......”
“어떻게 된 사안이건 회사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