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워해머] 무제 - 1
루프트바페 2015-01-18 2
이계의 존재란 불신의 존재이다. 대게, 워프의 악마들이 그렇다. 워프는 현실 우주의 사념과 부정이 형상화되는 그릇으로 그곳에서 태어난 부정의 존재들은 우주의 지성이 지닌 일곱가지의 죄악으로 굳어진다. 워프에서 태어난 생명체를 인류는 악마라고 부른다. 악마는 생명의 사념이 총집합하여 형상화된 것이기에 용맹하나 잔인하고 지혜로우나 교활하며 굳건하지만 썩어가며 완벽하나 뒤틀려있다. 이로 인해 워프의 존재를 알아차린 순간 자칫하다간 인간의 이해를 아득히 넘는 것을 목도하고 순간 미쳐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는 워프를 경계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주는 워프가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워프는 부정한 이계이기 때문에 접근해선 안 되는 곳이며 워프로 인해 인류는 이미 한 번 투쟁의 시대를 겪었다. 그러나 현실 우주와 전혀 다른 세계의 우주인 워프에 진입하여 워프의 특성인 시간왜곡과 공간왜곡을 이용한 인류는 우주 곳곳을 탐험하고 영토를 늘리며 기술을 발전해 왔다. 이것은 초공간도약과 상호 비슷한 효과이며 어쩌면 워프란 필요악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요악이라고는 해도 악은 악. 인간의 전함, 여명의 방패는 케스홀 성계의 급박한 지원요청을 수락하고 거대한 전쟁을 끝낸 후 본성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밟고 있을 때, 갑자기 습격해온 워프의 악마들에게 둘러싸여 공격받고 있었다. 이 위대하고 거대한 군함은 위풍당당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으나 악마들은 파리떼 마냥 전함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와 탐욕스런 입으로 승무원들을 취하기 위해 미쳐 있었다.
그들은 이 위대한 군함에 있는 인간들을 만만하게 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여명의 방패를 쥐고 있는 인간들은 바로 황제의 검이자 죽음의 천사인 아스타르테스이며 챕터의 전투-형제들은 악마에 대항해 격렬하게 저항했고, 전함 내부에는 죽이고 싶어서 덤벼드는 ** 난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코른의 악마들이 아직 굳지 않은 용암을 지독한 피의 항아리에 삭혀만든 검을 들고 덤벼왔다. 코른의 악마는 길고 돌기가 난 혀를 삐죽 내밀며 새빨간 머리에 난 뿔에 치장된 뼈 장식물들을 뽐내며 기괴한 고함을 질렀다.
“코넬리우스 형제, 2시 방향에 블러드레터가 온다. 저지하라.”
허나 악마의 진군을 막아내는 자들이 있다. 전투-형제의 분대장 루키우스 형제의 담담한 명령이 파워아머에 내장된 송신장치로부터 하달됐다. 그 명령을 받든 코넬리우스 형제는 파워아머의 헬멧에 표시되는 코른의 악마에게 조준기가 겨눠지고 수백년에 걸쳐 실력을 쌓은 뛰어난 장인이 만든 황제의 힘, 아스타르테스의 표준 무장인 ‘볼터’의 총구가 악마에게 향한다.
“확인. 사격.”
익숙한 듯이 코넬리우스 형제는 볼터의 방아쇠를 당겼다. 75구경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소총은 거대한 힘을 표출해냈고, 총구에서 발사된 로켓탄두는 악마에게 날아가 그대로 머리에 적중해 폭발했다. 그 자리에서 악마는 손에 든 검을 휘둘러**도 못하고 절명했다. 이 악마가 맞은 볼터탄은 안면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실로 대단한 위력이지만, 코넬리우스 형제에겐 그 위력을 감탄할 시간이 없었다.
코넬리우스 형제는 첫 번째로 죽인 악마 뒤에 자리를 잡고 있는 다른 악마들, 열 명은 되어보이는 악마들을 탄창의 반을 비우며 학살했다. 코넬리우스 형제는 볼터의 탄창에 몇 발이 남아있는 지 확인하고 고개를 돌아 접근한 악마를 파워피스트로 쥐어 패고 있는 분대장 루키우스 형제에게 말했다.
“아까보다 수가 줄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많습니다. 지원 병력을 요청하시겠습니까, 분대장 형제?”
“아니, 오히려 수가 줄었으니 우리만으로 충분하다.”
루키우스 형제는 악마의 목을 잡고 내다 던지며 말했다. 그는 허리춤에 걸어둔 플라즈마 권총을 꺼내들고 천장에서 매달려 뛰어오는 악마의 팔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곧 워프를 빠져나갈 것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알겠습니다, 형제.”
그와중에 코넬리우스 형제는 두 마리의 기괴한 악마의 사냥개를 쏴죽이고 발로 밟았다. 튀어오른 악마의 피가 코넬리우스 형제의 황금 월계관 장식의 새하얀 헬멧에 튀었지만 아량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넓지만 내부 배관으로 인해 매우 복잡한 전함의 격납고에서 진을 치고 홍수처럼 몰려드는 악마의 진군을 막아내고 있었고, 그들은 몰려드는 악마를 막기 위해 수십 명이 있지 않았다. 단지 두 명이었다.
이런 엄청난 숫적 열세는 수십 년을 전장에서 보낸 정예병들에게도 매우 드물었지만, 그들보다 적어도 백 년은 더 인류에게 봉사한 코넬리우스 형제와 루키우스 형제에게는 매우 익숙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숫적 차이가 나는 건 처음부터 아니었다. 원래는 10명의 정규 분대였으나, 분대장인 루키우스 형제는 배관으로 인해 좁은 격납고의 B구역은 단 두 명만 있어도 된다고 판단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더 급한 곳으로 재배치했다.
“하지만, 확실히. 줄긴 했지만 아직 수가 많긴 하군.”
루키우스 형제의 말뜻에는 불리하다는 식이 아니었다. 좁은 지형과 배관, 그리고 엄폐물과 분대원들이 두고 간 넉넉한 탄약이 있는데다 그들은 백 년이 넘게 전장에서 인류를 위해 봉사한 이들이었다. 그들의 중대장은 루키우스 형제와 코넬리우스 형제가 훌륭한 전투-형제라는 것을 공인했고 중대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그들은 자신의 실력을 어김없이 발휘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악마의 쇄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황제에게 선택받은 아스타르테스로써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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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입니다.]
아스트로패스의 송신음이 여명의 방패 함교 함장석에 앉아있는 제 1중대 중대장 커넬 형제에게 송신됐다. 커넬 형제는 카오스의 습격에도 불구하고 감탄스러울 정도로 제정신을 차리고 있는 아스트로패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다만 처음부터 아스트로패스는 나쁜 소식을 전해왔기 때문에 그는 기분 좋게 받을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인가?”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곧 좌표설정이 불가능해 워프 속에 표류하고 맙니다. 또한 현재 워프 항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으며 아스트로노미칸의 불빛이 희미해 어느 우주 공간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항로를 바꿔 빛의 근원지인 홀리 테라로 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워프 항행 특성상 항로를 바꿀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본 함은 빛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정말 큰일이군.”
그는 입 밖으로는 그리 대단치 않는 일처럼 말하듯이 말했지만, 속으로는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워프 속에 표류한다는 것은 곧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부관이자 뛰어난 사서인 헨셸 형제가 속으로 근심을 품고 있는 커넬 형제의 마음을 알아채고 조심스레 그의 곁에 다가가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매우 잘해주고 있습니다, 중대장 형제. 황제 폐하께서 우리들의 노력을 알아보시고 은총을 내리실 겁니다.”
커넬 형제는 그렇게 말하는 사서를 바라봤다. 상관의 마음속을 함부로 들여다보는 그의 행동은 좋지 못했지만, 근심을 덜어주려는 선한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싸이커들만의 고유한 능력을 이용해 마음을 읽은 행위에 대해서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사서의 말에 대답했다.
“황제 폐하께서 내리시는 은총은 무한하지. 지금도 우리는 은총을 받고 있다네. 다만, 우리가 전장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운명은 은총만으로도 안 되는 것일세.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힘, 그리고 용기만이 생사의 기로에서 생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지.”
“그 또한 옳은 말씀입니다. 제가 잠시 짧은 생각을 했나봅니다.”
“아닐세. 자네의 말뜻은 이해하고 있으니, 걱정 말게.”
사서는 고개를 죽이며 뒤로 물러났다. 사서, 헨셸 형제는 보기와는 다르게 마음이 여렸다. 제 1중대의 전투 사서이자 베테랑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커넬 형제는 그것에 딴지를 걸 정도로 각박한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그의 행동이 조금 눈에 띄는 것이 걸릴 뿐이다.
커넬 형제는 이 상황을 적절하게 해결해 나갈 방법이 필요했다. 이렇게 워프 속에 표류해 모두 다 사이좋게 전멸하는 것은 그가 바라지 않는 운명이다. 좀 더 의미있게 죽는 것은 그가 환영할만한 일이나, 이렇게 무의미하게 죽음의 길에 놓이기는 원치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황제 폐하의 뜻이라면, 그는 마다하지 않고 죽을 것이다. 그것이 아스타르테스의 운명이다.
[중대장 형제,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때, 착잡한 마음을 다잡고 있던 커넬 형제의 송신기에 테크마린 크라수스 형제의 송신이 전달되었다.
“보고하게.”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이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내심 좋은 소식이길 바랬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네, 크라수스. 방금 전, 아스트로패스에게 전달 받았네. 우리가 워프 속에서 표류하고 아스트로노미칸에게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아직 완벽하게 표류한 것은 아닙니다.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은 사라졌지만, 어떠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표류하지 않았고, 워프에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테라의 옥좌여! 커넬 형제는 속으로 그렇게 외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확실한가?”
[확실합니다. 신호의 패턴을 분석했을 때, 중성자별의 펄사로 판단하기 어려운 패턴을 지녔습니다. 이것은 통신중계소 패턴의 일종으로 여겨집니다.]
희소식이다.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은 잃어버렸지만, 지침표가 될만한 신호를 찾았다는 것은 황제 폐하의 구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때 사서가 끼어들었다.
“중대장 형제,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습니다.”
“말하게.”
“그게... 신호가 잡히는 이곳, 신호의 발현지가 포착되고 나서부터 워프가 매우 말끔해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커넬 형제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워프는 우주의 사념으로 가득 차있어 불온한 모든 것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신호가 잡히자마자 이 근방의 워프가 새하얀 백지처럼 순수하게 변했습니다. 마치 지상에서 보는 파란 하늘같기도 합니다. 현재 워프는... 그 어떤 악마의 기운도, 불온한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서는 경이로움, 그리고 신비함을 동시에 느끼며 어떤 표현과 어휘로 나타내야할지 혼란에 빠져있었다.
“이해하기 어렵군... 하지만 어찌됐건 간에 우리에게 매우 좋은 징조라는 것인 건 알겠네. 특이사항이 있다면 보고해주게.”
“알겠습니다, 중대장 형제.”
커넬 형제는 앞으로 나아가 함교의 제어패널 쪽으로 다가갔다. 절구 같은 모습의 구조물 위의 패널에는 격자 모양의 필드에 전함의 홀로그램이 띄어져 각 구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그것을 살펴보는 커넬 형제는 속으로 형제들이 매우 잘해주고 있다라고 생각했다. 전함의 피해는 미약하고, 베테랑 1중대답게 모든 구역에서 악마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 함교까지 악마가 도달하는 시간은 아마도 형제들이 지니고 있는 볼터의 탄약이 모두 떨어질 때 일 것이다.
하지만, 형제들의 탄약이 떨어질 일은 없다. 이미 워프를 탈출할 지침을 찾았고, 탈출하는 즉시 워프의 생명체인 악마들은 수증기처럼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미약한 신호를 지침으로 삼아 다시금 현세의 우주에 나타나 황제 폐하께서 바라신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다.
“테크마린, 응답하라.”
[크라수스, 응답합니다.]
“우주로 나갈 준비를 하게. 아스트로패스의 상태는 어떠한가?”
[그는 이따금 불안증세를 보였습니다만, 상황이 좋지 못함에도 현재 안정을 되찾은 상태입니다. 그는 평온합니다.]
“좋군. 아스트로패스로 하여금 워프 드라이브를 시동하라. 우리는 이곳에서 빠져나간다. 그 후 일은 우리가 태어난 고향에서 하도록 하고, 우리를 방해하는 모든 것은 이곳에 내버려 둔다. 우리는 다시 우주로 강림한다.”
[명령 받들겠나이다, 중대장 형제.]
황제 폐하의 은총으로 우리는 삶의 이유를 받고 그 분을 위해 봉사한다. 인류는 그 분의 형체화 된 힘으로 구원받을 것이며 우리는 이 워프 속에서 나아가 우주로 돌아갈 것이다. 여명의 방패는 곧 현실 우주로 잇는 거대한 웜홀을 앞에 두고 아스타르테스의 웅장한 장식물로 치장되어있는 뱃머리를 겨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