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47화- [진실의 시간 10교시(眞實の時間 10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1-22 1
뭐 누가 숨어서 듣더라도 어쩔 수가 없으니 그냥 나는 내가 할 말을 계속해서 하도록 하겠다. 여전히 서유리는 내가 한 말들에 대해 어떻게 대답을 해야만 할지를 몰라 불안한 걸로 보이는데 저 녀석이 뭐라고 말하건 나는 내 할 말을 계속 잇도록 하겠다. 유니온은 결코 차원종들과 각종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조직이 아니야. 그런 행동을 해왔던 것도 모두 자신들의 더러운 행위를 철저히 은폐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아. 유니온은 알파퀸의 만행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것이 결코 전부가 아니야. 너희들, 유니온을 무조건 믿지는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유니온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청렴하다고 말하겠지. 클로저들도 그러겠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만행을 철저히 숨기기 위한 비열한 행위들에 지나지 않다.
“너도 이제 그만 진실에 눈을 떠주길 바란다. 서유리.”
“오펠리아.”
“다른 녀석도 아니고 너이기에 다 얘기를 해준 것이다.”
“......”
“너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건 너의 결정에 맡기겠다.”
“......”
“유니온을 네 힘으로 부술 것인지, 아니면 유니온을 그대로 따라서 너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더러운 인간이 될지를.”
“......”
“어느 쪽을 선택하건 너의 자유지만, 너의 선택에 따라 네 미래의 전부가 바뀌어가게 될 것이다.”
“잠깐만 오펠리아!”
“......”
“이런 건, 슬비랑 세하에게 말해야지. 왜 나한테만 말하는 거야?!”
“......왜냐고. 슬비랑 세하에게 진실을 얘기해봐야 믿지를 않을 테니까.”
“뭐?”
“그리고, 넌 나의 옛 소꿉친구이자 검도대회 시절의 상대였잖아. 그래서 너에게만은 그대로 다 얘기한 거다.”
“오펠리아.”
“그럼 난 이만 간다. 서유리 너의 결정에 맡기지. 그 녀석들에게 말하건 말건은 오로지 네가 결정할 사안이다.”
내 이름은 오펠리아. 사람들은 나를 ‘오펠리아 란드루펜(Orphelia Landlufen)’ 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물론 오펠리아 란드루펜이란 이름도 결단코 나의 본명은 아니야. 이미 세간에 공개된 사안이지만 나는 결코 나의 본명이 뭔지를 모른다. 과거 유니온의 정부 요원이었던 자들이라 부르면 될까. 지금은 세계 최악의 테러조직을 이끌고 있는 그들과 알파퀸 그 여자에 의해 나와 내 친구들이 살던 고아원을 방화하고 파괴시킨 그 사건으로 인해 내 본명을 알 수가 있는 유일한 증거가 소실되어 없어졌지. 그래서 내가 개명신청을 했냐고. 안타깝지만 난 그러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나의 본명은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 알고 계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전지전능(全知全能)’ 하신 하나님께서 내 본명을 알고 계시니 나는 결코 내 이름을 억지로 알려고 할 생각이 없다.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시는데 과연 내가 본명을 알 필요가 있을까.
정보를 좀 알아보니 유니온의 정부 요원이라 불렸던 자들도 과거에는 기독교 신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언제부턴가 부와 권력에 더 집착하기 시작했고, 부와 권력을 위해 소위 가짜들과 내통하기 시작했지. ‘가짜’ 라고 해서 말인데 세상 사람들은 이런 이름으로 부르더라고. ‘이단교회(敎會)’ 라는 조금 어려운 것만 같은 용어로 부르던데 이단교회들의 강한 힘을 등에 업고서 무수히 많은 악행들을 저질렀지. 물론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수집된 정보이긴 해도 알고 본다면 ‘미확인 첩보’ 에 불과하니까 너희들도 그렇게 알도록 해라. 이 부분은 정확하진 않으나 왠지 그럴 것만 같거든. 지금까지 내가 알려준 진실의 내용들, 들어보니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구나. 내가 말해준 내용들을 믿건 말건은 서유리를 포함하여 내가 들려준 이 이야기를 들은 그대들에게 맡기겠다. 하지만 기밀 해제가 되지 않은 ‘기밀문서(機密文書)’ 의 내용을 알려준 것이니 무조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행동은 자제했으면 한다.
우리는 단순히 세계 최악의 테러조직이라는 그 조직만 상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도 당당하기 그지없는 유니온과 정부를 상대로도 항쟁을 해야만 한다. 단순한 항쟁이 아니라 극단적인 수준으로까지 해야만 할 경우에 한정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기라도 한다면 ‘정변(政變)’ 이라도 각오해야만 하겠지. 어차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잖아. 내 친구들 가운데에는 유니온에 의해 살해당한 가족들을 떠올리는 녀석들도 매우 많아. 유니온과 정부를 이 나라에서 척결시킨 이후에는 알파퀸이라 불리는 그 여자도 함께 척결하여 그 당시 죽어갔던 모든 이들의 한을 풀어야만 한다. 다시 한 번 내가 모두에게 부탁한다. 그대들이 알고 있는 유니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대들이 동경하는 대상인 알파퀸이 알고 본다면 연쇄살인범에 지나지 않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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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그거 사용해보니 어때?”
“그럭저럭 괜찮은데? 고마워 가영아?”
“당연한 말을.”
“가영아. 내가 부탁했던 다른 무기는 준비했어?”
“물론이지~ 세영아.”
“이거 뭐야?”
“뭐긴! 네 생일을 맞아 특별한 무기를 준비했어. 마음에 들지?”
“뭐야. ‘소태도(小太刀)’ 라는 거잖아? 이건 왜?”
“단순한 소태도로 생각하면 곤란하지. 검은 위상력이 보이지? ‘마검(魔劒)’ 과 같다.”
가영이가 세영이에게 생일선물로 소태도 2자루를 건네준다. 뭔지를 묻자, 벌처스 종합전략사령부 수석연구원이자 같은 반의 친구로서 딱히 내놓을 생일선물이 없어 소태도라도 내놓은 거라고 하는데, 겉으로 보더라도 검은 위상력이 아주 강하게 느껴진다. 마검과도 같다고 하는데 마치 ‘마검 그림투스’ 와도 같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소설이나 신화에서나 볼 수가 있던 마검을 똑같이 재현시킨 가영이의 의도가 뭔지 정말로 궁금하다. 아무리 생일선물로 준 거라고는 하지만 어쩌면 뭔가를 노리는 것일 수도 있다. 가영이는 절대로 앞에 나서서 싸우는 전투담당이 아니다. 그녀는 은밀한 곳에서 모두를 지원하는 지원담당이다. 그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외부인들에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디서 뭘 하는지는 친구들도 쉽게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