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84화- [과거의 시간 6교시(過去の時間 6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0-20 1
유진 언니는 매일을 세영이의 집으로 찾아가 그 날에 배웠던 모든 과목들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서 가르쳐줬어. 언제부턴가 세영이가 언니의 가르침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고, 언니가 집에 마지막으로 찾아와줬던 날에는 눈물까지 흘리며 정학이 다 끝나고 복학하면 지금까지의 삶을 다 청산하고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해. 그런 세영이를 언니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너는 꼭 벌처스 회사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사람이자 뛰어난 인재가 될 것이라 격려하며 너라면 나를 대신해 F반을 빛으로 인도할 수가 있으리라 말했다. 세영이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언니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F반의 아이들을 세상을 비추는 빛과 소금으로 만들 수가 있는 존재는 내가 아니라 바로 너라고 말했다. 뭐 회고록의 내용에는 그렇다.
근데 그게 언니의 회고록에 나온 마지막 페이지의 내용이야. 왜냐하면 회고록으로 봐도 무방하고, 일기라 봐도 무방한 그것의 마지막 페이지에 적혀져 있는 날짜의 바로 다음 날, 언니는 홍시영 그 여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지. 언니는 집에 온 이후로 일기를 매일 적었어. 내가 회고록이라 표현하건, 아니면 일기라 표현하건 그것에 대해 모두 이해해주길 부탁할게. 아무튼 마지막 페이지이자 그 날짜의 내용을 기록한 바로 다음 날에 죽었으니 그것이 마지막이었지. 그 당시에 나는 너무나 왜소하고도 힘이 없어 언니의 죽음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언니는 그 남자에게 그 말을 한 이후에 숨을 거두었어. 언니는 그 말 이외에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나의 앞날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언니는 하늘나라에서 날 지켜봐주고 있을까?
나를 포함하여 F반의 애들도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언니는 항상 ‘십자가(十字架)’ 가 달린 목걸이를 차고 다녔어. 나는 언니에게 그거 매일 차고 다녀도 피곤하지 않은지를 물은 적이 있었어. 하지만 그 때마다 언니가 한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지. 우리가 비록 집에서 쫓겨나 지금의 이러한 삶을 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살아올 수가 있었던 것은 우리가 고아원에서부터 다녔던 교회 덕분이고, 교회 사람들 덕분이고, 나아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 아니냐고 하며 언제나 그렇게 대답했지. 비록 SKY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고 호적이 파인 이런 삶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금까지 지켜주셨기에 괜찮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끝까지 우리의 삶을 책임져주신다고 했지. 나도 언니의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언니는 홍시영 그 여자에 의해 아주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말았어. 그 당시에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손주먹으로 땅을 내리치며 원망했지. 끝까지 책임져주신다면서 어째서 내 유일한 혈육을 데려간 거냐고. 언니가 없으면 난 영원한 혼자인데 어째서 데려간 거냐고. 그 때는 정말로 원망하는 마음을 품었던 것이 사실이야. 괴로워서 도저히 이 세상을 살아갈 수가 없었어. 그래서 그냥 극단적 선택을 실행하고자 했는데 그런 나를 막았던 것이 바로 애쉬와 더스트였지. 사람들은 그들을 먼지 남매로 불렀다. 먼지 남매가 나에게 주사기를 건네고, 내가 그것을 목 등에 주입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촉수. 그것이 지금의 내가 프린세스 텐타클이 된 탄생의 배경이라 하면 될까? 프린세스 텐타클이 된 덕분에 그 때부터 인간의 피와 차원종의 피가 함께 섞이게 되었지.
“황녀님? 이제부터 황녀님은 촉수공주...”
“촉수공주. ‘프린세스 텐타클(Princess Tentacle)’ 이라 부르면 된다는 거냐.”
“물론입니다. 황녀님.”
“애쉬의 말대로, 이제 그냥 인간이 아닌 저희들의 황녀님입니다.”
“그래? 이 촉수를 이용해서 언니를 죽인 자들을 포함해, 내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모두 죽였던 그들에게 복수할 수가 있겠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촉수가 형성된 정도라 파워는 아직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하지.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잖아? 그렇지? 애쉬랑 더스트.”
애쉬와 더스트의 도움으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던 나를 촉수공주인 프린세스 텐타클로 다시 태어나게 된 나는 나의 모든 신체적 성장을 포기하고 촉수에게 그것을 모두 지불하게 되었지. 촉수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성장을 포기해야만 하는 법이거든. 성장호르몬이라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에 해로운 유전자를 포함하여 세포도 모두 촉수가 영양분으로 흡수하기에 성장속도는 정말로 빨랐지. 애쉬와 더스트도 촉수가 탄생한 당일에 ‘마하 20(Mach 20)’ 이상의 속도를 내다니 정말로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고 그들은 나에게 말했어. 촉수가 생긴 그 순간부터 나의 모든 신체적 성장은 중지되고, 모든 것이 촉수에 집중되었지. 며칠 만에 촉수가 성장할 수가 있는 한계치를 훨씬 뛰어넘은 덕분에 애쉬와 더스트가 심히 놀라고 또 놀랄 수밖에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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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텐타클로 다시 태어난 나는 배우활동을 쉬기로 결정하고, 휴직계를 냈지. 물론 언론에는 일절 알리지 않는 식으로 비밀은퇴라고나 할까? 배우에서 물러난 나는 곧바로 벌처스 회사를 찾아가 입사시험을 보고 합격했지. 합격한 이후 정보국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새로운 시험을 치르고 합격해 암살첩보원 서포터가 되었지. 단순히 첩보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테러조직의 지도부에 몰래 잠입했다가 암살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각종 문제들을 직접 파악하고 대응함으로 그 위협을 차단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했지. 나 이외에 서포터는 안타깝게도 없었기에 모든 것은 전적으로 내가 다 책임을 져야만 했어. 하지만 나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어. 나의 목표를 이루어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각오가 다 되어 있었으니까. 너희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리고 암살첩보원 서포터로서의 활동도 많이 줄어들었을 무렵, 홍시영 그 여자와 옆에 있었던 그 남자가 신강 고등학교의 특수F반으로 가서 새로운 담임으로 부임했다는 말을 듣고서 그곳으로 입학하기 위해 우선 신강 고등학교로의 편입시험을 보고 합격했지. 당연히 A+ 등급으로 합격했지. 최고 등급으로 편입시험에 합격해 교장실로 들어간 나는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특대장학생(特待獎學生)’ 으로서 이 학교에 편입한 것을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 초록색의 머리로 인해 외국인이라 생각했던지 외국인이냐고 묻더군. 그래서 내가 그렇다고 말하고 이름을 ‘레이라(Reira)’ 라고 밝혔어. 학생신상명세서에도 레이라란 이름으로 나와 있었지. 레이라란 이름은 내가 과거에 촬영했던 어떤 드라마에 나왔던 엑스트라 여학생의 이름도 레이라였지. 그래서 그렇게 한 거야.
“이봐! 레이라 학생! 왜 교장실의 기물을 파손하는 건가!?”
“아하~ 그러고 보니, 이 학교의 지하 150m 깊이에 낙오자들만 모인다는 세계가 있다던데~ 그거 사실입니까?”
“......!!”
“그러고 보니~ 기물 파손하면 그곳으로 갈 수가 있다던데, 사실이죠?”
“......레이라.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말했잖아요. 전 외국인이라고요.”
“......”
“교장실의 기물을 파손했으니~ 설령 특대장학생이라도 확정이겠죠?”
“레이라. 특대장학생을 유지하더라도, 교장실 기물파손 죄로 F반으로 추방시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