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69화- [죄책감의 시간 5교시(罪責感の時間 5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0-12 1
F반 학생들 가운데에 나건영이란 이름의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F반 학생들이 그를 사신이라 부르고 있는데, 암살의 재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완전히 불허하는 수준으로 뛰어난 힘을 자랑한다. 원래 그도 신강 고등학교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도 다른 F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생활을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어머니로 인함인데 나건영의 어머니는 본인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아들인 건영이를 통해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별의 별 강압적인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괴롭혔다. 그의 어머니가 화를 낼 때마다 아주 조금의 반항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엄마가 화낼 때에 이에 반항해봐야 오히려 더 심해지고 실제로 죽을 뻔도 했기에 안 하는 것이 낫단다. 엄마의 횡포에 질린 모양인지 아빠도 짐을 싸고서 나가버렸단다. 물론 이혼까지 했다.
엄마가 건영이에게 하늘이 마르고 닳도록 매일 해대는 소리가 참 가관인데, 어느 대기업이자 무력회사에 취업하고서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사장까지 되어야만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엄마가 과거에 이루고 싶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이기도 한데, 본인이 이루지 못했던 것을 아들에게 강요하여 이루도록 하여 심리적으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는 심리. 그것이 바로 어른들이 흔히들 느낀다는 ‘보상심리(補償心理)’ 라고 한다. 엄마가 화를 내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치 실사판 헐크를 보는 것만 같다고 말하는 건영인데 화가 막 나면 청소기를 들고서 던져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큰 벽돌도 주워 와서 아들의 머리에 던져버리기까지 했단다. 그 때마다 반사 신경이 발동해 피해서 망정이지 만약 피하지 않고 맞았으면 뇌출혈까지 갔을 거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공개수업이 있던 날. 건영이의 어머니도 수업참관을 위해 오셨는데, 나건영의 책상에 뭔가가 들어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일단은 수업을 듣는 내내 집중하여 의심을 피해야만 한다. 그렇게 이런 저런을 거쳐 참관수업이 모두 끝나고 돌아가려던 찰나, 갑자기 나건영의 눈빛이 무섭게 변하더니 책상 속에서 쇠파이프를 꺼내더니만, 타 학생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휘두르기 시작한다. 목표대상이라면 당연히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줄곧 괴롭혀온 왕따 가해자 학생들과 자신의 어머니. 머리를 맞아 쓰러진 학생도 있고, 심장에 맞아 날아간 학생도 있고, 본인의 어머니도 머리를 강하게 맞아 쓰러진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 가운데에는 ‘뇌사(腦死)’ 판정을 받은 이들도 있었는데, 당연히 자신의 어머니도 사실상의 뇌사나 다름이 없는 판정을 받았다.
“그 사건으로 인해 나도 F반으로 추방되었지.”
“......그래서 후회하는 거야, 건영아?”
“설마! 학교의 징계위원회에서 심문을 받는 내내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어.”
“호오~?”
“감옥에 가는 거보다 F반으로 가는 것이 훨씬 낫잖아? 안 그래?”
“......그래. 건영이 네 말이 맞아.”
“그럼 고정포대 너의 생각은 어때? 벌처스 회사에서 널 만들어준 거.”
“감사히 생각하고 있지. 인간의 감정을 갖는 최첨단 인공지능이잖아? 이거 자체만 하더라도 엄청난 발전이지.”
“그래.”
“근데, 날 찾아온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만 같은데? 죽은 레이라에 관한 거야?”
건영이가 레이라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뭐라고 말을 한다. F반으로 추방되어 온 이후, 사실상 죽은 사람이나 다름이 없이 살아가던 자신. 파란색의 긴 생머리를 하고 다니던 자신을 단발머리형 트윈테일인 이른바 ‘토끼머리’ 로 만들어주고, 지금의 사신이란 존재로 만들어 제2의 삶을 시작할 수가 있도록 해줬던 존재. 바로 레이라. 그 레이라가 이젠 죽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너무나 괴롭고 슬프다는 것. 자신에게 있어서 레이라는 자신의 인생의 전부이자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있어 레이라는 처음으로 느꼈던 ‘사랑(愛)’ 이란 감정이었단다. 이성과 대화를 전혀 한 적이 없고, 있다고 해도 엄마의 잔소리만 들어오던 자신에게 처음으로 이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알게 해줬던 존재가 레이라였단다. 그런 레이라가 이젠 이 세상에 없다.
“그렇구나. 건영이 너에게 있어 레이라는 ‘첫사랑’ 이자 ‘짝사랑’ 이었던 존재였구나.”
“고정포대. 하지만 내 사랑 레이라는 이제 없어. 죽었으니까.”
“......”
“고정포대. 부탁이야. 무기를 꺼내서 날 없애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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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포대. 아니, 리츠. 레이라가 없는 이 세상을 난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어.”
“......”
“나만이 아니야. 우리 F반 모두가 레이라를 좋아했어.”
“그랬지. 나도 레이라가 정말 좋았어.”
“우리 모두에게 있어 레이라는 사랑이었고, 인생의 전부였고, 목숨과 같은 존재였어.”
“......”
“그런 레이라를 그 녀석들은 아주 잔혹하게 살해했어. 그러고도 아니라고 하지.”
건영이는 고정포대에게 무기를 꺼내고서 실탄을 장전하고 자신을 향해 쏴달라고 부탁한다. 레이라가 없는 이 세상을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자신이 자신의 목숨과 같이 좋아했고 사랑했던 레이라가 이젠 없으니 건영이의 마음은 오죽할까? 지금 당장이라도 자살해서 그녀의 곁으로 가고 싶을 것이다. 자신만이 아니라 F반 모두가 그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건영이는 주머니에서 사진 1장을 꺼내 고정포대에게 건네주는데 그것을 저장해달란다. 어떤 경우라도 그 사진이 삭제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은 건영이와 레이라가 둘이서만 있을 때에 몰래 찍었던 사진이란다. 레이라와 건영이가 서로 입맞춤을 하는 모습을 사진이었는데 그것을 촬영했던 게 바로 고정포대다. F반의 비밀 커플이나 다름이 없었던 나건영과 레이라였다.
“......건영아. 그럼 정말로 후회하지 않을 거야?”
“그래. 네가 기억할 수 있도록, 너에게 저장을 부탁했던 2장의 사진을 잊지 말아줘.”
“1장은 너와 레이라가 뽀뽀. 입맞춤하는 사진이고, 다른 1장은 F반 전체의 단체사진.”
“그래. 레이라가 없는 이 세상을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어.”
“건영아. 그럼 발포한다.”
“그래. 리츠.”
“건영아. 부디 하늘나라에서 사랑하는 레이라를 꼭 만나서, 그 사랑 이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