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클로저들의 또다른 각성 10화
스워드1 2015-08-15 0
10. 드라마를 찍고있구나
노을낀 하굣길 저벅저벅 유리와 슬비가 나란히 걸어간다. 도대체 우리들은 근 몇달간 무엇을 위해 이리도 노력했을까 자신을 비판하고 위로해가며 걸음을 옮기던 도중 한 여학생과 마주치게 됐다.
"어, 너는.."
"그때 세하한테 에그타르트준 여자애?"
"어, 세하를 알아?"
세하라는 이름에 반응해 연화가 그들을 다시 본다. 검은 머리가 곡선을 그리며 허리까지 내려온 그녀는 평범한 여학생1이였다. 연화는 자신의 품에 여러가지 짐거리를 들고있었는데 그중 사과하나가 툭,하고 떨어진다.
"내가 주워줄게."
"앗, 고마워!"
안그래도 짐이 많아 손이 부족한 참에 유리의 도움이 반가웠는지 활짝 웃으며 말한다.
"그러고보니 너도 위상능력**? 차원종이랑 싸우는 거 힘들겠다."
"그렇게 힘들지 않아! 오히려 민간인들을 구할때도 뿌듯해서 기분 좋아!"
"맞아. 차원종들을 없애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이기도 하고."
"오와, 멋있다! 세하도 너희들이랑 같이 싸우겠구나. 좀더 힘내라고 다른것도 만들어볼까?"
"있잖아.."
"응?"
연화가 오늘 목표리스트를 머릿속으로 쭉 정리하고 있을때 유리가 나지막히 연화를 부른다.
"세하가.. 너랑 같이 있을때 싫증내지 않았어? 막 화낸다던가.."
"응. 있었어. 왜?"
"근데 어떻게 지금은?"
"아아, 그게 사실은 내가 제빵연습중이거든, 그래서 겉이 살짝 탄걸 가져왔단말야. 근데 그 놈이 안먹겠다고 고집부려서 조금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세하 입으로 들어갔는데 그 이후론 맛있다면서 더 달라고 난리인거 있지? 그래서 '먹고싶으면 꿇어라'라고 장난삼아 말했는데 진짜 무릎꿇고 달라하더라. 그래서 세하한테는 절대로 이런 장난은 치면 안되겠더라 했고, 세하는 그 이후로도 내가 가져온 연습작들을 먹어줬어."
"헤에~ 그렇구나..."
유리는 신기하단듯이 연화를 바라보더니 곧 어두운 표정으로 땅을 보며 걷는다.
'아하~!'
연화는 저 반응이 무슨 뜻인지 눈치채고 슬그머니 유리에게 권유한다.
"우리 같이 애플파이 만들어볼래?"
"에?"
"응! 그래, 같이 만들면 더 쉽겠다!"
"갑자기 그게 무슨..."
"같이 애플파이 만들어서 세하한테 주자. 그럼 분명 좋아할거야!"
"세..세하가 정말 좋아할까?"
"물론이지!"
자신감을 가져봐. 유리는 이미 연화의 말에 반 이상은 넘어가버렸다. 이에 옆에있던 슬비도 시도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거라며 가세한다.
"응! 만들어보자! 그러니까 슬비야, 가자!!"
"잠깐, 왜 나까지?!"
"친구들끼리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잖아?"
"친구..."
슬비는 한방에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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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한 옥상위에 세하가 멍하니 누워서 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곧 옥상문이 끼익 낡은 소리를 내며 열리자 세하는 눈길이 그쪽으로 향한다.
"아, 세하야!"
"많이 기다렸지?"
"어. 안녕."
세하가 손을 들어 인사를 해준다. 유리가 먼저 세하에게 다가가자 연화는 그녀의 뒤에서 상황을 지켜본다.
"슬비야, 그냥 나와서 같이 ** 그래?"
"아니, 난 그저 드라마같은 장면이여서 잠깐 따라온것 뿐이야."
"푸흣, 그냥 이리 와!"
"아, 알았어!"
연화가 슬비의 팔을 끈다.
"자, 세하야!"
부스럭 소리를 내며 유리가 세하에게 봉투에 씌인것을 넘겨준다.
"이게 뭐야?"
"애플파이야! 연화랑 같이 만들었어!!"
유리가 얼굴을 붉히며 세하에게 파이를 넘겨준다.
"잘 먹을게."
바삭하고 파이의 일부가 세하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세하가 오물거리면서 맛을 음미하는 동안 유리는 가만히 세하를 지켜본다.
"맛있어."
"정말?!"
"응. 예전의 연화거에 비하면 진짜 맛있어."
"다행이다!"
유리가 기뻐하는동안 슬비는 옆의 오싹한 기운을 뼈저리게 느껴야했다. 연화는 세하의 거짓없는 말을 듣더니 더이상 웃는게 웃는것이 아니게 됐고 알 수 없는 오오라를 풍기며 세하를 바라본다.
"연화야..괜찮아?"
"응. 정말 괜찮아! 다음부턴 절대로 실패작은 먹이지 말아야겠다.★"
연화는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며 참으로 소름끼치는 다짐을 한다.
"저기 세하야! 있지, 너가 먹고싶다면 계속 만들어 줄수 있으니까, 부탁 하나만 들어줘!"
"뭔데?"
"계속..우리 곁에 있어줘!"
"!!"
세하는 유리의 제안에 눈이 동그래진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세하는 다시 놀란 눈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의 제안을 승낙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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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세하를 먹을걸로 대하겠다는거니?"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는걸요, 유정언니."
"하아.. 그래서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검은양팀의 임시본부소에서, 김유정과 슬비가 속닥속닥 대화를 나눈다. 김유정도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을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과자나 빵을 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까지 범위를 넓혀가며 세하와 거래아닌 거래를 시작하게됐다. 검은양팀은 처음엔 가만히 있어도 되는 수업과 같이 가벼운것부터 시작하여 작전임무의 팀워크까지 가능케하는 음식의 위력을 맛보게됐다. 그럼에 다들 몇달을 고생한게 무슨 소용이었을까 한숨을 쉬기도 했지만 또다른 걱정이 찾아왔다.
"세하가 먹을걸로 회유가 가능하다면 분명 다른사람들도 세하를 노릴거야."
"어떡하죠? 이정도면 그냥 유치원생 유괴정도인데요?"
"먹을걸 주는 사람 함부로 따라가지 말라고 한다니 우리들의 말까지 전혀 들을것같지 않고.."
세하에 관하여 골머리를 썩히는 동안 벌컥 다급히 누군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유정누나, 슬비누나 큰일이에요! 세하형이!!"
"에?!"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가보니 세하가 저 매우 화가 났는데 이를 어떡하죠라는 표정으로 저벅저벅 쓰러져있는 한 중년에게 다가간다.
"그쪽 지금 나보고 죽으라는건가?"
"아,아냐! 그런게 아니라고!!!"
"잠깐만, 세하야! 지금 뭐하는거야?!!"
"음..아, 유정누나."
세하가 겨우겨우 생각해내어 김유정을 부른다. 그럼에도 쓰러져있는 아저씨의 멱살을 잡고있는건 잊지 않았다.
"기..김유정요원! 나 좀 구해줘!"
"당신은?"
"나야 나! 유니온 연구소 소장 한기엄!!"
"아니 근데 소장님, 이곳엔 무슨일로 오신거죠? 지금 프로젝트 연구중이어서 외출할 시간은 없는데다가 연구소랑 강남은 멀리 떨어져있어서 이곳에 오실 이유도 없을텐데?"
"아니 그게.."
김유정의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연구소장을 당황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연구소장은 땀을 뻘뻘 흘려대며 대답을 미루자 곁에있던 유리가 대신 대답한다.
"저 아저씨가 맛있는거 사주신다고 자길 따라오라 했는데 갑자기 세하가 공격했어요!"
"?!!"
"소장님?"
"아냐! 난 순수하게 어린 요원들에게 맛있는거 하나씩 사주려고 했던것 뿐이야! 정말이라구!!"
"거짓말 마라, 아저씨."
"히익!!"
세하가 멱살을 쥔 주먹에 힘을 준다.
"알아? 지금 그쪽 이미 보는 눈이 사람을 보는 눈이 아냐."
"세하야, 이제 그쯤해둬. 돌아가서 치킨먹자."
"..."
세하는 아저씨를 내던지듯 휙 내려놓고는 검은양팀원들에게로 돌아간다.
"이..이익!! 두고봐! 나중엔 누가 후회하게 될지 말야!!"
연구소장은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갑자기 폭언을 하더니 자신의 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돌아갔다.
"세하야, 아까는 왜 그랬어?"
"?"
세하는 졸리다는듯이 눈을 꿈뻑거리며 유리를 쳐다본다.
"세하야, 아까 그 아저씨 어떻게 알고 공격한거야?"
"눈."
"눈?"
세하가 유리의 눈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녀가 되묻는다.
"그 아저씨 눈이 맘에 안들어."
"그렇구나, 그럼 나는?"
"너?"
"응!"
유리의 질문에 세하는 몇초간 유리의 눈과 마주치다가 눈을 감고 그녀에게로 다가간다.
"에?"
쪽-
세하의 입술과 유리의 뺨이 닿은뒤 세하의 고개가 유리의 어깨로 넘어갔다.
"너의 눈도...너도...좋아."
세하는 말을 마치고 새근새근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유리의 곁에서 잠을 청한다. 유리는 이를 어찌할꼬 어버버거리며 자신에게 기대어있는 세하를 결국엔 꼭 안아주며 그가 깨지 않도록 크지 않은 소리로 말한다.
"나도 너가 좋아, 세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