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얍 슬비네 가족은 오늘도 평온하녜요
에베레베렙 2015-08-07 4
눈을 뜨면 항상 그래.
네가 없다는 걸 알아채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어떤 날은 정말 적응이 되지를 않아 술까지 마시고 잠을 다시 청해.
네가 없다고 생각을 하면 다시 잠은 날아가고 눈물만이 나의 볼을 촉촉이 적시지.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내가 누운 침대의 베개를 적시고 나를 옛 생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지.
우리 첫날에 웃으며 함께 잠든 날의 기억이 새록이 떠오르며 내 눈물샘을 다시 한 번 자극해.
눈물샘이 고장난 듯 눈물은 하염없이 쏟아져.
애써 무시하고 잠을 청해.
꿈 속에서 네가 나오고 웃으며 나의 분홍빛 머리를 쓰담여주고는 나에게 힘들었냐고 물어.
나는 꿈 속에서조차 눈물을 흘리고 너는 그런 나를 도닥여주며 위로해.
그럴 때는 정말 괜찮은데 말이야.
잠에서 깬 순간 너와 네 온기는 사라지고 슬픔과 싸늘함만이 나의 곁에 있을 뿐이야.
하염없이 울어 새빨걔진 눈으로 거실로 나와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tv를 틀어.
녹화해둔 드라마의 마지막화를 시청하면서도 눈물이 조금씩 흘러.
저 사람들은 저렇게 행복하게 끝났는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끝난 거야?
밥을 먹을때에도 마찬가지야.
밥을 먹을 때조차 눈물이 지겹도록 흐르지.
그러고 보니 네가 무슨 음식을 좋아했었지.
왜 생각나지 않는 거야? 나는 너를 잊을 수가 없는데.
혹시 나도 모르게 점차점차 잊어가진 않는 건지.
잊기 싫은 마음에 다시 눈물이 내 마음을 적시고 떨어져.
밥을 먹다가도 식탁에 쭈그리고 계속 눈물을 흘리지.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와.
새빨걔진 눈을 어떻게든 하고 싶지만 할수 있는 방법이 없어.
현관문을 열고 입으로 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내뿜어지지.
그뿐만이 아니라 세상도 하얀 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어.
벌써 네가 죽은 지 반년이나 지났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
난 지금 어디를 가는 걸까.
거리 위에 볼이 빨갛게 얼 정도로 하염없이 걸어오는 나를 본 너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 따스했던 손으로 내 볼을 감싸주며 다정하게 말해주지는 않을까?
꽉 안아주며 따뜻해질 거라고 말해주지는 않을까?
네 생각을 하고 있자니 가까스로 멈춘 눈물이 다시 터져 나올 것 같아 발걸음을 다시 옮겨.
버스를 타고 그저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추억에 젖어.
그런데. 날 젖게 하는 추억들은 모두 네 추억들이야.
지금 바로 옆을 쳐다보면 네가 있을 것만 같아 뭐에 홀린 듯 옆을 쳐다보았지만 역시 있는 건 차가운 공기뿐이네.
내가 홀린듯이 찾아간 곳은 대공원이야.
이곳에서 너와 작전을 한지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니. 정말 시간은 빠르구나 라고 생각해.
아직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호랑이 조각상도 또한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있어.
대공원에 들어와 멍한 눈으로 둘러보다 분수가 있는 곳에 도착해.
분수를 쳐다보다 보니 그때가 떠올라.
네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었던 곳이 바로 여기였어.
그때 추억이 깃든 곳에 온 나는 즐거웠어.
반년 전까지는 말이지.
지금은 눈물만이 추억의 자리를 채울 뿐이야.
시린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봐.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갑자기 네가 얼굴을 들이밀지는 않을까 공상을 해보았지만
그럴 일은 이젠 전혀 없겠지.
돌아가려던 찰나 내 동료들을 마주쳤어.
유리와 제이씨. 그리고 테인이를 마주쳤는데. 왜 괜찮냐고 물어보는 걸까.
괜찮다고 말해 봤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나 봐.
웃음은 너를 잃기 전보다 확연히 엷어졌고, 눈가가 새빨가니 어찌 못알아볼수 있을까.
그런 표정을 본 유리는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왤까? 8년 전 먹었을 때는 맛있기만 했던 와플인데. 미각을 잃은 듯 맛이 느껴지질 않네.
영화를 보러 왔지만 웃긴 장면을 봐도 웃음이 잘 나오지를 않아.
불안한 눈빛으로 뒤돌아서는 유리에게 미소를지어주고는 그 자리를 빠져나오듯 벗어나지.
이미 해는 내려앉았고. 싸늘했던 공기는 이제 더욱 싸늘해져 내 몸 곳곳에 파고들지.
옷가지를 단단히 여매고 소복히 내려앚은 눈을 뽀드득 뽀드득 밟으며 집에 가는 길은 왜 이렇게 추운걸까.
어딘가에서 울려퍼지는 캐롤은 오늘이 크리스마스였다는 것을 일깨워주지.
길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스쳐지나가고, 나와 같이 쌓인 눈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가겠지.
트리 밑에서 키스하는 한 쌍의 연인은 마치 너와 나로 겹쳐보여서 눈물이 핑 돌지.
집에 돌아와. 불을 켜고는 소파에 드러누워.
눈에 들어오는 형광등의 빛은 내 눈을 간질이는 것 같아.
오늘따라 피곤하네.
빛을 피해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tv위의 액자가 대신 내 눈에 들어와.
분수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너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는 내가 보여.
고백을 받았을 때 찍은 사진이었지.
겨우 참아낸 눈물은 이제 더이상 참지 못하겠어.
터지듯 쏟아지는 눈물에 앞이 흐려져.
평생을 맹세한지 6개월만에 저세상으로 떠나버린 너를 그리워하며.
난 오늘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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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단편이라 귀찮기도 해서 얼마 못썼네요.
닉답게 세하x슬비입니다.
새드라는 게 흠이지만.
음....전 솔직히 새드로 끝나는 소설들을 매우 베리쏘머치 좋아하는 편입니다.
쓴 소설들은 무슨짓을 하던간에 새드로 끝내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여주가 죽는 그런 새드 말고요
남주요 남주
그런 저에게 세하는 아주 완벽한 희생양이었져.
흐흫흐ㅡ흫흐흐ㅡㅎ흫
이건 8년 후를 쓴 소설이고
세슬 겨론은 7년. 세하 쥬금이 7년 반입니다.
겨론하고 6개월만에 쥬금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