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군 xx리 그녀. - 1

짜증나는원시적공격이군 2015-08-02 0








"크워어억!!"


"헉...헉...헉..."



거대한 몸집의 차원종이 턱을 쩍 벌린 채 쓰러졌다. 그 머리에는 커다랗고 조잡한 칼이 박혀있었다.
차원종의 앞에는 몸집이 조금 작은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잘 맞지않아 발끝까지 내려오는 이곳저곳이 찢어진 낡은 청바지와
꽤 오래 입어서 색깔이 다 바래고 청바지와 같이 상태가 안타까운 가죽 자켓을 걸치고 있었다.

조잡한 칼이 차원종이 쓰러져 있던 자리에서 뽑혔다. 조금 작은 여자는 다른 동작없이
그 칼을 적당히 허리 요대에 끼워 고정했다. 여자의 몸 이곳저곳에는 수류탄이나. 권총. 소총.
크게는 대전차 수류탄 발사기 같은 무기가 걸쳐져 있었다. 하지만 사용한지는 꽤 오래 되
무기 이곳저곳이 벗겨지거나 변색이 되어있었다.

여자는 지쳐보였다. 까만 눈의 생기는 빠져있었고. 눈처럼 까만 머리카락은 이곳저곳이 변색되고
헝클어져 흙먼지가 끼어있었다. 양옆으로 묶은 머리가 추하게 보였고 파리가 날아다녔다.
무거운 발걸음이 그녀의 몸을 옮겼다. 차박차박 하는 끈적한 소리가 들렸다. 낡은 군화를 신고
있는 그녀는 논 밭 위에 서있었다. 밭 끝으로 보이는 지평선에서 태양이 반쯤 얼굴을 가렸다.

집은 마을이 위치하고 있는 야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었다. 길 중간중간엔 사람이 살던 흔적이
몇몇 굴러다니고 있었지만 인적은 없었다. 그녀를 제외하곤 단 한명의 사람도 남아있지 않았다.
여자의 그림자가 석양빛을 받아 앞으로 길게 뻗었다. 그림자의 길이만큼 여자의 어깨가 쳐졌다.

그저께 왔던 비를 저장했던 덕분에 몸을 씻을수 있었다. 전기나 난방은 그녀의 위상력이나 태양열로
해결하고 있었다. 대충 벗어놓은 옷을 밟으며 작은 몸집의 여자가 욕실 밖으로 걸어나왔다.
씻고나니 인물이 살아보이는 그녀는 꽤 반반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여전히 눈은 죽어있었지만.

냉장고의 문이 열리자 노란색 조명이 그녀를 비췃다. 오래 사용해 제트엔진같은 소리가 나는 냉장고에는
묵은 맥주와 건 오징어 조금, 캔 식품들과 견과류등이 들어있었다. 작은 손이 견과류를 한웅큼 집어
치약냄새가 나는 입에 그것들을 쑤셔넣었다. 여자는 생긴것과 다르게 먹는 모습은 추했다.
우드득우드득 하는 기분나쁜 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다. 씻느라 풀렀던 긴 머리가 검게 떨렸다.

TV 화면에 턱이 네개인 인간형 괴물이 나와 흑인 남자에게 옛날 권총을 건냈다. 여자는 이 장면을 수백번은
돌아보고 있었다. 오래 전 TV 채널이 끊길것을 대비해 녹화해 놓은 수많은 영화들 중 하나였다.
미적지근한 맥주가 벌컥벌컥 들이켜졌다. 가볍게 트림을 한 작은 입에 땅콩 몇개가 들어갓다.
죽어있는 눈이 영화 크레딧 화면에서 베란다 창문으로 돌아갓다. 남색으로 물들인 하늘이 태양을
숨기고 있었고, 그 배경이 창문을 남색 벽처럼 만들었다. 빛을 잃은 눈이 반쯤 감겼다.



"...!"



작은 체구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듯 벌떡 일어낫다. 죽어있던 눈이 매섭게 변하며 아무렇게나
방바닥에 던져놓은 옷을 노려봣다. 다시금 몸이 바빠지며 정신없이 옷을 입은 여자는
앉아있던 소파에 대충 걸어놓은 무기들을 몸에 걸치곤 실성한 사람처럼 집밖으로 뛰쳐나갓다.
군화끈이 채 묶이지도 않은 상태였고 입은 옷도 걸치다 시피 한 모습에 머리는 묶지도 않아
정말 그 모습은 정신이 나간 여자처럼 보였다. 여자는 사람이라고 생각되기 힘든 속도로
집이 있었던 언덕에서부터 몇몇 민가를 지나쳐 나오는 커다란 밭길까지 질주했다.



"이**들..."



목적지에 다다른것처럼 보이는 여자는 차차 걸음 속도를 줄이며 들고있던 소총의 장전
손잡이를 당겼다. 그리곤 작은 체구에서 나온것 같지 않는 절도있는 모습으로 총을 견착했다.
그녀의 앞에는 밭길이 길게 뻗어있었고 그곳엔 듬성듬성 가로등이 있었지만 점멸되지 않았다.
차원종의 습격 이후 사람이 살지 않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 되버린 탓이었다.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장소에 그녀의 군화발 소리가 조용히 속삭였다.
 입에서 내는 숨소리조차 소음으로 들릴까 잘 들리지 않는 작은 숨이 코로 쉬어졌다.



"..나와."



여자의 목소리가 나지막히 경고했다. 바라보고 있는 어두운 곳에 뭔가를 발견한것 같았다.
방아쇠울에 걸터있던 손가락이 방아쇠를 돌려쥐었다. 소총의 개머리판이 가죽자켓에 밀착됫다.
총신을 잡고있던 작은 손에 힘이 들어가며 총에서 착 하는 절도있는 소리가 낫다.
검고 힘없던 눈이 어느세 고양이과 동물의 눈처럼 변해있었고, 날카로운 동공이 칼날처럼 뻗었다.
노란색의 섬뜩하고 날카로운 눈이 가늠좌를 통해 전방의 목표를 죽일듯이 노려봤다.
전방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실성한 여자처럼 앞을 바라보던 그녀가 무색해 질 상황이었다.
방아쇠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갓다. 총의 기관부에서 점화된 총알이 하얀 빛을 그리며 쏘아졌다.


'타타탕!-'



"꺄악!..살려주세요!"



"....뭐야?"



"차원종!...차원종한테 도망치고 있었어요!...제발..제발 살려주세요!!"



그녀의 앞에서 찢어질듯한 비명이 들려왔다. 경고사격차 하늘에 몇번 쏴본게 효과가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앳된 느낌의 소녀같이 보였다. 어두운 시야에서 확실히 보이진 않았지만
몸집은 그녀보다 약간 커 보이는 보통 체구였다. 여자는 그렇다고 순순히 긴장을 풀진 않았다.
도움을 요청하는 소녀에게 날카로운 신경을 내뿜으며 강제적으로 명령하듯 신원을 요구했다.


'갑작스러운 차원종의 습격으로 이사를 가던 도중 습격을 받았고, 특경대의 도움을 받아 난민 지역으로
이동하던 도중 불행히도 다시 습격을 받은 바람에 도망쳐 온 곳이 이곳이었다'


소녀는 그녀에게 이렇게 자백했다. 딱히 잘못한것은 없었지만 총을 들고 있는 상대에게서 제대로 된
대답을 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는 내내 소녀는 몇번씩이나 말을 더듬었다.
여자는 짜낼데로 짜내어진 상대방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급한지 알아챘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만한
인물은 되지 못한다. 짐승처럼 보이던 동공이 다시 죽기 직전의 빛없는 구슬로 돌아왔다.
긴장없는 목소리가 꾹 다물고 있던 입에서 새어나왔다. 총을 여전히 겨누고 있긴 하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편해진 어투였다. 겁에 질린 소녀는 그녀의 말대로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다가왔다.



"..저어...정말로 쏘지 않으실건가요?"



"안 쏴. 이미 세발이나 날려먹었어."



"....하...아...흑...흐흐흑!...흑...가..감사..감...감사합..니다핫...흐으윽..!"



이제서야 안심한듯 온몸의 힘이 풀린 소녀는 그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나지막히 흐느끼기 시작했다.
축 쳐진 몸에는 다 헤집어지고 기워진 교복이 입혀져 있었는데, 곳곳에 피가 뭍은걸로 보아
오던 도중에도 이런저런 사고가 많았던 모양이었다. 다 찢어진 양발이 신겨진 발은 상처투성이였고
더러워진 발처럼 얼굴 역시 이곳저곳 긁힌 흔적이 역역하고 약간의 핏자국과 흙먼지가 뭍어있는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하지만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나오는 갈색 동공에는 생기가 돌고 있었고
달빛에 옅게 빛나는 남색 머리는 흙먼지를 먹긴 했지만 아직은 생생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소녀에게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낫다는 증거였다.



"...일어나."



"...흐...네..에?"



"그렇게 울고 안배고파?..밥먹게 얼른 인나라고"



"...아...네!.."


겨누고 있던 총이 축 내려갓다. 조금 키가 작은 여자가 휙 돌아서며 소녀에게 따라오라고 속삭였다.
허겁지겁 몸을 추스리고 일어난 소녀는 아픈 발을 이끌고 더듬더듬 앞의 여자를 향해 걸어갓다.
소녀가 지나가던 밭길에 꽂혀진 표지판이 달빛에 반사되 파랗게 빛났다. 표지판에는

'XX군 XX리 고촌마을'

이라는 하얀색 반사 시트지 문구가 붙어있었다.








 


설정 모르고 쓴거라 오류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가볍게 넘어가 주는 아량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2024-10-24 22:37:3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