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217화- [암살교실의 시간 6교시(暗殺敎室の時間 6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07-26 1
정신을 차려보니, 알파퀸 서지수의 양 손목과 발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위상력을 개방해서 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아무 소용이 없단다. ‘대(對) 위상력 수갑’ 이라는 건데, 위상력 능력자를 포박하기 위한 용도의 수갑이다. 또한 괜한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목에 추가적인 위상력 억제 장치를 채웠다. 벌처스 처리부대 ‘늑대개(Wolfdog)’ 라는 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팀의 멤버들 중의 하나인 나타와 대장이었던 트레이너가 목에 차고 다녔던 개목걸이. 그런 거다. 상대가 다른 녀석도 아니고 알파퀸 서지수이기에 개처럼 다뤄야만 그녀의 저항을 억제할 수가 있다는 것. 감옥의 독방에 갇혀서 있는 서지수에게 누군가가 면회를 하고 싶다며 들어온다. 당연히 서진이다.
서진은 지수를 보며 설마 이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 라고 말하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지수가 서진을 보더니 설마 널 잊겠냐고 말하며 공개처형을 기다리는 중죄인으로서의 현 기분이 어떤지를 묻자 원래 공개처형 대상이었던 아들을 풀어줬으니 이것에 만족한다는 것. 서진은 그녀를 보며 예상외로 담담하게 말하니 많이 놀랐다며 참 재미없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지수가 서진에게 여긴 도대체 어딘지를 묻자, 정말 모르는 거냐고 비웃는다. 이곳은 바로 ‘99호 관리소’ 라는 곳이란다. 명칭으로는 99호 관리소라 되어 있지만, 사실상 ‘정치범수용소(政治犯收容所)’ 나 다름이 없는 곳. 이곳이 바로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신서울의 모습이란다. 신서울의 모습? 하지만 아무리 보더라도 신서울과는 많이 다르다고 하자, ‘신서울과 다른 신서울’ 이자 ‘또 하나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신서울’ 이란다. 신서울과 다른 신서울? 또 하나의 가능성을 지닌 신서울?
“설마 이게 무슨 말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
“신서울과 다른 신서울, 또 하나의 가능성을 지닌 신서울... 이래도 몰라?”
“무슨 말인데.”
“좀 더 쉽게 말하면 ‘평행세계(平行世界)’ 라고 부르면 될까?”
“평행세계? ‘페러렐 월드(Parallel World)’ 라도 된다는 거야?”
“빙고! 지수 넌 이제야 알겠어? 여긴 신서울이야. 하지만 신서울과는 다른 신서울이지.”
“......”
“만약~ 과거 ‘차원전쟁(次元戰爭)’ 당시에, 차원종이 승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그래. 그것을 가정한 상황에서의 신서울로 봐도 되지.”
“......”
“걱정하진 마. ‘인간계(人間界)’ 와 ‘차원계(次元界)’ 의 사이에 있는 곳이니까?”
인간계와 차원종계의 그 사이에 위치한 곳이 바로 이곳 99호 관리소란다.
만약 차원전쟁 당시에 차원종들이 승리했다면,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전 세계를 차원종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우리 모두가 상상하는 모습이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를 것이다. 감히 마음대로 상상해도 되는 수준이 아닐 정도로. 그야말로 ‘암흑의 전설(暗黑の傳說)’ 스토리 그 자체로 진행이 되고 있었을 것이다. 차원전쟁 시절 인간들의 패배, 차원종들이 지배하는 신서울, 지하로 숨어들고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수의 인간들, 24시간 계엄령 상태의 신서울. 바로 이 모든 것들이 조합된 세상이 바로 이곳 99호 관리소이자 신서울과 다른 신서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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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울과는 뭔가 많이 다른 신서울, 차원전쟁 당시에 차원종들이 승리했다면 신서울은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초대받지 않은 세계인 99호 관리소. 서지수는 이세하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묻자, 아들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네가 대신 포로가 되어준 덕분에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지만 그냥 풀어주면 재미가 없으니 벌처스 회사에서 사용하던 그 기술을 한번 적용했다고 한다. 그 기술이란 것은 바로 ‘기억소거(記憶消去)’ 기술이다. 자신이 이곳에 왔었다는 기억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말이다. 이곳에 관한 기억들을 모두 제거시킨 이후에 석방시켰으니 이곳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기 엄마가 자신을 대신해 포로가 되었다는 것도 알지 못하도록 기억소거를 제대로 가하는 바람에 해당 기억을 전혀 떠올릴 수가 없게 되었다.
이세하가 석방되어 모두들 기뻐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엔 알파퀸 서지수가 ‘행방불명(行方不明)’ 이 되어버리자 유니온 한국지부는 더욱 더 발칵 뒤집히며 더 열정적으로 수색을 벌인다. 유니온 한국지부가 아주 정신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는 한 학생. 그 학생은 바로 민가영. 가영이는 이런 것을 보면서 언제나 즐긴다. 유니온의 불행은 곧 민가영 본인에게 행복인 법. 가영이는 한심한 것들이라 말하며 비웃고서 교실로 돌아온다. 교실로 돌아와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데 평양에 또 ‘공산반군(共産叛軍)’ 작자들이 또 나타났단다. 특경대들이 나서서 진압할 수도 있지만, 각종 중화기들로 무장한 녀석들이니 특경대만 투입되는 걸로는 진압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나 이 암살교실 부대가 투입되어야만 한다. 신속히 투입되는 암살 학생들!
검은양 멤버들을 동원해서 진압할 수도 있지만, 공산반군 토벌의뢰를 누군가가 했고~ 또한 이들이 수락했기에 나서는 것이다. 검은양을 ‘경찰특공대(警察特攻隊)’ 라고 부른다면, 특수F반 암살교실은 러시아의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츠(SPETSNAZ)’ 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검은양이나 일반적인 특경대들은 적들이 항복할 경우엔 그 자리에서 생포하고 데려가지만, 암살교실 학생들은 포로는 필요 없다고 말하기에 전원을 철저하게 척결한다. 만약 민가영이 직접 공산반군 토벌을 진행한다면 말이다. 평양 상공에 핵폭탄도 아무렇지 않게 투하할 것이다. 반군소탕을 위해 도시 하나를 완전히 날려버린다는 것. 그러나 이번엔 어찌된 영문인지 학생들을 투입한다. 아무래도 평양을 날려버릴 대량살상무기가 부족하거나 없는 모양이다. 민가영은 한숨을 쉬며 정말로 아쉬워하고 있다.
특경대들은 역시나 평양을 봉쇄한 상태에서 방어선 구축을 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에, 특수F반 암살교실 학생들은 해군특수부대와도 같이 은밀하게 ‘대동강(大同江)’ 을 건너며 평양에 잠입한다. 평양시청이 역시나 반군들의 본거지. 공산반군의 지휘관들은 한 학생이 동시에 암살을 함으로서 깔끔하게 처리하면 된다. 동시암살을 당한 반군의 지휘관들은 무려 7명! 7명의 지휘관들이 동시에 목베기를 당하여 쓰러진다. 반군 병사들은 저격이나 유격을 통해 암살하면 된다. 특경대들이 평양을 봉쇄만 하는 동안! 특수F반 암살교실 학생들은 평양 내에 잠입하여 공산반군들을 처리하고 있다. 경찰헬기들이 하늘을 날고 있지만, 암살교실 학생들의 활동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 이들은 철저하게 어둠 속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더도 피하는 그 학생들은 역시나 강하다.
“사... 사... 살려주십시오!”
“헤에? 아저씨. 지금 세상이 어느 땐데 또 반란을 일으켰어? 막 돼먹었네?”
“세영아. 이 아저씨가 공산반군의 총대장인데, 어떡할까? 목을 베어버릴까?”
“건영아? 너의 그 ‘데스 사이즈(Death Scythe)’ 란 이름의 사신의 낫으로 베어버리면 좋지!”
“그럼 바로 이 자의 목을 베어버린다?!”
“잠깐! 내가 하게 해줘. 이 검을 가변해서, 이 자의 목을 가위로 자르듯 하고 싶어!”
“역시 그게 낫겠지? 그래. 그럼 나 건영이가 오늘 진서윤 너에게 맡긴다.”
“자아~ 총대장 아저씨? 가위로 종이를 자르듯, 목이 잘려나갈 시간입니다?”
“Take no prisoners, Comrades!”
(포로는 필요 없다, 동무들!!)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