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Lacrimosa 2015-07-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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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격통이 신경을 타고 온 몸에 퍼졌다.


건물 내부는 무너져 빛을 잃었고 간간히 지직거리는 스파크의 소음과 사람들의 신음만이 귓속을 가득 메웠다.


산소는 희박했고. 숨을 쉴때마다 부러진 늑골 덕에 고통이 새어 나왔다.


오른쪽 옆구리에 입은 상처에선 끊임없이 자신의 혈액이 줄줄 흘러나와 자신의 몸이 식어가는 것과 함께 의식은 몽롱해져만 갔다.


이미 자신의 와이셔츠는 왼쪽의 절반이 붉게 더럽혀진 뒤였다.


이내 입안에서 느껴지는 금속의 비린 맛이 입 안에 선혈이 고였음을 알려주었다.


옆에 놓인 선물 상자는 붉은 선혈에 물들고 있었다.


...정미한테 주려고 했는데.. 이거 곤란하게 됐는걸..


아마 구조가 오더라도 이 상처라면 자신은 죽겠지, 하니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흐릿해져가는 뇌리에 웃고있는 가족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의 가족은 아마 뉴스를 보며 속이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여기서 죽는다면 가족들은 얼마나 슬퍼할까. 그렇게 생각하니 코끝이 찡해지는것을 느꼈다.


"...여보, 정미야 미안하다...."


숨을 쉴때마다 오는 고통을 참으며 말을 안에서 짜내었다. 입에 고인 붉은 혈액이 흐르며 옷과 바닥을 더럽히며 번져갔다.


심하게 갈라진 목소리가 지옥이 된 쇼핑몰 내부를 공허히 서성였다.


그대로 정지하려는 사고를 최대한 붙잡고. 고통을 참고 주머니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어 화면을 켰다.


스마트폰에 비친것은 연갈색 머리카락의 꽁지머리 형태로 머리를 묶은 여성과 그와 마찬가지로 연갈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10대 중반정도의 소녀였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


셋이 서로 해맑게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을 바라보니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절로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것만 같았다.


웃음과 함께 올라오는 슬픔을 참으며, 메뉴를 메모로 바꾸어 힘을 짜내어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가족에게 전해주길 바라며 글을 써내려갔다.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이 글을 읽어주기를..


힘겹게 메모를 써내려가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윽고 전화로 딸과 나눴던 대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생일 축하한다 사랑하는 우리 정미!'


'창피하게 왜 그래요! 참..'


'하하 우리 정미가 너무 사랑스러우니까 그렇지.'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오기나 해요! 기다리고 있으니까...'


'하하 아빠가 선물 사고 금방 갈게! 엄마랑 기다리고 있어'


'네.. 아 그리고 아빠..'


'응?'


'....사랑해요..'


'...응 아빠도 사랑한단다.'


수화기를 통해 전해지던 딸의 목소리가 마치 옆에서 말해주는 듯 생생하게 울려퍼졌다.


본능적으로 떠오른 딸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하.. 미안하다 정미야.. 빨리 가겠다고.. 약속.. 했는데...."


이미 감각은 완전히 마비된 뒤였다. 몸은 거의 차갑게 식은지 오래였고 산소도 이제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좀.. 늦을..것.. 같..구..나.."


점점 사라져가는 의식을 억지로 붙잡고 남은 이성을 최대로 활용해 말을 짜냈다.


서서히 죽음이라는 마지막에 가까워 가져가는 감각이 마치 졸음처럼 눈꺼플을 무겁게 압박해왔다.


..친구도 많이 있고..


애들이랑도 나름 사이 좋게 지내고...


새침하지만 상냥하면서도 완고한...


사랑스러운 내 딸...


역시 믿길 잘했어...


"생일.. 축하..한....다....."


사랑한다....


"꼭.. 행...복...해..야..한..다..."


해맑게 웃는 어린 딸의 모습이 시선에 마지막으로 비추었다.


"정..미...야...."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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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가 이미 서관에 당도한 후에는 수많은 시민이 죽은 후였다.


국회의원의 가족을 구출하라는 지시에 반한 클로저 팀이 일부 의무관들과 그것을 무시하고 당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정도까지 온지 오래였다.


"**.."


그 광경 속에서 한 남성이 욕설을 터뜨리며 중얼거렸다.


위상력으로 금빛으로 변색된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로 보아 클로저인듯했다.

 

그는 자신의 앞에 죽은 중년의 남성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윽고 무엇을 발견한듯한 표정으로


숨을 거둔 남성의 오른손에 있는 스마트폰을 잡았다.


그의 눈이 스마트폰에 써진 글자를 읽으며 눈이


이윽고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의무관.."


"네."


그는 불려나온 흑발의 여성에게 감정을 절제한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감정이 절제된듯한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에선 왠지 모를 떨림이 있었다.


"....이 선물을 우정미라는 아이에게 전해주게.. 포장은 다시 해서."


"네...?"


잠시 흑발의 여성이 당황한듯 의문을 표하자 남성은 조용히 말을 이엇다.


"..죽은 자의 마지막 소원일세.. 부탁함세.."


"...알겠습니다."


남성의 말에 여성은 이해했다는듯 조용히 말하며 선물 상자를 받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


이윽고 그는 분노어린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이를 갈았다.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담긴 시선이 다시 한번 스마트폰의 쓰여진 메모를 응시했다.



[이 글을 읽고있을 당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셨다면 부탁드립니다.


제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우정미라는 이름의 딸이 있습니다.


오늘은 딸의 생일입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셨다면 누구든


제 딸에게 저 대신 선물을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여보, 정미야 사랑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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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정미정미네 가족으로 소재를 잡아서 써봤는데


필력이 영 좋지 못하네요.....


소재는 스토리를 처음 안 이후부터 품고있었습니다만 못쓰고 있다가


일단 다른 분이 쓰신걸 보고 영감을 얻어서 해보긴 했는데.. 왠지 독창성이 떨어져보이기도 하고...


많이 다듬어지지도 못했고...


역시 더 정진해야겠군요..

2024-10-24 22:36:3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