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85화- [진 바렐의 시간 2교시(ジン・ヴァレルの時間 2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07-04 1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진서희는 정말로 비밀이 많은 여자가 맞다.
아무리 보더라도 190cm 정도는 익히 되어 보이는 키만 하더라도 너무한 수준인데, 거기에 ‘금발의 긴 생머리’ 까지 휘날리는 모습에 슬비와 유리는 심히 질투한다. 혹시라도 저 여자가 자신들만의 이세하를 노리는 것은 아닌지를. 하지만 슬비와 유리는 심각한 수준으로 망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왜냐하면 서희는 ‘연애(戀愛)’ 라는 감정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연애란 거에 대해서 일절 관심이 없는 진서희를 상대로 슬비와 유리가 너무 크게 질투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서희는 세하를 포함해서 남자에게 일절 관심이 없는데 말이다. 만약 서희가 누군가를 짝사랑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권총을 쏴서 그 감정을 제거시킬 거다.
어쨌든 뭔가를 아주 열심히 만드는 서희. 뭘 만들면서도 아무런 표정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진서희. 정말 대단한 여자다. 어쩌면 진서희는 인간이 아니라 인형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니? 진짜 인형으로 봐야만 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변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자세하게 분석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왜냐하면 아주 미묘한 수준으로 쳐다보는 눈의 각도가 아주 미묘하게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 좀 더 편하게 얘기하면 약 1.5cm 정도로 눈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서희는 자기 나름대로의 감정표현을 하는 것일 거다.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변화도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서희는 서희 나름대로의 감정표현을 하는 것. 처음에는 요리책을 유심히 보다가 조리를 시작하니 바로 덮는다. 상류층 사람들이 먹는 것을 일반 서민들의 식재료로 똑같이 카피하는 식으로 조리하기 위해 유심히 보고 분석해야만 한다.
물론 카피하는 식으로 만드는 것이기에 ‘진품(珍品)’ 과 같은 종류로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흡사하게 만드는 방법이 유효하다. 서희에게 왜 이렇게 해주는 것인지를 물으면, 검은양 녀석들과 적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포함해 자신의 팀원들에게도 매우 위험한 일이기에 이런 식으로 검은양 멤버들에 뇌물을 먹인다고 생각하고 대접하는 거란다. 동급생이 동급생을 상대로 뇌물을 먹이는 것. 그런데 얘네들한테 뇌물을 먹인다고 한들 과연 자기네들이 안전할까? 검은양은 유니온의 클로저 팀일 뿐이다. 뇌물을 먹일 거라면 검은양 팀이 아닌 유니온에 먹여야만 하는데 말이다. 뭐, 김유정 관리요원도 와있으니 유효할 것으로 보이겠지만 알고 본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이 다소 제한적으로만 있기에 그냥 ‘달걀 요리’ 로 한정을 지어야만 하는 걸까? 아니? 그럴 때에는 방법이 있다. 어차피 달걀이 아니면 안 된다면 최대한 카피하는 식으로라도 되게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군대에서 외치는 구호는 괜히 외치는 것이 아니다. 진서희는 어떻게든 뭔가를 대접하고자 하는 걸로 보이는데, 진서희 본인은 이것을 그냥 ‘뇌물(賂物)’ 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차피 검은양 녀석들과 적이 되어서 싸운다는 것은 자신들에도 결코 좋지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으로 해주면 된다. 이런 상황에 위상 게이트가 은밀하게 개방되더니 누군가가 나타난다. 흑발의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 여성. 진서희와 정말 닮았지만 더욱 차갑고 냉정함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키도 정말로 징그러울 정도로 크다. 여자가 저렇게 키가 커도 될까?
“......너, 검은양 녀석들에 뇌물이라도 먹이겠다는 거냐.”
“그렇다면 어쩔 생각이지, 언니”
“상관없다. 어차피 저 녀석들을 상대로는 뇌물을 줄 필요도 있으니까.”
“원래 세상은 뇌물이야. 뇌물이면 뭐든지 다 가능하게 되지.”
“네 말이 맞아.”
“......언니. 슬비랑 유리가 언니를 보면 뭐라고 물어볼 거 같은데.”
“뭘 말이야.”
“언니가 그렇게 키가 큰 비결이 뭔지를.”
“......”
서희의 언니란 녀석이 키라면 의견이 아주 분분하다. ‘2m 30cm’ 라고 주장하는 의견들이 대체적이지만, ‘3m’ 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역시나 많다. 하지만 확실한 거 하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키를 훨씬 능가한다는 거다. 겉으로만 보면 족히 200cm 도 넘어 보이는 아주 우월한 키를 자랑하는 서희의 언니. 또 하나 확실한 것은, 만약 서희의 언니의 키가 300cm 라고 가정할 경우에 자신이 들고 다니는 ‘극초진 귀천총검(極超眞 鬼天銃劒)’ 이라는 무기도 자신의 키와 같은 3m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순한 귀천총검의 개념을 넘어 저격용 소총이나 대전차용 소총으로 쓸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귀천총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군단의 최종보스이자 칼바크 턱스가 말했던 ‘그 분’ 이라는 존재의 에이전트. 즉 대리인이란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이자 무기인 것.
“언니. 하나 물어봐도 될까.”
“뭔데.”
“언니의 극초진 귀천총검. 그거 길이가 얼마나 되는 거야.”
“이거 길이. 이거라면 내 키와 같지.”
“......언니의 키가 3m 라면, 그 검의 길이도 3m 라는 거군.”
“그래.”
“단순한 귀천총검의 개념을 넘어, ‘대(對) 전차용 소총(Anti-tank Rifle)’ 도 가능하겠군.”
“이미 이 무기는 대전차용 소총으로도 사용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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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래, 유리야?”
“저 사람 누구야? 서희가 언니라고 부르는데?”
“언니?!”
“언니란 자가 뭐가 저렇게 키가 크대? 3m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슬비와 유리가 진서희의 언니를 숨어서 보더니만 부들부들 떨며 무서워한다.
서희의 언니란 녀석이 아무리 보더라도 2m 도 넘어 보이는 키라 제이도 지켜보며 놀란다. 근데 제이는 놀란다기 보다는 징그럽다는 표정. 여자가 저렇게 키가 커도 된다는 걸까? 라는 생각을 준다. 정작 동생이라는 서희도 190cm 정도는 되어 보이는 우월한 키라 제이는 괴롭다는 반응이다. 180cm 미만은 패배자라고 말했던 어떤 여자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언니가 검은양 녀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식으로 뇌물을 먹일 거라면 한번 해보라고 하고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런데 동생이 잠깐 멈추라고 하더니 혹시라도 레이더에 잡힐 경우에 어떡할 생각이냐고 묻자, 혹시라도 특경대가 난입해도 그들은 절대로 체포할 수가 없다고 하고서 바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