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스의 어린늑대 - 1
롤링슬비 2015-06-16 0
벌처스의 어린 늑대.
"나타. 일이야."
대기실에서 턱을 괴고 TV를 보던 내게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꼰대가 말했다.
검은 긴 생머리에 잘 빠진 몸매를 감싼 검은 정장.
비교적 어두운 대기실에서도 벗지않는 검은색 썬글라스.
분명이 세간의 평가로는 미인에 속하겠지만 언제나 능글맞은 웃음으로 날 대하는 이 꼰대는 내게 있어서는 당장이라도 찢어버
리고 싶은 고깃덩이에 불과했다.
"칫... 뭐야."
"자자. 그렇게 노려** 말라고. 나도 영화를 보고있는 나타를 바로 현장에 보낼 생각은 없걸랑~"
후후. 나도 많이 발전했지? 하며 가슴을 펴는 꼰대.
"영화를 보고있는 나타는 비유하자면 잠자는 사자! 은거한 무술 고수! 작은 기차를 갖고있는 작은 하마라고 할 수 있지!"
음음.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꼰대.
것보다 뭐야? 마지막은.
건드리면 ㅈ된다는 의미인가.
"하지만, 브리핑 정도는 괜찮겠지. 나타?"
꼰대가 테이블 위에 있던 리모콘으로 재생되고 있던 영화를 일시정지 시켰다.
"어이 꼰대. 누구 맘대로 영화를 멈춰."
"꼰대꼰대 하지 말랬지. 부디 대장님~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씽긋 웃는 꼰대.
"...칫."
난 저 웃음을 안다.
한번만 더 말하면 죽여버리겠다는 차가운 미소다.
다른 놈들이라면 즉시 무시하고 날 도발한 놈을 도륙했겠지만, 이 꼰대는 안된다.
겉모습은 느긋한 여성이라도 속은 나조차도 질려버린 전투광.
건드리면 내가 도륙당하겠지.
"...빨리 끝내."
"응응! 자자, 브리빙 갑니다~"
꼰대는 차가운 미소를 거두고 다시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봉투를 내게 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갖고 온 노트북을 열어 화면을 내게 보여주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래서. 설마 지금 나에게 호위를 맡기는 거야?"
노트북으로 보여준 프레젠테이션에 담긴 내용은 호위에 관련된 글이었다.
"뭐 그렇지. 나타 너에게 호위임무를 내리는거야."
"...하 참나. 언제부터 벌처스의 처리부대가 호위임무까지 하게 됬지?"
어이가 없다.
벌처스의 처리부대하면 우는 클로저도 그치게 만든다는 암부조직.
피를 피로 씻고 살인을 살인으로 예방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조직이다.
그런 처리부대의 일원인 내게 호위임무라고?
"어이가 없군. 내가 광대라도 되는줄 알아? 지금 시비거는거야?"
꼰대는 내 태도에 조금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야... 나도 설마 우리쪽에게 이런 어이없는 미션이 올 줄은 몰랐지. 대개 호위임무 하면 '겉'의 녀석들이 맡는 건데 말야."
우리 처리부대가 유니온에 재적해있는 클로저들을 부르는 명칭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쓰레기들.
겁쟁이들.
고깃덩이들.
수많은 명칭 중 이 꼰대는 특이하게 '겉'이라는 표현을 쓴다.
우리들처럼 세간은 모르게 암부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들이 아닌 겉으로 드러나서 싸우는 위상능력자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바닥의 위상능력자들 처럼 딱히 클로저들을 미워하거나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데체 이 꼰대는 뭐 땜에 이 바닥에 자리잡은걸까.
"뭐, 이번 미션인 조금 특이해서 내가 따로 알아보긴 했지만."
후후.하며 새로운 봉투를 흔다는 꼰대.
"뭐야. 그런게 있으면 빨랑 내놔."
귀찮기는.
"글쎄. 이걸 줄까요, 말까요?"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날 내려보는 꼰대.
"...어이.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니야. 내놔."
"나야말로 장난치는거 아닌데? 이거 찾는데 엄청 힘들었다구?"
후후후후후후 하며 봉투를 품안으로 껴안는 꼰대.
"나타 네가 얼굴을 붉히며 '주떼여 누나...'하면 줄께~"
"죽인다."
앗 이런. 반사적으로 나와버렸다.
"죽인다고 했다? 엄마 무셔라. 그럼 나는 정당방위로~"
라고 하는 말이 들린 순간, 나는 대기실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커헉!"
바닥에 부딛힌 충격으로 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간다.
잠시간 괴로워하는 나를 꼰대가 하이힐을 신은 발로 밟았다.
"괴롭니, 나타? 괴로워?"
하이힐을 신은 발이 내 가슴 위에서 짓누른다.
고통에 차서 신음하는 내 위에서 꼰대가 계속해서 말했다.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 속이 조금 풀린단다. 나타. 개가 언제부터 명령에 토를 달게 되었을까?"
꼰대가 내 가슴 위에서 발을 떼더니, 이번엔 내 목에 발을 갖다대었다.
정확히는, 내 목에 채워진 구속구에.
"나타. 나타. 우리 귀여운 나타. 난 네게 말대꾸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어. 그런데 왜 말대꾸를 하니? 개는 개답게 시키는대로 멍멍 짖으며 일을 하면 되는거야."
구속구를 툭툭 발로 건드리며 꼰대가 계속 말했다.
"아님 뭐야. 드디어 눈뜬거야? 고통이 즐겁다던가? 흥분된다던가? 그렇게 고통이 즐거우면 구속구에 장난 좀 쳐줄까?"
히죽히죽히죽.
꼰대는 어디까지나 웃는 얼굴로 내 목을 밟았다.
숨이 막힌다.
굽 부분으로 밟고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프다.
"다시는 말하게 하지 말았음 좋겠네 나타. 넌 벌쳐스의 사냥개야. 개는 개답게 불만 말하지 말고 그냥 일하면 되는거라고. 알.겠.지.?"
나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치심이 온몸을 퍼져 나갔지만, 수치심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 언젠가 죽여주겠어...!
그 후에 자신이 따로 조사한 자료가 담긴 봉투를 테이블 위에 던져놓고 꼰대는 대기실을 떠났다.
바닥에서 일어나서 가볍게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뒤, 봉투를 열었다.
안에 들은 자료들을 쭉 흝어 본 나는 작게 신음했다.
"**... 영어잖아..."
못 알아 본다고... 망할 꼰대... 언젠간 죽여버리겠어...!
정말 옛날 클로저였던 시절에 잠깐 배웟던 영어실력을 발휘해 드문드문 해석이 가능한 문장을 읽었다.
-차원종* ***** 인간*** **...
-독일* ******* 연구팀* *****
-샘플B** ****** ** 진화 혹은 퇴화**** ***
...안되겠다. 구글번역기라도 돌려야하나.
자신의 영어실력에 조금 실망하며 마지막장으로 넘겼다.
그리고, 눈에 띄는 단 한 문장을 보았다.
-code name : Lebia
아직 늑대개라는 팀이 생기기 전의 이야기 입니다.
나타 meet 레비아라는 내용이 전개될 듯 싶습니다.
나타가 성향이 다크히어로라서 어두운 내용으로 가야하는데 성격상 어두운 내용은 어렵네요... 으...
한두편으로 끝날꺼 같지 않아서 도중에 그만 둘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끝가지 가보겠습니다.
그럼 이만.
P.S 레비아 영어식 표기가 저게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