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RES -D- (12)
건강한J 2015-06-13 0
지난번 이야기는 검색하시면 금방 나옵니다.
이제 제이의 옛 이야기가 조금 나옵니다.
[본 소설에서 진행되는 세계관은 다른 세계의 클로저스 세계관입니다. 많은 설정에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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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이렇게 5명은 존재했다-
강남을 차원종의 손에서 구해낸지도 어느새 3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검은양팀은 이세하라는 클로저의 목숨을 담보삼아 얻은 작은 평화에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오늘도 검은양팀은 신강고에 있는 동아리방의 한구석퉁이에 비어 있는 세하의 빈자리를 계속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더스트. 오늘도 그 꽃을 놓는거야?" 유리가 어울리지 않게 두꺼운 책을 보고 있다가 더스트의 행동을 보며 말했다.
"네. 오늘로 세하님이 저쪽으로 가신지 딱 3개월 째 되는 날이네요. 이 꽃을 보면서 전 세하님을 영원히 기억할거에요." 더스트가 꽃을 놓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유리동생. 너 요즘 책 많이 보는데 해가 서쪽에서 뜨려는거냐? " 제이가 신문을 보다가 접으며 말했다.
"후훗. 요즘 흔히 말하는 이미지 체인지! 라는걸 해보려구요. 저도 언제까지나 멍청한 ** 남아 있을 수는 없다구요." 유리가 자신있다는듯이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녀의 거대한 가슴이 조금 흔들린다.
제이는 피식 실소한 뒤 창밖을 바라보았다. 3개월간 차원종들의 침범도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남은 잔당들의 처리도 순조로웠다. 이제.. 정말로 평화가 찾아온걸까.. 그렇다면 우린 세하의 몫까지 살아가**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하늘이 갑자기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제이는 선글라스를 올려 쓰며 바깥을 바라보았다. 강남쪽 하늘에 생긴 짙은 구름.. 그리고 하늘에 하얀색 빛의 고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제이 아저씨. 저건.." 더스트도 그 장면을 보자 놀라며 소리쳤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클로저라는 숙명을 타고 난 이상 그 광경을 잊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였다.
"차원문.." 제이가 중얼거렸다. 그의 손에 땀이 조금 배여나왔다. 대체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여기서 이렇게 있을 시간이 없었다. 어서 저쪽으로 달려가야 했다.
그 순간, 동아리방을 향해 뭔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강한 충격이 동아리방을 덥쳤다. 단 일격에 동아리방의 절반이 날아가버렸다. 콘크리트 흙먼지가 검은양팀을 순식간에 덥쳤다.
"쿨럭..쿨럭..뭐..뭐가.. 어떻게 된거죠?" 유리가 기침을 하며 소리쳤다. 그녀는 빠르게 자신의 검과 페이즈건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앞을 본 유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경악하고 있었다.
데미플레인을 가지고 사라진 세하가.. 다시금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것이였다. 그의 검은색 눈동자는 이제 모든것을 태워버릴기세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세..세하님! 세하님! 돌아오셧군요!" 더스트가 기쁜목소리로 소리쳤다. 유리도 너무 기쁜 나머지 아무 생각없이 세하를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제이만큼은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왜 지금 이때 세하가 돌아온걸까.. 그 뿐만이 아니였다. 세하는 마지막 순간, 차원종이 될 마음을 하고 그들을 떠났다. 그 말인 즉슨 세하는 지금 차원종, 그것도 용의 주인이라는 소리였다.
"물러서!" 제이가 소리쳤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세하의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그는 오른손에 든 건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순식간에 푸른 폭염이 더스트와 유리를 덥쳤다.
유리는 덥쳐올 열기에 눈을 꼬옥 감았다. 그러나 열기가 의외로 느껴지지 않았다. 눈을 살며시 떳다. 그러자 그녀 앞에 제이가 유리와 더스트를 세하의 공격으로부터 지키며 서있었다.
"아..아저씨! 파..팔이!" 유리가 당황해하며 소리쳤다. 제이의 오른팔은 세하의 공격에 이미 시커멓게 타버린 뒤였다. 제이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제이는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도..동생들.. 어서 피해.. 당장!"
"하..하지만.."
"어서! 나.. 어떻게 하는지 알잖아. 무리 안할게. 그러니까..."
제이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제이는 왼손에 위상력을 끌어모으며 말했다.
유리는 꼭 돌아오라는 말을 덧붙이며 더스트와 그곳을 뛰쳐나갔다.
이제 그들이 예전에 알고 있던 동아리방은 존재하지 않았다. 세하가 하던 게임도.. 방금 제이가 보고 있던 신문도 모두 푸른 화염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역시.. 형은 그게 문제야. 자기를 희생해서 애들을 지키려는 그 똥폼만 없으면 좋을텐데."
세하는 화상에 고통스러워하는 제이를 보며 킬킬대고 있었다. 제이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져버린 세하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해를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세하는 인간이 아닌 차원종이였으니 말이다.
"설마.. 너가.. 차원종들을 이끌고.. 온거냐?" 제이가 중얼거렸다. 그 말에 세하는 침묵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이 거의 다 불태워버린 동아리방을 돌아보고 말했다.
"와.. 그리운걸.. 3개월 만이야." 세하는 그렇게 말하고 옆에 반쯤 부숴진 TV를 향해 다가갔다. TV의 버튼을 누르자 TV가 지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화면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긴급 뉴스..치지지직..알려드립니다. 치지지칙.. 지금..치지칙..차..차원종들이..가..강남을..지지칙..공격..시민 여러분들은..지지직..어서 빨리...치지지직"
그 소리를 마지막으로 TV는 펑하고 터져버렸다.
세하는 다시 건블레이드의 화력을 끌어모았다. 이전의 세하가 만들어내는 푸른 불꽃이 밝은빛이라면 지금의 세하가 만드는 불꽃은 검붉은빛을 내고 있는 푸른 불꽃이였다.
제이는 왼손에 끌어모은 위상력을 확인했다. 작았다. 너무나도 작았다. 하지만 이게 모을 수 있는 위상력의 전부였다.
제이는 빠르게 왼손을 세하의 얼굴을 향해 내질렀다. 세하는 그 순간 건블레이드를 제이를 향해 내리쳤다.
상대도 되지 않았다. 제이는 단번에 뒤로 멀리 튕겨져 나가버렸다. 격이 달랐다. 아스타로트.. 아니 그 이상의 힘이였다.
"누님의..힘과..차원종의 힘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건가.."
제이가 입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닦으며 말했다. 세하가 제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일어나야했다. 하지만.. 다리가 후들거렸다. 전쟁때만해도 이 정도의 힘을 가진 차원종을 본 적이 없었다.
제이가 이를 꽉 아물었다. 죽는건가.. 여기서.. 그 순간, 동아리 방문이 덜컥 하고 열렸다.
"제이씨? 무슨 일이에요? 지금 강남이 대규모로 공격받고.." 김유정 기술요원은 양손에 검은양팀과 먹을 크리스피를 들고 있다가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그만 놀라며 크리스피를 땅바닥에 떨구었다.
김유정은 기술요원직에 있음에도 평소처럼, 평화로운 오후를 지내고자 검은양팀과 자주 만나는 사이였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 평화로운 일상은 이제 이 앞에 있는 소년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제이는 그녀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제이는 그 순간 세하의 표정을 보고 그가 무슨 짓을 할지 깨닳았다. 세하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건블레이드의 화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제이는 경악했다. 아직 휘두르지도 않은 건블레이드의 화력에 동아리방의 천장, 그리고 덧붙여서 학교 전체가 푸른 불꽃에 삼켜지기 시작했다.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위상능력자도 아닌 평범한 그녀를 대피시키기엔 너무 늦었다.
제이는 재빨리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 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유정을 껴안았다. 순식간에 밝은 빛이 두 남녀를 덥쳤다.
거대한 화염구가 신강고와 그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이제 저 화염이 사라지면 세하와 유리, 더스트가 알고 있던 신강고는 없을 것이다.
"크..푸흡..아하하하하하하.. 이거야. 이거구나! 큐브안에 있던 내가 말하던 그 힘을 이제 알겠어. 아하핳하하하!!!" 차원종이 된 세하는 **듯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어짜피 위상력이라곤 쥐뿔도 없는 퇴물이 그의 힘을 당해 낼리가 없었다. 세하는 **듯이 폭소하면서 그 자리에서 날아서 어디론가로 빠르게 날아갔다.
붉은 폭염이 서서히 사라졌다. 신강고가 있던 자리에는 먼지 하나도, 풀 한포기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게 세하가 일으킨 푸른 화염에 먹혀서 사라져버렸다.
단 두명의 사람을 제외하고..
유정이 힘겹게 눈을 떴다. 여긴 어디일까.. 아까 그건 나쁜 악몽이였을까.. 그녀는 그것이 악몽이길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그녀는 그것이 현실임을 자각했다. 그녀의 옆구리에 심한 격통이 느껴졌다. 그녀는 오른쪽 옆구리를 보았다. 중간크기 정도의 콘크리트 파편이 그녀의 몸에 박혀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자신을 감싸주고 있는 한 남자의 상태를 보곤 이내 고통을 잊은채 소리치기 시작했다.
"제이씨! 제이씨 괜찮으세요? 어..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어떡해.." 그녀는 연신 같은 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제이의 상태는 처참했다. 아니 오히려 그런 엄청난 위상력 폭풍속에서 몸이 남아있는게 기적이였다.
그의 오른쪽 팔과 어깨는 이미 소멸한지 오래였다. 상반신의 절반이 불에 타버린듯 물들어 있엇고,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몸에는 심하게 상처가 나있었으며, 왼쪽 다리도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가 끼고 있던 주황색 선글라스는 알이 전부 깨졌고 이내 절반으로 뚝 하고 부러져서 한쪽은 바닥에 아무렇게 굴러가고 있었다.
제이의 오른쪽 이마에선 피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커흑..유..유정..씨..허윽.." 제이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계속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제이씨.. 말하면 안돼요. 말하면.. 어떻해.." 유정의 눈에서 눈물이 비처럼 쏟아져서 제이의 얼굴에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 무사해서..다..다행이야..어..어서..도..도망...흐으으윽!!" 제이가 말하다가 고통스러운듯 숨을 들이키다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몸을 떨어대었다. 유정은 당황해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는 모든 과학지식은 지금 아무 쓸모도 없었다. 지금 그녀는 그저 제이의 남아있는 왼손을 잡은채 제발 살아달라고 빌기만 할 뿐이였다.
"제가 제이씨를 두고 어디가요. 죽으면 안돼요. 죽으면.. 제발.." 그녀의 두 눈에서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나올 뿐이였다.
하지만 제이는 모르고 있었다. 이미 유정도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라는것을.. 그녀가 입고 있던 하얀 블라우스의 오른쪽 옆구리도 어느새 붉은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 때, 그들의 주변으로 차량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여기입니다. 아직 숨이 붙어있습니다."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희미해져가는 제이의 눈앞에 거구의 한 남자가 나타났다.
"다..당신은.." 제이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은채 고개를 떨구었다. 유정은 제이의 이름을 계속 부르짖으며 소리쳤다. 하지만 제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병사가 유정을 거칠게 밀치며 제이의 몸상태를 확인했다.
"아직.. 맥박은 뛰고 있습니다." 그 말에 유정은 잠시 안도했다. 그러나.. 그 안도는 이윽고 공포와 절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거구의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쪽의 설비로 제이를 치료하라고, 이건 부탁이 아닌 명령이라고.
사장 김가면은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제이와 유정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부숴진 반쪽짜리 선글라스만이 남아있을 뿐이였다.
제이의 몸은 그 뒤로 고통속에서 계속 신음했다. 하지만 최소한 그의 질긴 목숨은 그렇게 간단히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의 희미한 시선에서 보이는건 김유정이 그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설비도 재료도, 모든것이 부족했다. 두명의 남녀는 지금 벌처스 건물 지하 작은 방에서 만들어진 절망의 낙원속에서 슬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유정은 결심했다. 그녀는 몸에 박힌 파편을 뽑아내는데 성공했지만, 벌처스는 그녀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 그녀의 몸이 나으려면 최소한 3주,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녀가 망설이면 제이가.. 자신이 사랑하던 남자가 죽고만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연구해오던 안드로이드 기술의 정수를 담은 물건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다행히 부족한 재료는 요구하면 계속해서 벌처스에서 보내주고 있었다.
"유..유정씨..무..무리하지..마.." 제이가 침대에 누운채 힘겹게 말했다. 그녀를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상처투성이의 그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제이가 유정을 말릴 때 마다 되돌아오는건 김유정의 다정한 미소였다. 제이의 몸이 하나둘 만들어지고 있었다. 거의 타버린 제이의 상반신은 겨우겨우 금속으로 이루어진 강철몸으로 교체하는데 성공했다.
왼쪽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가능성은 0.9%. 그 작은 가능성을 유정은 사랑하는 남자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어느새 제이의 몸은 이전과는 다른, SF영화의 사이보그처럼 반은 기계로 반은 인간으로 된 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럼에 따라 그의 건강도, 그의 위상력도 예전과는 다르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그가 회복될 수록..그녀의 얼굴을 어느새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 마치 유정의 생명이 제이에게 옮겨지는것처럼.. 다시 벌어진 상처가 그녀의 생명을 좀 먹고 있었다.
유정은 이런일을 대비했다. 자신이 죽으면.. 벌처스의 뜻대로 제이가 움직여지지 않게 이 팔과 몸을 자유롭게, 제대로 관리해줄 AI가 필요했다. 그렇기 그녀는 자신의 인격을 카피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제이의 오른팔에 이식했다.
프로그램의 이식이 다 되는 순간.. 그녀는 몸을 힘겹게 이끌며 제이의 옆으로 다가갔다. 제이의 오른쪽 얼굴에는 이제 큰 흉터가 생겼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남자였다.
"제..이씨.." 유정이 힘겹게 제이를 불렀다. 제이가 눈을 떳다. 어른거리는 시선에 보이는 유정은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웠다.
"유정씨.." 제이의 그 말이 끝나자 마자 유정은 제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차가운 입술이였지만 지금 그녀의 입술은 그 어떤것보다도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사랑해요..제이씨.."
"어..나도야."
그 말이 끝나자 유정의 몸은 힘없이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다.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유정이 새로 이식해준 AI가 몸 전체와 원활하게 상호작용하기 전까지 제이는 다시금 의자에 묶인채 가만히 있어야만했다.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주위에 있는 모든걸 다 때려 부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이는 눈물을 삼킨채 그대로 자리에 있었다. 그 와중에 그는 여러명의 죽음을 보았다.
김시환과 선우 란도 그의 앞에서 김가면에게 죽었다. 힘이 있지만.. 뻗을 수 있는 손이 있지만.. 뻗을 수 없었다.
제이는 결심했다. 몸이 제대로 작동되면 먼저 김가면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자신의 옛 동생의 머리도 부숴버리기로 작정했다.
"뭐 그렇게 된거지. 김가면 이양반이 내 뇌를 개조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그렇지. 유정씨?"
제이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적절히 요약하면서 마무리로 이렇게 말했다. 차원종인 이세하는 그 장면을 보고 검을 놓은채 양손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아.. 아주 멋진 이야기였어."
세하에게 제이의 목숨이나 유정의 상태는 그에겐 하등 관계가 없었다. 마치 제이가 살아난것도, 유정이 저런식으로 되어버린것도 그에겐 전부 장난이나 다름없었던것이다.
"그리고 김가면은.. 그래 이 돼지는 어짜피 나중에 죽일거였어. 그냥 미리 쓰레기를 처분한거지." 세하가 자연스럽게 말했다.
"쓰레기라고?" 제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지 않은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세하를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말해줄게. 내 목적은..모든 인간의 말살이야. 저렇게 내 힘이 무서워서 알아서 기어들어오는 인간보단 너희처럼 끝까지 싸우는 애들이 훨씬 더 좋다고."
제이는 자세를 잡은채 계속해서 자신의 앞에 있는 차원종 이세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인간인 세하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힘이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건,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이가 자신앞에 이렇게 서있다는것만으로도 몸에 힘이 돌아오고 있다는것이다. 제이의 오른주먹이 변형되기 시작했다.
마치 그가 사용하던 정식요원 너클의 모습이였다. 단숨에 제이는 세하를 향해 날아갔다. 제이는 빠르게 오른주먹을 내질렀다. 그러자 놀랍게도 세하는 검은장검을 들어 제이의 공격을 막았다.
조금이나마.. 제이의 공격이 들어가고 있엇다.
"호오.."
차원종인 세하는 그렇게 말하고는 양손에 든 검을 단번에 바닥에 내리꽂았다. 세하의 위상력이 방출되자 단번에 그 주변이 검푸른 불꽃으로 뒤덮히기 시작했다. 제이는 재빠르게 몸을 뒤로 날렸다.
[결전기. 준비 완료됬어요.]
제이의 오른팔에서 유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이의 다리와 오른팔에 위상력이 휘몰아쳤다.
"가자고 유정씨!" 제이가 그렇게 소리치면서 단숨에 앞으로 달려나갔다.
먼저 제이가 오른주먹을 강하게 세하를 향해 내질렀다. 세하는 양손에 든 건블레이드와 장검을 들어 제이의 공격을 막았다. 그 순간, 제이의 금속으로 된 왼발에서 하얀 위상력이 솟아올랐다. 그대로 제이는 왼발로 세하의 머리를 향해 하이킥을 날렸다.
세하가 조금 뒤로 밀려났다. 이윽고 단숨에, 그리고 빠르게 제이는 양발을 번갈아가면서 발차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제이의 몸이 조금 공중에 떠올랐다. 그 와중에서 마무리로 제이는 왼발차기를 세하를 향해 난타하기 시작했다.
세하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마지막으로 제이는 오른발을 세하의 배를 향해 내질렀다. 그 순간, 세하는 검을 휘둘러 제이의 발차기를 쳐내었다. 조금 중심이 흐트러졌다. 세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제이를 향해 건블레이드를 들고 달려갔다.
[왼쪽 아래로 공격이 들어와요. 조심하세요.]
유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제이는 위상력을 모아 자신의 팔꿈치로 세하의 검을 막아내었다.
"어째서.. 제 3위상력도 없는 형이 나에게 이런식으로 공격하는거지?" 세하가 조금은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글쎄.. 말하자면 사랑의 기적.. 이 아닐까?" 제이가 언제나처럼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개소리 집어치워!!!" 검은색 장검에서 위상력이 폭발했다. 제이는 그대로 몸을 뒤로 날리면서 여유있게 뒤로 착지했다.
[제이씨. 방금 초기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거의 다 사용했어요. 무리하지 마세요.]
"근데 말이야. 역시 약이란건 직접 목으로 넘기는 맛이 있어야 할 거 같아.. 이래선.."
[제이씨! 너무 하신거 아니에요? 전 제이씨의 몸에 맞는 약, 그리고 그 양까지 계속해서 계산해야 한다구요] 심드렁한 유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인 세하는 이제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건블레이드를 들고 왼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의 눈이 차원종인 자신과 마주쳤다. 차원종인 세하는 뭔가를 단념한듯 한숨을 팍 쉬었다.
"알았어. 인사차례로 온거니까.. 너무 그렇게 열내지 말라고."
그가 그렇게 말했다. 그때, 세하와 제이는 뭔가 강력한 위상력덩어리가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었다.
"근데 이렇게 얻어맞고 돌아가는건 나도 아닌거 같아서 말이야. 새 친구를 소개해줄게."
그 순간 그들이 있던 빌딩의 옥상에 뭔가가 마구 날아들어오기 시작했다. 분홍색의 레이저 캐논들, 그리고 검은색과 은백색의 무수히 많은 창들이 그들이 있던 자리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세하는 왼손으로 날아오는 파편들을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 잠깐.. 창이라고? 거기다가 저 창의 모양은 세하에게 매우 익숙하게 생긴 모양이였다.
"소개하지. 어서와라. 미스틸테인."
세하가 미스틸테인이라는 5글자에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세하의 배에 엄청난 격통이 느껴졌다. 세하는 품어져 나오는 피를 겨우 참으며 자신의 아랫쪽을 바라보았다.
세하가 알고 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원래세계에서 귀여운 검은양팀의 마스코트.
어린 여자아이라고 해도 믿을 순수하고 이쁜 얼굴을 가진 그 미스틸테인이 지금 세하의 배에 자신보다 더 커다란 창을 쑤셔박고 있었다.
그는 재빠르게 건블레이드를 떨어트리고 양손으로 들어오는 미스팉테인의 창을 잡았다. 하지만 미스틸테인은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힘을 주며 세하를 자신의 창에 꽂아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동생!"
제이는 재빠르게 위상력을 왼발에 담아서 테인을 향해 내리찍었다. 미스틸테인은 순식간에 제이의 공격을 피해서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느새 테인은 차원종인 이세하의 옆에 웃으며 공중에 떠있었다.
"허..허으..윽..컥.."
세하는 뿜어져 나오는 피를 양손으로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이내 세하의 얼굴이 세하얗게 질려버렸다.
"그건.. 뭐지?" 제이가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세하는 그 말을 듣고 한가지 사실을 깨닳았다. 이 세계의 검은양팀은 미스틸테인과 만난적이 없다. 그 말은.. 그는.. 미스틸테인은..
"새로운 차원종이야?" 어느새 정신을 차린 유리가 제이 옆에 서면서 말했다. 세하는 더 이상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몸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붉은 피가 서서히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이윽고 차원종의 옆에 차원종인 이슬비가 천천히 날아왔다.
"그래. 우리의 기술력과.. 이쪽 벌처스의 기술력이 합쳐진 비장의 카드.. 새로운 차원종 미스틸테인이야."
이슬비가 말했다. 테인이 자신의 손에 묻은 세하의 피를 핥으며 말했다.
"아하하하 잘 부탁해요. 누나 형들."
이렇게.. 그 자리에 이세하, 이슬비, 서유리, 제이, 미스틸테인 5명이 모였다.
순수해 보이는 테인의 눈이 광기에 번뜩였고, 그의 입이 광기를 머금은채 위로 올라갔다. 단숨에 테인의 창이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단숨에 거대해진 창을 미스틸테인은 앞에 있는 나약한 인간들을 향해 휘둘렀다.
건물이 위부터 차례대로 부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제이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의 오른기계팔에 하얀위상력이 휘몰아쳤다.
날아오는 창을 제이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그대로 받아내었다. 엄청난 스파크가 튀겨대었다.
"저리 비켜! 이 퇴물아!"
테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리쳤다.
"어린 동생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제이가 소리치면서 팔에 힘을 더욱 주었다. 그러자 테인의 결전기 '궁니르'를 쳐내었다. 제이의 오른팔에선 하얀 연기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제이씨. 이 이상은 조심하는게 좋아요. 무리하지 마세요.]
다급한 유정의 목소리가 제이의 기계팔에서 들려왔다. 제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순간 제이의 앞으로 뭔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실수했다고 생각한 제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차원종이 된 이세하가 바닥에 엎어져 있는 이세하의 앞에 서있었다.
"그냥 가기도 뭐하고, 그쪽에 이런 강한 동료도 생겼으니.. 원래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니놈의 목숨이라도 가져갈까.."
용의 주인이 그렇게 말하고 오른손에 검은색 장검으로 자신의 위상력을 끌어모았다. 그곳에 있는 모든 클로저들이 반응하기엔 너무 늦었다.
세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은색 검을 그대로 받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그 곳에서 벌어졌다.
세하의 주머니에 있던.. 처음 이 세계로 올때 받은 반으로 부숴진 보라색 메달이 갑자기 멋대로 세하의 검은양 코트 주머니에서 튀어나왔다. 그것은 두명의 세하사이 정 중앙에 고고하게 떠있었다. 메달에 차원종 세하가 휘두르는 검은색 장검의 위상력이 부딫혔다.
그 순간 메달이 굉음과 보라색 빛을 일으키며 차원종 세하가 일으킨 공격을 전부 튕겨내었다.
"뭐야..이. 크으윽!!" 뿐만 아니였다. 그 메달은 용의 주인의 위상력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물이 일그러질 정도로.. 모든것을 파괴할 기세로 메달은 세하의 위상력을 흡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검은색 장검을 그대로 파괴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검은색 장검은 형체를 잃은채 먼지부스러기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이윽고 세하의 위상력을 충분히 머금었다고 생각한 메달은 그대로 다시 빛을 잃은채 인간인 세하의 손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아무런.. 아무런 위상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메달이 차원종인 이세하의 위상력을 흡수 했다면 그 메달에 엄청난 위상력이 있어야 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것 처럼 그 메달에 흡수된 위상력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에 2명의 세하가 서로 고통스러운 얼굴을 한채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랐다. 이슬비는 순식간에 자신의 편인 이세하를 안은채 뒤로 물러났다.
"뭐..냐..그건..그.. 말도.. 안되는..크윽.."
세하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며 또 다른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인 세하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엄청난 출혈때문에 서서히 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유리가 그렇게 소리치면서 페이즈건을 힘을 잃은 세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슬비는 단숨에 주변에 있는 파편들을 떠올려서 총탄들을 전부 막아내었다.
슬비도 지금 일어난 이 일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계속 있다간 위상력을 잃고 약해진 세하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순식간에 차원종인 슬비, 세하, 미스팉테인은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기지인 데미플레인쪽으로 날아갔다.
그 순간 제이는 조용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가지를 기억해내었다. 그 분홍머리 소녀..
"왜 그녀가.. 저기 있는거지."
제이가 조용히 말했다. 그 순간 뒤에서 유리가 다급하게 제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제이가 그곳으로 달려가자 이미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세하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제이는 급하게 세하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그러나 세하의 의식은 서서히 흐려졌다. 더이상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윽고 그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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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누님은.. 네 지금 몸은 죽으신건 맞습니다.
제이한텐 이 정도로 조금 슬픈 이야기가 있어야 될 거 같아서 이렇게 썻습니다.
이제 슬슬 저 메달에 대해서도 다음에 써야겠네요.
다른 세계의 김가면은 죽은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