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양의 방과후-유정씨 녹즙한잔?
발두르의창 2015-06-09 3
수없이 많은 차원문이 나타나는 강남, 흉악한 차원종의 소용돌이,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며,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앞을 진격-
손에 낀 언제부터 낀지 모를 푸른 너클한 쌍으로 바닥부터 강함에 가까워져, 마침내 이룬 것은 차원문의 클로즈-
그리고 가엾은 검은 양과의 만남.
울려 퍼졌던 사람들의 날카롭고 공포스러웠던 비명, 차원종의 두려움에 떨게했던 포효, 아슬아슬하게 뛰어들어 날린 둔중한 너클의 울림,
차원종을 모두 쓰러뜨리고 남은 것은 피를 흘리는 나의 몸과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짓고있는 유니온의 과학자.
핏기가 거의 사라진 뺨, 내 모습을 비추는 추악하고 욕심어린 어른의 더러움에 잠긴 듯한 탁한 눈동자, 지금 생각하면 드는 것은 그저 미칠 듯한 살의.
때론 같이 다니던 군인들와 농담 따먹기도 하고, 때로는 그 웃고 있던 동료를 눈 앞에 두곤 도망쳐야 하고, 때로는 괴상한 약물까지 복용해가며 차원종들과 싸웠다.
함정에 빠진 동료의 삶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주기 위해 멀리까지 권격을 날리기도 했다.
원망해주면 좋았을 것을, 그 때의 그녀석은 너무나 환하게 웃고있었지.
그 때문인지 모락스를 용서할 수 없었지만 그 때의 나는 아직 각성이 제대로 해방되지 않은 한낱 꼬맹이에 불과-
때로는 강해지기 위해 홀로 서다 선배들에게 혼나기도 하고.
때로는,때로는,때로는 때로는....
어린아이에게서 조금 성장해, 어느세 나를 보니 살아있는 전설, 아니 과거의 망령이 되어있었다.
더 이상 나같은 비극을 격게 하기 싫다.
그리 크진 않지만 이런 소소한 소원이나마 이룰 수 있다면 현재를 위해 충분히 과거의 망령인 내가 희생할 수 있다.
현실에서 구원을, 정정, 더이상의 비극을 막는 것을 추구하면 안 되는 것일까?
나는 비극의 재림을 막기 위해 선택하고, 다시 나의 몸을 혹사시켰다.
꽉진 주먹에 살을 파고드는 손톰, 입을 막고있는 내 손 사이론 피가 터져나왔다.
"쿨럭-!"
재기가 불가능한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간 자에대한 처벌-
그것은 이미 망가진 몸을 더 축내는 것.
하지만...
"내 한 몸 쯤이야..."
4명의 아이가 있다.
아직 더러움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
그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앞으로 나아가고, 이 몸을 움켜잡으며 웃음을 흘릴 것이다.
"어이, 유정씨 내가 블랜딩한 녹즙이라도 하나 줄까?"
그리고 나의 새로운 사랑, 그녀를 위해서라도.
"뭐에요 제이씨, 피, 필요 없어요-!"
"하지만 모처럼의 휴식시간이라고? 그래 굳이 말하자면-"
"검은양의 방과후 랄까?"
나는 이상할정도로 들떠서 기쁘게 웃고 있었다.
밝게 변한 강남의 하늘을 보며, 나는 너무나 행복하게 웃고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