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이슬비 공략 - 7[完]
계란튀김정식후루룹 2015-06-09 5
"대체 어딜 가는 건데?"
"가보면 안다니까?"
최근 유리에게 시달리느라 좋아하던 TV 시청에 소홀해진 슬비는,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TV를 보던 중 갑작스러운 세하의 부름에 기분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무척이나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세하의 모습에 뭐라 불평할수도 없던 슬비는 한숨을 내쉬며 세하를 따라갔다.
"공원? 갑자기 웬 공원이야? 뭐. 나랑 데이트라도 하자는 거야?"
세하가 자신을 인적이 드문 한산한 공원으로 데리고 가는것을 본 슬비는 무심코 데이트 라는 말을 꺼냈다가, 자기가 꺼내놓고는 민망함에 얼굴을 살짝 붉혔다. 다행이 세하는 그 모습을 ** 못한채 어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랑? 그런거 아니니까 걱정 하질 마세요."
"뭐, 뭐야! 그렇게 말 할 건 없잖아!"
전혀 관심이 없다는듯한 세하의 말투에 슬비는 자신도 모르게 아쉬움을 느끼다가 흠칫 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윽고 공원의 중심부에 들어간 세하는 씨익 웃으며 앞을 가리켰다.
"이 안쪽으로 가면 돼."
"응? 나만? 세하 너는?"
"뭐. 일단 들어가 보면 알게 될거야."
슬비는 의문을 느끼면서도 일단 공원의 중심부로 향했다. 공원의 중심부에는 이제는 익숙해진 모습의 석봉이가 정장 차림으로 서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슬비가 신경쓰이는것은 석봉의 뒷쪽에 있는 수풀 이었다.
'뭐하는 거지…'
딴에는 숨어있다고 하는것 같았는데 정작 이쪽에서는 수풀 안쪽이 다 보였다. 놀랍게도 수풀 안에는 자신을 이곳으로 대려온 세하가 두근거리는 표정으로 이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체 뭐 하자는거지…'
TV에서나 보던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던 슬비는 문득 석봉이 아무말도 없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걸 눈치채고는 석봉에게 물었다.
"석봉아. 혹시 뭐 할말 있니?"
"응."
자신이 물어보긴 했지만 '응.' 이라고 대답 할줄은 몰랐던 슬비는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마음을 가다듬으며 석봉의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석봉은 할말이 있다고 해놓고서는, 꽤 오랜 시간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슬비가 입을 열려 한 순간. 드디어 석봉의 입이 열렸다.
"슬비야. 나는…"
"…"
거기 까지 말한 석봉은 무척이나 힘든 표정으로 잠시 말을 멈췄다. 이 순간 만큼은 슬비도 석봉의 뒷쪽 수풀에 애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채 석봉이 할 말에 대해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년같은 잠깐이 흐르고, 다시 석봉의 입이 열렸다.
"… 나는 너를, 좋… 아,"
"…?!"
거기까지 들은 순간 슬비의 사고가 급가속되며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 했다. 0.5초 도 안되는 시간동안 오만가지 잡생각을 한 슬비는 갑작스러운 석봉의 고백에 어떻게 해야 석봉이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거절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헀다. 하지만 슬비가 고민을 시작하면서 다시 흐르기 시작한 시간 속에서 석봉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했었어."
"…?"
순간 시간이 멈춘듯 했다. 조용한 침묵 속 에서 슬비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석봉을 바라보았고, 석봉은 예상했다는듯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처음 너를 봤을떄. 너는 무시무시한 차원종들을 없애고 있었어.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멋져서.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여서. 그때 너에게 반해버렸어."
새삼스러운 석봉의 고백에 슬비의 얼굴이 빨개졌다. 석봉은 그런 슬비를 보고는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게임이나 하는 평범한 학생이였고, 너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클로저였지. 나는 그 간격을 도저히 매꿀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너에 대해 포기하고 있었어."
"…"
"그런데."
잠시 말을 멈춘 석봉은 힐끗 자신의 뒤를 바라보고는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떤 계기가 생겨서. 아니 누가 나에게 계기를 심어주어서. 너와 나의 그 간격을 매꿔 보려고 했어. 머리를 가꾸고, 다크 서클을 지우고, 패션을 챙기고, 노래를 연습하고, 드라마를 알아보고, … 니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공부했어. 정말로 최선을 다했어."
"그랬… 구나."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알게 되더라고. 슬비 너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말야. 솔직히 슬비 너는 내가 좋진 않잖아?"
기습적인 석봉의 질문에 슬비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는 필사적으로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고는 거희 소리지듯이 외쳤다.
"어? 어? 아니, 그… 석봉이 너는… 그, 그래!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 나는 너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너는 나를 단순한 친구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나한텐 정말 슬펐어."
"아… 아니 그게!!"
자신의 말에 당황하며 버벅거리는 슬비의 모습을 본 석봉은 키득 거리며 잠시 웃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바라 보고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 보고있는 기분은. 솔직히 좋지는 않았어. 처음엔 원망도 했고, 울고 싶기도 했어."
"…"
"그런데, 그래도 니가 좋더라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 보고있는 니 모습 조차. 나는 너무 좋더라고…"
석봉은 말을 하며 천천히 뒷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머리끈을 풀어 꽁지 머리를 평소처럼… 아니 예전처럼 풀어 해쳤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밑을 스윽 닦아내자, 예의 그 다크서클이 드러난다. 완전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석봉은 후련한 표정 이었다.
"아마 내가 고백을 했으면, 슬비 너는 어떻게 하면 내가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거절 할지에 대해 고민 하지 않았을까?"
흠칫-
자신의 말에 몸을 작게 떤 슬비를 보며 석봉은 빙긋 웃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말은 사실인것 같아. 나는 니가 나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보기 싫을 정도로 니가 좋아. 아마 나 때문에 니가 고민해야 한다면 나는 아마 심한 자책감에 시달릴꺼야. 그러니까 슬비야. 나 이제 너를 포기할게."
"…"
무언가를 말하려 했던 슬비였지만, 석봉은 일부러 듣지 않으려는듯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슬비는 그렇게 멍한 느낌으로 한참을 공원에 서있었다. 슬비를 두고 먼저 벗어나던 석봉은 공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세하를 보고는 멋쩍은듯 웃었다.
"세하야. 실망했지? 미안해… 그런데 난 이게 최선이더라."
"… 하아"
세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석봉을 쳐다보다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 쉰 뒤에 석봉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오늘 같이 피시방 콜?"
"…그래."
장난스러운 세하의 목소리에 잠시 머리를 긁적이던 석봉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그들이 야심차게 도전한 Project : 이슬비 공략 은 끝이 났다.
"야 이세하! 너 게임이 안집어넣어?!"
"으아아! 보스가 코 앞 이었는데!"
그리고 세하가 다시 구박을 받기 시작한건 가벼운 덤 이었다.
평소 친구들에게 소설 관련해서 받는 평가들이 몇개 있습니다.
용두사미
토끼와 같은 **의 소유자[조루 결말]
개연성 안타 이종범
흑염룡이 잠든 키보드[가끔 제 글을 보다보면 중2가 폭팔할때가 있다더군요. 근데 전 잘 모르겠…]
2년 전 부터 듣던 소리인데 결국 별로 성장하진 못했네요. 많이 부족한 작품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Project : 이슬비 공략 은 이번화로 완결내겠습니다.
+
콘테스트 주제가 검은양 팀의 방과후 이야기/늑대개 팀의 이야기 인데 어째 주제를 벗어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