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방과후의 생일.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의 시간(育成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6-04 2
6월 3일. 그 날은 ‘검은양(Black Lambs)’ 팀의 멤버들 중의 하나인 ‘이세하(Seha Lee)’ 라는 녀석의 생일이다. 멤버들이 모두들 검은양 본부에 모여서 생일 케이크는 물론이고 폭죽까지 터트려주며 그의 생일을 축하해준다. 사실 슬비, 유리, 제이, 테인이가 모두들 그를 깜짝 놀라게 해주기 위해서 다들 모르는 척 연기를 했다. 아무날도 아니라는 거처럼 모르쇠로 얼마 전부터 일관해온 녀석들. 그런 동안에도 슬비와 유리가 합세해서 케이크를 공동으로 만들었다. 물론 실수에 실수를 거듭해오며 만들었는데, 어쩌다가 우정미가 그들의 사정을 알고는 자기도 합세한다. 셋이서 합세해서 만든 이세하를 위한 생일케이크를 완성시킨 것. 제이와 테인이는 세하를 속이기만 하면 되었다.
세하의 생일을 검은양 멤버들과 우정미가 함께 축하해주는데, 정작 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며 왠지 모르게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흘리는 여자가 하나 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바로 ‘더스트(Dust)’ 라고 한다. 현 이름없는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이자 애쉬의 누나. 이 더스트란 여자가 언제부터 이세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세간에 익히 알려져 있다. 배신한 군단장으로 불리던 아스타로트를 데미플레인에서 쓰러트린 이후부터로 알려져 있는데, 재해 복구 본부에서 ‘남친을 생각하는 여친인 내가!’ 라고 대놓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그 선언을 우정미가 들었으니 얼마나 분통이 터질 일일까? 어쨌든 더스트가 세하에게 주고자 하는 생일선물. 어째 주지도 못하고서 손에 잡고만 있다.
이름없는 군단의 최고위급 간부 더스트. 그녀는 과연 어떻게 생긴 여자일까?
겉으로 봐서는 키가 160cm 이거나 165cm 정도로 보인다. 게다가 하얀 머리. 그냥 은발이라 불러도 되겠지? 은발의 긴 생머리를 휘날리고 있으며, 보라색의 눈을 하고 있다. 새까만 의상을 입고 있는데 왼쪽 가슴. 상대방의 관점에선 오른쪽 가슴에는 검은 장미로 보이는 것이 있는 리본? 암튼 그것을 달고 있다. 당연히 하의라고 부르는 치마도 완전히 새까맣다. 눈썹이라고 해봐야 꽤나 진하다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혹시 그것이 더스트의 취향인지 뭔지는 아직까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새까만 짧은 치마에 검은 스타킹까지 착용하고 있는 그녀. 그리고 신발은 분홍색의 먼지가 휘날리는 느낌을 주는 구두.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다닌다. 굽이 높은데 나무를 잘 타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
“야! 더스트. 너는 곤란한 표정도 못 지어?!”
“......?”
“야야~ 기껏 내가 시간을 내서 널 프로듀스를 해주겠다는데 왜 이리 비협조?”
“그... 그게... 내가 그런 표정을 못 짓는데?”
“아... 그래? 근데 네 동생은 어디로 갔음?”
“요즘 바쁘다면서 그냥 제 갈 길을 가던데? 그리고는 며칠째 연락도 없어.”
“분명히 ‘가출(家出)’ 이라고 봐야겠지?”
“가출?!”
“네 동생. 어쩌면 ‘불량청소년(不良靑少年)’ 이 될 가능성도 있으니 잘 감시해라?”
“......”
더스트와 대화를 나눴던 저 여자가 누군지는 파악할 수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더스트의 ‘초상화(肖像畵)’를 직접 그려주며 이세하에게 선물하자는 것. 더스트의 초상화를 그려주기 위해 한 여자가 직접 지원군으로 나섰는데 아무리 보더라도 슬비의 신체 사이즈와 많이 닮았다고 보이지만, 검은 후드를 두르고 있어서 목소리가 여자란 것을 제외하면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저 녀석이란 말이 맞다. 꼭 여자란 법은 없다. 여자 목소리를 낼 줄도 아는 남자가 아주 극소수라도 꼭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여자 목소리를 가진 녀석을 빼더라도 더스트의 원군은 1명이 더 있다. 바로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실 지원군이 말이다. 이 녀석도 물론 익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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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원군이란 녀석도 여자 목소리를 내며 더스트에게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손수 가르쳐준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다. ‘상위 1%’ 라고 부르는 소위 ‘상류층(上流層)’ 사람들이나 먹는다는 괴물 스케일의 복잡한 설계도를 보여주는 녀석. 역시 상위 1% 부자들은 케이크를 내놓는 방식도 다르다는 거에 더스트는 질리는 것이 당연. 더스트가 이걸 어떻게 만들 것이냐고, 그리고 들어가는 재료를 다 어떻게 구할 것인지를 묻자 그 녀석도 여자 목소리를 내며 천하의 더스트가 그걸 묻다니 의외라고 말하며 직접 구하는 것이 어려울 거라 판단하고 마트에서 구해왔단다. 상류층 부자들만이 먹는다는 매우 복잡한 형태의 생일 케이크. 그렇다면 설계도의 내용을 대폭으로 수정해 상당히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뭔가 남다른 케이크. 도대체 어떻게 생긴 케이크라는 걸까?
케이크의 설계도가 원본에서 대폭으로 수정되어 많이 간소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아무데나 구할 수 있거나, 직접 손수 제작하는 것도 가능한 정도로 수정했다고 보면 될까? 기본적인 케이크는 ‘초코케이크(Chocolate Cake)’ 기반이다. 그 다음에 검은양의 마크를 똑같이 형상화하도록 생크림을 발라주면 된다. 검은색 부분이라면 초코 생크림? 이런 게 있나? 암튼 그걸 사용하면 된다. 없더라도 손수 개발한 초코 생크림을 쓰면 된다. 그렇다면 별도의 장식은? 바로 정식요원복 이세하를 100% 똑같이 만든 초코렛 장식을 올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세하의 엄마를 똑같이 만든 장식을 올려놓고, 그 장식의 옆에는 더스트 본인을 형상화한 장식을 얹으면 된다. 장식만 가지고 본다면 엄마가 더스트를 데려오면서 ‘얘가 네 마누라가 될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상황극이라 할까? 혹시라도 안전성을 위해 상자는 충격흡수재질로 만들었다.
며칠에 걸쳐서 만들고, 6월 3일인 세하의 생일이 되자 더스트가 그것을 건네주고자 하지만 검은양 멤버들이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다 망쳤다. 더스트가 그것을 보며 충격에 빠지게 되고, 이내 케이크를 떨어트린다. 나무에 올라가서 보던 상황에 떨어트렸으니 케이크는 파괴되겠지? 하지만 멀쩡하다. 케이크를 담은 상자를 좀 특수하게 만든 모양이다. 충격흡수가 되는 재질을 많이 박은 모양이다. 결국 하루를 넘겨서 6월 4일. 더스트는 멀쩡한 그 케이크를 가지고 그의 집에 직접 찾아간다. 마침 세하의 엄마가 외출하고 없는 상황이라 출입은 쉬운 법. 세하가 더스트를 보더니 어떻게 왔는지를 묻자, 그녀가 비록 하루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며 생일 축하 케이크와 세이브파일을 건넨다.
“세... 세이브파일?! 이... 이거! 네가 여기까지 어떻게 간 거야?!”
“어? 어? 그... 그... 그게...”
“우오오오! 말도 안 돼! 어떻게 1번도 안 죽고 최종보스까지 간 거야? 이건 나도 못했는데?!”
“......내가 좀 했어.”
“더스트! 네가 이렇게 게임을 좋아하는 지를 전혀 몰랐어!!”
“세하야.”
“하루 늦었으면 어때. 고마워~ 더스트. 우리 앞으로도......”
“......앞으로도?!”
“응!”
“고마워. 나 왠지 모르게 기쁘다.”
더스트가 얼굴이 빨개지며 어쩔 줄을 모른다. 저걸 건네주길 정말 잘했다.
생일케이크보다 세이브파일에 더 눈길이 가는 이세하. 본인도 못간 최종보스의 바로 직전까지 간 상황. 그것도 1번도 죽지 않고서 갔다는 것이 충격이다. 세이브파일에는 로드를 할 경우, 바로 최종보스로 연결이 되는 세이브파일이다. 1번도 죽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쌓아온 점수가 무려 6,000,000점 이상이다. 더스트가 이렇게까지 게임을 잘 하는 여자였던가? 이세하는 역시 ‘게임을 잘하는 여자가 이상형’ 이 아닐까? 사실 더스트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바로 ‘3번째 원군’을 자청한 녀석이 세이브파일을 건네주며 네가 깬 거라고 말해달란다. 3번째 원군도 더스트의 사랑을 위해 지원을 한 것. 3번째 원군이란 녀석이 도대체 얼마나 게임을 잘했으면 1번도 안 죽고서 최종보스 세이브파일을 완성시켜 더스트에게 기증한 걸까? 정말 능력자가 아닐 수 없다.
“......고마워. 얘들아.”
“응? 더스트. 방금 뭐라고 했어?”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비록 하루가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응! 고마워 더스트. 엄마도 널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날이 오면 좋겠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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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6월 3일이 이세하의 생일이었는데요. 하루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는 뜻에서
좀 색다른 단편을 좀 써봤습니다.
이세하가 가장 좋아할 만한 생일 선물은, "단 1회도 죽지 않고, 최종보스만을 남겨둔 상태의 세이브 파일"
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작전지역에 나와서도 게임기를 만지는 세하라면 그게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요?
계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세하와 더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썼네요?
방과 후의 검은양? 방과 후의 이세하를 위한 생일파티!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