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3/3 : 함정
나는설탕입니까 2014-12-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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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실험대 위에 묶여 있었다. 거친 가죽과 쇠사슬로 양 다리와 팔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번 아이는 561번째 아이로써, 예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위상력에 재능이 전혀 없는 아이였다. 대신 신기한 점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마약과도 같은 몇몇 약물들을 주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멀쩡한 상태를 보여주었다. 연구원은 불안하다는 듯 자신의 지도담당 연구원에게 보고서를 내놓았다.
"상관 없어." 펜콸은 그에 대한 대답을 내렸다. 통제부실에 있던 펜콸은 사뭇 어느때보다도 진지해졌다. "예정대로 차원종 표본을 실험실에 가지고 오도록, 클로저 요원들은 전부 긴장을 늦추지 말도록, 연구원 한명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 지금 까지에 학살을 이해할려는 이들인 이들밖에 없으니까."
사실상 이 연구 때문에 능력연구분야는 거의 존재 자체가 소멸될 정도로 연구원들의 이탈이 심해졌다. 몇몇 연구원들은 환청, 환각 증상을 나타냈었고, 자살 시도를 하여 몇몇은 죽어버렸거나 어떤 이는 병원에 이송중이였다. 물론, 그들이 향하는 곳이 정말 병원인지, 아니면 비밀을 묻기 위한 소각장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신력이 약하면 약할수록 이 비밀을 폭로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증가하게 되니까.
그때의 사건으로 칼바크 턱스와는 대화조차 할수 없었다. 물론, 칼바크 턱스는 그럴 마음도 없는 것이며, 또한 누구와도 대화를 단절했다. 단지 몇몇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주었다. 정신과 의사한테 가서 진료라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였다. 그러나 그런 행위를 했다면 칼바크 턱스에게 위험이 처할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병원에 갔다고 추정됬던 연구원 몇명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까. 그래서 펜콸은 칼바크 턱스에게 잠시동안 쉬라는 듯 공장에서의 휴가를 내주었다. 물론, 다른 정신적 이상이 생긴 연구원에게도.
그래서인지 펜콸에게는 공기가 무거워진 느낌이였다. 묵직한 것이 몸에 둘러쌓여져 움직이기 힘든 그런 느낌이였다. 그러나 공기가 무거워 진것이 아니라, 자신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걸 펜콸은 나름 알고 있었다. 망할 놈에 어린이 생체 실험과 더불어 좁아 터진 공장의 더럽고 찐득찐득한 위생문제도 함께하였다. 그러나 확실히 그의 분위기를 무겁게 바꾼 것은 다름아닌 차원종 표본이였다.
펜콸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옆에 있는 한영운 요원과 그외 D급 클로저 요원들은 항시 대기중이였다. 애초에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현장에 아직 남아있을 법한 차원종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라지만 여기에서도 차원종이 나타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D급 클로저 요원들만 배치시키다니 말이다. 그렇기에 차원종 표본을 쓰는 것은 위험만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 아닐까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수 없지." 펜콸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선명하고, 뚜렷한 목소리를 울려퍼뜨렸다.
"실험 개시. 뱌르쉘 박사, 차원종 표본의 혈액을 실험체 561번 아이에게 주입시켜**다. 주사기의 이용 처리는 박사가 하고, 주입시킬 곳을 클로저 요원에게 시키도록."
펜콸은 침묵을 깼다. 뱌르쉘 박사는 클로저 요원들이 준비해 놓은 혈핵 통에 주사의 끝부분을 담갔고, 그와 즉시 혈액이 주사기 안에 넣어지기 시작했다. 새빨갛기도 하고 보라색을 띄기도 한 기묘한 혈액이 주사기에 담겨지자, 클로저 요원은 즉시 그것을 잡고서는, 뱌르쉘 박사를 따라 실험체 561번에게 다가갔다.
실험체 561번은 확실히 매우 어려보였던 소년이였다. 소년은 입에 자갈이 묶여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기에 "윽, 윽" 거리는 짧은 단말마만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소년이 저리 공포에 질리는 것은 당연하다. 유니온에서 멀쩡하게 대해 주더니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이니까. 이젠 소년에서 무엇이 될지 궁금할 처지였다.
유니온에서 일어난 비밀적이고도 **적인 실험은 보고서를 읽는 사람을 매우 인상깊은 정신적 공포를 느끼게 해주었다. 여러 독극물을 이용한 각성 실험및, 위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혈액 주입, 또한 그들이 얻었던 시기에 겪었던 감정, 또는 상황을 적절하게 구현해 내서 560명, 아니 유니온은 '560마리의 쥐'들을 희생시켜 나갔다.
그리고 실험체 561번, 클로저 요원은 궁금해 하였다. 이 아이도 과연 외지의 소각장에서 잿더미, 즉 불량품이 될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원하는 제대로 된 생산품이 될것인가? 그는 뱌르셀 박사가 지시하는 대로 주사를 주입하며 생각했다.
소년은 따금함과 동시에 무엇인가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느낌을 얻었다. 소년은 매우 기분나쁜 감정을 느낄수 밖에 없었고, 발버둥칠려고 했지만, 묶여있었기 때문에 그저 차원종의 혈액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받아드려야만 했다.
그러자 매우 신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여러 화면이 지금 자신이 있는 곳과 겹쳐지더니 이상한 세계가 되었다. 한쪽은 매우 일그러져있고, 또 하나는 멀리 있었다. 그나마 자신의 초점에서 가운데라고 칭할 수 있는 곳은 자신이 있었던 실험실이였다. 그 이상한 공간 지각을 터득함은, 정신이 혼란스러워 소년이 자갈에 침을 질질 흘리며 아까전부터 내뱉던 짧은 소리마져 내칠수 없게 만들었다.
펜콸은 매우 주의 깊게보았다. 소년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였다.
"클로저 요원들은 전부 소년에게 집중을 하길 바란다. 뱌르셀 박사는 입구에 까지 물러가있도록, 거기 실험체 561번에 맨 앞에있는 클로저 요원은 안전 수칙에 따라 미리 준비해둔 진정제를 투입할 준비를 하도록한다. 지시가 있기 전까진 절대로 사용하지 말도록."
클로저 요원은 매우 능숙하게 혈액통이 놓여진 탁자에 있던 또 다른 주사기를 꺼내서는, 곧바로 넣을 수 있도록 실험체 561번 팔뚝에 매우 가까이 닿게 하였다. 마약에서도 반응 조차없이 멀쩡한 상태를 유지하던 실험체 561번이 혈액을 주입하자 이런 상태가 되어버리니 모두들 놀라는 처지였다.
펜콸은 실험체를 주의깊게 보고 있었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입을 다물고는 실험체 561번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응했다. 특히 실험체 561번 맨 앞에 있던 클로저 요원은 기대는 집어치우고 두려움으로 마음을 꽉 채웠다. 아이의 변화 그 자체가 무서웠기 때문이였다.
소년은 자신의 시야에서 일어나는 화면들이 사라지면서, 눈을 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검은색으로 칠흑같은 어두움을 느낄수 있었다. 눈 앞이 보이지 않자, 정신 혼란은 사라지고 두려움만 남았다. 실험체 561번은 아까와 같은 신음소리를 내며 공포를 느끼고 있었지만, 그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아직이다, 클로저 요원. 그리고 지금 아이의 입에 묶여있는 자갈을 풀어주게. 녀석의 상태를 알아봐야겠어."
클로저 요원은 한손으로는 진정제 주사를 놓지 않고, 서툴지만 최대한 신중하게 묶여있는 자갈을 천천히 풀었다. 소년은 그제서야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펜콸은 숨을 죽이다가, 마이크에 입을 갖다댔다.
"꼬마야." 펜콸은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과는 사뭇 다른 진지함이 사라진 목소리였다. "지금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줄수 있니?"
"안보여요..." 꼬마, 실험체 561번은 대답했다. "제발...왜 안보이는 거죠..."
그 순간이였다. 아이는 심한 발작을 일으켰다. 입에 거품을 물면서 까지 아이는 매우 심각한 반응을 일으켰다. 아이는 매우 고통스러워 하는 느낌이였다. 그러나 아이는 고통따윈 느끼지 않았다. 단지 위에서 올라오는 뒤틀림 때문에 심한 거북함 때문이였다. 클로저 요원은 당장 진정제를 투입시켰다.
그러나 발작은 계속 됬다. 모든 클로저 요원들은 몸에 부착되어 있는 권총을 꺼내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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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 머릿속에서 윙윙 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상관 없다. 실험을 개시하기엔 아주 적절한 상황이니까.
뇌에게선 많은 정보를 얻었다. 녀석은 내가 꼭두각시라고 칭했다. 이 일도 언젠간 일어날 일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말이다. 유니온에 숨겨진 더러운 면은 전부 차원종 녀석들에 철저한 계획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다. 그렇기에 왜 이런 중요한 실험이 실행되가고 있는데, 클로저 요원들 중 가장 약한 위상력을 가진 D급 요원들만 여기에 배치시켰는지도 나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묻어버릴 속셈이야. '학살 위해 또다른 학살을 자행할 것'이라고 그가 모든 것을 말했다.
유니온에겐, 유니온에 내부에 차원종에 첩자가 존재한다. '주인', 차원종의 뇌는 그렇게 칭했다. 너도 곳 그를 섬기게 될 것이라며 나를 압박하면서. 이 무슨 극적인 상황인가, 하긴 차원종 녀석들이 물 쏟아지듯 쏟아져 나올때도 충격적이였다. 이제 이런 차원종의 출현과 이에 관한 모든 것들은 일상이 되어가겠지. 나조차도 그런 일들을 매일있는 하루라며 내뱉을 것이다. 마치 이 실험실에서 자행했던 것처럼. 이 학살 속에서 연구원들과 요원들은 끔찍해 하다가 익숙해졌으니까.
나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품들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매우 능숙하다, 아무래도 차원종의 뇌가 나의 몸을 조종하고 있기에 그런 것일거다.
반항따윈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잘됬다고 생각한 것이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공장에 모든 이들을 학살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자료든 뭐든 모조리 불태워 버려서 이곳에 있던 모든 일들을 없얘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차원종의 뇌는 우리에게 위험이 간다면서 전부 불태워야 한다고 말했으니까. 그 말에 혹해서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준 걸지도 모르겠다.
녀석의 주인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마음속 저편에서 속삭이듯 내뱉었다. 우릴 전부 범죄자로 몰고서는 교수대 앞에 서게할 작정인가, 우습군. 그동안 내 손은 그 짓거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야.
머릿결에 땀이 찬 이유는 아무래도 차원종의 뇌를 여기까지 이끌고 와서 그런 것 같다. **, 남의 몸을 함부로 쓰지 말란 말이야.
차원종의 뇌는 차근차근 자신의 뇌에 여러 부품들을 연결시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큰 충격이 닿지 않도록 말이다. 그가 빙의하였기 때문인지 부품이 그의 뇌를 찌를때마다 살짝 고통이 느껴졌다. 뇌에 전부 연결시키자, 연결 시킨 부품은 모조리 크기가 세숫대아 정도 될만한 통에 연결시켰다. 나는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안면으로 씨익 웃었다.
이걸로 차원문을 생성시킨다고...정말이지 놀라울 광경이였다. 그러나 차원까지 그의 마음이 전달 될지 안될지는 미지수였다. 도대체 녀석은 어떻게 할려고 이러는 것일까?
그는 내 손을 가지고는 통에 부착되어있는 많은 단추들 중에서, off와 on기능이 달려있는 스위치를 on으로 바꾸었다.
오 ***, 내 머릿속까지 타들어가는 느낌이였다. 이 망할 자식은 자신의 뇌를 통구이로 만들어버릴 생각인가. 거대한 고통이 나에게 휩싸였다. 그리고 녀석도 아파하는 것인지, 내 머릿속에서 괴성이 잃어났다. 절대적으로 침묵을 지키던 녀석이.
나도 더이상 참지 못하여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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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실험체 561호가 정신을 잃고 폭주하는 중이다. 녀석을 막아!"
펜콸은 통제부에서 다급하게 말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까와는 다른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가 지금 기절해있는 실험체에게 폭주를 하고있다고 말했지만, 다들 수긍할 수있었다. 실험체 561호는 넊을 잃은 듯 하였지만, 그에게 쏟아져 나오듯 튀어나오는 촉수들은 그러하지 않았다. 여러 가시가 달린 인간들이 보기엔 끔찍하고도 잔인하게 생긴 그 촉수들에 대하여 심히 심각해질수 밖에 없었다.
실험체 561호의 왼쪽 가슴에서 튀어나온 촉수들은 점점 배가 되어 증식하더니 거의 수십개체가 넘쳐났었다. 클로저 요원들은 벌처스에서 지급하는 몇몇 무기들을 가지고 있지만, 계속 쏟아져 한꺼번에 덮치고는 찔러대는 촉수에는 속수무책이였다. 위상력을 써보자고 한들, D급에 걸맞게 강력하지는 않고 튕겨져 나갈 뿐이였다.
펜콸은 녀석이 위상력을 얻었다는 것을 대충 알수가 있었다. 실험체 561호이 빠르게 변색된 은빛깔 머릿결에서 그가 엄청난 위상력을 얻게되었다는 것도, 그렇기에 다른 D급 클로저 요원들은 상대조차 되지 못했다. 그저 수많은 촉수에 찢겨나갈 뿐이였다. 그에게는 구석에 떨고있는 몇몇 인원과, 문을 열어달라 울부짖는 인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펜콸은 그들을 위해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는 폭주하는 실험체의 촉수가 다른 곳까지 뻗어나가지 못하도록 할 의무가 있었으니까, 그저 그들이 죽어나가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옆에있는 요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죽기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그런 처사는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 누가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촉수들은 점점 모든 것을 찢어발겨 나가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형태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촉수의 세세하게 달라붙은 가시들에 의해 사라졌다. 실험실의 벽은 피로 새로 칠해졌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은 여러 살갖과 목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누구의 것이 팔인지 다리인지 알수없을 정도로 변이됬다. 그저 멀쩡해 보이는 건 실험체 561호 뿐이였다.
다들 침묵하고 있던 찰나, 누군가 통제부의 출입문을 열었다. 옛 공장의 문이라 그런지 삐걱거림이 심했다.
칼바크 턱스였다.
총성음이 몇발 울렸다. 여럿 사람 몇명이 통제부 안에서 쓰러졌다. 정확히 머리에다 맞춘 칼바크는 클로저 요원들을 손쉽게 잠재울수 있었고, 그들을 죽인다음 총을 펜콸에게 겨누었다.
"너 이게 무슨 짓거리인지 알고 있냐?" 펜콸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평온한 목소리에 너무나도 놀랐다. 이제는 딱히 충격적이지도 않았기 때문이였다. "아 **..." 그는 그리 말하곤 자신의 감정에 대해 할 말을 잃어버렸다.
"놀랍나, 펜콸? 자신이 이런 일에 익숙해진 것이? 아니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감정을 표출하니?"
칼바크 턱스이 비웃는 다는 투로 말하자, 펜콸은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나 더욱 기분이 나빴다는 것은, 자신이 당황하거나 공포에 질리지 않고서는 못빼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멀쩡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역겨움을, 아이들을 학살할때 부터 느끼고 있던 역겨움을 한꺼번에 느꼈다.
"둘 다 맞다고 해야겠군. 그래서 말인데, 궁금한게 하나 있네."
"뭐지?" 칼바크 턱스는 고개를 까닥거렸다.
"나와 이 친구 둘다 죽일건가?" 그는 손가락으로 칼바크 턱스를 총으로 겨누고 있는 클로저 요원을 가리켰다. 옆을 지키고 있던 클로저 요원들 중 그나마 살아남은 요원이였던 한영운 요원이였다.
그는 매우 떨리는 상황이였다. 칼바크 턱스의 사격 솜씨가 매우 좋았던 것에 대한 놀라움과,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였다. 칼바크 턱스는 그를 살짝 보고는 싱긋 웃음을 지었다. 한영운 요원은 소름이 돋아 그를 쏠 뻔하였다.
"아 물론,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그럴 걸세.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나는 실험실 문을 열려고 온 것이니까." 칼바크 턱스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아, 그리고 조언을 하나 해주지."
그리고 칼바크는 총을 떨구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펜콸과 한영운은 동시에 놀랐다.
"총알이 떨어졌어. 새로운 총을 구해야 됬었거든." 킥킥 거리며 그가 웃자, 한영운은 극심한 혐오감을 느꼈다. 그는 왜 그것을 느꼈었는 지 모르겠지만, 짐작은 할 수 있었다.
"휴게실에 있던 연구원들이 4명 정도 됬었고...그 몇 클로저 요원들을 죽였다고 했을 때..지금 저기 머리에 피흘리면서 널브러진 녀석들도 함께 해서 총 14명 정도 됬겠군, 칼바크."
"아니, 다 죽이진 않았어. 증거가 필요했거든, 일단 계획대로 실행해야 하니까."
펜콸은 얼굴을 찌푸렸다. 칼바크 턱스의 갑작스러운 폭력성에 질려버린 그는 폭언이라도 내뱉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다.
"주인님이라는 녀석은 어떤 녀석이지, 칼바크? 그 녀석이 너를 미치게 만든 건가?"
보통 일상이였다면 펜콸은 칼바크 턱스와 몸싸움을 벌여서라도, 또는 주변 클로저 요원들에 도움을 받고 저 빌어먹을 옛 친구이자 정신병자인 그를 죽일수 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실험체 561호는 미쳐 날뛰고 있고, 자신은 너무나도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칼바크 턱스의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궁금해졌다. 칼바크는 친절하게 대답했다.
"사실상 나를 미치게 만든 것은 차원종의 뇌겠지만, 미치고 나서부터 진실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제 나쁘지는 않다 이거야.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게되었으니까 말이야, 펜콸. 나는 지금까지 유니온에 꼭두각시로서 충성을 다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내가 충성을 다하고 있던 것은 주인님이였단 말이야.
"충성을 다한다고?" 펜콸이 되묻듯 말했다. "...유니온에 스파이라도 있는 건가?"
그러자 칼바크 턱스가 웃었다.
"그렇다고 치자고, 친구. 아, 저 요원도 놀라워 하는 반응이로군."
한영운 요원은 언제나 이런 일은 일어날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학살을 자행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유니온에 침식해 우리의 정보를 빼놓을려고 하는 인간이 있을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개념을 넘어 유니온 전체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라니 매우 놀라웠다.
"그렇다면 우린 죽은거나 마찬가지군, 만약 내부 첩자중에서도 윗층에 소속되어 있는 자라면 우리야 손쉽게 처리할수 있을테니까 말이야. 대신 우리를 더러운 짓에 써놓고는 죽게 내버려두는 걸 선택했나**?"
"역시 내 똑똑한 친구답군." 칼바크 턱스가 뿌듯하다는 듯 반응했다. 그는 옆에 죽어있는 클로저 요원을 벽에 더 가까이 붙게 발로 치워버리고는, 그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가 보고 있는 유리창 밖은 촉수들이 실험실 문을 나갈려고 박살내려 하고 있었다. "저 촉수, 매우 발광하는 군, 내가 더 가까이 있으니 그럴만도 하겠지. 지 주인을 찾은 격이니까."
펜콸은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지, 한영운 요원에게 목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소리를 냈다.
'쏴.' 한영운 요원은 조용히 끄덕거렸다. 아직 총은 칼바크 턱스에게 겨누고 있었고, 요원은 그저 방아쇠만 당기면 그의 목숨은 날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쾅-
그가 들고 있던 총에서 나온 소리는 아니였다. 펜콸과 한영운 요원, 둘 모두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칼바크는 내심 웃고 있었다. 그는 차라리 이런게 오히려 좋은거라 마음 속으로 위로했다.
촉수가 유리창을 깨고 있었다.
"이런 게 바로 세계의 종말이라고 하는거지." 펜콸이 허탈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에게만 말이야, 저거 몇번 더 두드리면 뿌서질 거 같군."
"아..아....아니, 그렇진 않아요. 지금 저 정신병자를 죽이고 나서 빨리 연구실 바깥으로 빠져나가면 될꺼라고요."
한영운 요원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펜콸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한영운도 그를 바라보았다. 펜콸은 평온하다는 듯 멀뚱히 공포에 질린 한영운 요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빨리 떠나게." 펜콸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여기, 마스터 키일세. 만약 문제가 있다면 이걸로 해결하게."
"...당신은요?" 한영운 요원은 예의상 하는 말이였다. 사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였다.
"아직 예기할께 남아있어서 말이야."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 않나, 칼바크?"
칼바크 턱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영운 요원은 겁에 질리고는 도망쳐 버렸고, 촉수는 계속 유리창을 부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펜콸은 상관 없다는 듯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떳다.
"이 작전 자체가 기밀 그 자체인거 같군, 다른 유니온에서도 모르고 있겠지. 자네 주인이 한 짓거리 였을테니까. 우리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단체 휴가령이라도 떨어진 상태인가?"
"아니, 전원 실종상태지. 주인님께서 이제 유니온에게 정보를 흘릴거야. 여기에서 했었던 끔찍한 일들도 마찬가지로 말이야. 곧 기동타격대가 와서는 지금 여기에서 그나마 살아있는 녀석까지 모조리 죽여버릴꺼다. 유니온은 대충 반사회적 주의를 가지고 있던 몇몇 연구원들이 그들의 동업자들인 몇몇 요원들을 데리고 이런 행위를 벌였고, 또한 그들은 "
"뭐 어차피." 펜콸은 남아 있는 의자 한개를 끌고서, 칼바크 턱스 옆에 두고는 앉았다. "뭘 해도 바뀌질 않을 운명이라는 건 마찬가지이겠군. 너는 어떤 운명이지, 칼바크? 여기서 죽는 운명이냐? 아까 말하는 투를 보아하니 저..저 촉수놈이랑 합체라도 할거 같은데."
펜콸은 슬슬 금이 가고있는 유리를 더욱 심하게 파손 시킬려는 촉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불러일으킨 사건의 주동자로 몰릴거다. 아까 차원종의 뇌가 나를 조종하면서 까지 할려고 했던 것은, 내가 차원문을 열려고 했던 일종에 연극을 남기기 위했던 것이지, 그리고 저 실험체는 연극이 불러일으킨 영향을 받은 것이고."
"영향?"
"그래, 영향 말이다. 사실상 차원종의 뇌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차원문을 열려 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대신, 그는 차원 속에 있을 자신과 나의 주인에 대한 빙의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완전한 조종을 위해서 주인님께서는 너희에게 차원종의 혈액을 이식하라고 지행한거고."
"거참 대단하군." 펜콸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결국 네놈 주인을 만들기 위해서 이런 멋도 안되는 짓거리를 했던거냐? 대단한 녀석이로군."
"아니, 물론 주인님이 원했던 것은 적당한 이유와, 그리고 자신의 계획에 쓸 추종자를 늘리기 위해서였지." 칼바크 턱스는 그리 말하곤 고개를 돌렸다. "나를 말이다." 칼바크는 말을 끊다가 다시 말했다. 유리 소리가 시끄럽기 때문이였다.
"사실상 차원종의 뇌는 아까 주인님의 빙의체가 완전히 저 녀석에게 섞여들어 갈 수 있도록 제 자신이 다리역활을 하다 타죽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남아버렸지. 남아 있던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과연 내가 본 생활로 돌아갈 수가 있을지. 이미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죽는 판에 나는 뭘 할수가 있을까 하고 말이야."
"그리고 결국 결론을 지은 건...인류를 향한 배신인가?"
"가끔 멋들여진 말을 하는 군, 펜콸." 칼바크 턱스가 웃었다. "원래였다면 **놈이라면서 욕할게 분명할텐데."
"너의 그 잘난 도덕성에는 이젠 신물이 났다보군, 나도 늙은거 같다. 어쨌든, 계획대로라면 난 누구한테 죽지?"
"저놈이 이식되면 나는 차원종과 비슷한 힘을 얻어, 그때 죽어주면 된다."
"그래, 옛 친구가 이리 벌려놓은 걸 어떻게하겠어? 별수 없지, 살살 해주길 바란다. 이 **놈아."
"고통없이 죽여주지, 옛 친구를 위해서 말이야."
촉수는 결국 유리창을 깨버렸다. 촉수는 그 구멍속으로 들어가서는, 칼바크 턱스에게 흡수되듯 사라져 나갔다. 동시에 칼바크 턱스에 손에 튀어나온 촉수는 그의 옛 친구이자 자신의 능력개발분야의 지도담당이였던 펜콸의 뇌를 매우 빠른 속도로 뚫고 지나갔다. 펜콸의 선혈이 얼굴에 튀자, 그는 기겁하지 않고 오히려 아련하다는 느낌만 들었다. 그도, 자신도 매우 불쌍한 인간이였다. 다같이 함정 속으로 걸려들은 거니까.
"더스트 님만 남았군." 짤막하게 말하고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공장에서는 총격음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폭팔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기동타격대가 이곳에서 도착해서는, 아직 살아남아있는 생존자들을 쓸어버리고 있는 것이였다.
이제 칼바크 턱스는 빙의체에게 완전히 빙의된 실험체 561호가 여유롭게 차원문을 만드는 것에 흡족해야 했다. 역시 원래 위상력을 가지고 있던 꼬마였으니 주인님이 여유롭게 차원문을 열 수 있었고, 그는 계획대로 기동타격대와 싸워야만 했다. 적당히 싸우다 잡히라니, 칼바크 턱스는 좀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더 큰 계획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희생은 따르는 법이니까, 크든 작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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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네, 그 말 그대로 후깁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CBT에서 중증 로리콘(섬기는 얘들 보니까 감이 잡혀, 녀석은 로리콘이야!) 연구원이였던 칼바크 턱스에 대해 여러가지로 조사하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쓰다보니까 제가 유니온을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흑막으로 만들어 놨더군요. 유니온에게 짧은 사과의 인사를 드립니다...
뭐 저야 넥슨 캐쉬 받고싶어서 쓴거긴 한데, 막상 써보니까 클로저스라는 배경 자체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지금 클로저 요원들이 모자라서 소년병까지 쓰는거 보니까 유니온이 아동을 위한 단체라거나 그런 여러가지 때문에 고소를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상 얘들까지 끌어모으는 거 보니까 게임의 겉만 밝을 뿐이지 속은 완전히 더럽고 최대한 이용해 먹으려는 속셈이 약간 보이더군요. 유니온은 넥슨에 대한 풍자였던 것인가?
는 집어 치우고, 여러분은 어차피 지금 이 후기도 보시지도 않으시겠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이 팬소설에 대해 갑자기 애착을 가져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다음 이야기는 이세하의 어머니에 대해 써볼려고 합니다.
다들 즐겜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