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세하] 게임
세하기죽게왜그래요 2015-05-30 6
[제이세하] 게임
학교가 끝난 후에, 늘 똑같이 검은양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을 그곳으로 향해 걸어갔다.
검은양팀들의 아지트이자 작전상의 본부실, 그곳은 어느 학교의 동아리실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듯한 평화로운 모습이였지만 사실은 되게 난잡한 곳이였다.
이곳저곳 화이트 보드에 붙여져있는 이슬비가 써놓은 작전관련 메모지들과, 서유리가 먹다가 남겨놓은듯한 컵라면이 책상을 어지럽게 자리잡고 있었으며, 미스틸테인은 잠깐 어딜 나간건지 그의 창이 아무렇게나 너저분하게 바닥에 누워있었다.
"여전하네.."
난 그런 상황을 보고 한숨을 낮게 내쉬고는 손을 뻗어 하나씩 치우려고 했으나, 역시 귀찮기도 하고 내가 치워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그냥 그것들을 지나치고 책상중 가장 깨끗한 곳으로 가 의자를 끌어다가 그쪽에 팔꿈치를 걸치며, 옷 안쪽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는 게임기를 꺼내어 했다.
그때, 누군가가 책상위에 걸쳐놓은 내 팔꿈치를 탁 소리가 나게 쳤다. 그바람에 보스몹을 잡고있던 게임기 화면이 휘청이더니 이네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떨어짐과 동시에 'GAME OVER'이라는 글씨가 적힌 게임기 화면이 띄워졌다.
난 그런 게임기의 화면을 보고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누가 내 팔꿈치를 친 범인인지 찾기 위해 인상을 찌푸린채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범인의 모습이 보였다. 제이, 제이 아저씨였다.
"아저씨..?"
"어, 왜 부르냐 동생."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자신을 쳐다보자 예상 했다는듯이 활짝 웃으며 여유롭게 왜 부르냐고 묻는 그였다.
"아니, 보통 치면 사과 하지않나요? 왜 부르냐는 소리가 나와요?"
내 그런 말에 그는 그의 특유 웃음소리를 크게 내며 내 어깨를 자신의 손으로 툭툭 몇번 치더니 말했다.
"아-, 뭐 그럴수도 있지 동생. 그리고 이건 동생이 자업자득한거라고? 맨날 오면 동생이 게임만 하고있니까. 이 형이 지쳤다 이소리야. 그리고 형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보스 깨고 있는 상황에서 쳐요?"
내가 그에게 따지는듯한 어조로 계속 말하니, 그가 미안한 마음이 들은건지 자기 볼을 손가락으로 긁적이다가 미안하다고 곧바로 사과한다.
아마 본인이 생각해도 자기가 너무 심했다 라는 생각을 한모양이다.
"그래도, 게임기 안부숴졌으니까. 용서 해줄게요."
난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떨어진 게임기를 주웠다. 그리고 다시 팔꿈치를 책상위에 걸치고 게임기를 시작했다.
근데 갑자기 누군가의 얼굴이 옆에 불쑥 나오는게 아닌가.
나는 깜짝 놀라서 게임기를 또 떨어 트릴 뻔한걸 누군가가 게임기를 놓치려는 내손을 꽉 잡아주는 덕분에 게임기를 놓치지 않게 되었다.
범인은, 말하지 않아도 대충 예상이 갔다.
다른 요원들은 지금 이곳에 없으니, 아까 온 제이 아저씨가 틀림없다.
"왜 아까부터 방해해요..!"
내가 확김에 확 소리 지르자 그가 내 소리 지름에 움찔 하더니 말하였다.
"아니, 동생 게임 구경하는것도 안되는거야?"
"구경을 뭐 그렇게 가까이에서 해요?"
"그래야, 제대로 보이니까. 나 선글라스 썼다고? 화면 어둡게 보여서 잘안보인단 말야."
"그럼 벗으면 되겠네"
"안돼, 벗으면 동생이 내 잘생김에 쓰러질걸?"
자기 입으로 스스로를 잘생겼다고 칭하다니.
"누가 쓰러져요? 퍽이나 잘도 쓰러지겠다?"
"동생 원래 그런 성격이였어?"
"게임할때 방해한 누구 때문에 그렇다네요."
그런 내 말에 그는 조용해졌다.
난 다시 그를 무시하고 게임속으로 시선을 옮길려고 했으나, 여전히 내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때문에 손을 움직일수가 없어서 다시 그한데 시선을 옮길수 밖에 없었다.
"언제까지 잡고 있을건데요?"
"동생이 나하고 놀아줄때까지."
"어린애에요? 놀아달라고 하게."
"그치만, 동아리실엔 우리 둘뿐이잖아."
확실히 둘뿐인 동아리실에 그를 혼자 냅두는건 뭔가 좀 미안해진다.
괜히 또 아까처럼 방해할려고 뭔가 수작 부릴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그와 같이 게임을 한다면? 그렇게 한다면?
"같이.. 할래요?"
"응? 뭐를? 노는거?"
"아뇨, 게임이요. 제가 알려줄 테니까.."
"아니, 알려줄 필요없어."
내가 알려주겠다는듯이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빼려고 하자 다시 그가 내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듯이 꽉 잡는다.
그런 그의 행동에 나는 의문을 가지며 왜그러냐고 그에게 묻자.
그가 말했다.
"동생 손위에 내 손을 얹고 있을테니까, 동생은 동생이 평소에 게임 하던대로 하고만 있으면 된다고? 그러면 내가 동생에게 배우는게 될테고 동생은 편하게 게임 할수 있잖아?"
그런 그의 말에 꼭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꽤나 진지한 그의 표정을 보니 그 나름대로 나를 배려 해준거라 생각이 들어서 뭐라 할려던 입을 꾹 다물고 게임 상황에 들어갔다.
"..알아서 잘배워요."
"걱정말라고, 확실하게 배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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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즐거운 클로저스 하시길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