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세하다. - 12

도혼 2015-05-30 7

*전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작성자 : 도혼'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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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가 신의 대지 내의 지부를 습격한지 고작 30분 후.

 

"하아... 정말로 일이 이지경이 될 줄은 몰랐군.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 가정을 세웠단 말이야... 설마 세번의 시련을 뛰어넘은 능력자가 정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튀어나올줄은, 우리라고 예상하긴 힘들지."

 

총 본부장은 한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고는 모두에게 주지시키듯 말했다.

 

"이건 자네들의 잘못이 아니야. 솔직히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예상하는 자가 오히려 바보취급을 받을 테니까. 그러니 너무 풀죽어있지 말았으면 해."

 

지부장들은 총 본부장의 드문 관대함에 그나마 자신감을 좀 얻은듯, 고개를 올렸다. 그리고 지부장들 중 한명이 말했다.

 

"계획이 완벽하기를 기다리다간 우리가 먼저 적의 손에 죽게 생겼습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준비는 그만두고 계획을 시행하도록 하죠. 어차피 우리의 목적은 저들의 말처럼 '테러'이지, '정복'이 아닙니다."

 

그 말에 모든 지부장들은 아차 싶었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목적이 '정복'이었다면 그대로 절망했을 터지만, 자신들의 목적은 요행히도 '테러'이니, 말 그대로 테러를 저질러주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준비를 하면 더 성공률이 높아지지 않나? 어차피 준비도는 99%에 거의 다다랏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

 

"그 1%때문에 우리 조직의 목표가 어긋나면, 자네가 책임 질텐가?"

 

"......"

 

한 지부장이 회의적인 의견을 꺼냈다가, 다른 지부장에게 역으로 설득당햇다. 총본부장도 일리있다는 듯 말했다.

 

"확실히, 그 정도라면 굳이 좀 더 준비하려다가 망쳐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할 필요가 없겠어. 지금 당장 13년간 준비해온 계획을 실시해. 이제 목표만 달성하면 되는거야. 조금만 더 힘내도록!"

 

"예!!"

 

지부장은 모두 물러갔다. 총 본부장은 모두가 물러갔을 때, 나지막히 말했다.

 

"모든 것은, 그 분을 위해."

 

 

 

 

 

슬비는 세하의 뒷쪽에 같이 날아오는 종이뭉치들에 관심을 가졌다.

 

"세하야, 그건 뭐야?"

 

"개미굴에서 얻은 전리품...이랄까?"

 

"어디, 이리 줘봐. 서류 같은데 내가 한번 보면 알아."

 

슬비는 세하에게 종이뭉치들을 건네받고는, 자신이 우선 읽을 부분을 제하고 모두 자신의 수납공간에 넣었다. 슬비는 읽어내려가다가 이것이 테러조직이 여태 해왔던 일을 기록한 서류라는 것을 알아챘다.

 

"역시~ 우리 세하는 능력도 좋다니깐."

 

"...그래서, 뭐가 적혀있는데?"

 

"음... 테러조직이 여태 해온 일들인 것 같은데? 정말로 비인간적인 일들만 골라서 저질렀잖아."

 

슬비는 서류에 담겨있는 그들의 잔인함과 비인간적임에 살짝 분노했다. 슬비는 한 뭉치를 벌써 다읽더니, 수납공간에서 다음 뭉치를 꺼내 읽는다. 세하는 수고해주는 슬비를 위해 부엌으로 갔다. 잠시후, 세하의 손에는 먹음직스러운 토스트가 몇개 있었다.

 

"이거 먹고 쉬엄쉬엄 해."

 

"고마워, 세하야."

 

슬비는 토스트를 하나 먹더니

 

"와! 정말 맛있네. 고마워~ 쪽."

 

환한 표정으로 세하에게 입을 맞춰준다. 세하는 기분이 좋은듯, 미소를 지었다.

 

"음~ 세하는 이런거 좋아하나보네? 가끔씩 해줘야겠네?."

 

"당연히. 내 여자가 해주는 건데 기분이 좋지. 그건 그렇고, 뭐 나온거 있어?"

 

"아니, 이놈들이 한거라곤, 그저 테러 행위일 뿐이야. 그저 칼바크의 가방으로 장난을 치거나, 본인들이 직접 테러를 저지르거나. 물론 이것도 반인륜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이러는 목적을 모르겠어. 그저, 테러를 저지를 뿐이야."

 

"그래? 하지만, 슬비야. 목적없는 조직이란 있을 수 없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만든 것이 바로 조직이니 말이야. 물론 그 안에서 파가 나뉠 수는 있겠지만 공통의 목표까지 훼손하진 않지."

 

"그러면 저 녀석들도 무언가 목표가 있어서 테러를 저지른거야?"

 

"보통 목표를 가진 놈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언가 정복하거나, 지배하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 그 무엇이 되었든 말이야. 그런데 이 놈들은 테러조직이야. 하지만, 테러가 목표가 될 순 없지."

 

"그럼... 놈들이 다른 목표를 숨기기 위해서 일부러 테러를 저지른 거란 말이야?"

 

"그럴 확률이 90% 이상이지."

 

그러자, 슬비는 대번에 화를 내기 시작한다.

 

"용서못해. 고작 그런 목표 따위 숨기려고 사람들을 죽이고 그런거야?! 얼마나 대단한 목표길래!!!"

 

"그럼 이제 생각해야 할것은, 원점이지. 놈들의 목표가 과연 무엇일까...라는."

 

"그러게, 지금 이 서류들만 봐서는 녀석들의 목표가 뭔지 알 수가 없어."

 

"아, 깜빡했군. 놈들의 지부에 대한 거야."

 

곧, 세하는 놈들의 지부의 위치, 그리고 플레인게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깔려있다는 것 등 자신이 생각하고 본 것들을 모두 슬비에게 말했다.

 

"그럼 녀석들의 다른 지부들도 그곳에 있을까?"

 

"반드시. 내가 봤을 때 유니온엔 변변찮은 정보부서가 별로 없어. 설령 있다 해도 거의 행동력이 미미한 수준이고 말이야.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13년동안 겨우 지부 3개정도밖에 밝혀내지 못했다는것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여태까지 쭉 말이야. 그런데 15년전의 플레인게이트로 유니온의 이목을 집중시킨 뒤, 놈들은 그 이면으로 숨어버렸다면 놈들이 그렇게 쉽게 들키지 않은것도 이해가 되지."

 

"그럼... 녀석들의 목적이 도대체 뭘까?"

 

세하는 테러조직의 목적으로 고심하는 슬비에게 충고했다.

 

"슬비야. 가끔은 단순하게 생각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놈들의 행동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 아무것도 모를 때는 차라리, 놈들이 오히려 행동하도록 놔두는 것도 좋겠지. 그러다가 튀어나오는 놈들은 밟아버리면 그만이고."

 

"그러고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괜히 고민하고 있었네."

 

"그럼... 머리 식힐 겸 밖에 나가지?"

 

"응!"

 

그때 거실에서 TV를 보던 데릭이 둘에게 다가왔다.

 

"어디 갈겐가? 나도 끼워주게. 자네와 함께 있으면 왠지 무슨 일이 많이 벌어질 것만 같거든."

 

"...뭐 따라오고싶으면 따라오든가."

 

 

 

 

 

그들이 온 곳은 신서울의 대공원이었다. 데릭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호오. 이곳은 치열한 열기가 아주 진한 곳이로군. 이 격렬하고도 동시에 긍정적인 열기들. 아주 좋아."

 

"당연하지. 즐기기 위해서 놀러오는 장소이니만큼, 긍정적인 감정들이 넘쳐나는 곳이거든."

 

"자네는 이런 곳에 많이 와본 적이 있나?"

 

"...어렸을 때 빼고는 그다지 기억은 없군. 아, 있긴 한데 주로 임무 때문에 온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럼 이 기회에 자네도 한번 즐겨보는 것이 어떻겠나?"

 

"음~ 그러고 보니, 세하야. 우리도 한번 많이 타보는게 어때?"

 

"그것도 좋겠....!!"

 

세하는 돌연 말을 멈추더니 데릭과 눈을 마주친다.

 

"자네도... 느꼈나?"

 

"차원종 반응이로군. 그것도 대규모의 반응이야. 드디어 행동을 개시하는 건가?"

 

"세하야, 갚짜기 무슨... 어어어?!! 갚자기 왜 차원종 반응들이 엄청나게 많아지는거야?!!"

 

"알려드립니다. 지금 이곳은 차원재난 경보 지역입니다. 시민 여러분은 재빨리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더..."

 

그들은 곧 어마어마한 차원종 반응들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재난방송이 들려온다. 거의 반경 100m 이내에 S급 한마리에 A급 5마리, B급 10마리 정도씩 나타나기 시작햇다. 세하는 데릭에게 말했다.

 

"언제... 내가 부탁하면 들어준다고 했었지? 지금 부탁하지. 저 차원종들, 전부 외부차원으로 강제 이송시켜줘. 물론 나 혼자 해도 상관없지만, 나 역시 몸은 하나일 뿐. 그 사이에 민간인 희생자가 나타나면 골치가 아파진다. 아, 차원문 열때 차원풍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알겠네."

 

"슬비, 너는 지금 당장 유니온으로 가서 이 사실을 알려. 그리고 요원들을 지원해줘. 적들이 이곳 대공원에만 차원종을 풀어놓을 리는 없으니까."

 

"응! 알았어. 그럴리는 없겟지만... 몸 조심해."

 

"...알았다. 걱정해줘서, 고맙군."

 

슬비는 곧 유니온쪽으로 향했고, 세하와 데릭은 어마어마한 수의 차원문을 열어 소환된 차원종들을 역으로 전이시켰다. 그 와중에 부상당한 민간인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소환된 순간이라서 그런지 건물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둘은 부상자들을 무시하고 착실히 차원종들을 전이시켜나갔다. 그 광경을 본 일부 민간인들은 소환된 차원종들이 다시 사라지는 광경에 의아해했으나, 곧 안전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피난을 했다.

 

"후.. 다행히 중상자는 몇 있어도, 사망자는 없군. 적어도 대공원에는 말이야."

 

"자네가 전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움직였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네만?"

 

"나도 신은 아니니까."

 

"그런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차원풍의 흔적도 없이 차원문이 열려 그것들이 소환되었네. 마치.. 우리가 차원문을 여는 방식하고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

 

"맞아. 위상변곡율은 숨길 수 있어도 차원풍을 숨길순 없지. 근데 저들은 그걸 해냈단 말이야. 어쩌면..."

 

세하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이어서 말한다.

 

"적들이 정말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걸지도. 나의 힘을 알아챘다면, 완벽하게 준비하여 계획을 진행한다는 것에 차질을 느꼈겠지. 그래서 조급한 나머지,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이겠지."

 

"그 적들이라는... 것들이 누군가? 자네가 이토록 고민해야할 정도인가?"

 

"테러조직이라고, 숨어있는 쥐새-끼들이 있다. 한데, 그 놈들은 난동만 피우면 되지만, 우리는 지켜야 하는 입장이거든. 아까도 말했지만, 내 몸은 하나지. 적들이 작정하고 테러를 저지르면 나도 어쩔 수 없다고."

 

"그렇군... 뭔가를 지키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는 게로군. 자네도 그런 소릴 하는걸 보니 말이야. 그보다, 다른 곳은 안가봐도 되겠나? 자네 말대로, 이곳에만 적들이 공격할 리는 없을 터."

 

"그다지 걱정은 안해도 될거야. 유니온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엄청난 재난이 이 한곳에만 일어난다고 생각하진 않을 테니까. 게다가, 슬비를 보냈으니 옳은 판단을 하겠지."

 

 

 

 

 

세하가 말한대로, 전 세계적으로 차원종들이 대거 침략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특이한 것은, 이 정도로 대거 차원종들이 나타났는데, 아무런 전조가 없었다는 것이다. 유니온은 테러조직을 의심했지만, 테러조직원들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적어도 소환을 하는 조직원은 존재해야 정상인데도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3년전의 차원전쟁때와는 달리, 우수한 실력의 클로저들의 수가 많아져서 많은 피해는 없었다.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차원종들이 침공한 시점으로부터 14시간 후, 각 나라의 유니온 지부장들은 미국의 유니온 총본부로 모였다.

 

"우선 각 나라의 피해 집결부터 하지요. 우선 우리 미국은 32460명의 사망자와, 15428명의 중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유니온 총본부장은 자신의 나라 피해부터 말했다. 그 뒤로 각 나라의 지부장들이 말했다. 특이한 것은 한국의 유니온 신서울지부장, 데이비드 리의 말이었다.

 

"한국의 신서울지부장 데이비드 리 입니다. 저희 대한민국은 사망자 128명, 중상자 52명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우선 데릭과 세하가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고, 서지수를 비롯하여 다른 검은양 팀원들도 열심히 차원종 섬멸작전을 벌인 결과, 차원종들에 대한 피해가 가장 적게 나온 것이다. 총본부장과 다른 지부장들은 데이비드 지부장의 말을 듣고 제각각 놀란 표정들이다.

 

"음? 한국이 피해가 가장 적군요. 게다가 인구 수에 대한 사상자의 비율 역시 한국이 가장 낮고요. 한국에서 최근 뛰어난 클로저들이 나타났나보군요?"

 

"...뛰어난 클로저가 나타났긴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유기적으로 차원종들을 섬멸할 수 있었습니다."

 

총 본부장은 데이비드의 눈빛을 유심히 보고는 말했다.

 

"데이비드 지부장님, 혹시 숨기는 것. 있으십니까?"

 

"...무슨 의미로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곳 다른 지부장들을 전부 바보로 만드시는군요? 이 지부장들은 그럼 유기적으로 대처하지 못해서 이런 피해가 났던 겁니까? 만약 그랬다면, 이것보다 몇배는 피해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걸 감안해도 피해가 굉장히 적지요. 혹시 그에 대해서 뭔가 숨기는것 있으십니까?"

 

"......"

 

총 본부장은 은근히 데이비드 지부장을 몰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지부장들은 그 둘의 관계를 익히 알고 있다는듯, 아무 표정도 없었고 또한 일부 지부장들은 총본부장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 지부장은 그 점에 대해선 반박을 하지 못했고, 총본부장은 더욱 데이비드를 몰아가려 한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역시나였군. 이런 것들이 유니온 상층부라는게 씁쓸하단 말이야. 안그렇습니까? 데이비드 지부장님?"

 

"누구냐!!!"

 

총본부장은 갚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안심하도록. 나는 너희를 해치려고 온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동시에 입구쪽에서 아무도 몰랐던 존재감이 드러났다. 푸른색 머리와 눈동자를 가진 세하였다.

 

"그냥 저에 대해서 말씀하시지 그랬습니다. 괜히 지부장님만 오해를 샀군요."

 

"자네에게 괜한 불편을 주고 싶진 않았거든. 그런데, 여긴 어떻게 왔나? 밖엔 클로저들이 밀집되어 있을텐데?"

 

"간단하지요. 클로저들은 주위의 감각에 예민한 자들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감각보다 더더욱 저의 존재감을 없애버리면 그만이지요. 이래뵈도 정문으로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데이비드 지부장님과 같이 말입니다."

 

"...자네도 참 못말리겠군."

 

"그럼 제가 한마디 해도 될까요?"

 

"좋을 대로 하게."

 

세하는 중앙으로 다가온다. 총본부장은 그 둘의 대화에 세하에게 묻는다.

 

"너, 대체 누구야? 데이비드 지부장의 말을 들어보니, 네가 그 클로저인가?"

 

"신서울지부에 등록된 정식요원 이세하라고 해두지, 우선."

 

"정식요원? 장난하나? 정식요원 따위가 공식석상의 회의에 함부로 난입하다니, 유니온에서 퇴출당하고 싶나?"

 

총본부장의 말에 세하는 살짝 꼭지가 돌았다.

 

"퇴출? 그렇게 해준다면 나야 좋지. 윗선의 명령따위 안듣고 나 혼자서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말이지...장난하냐고? 지금 내가 장난치는 것으로 보이나? 좋게 이야기 하니까 옳고 그른게 뭔지, 뭐가 가장 중요한지 모르지 지금?"

 

세하는 동시에 데이비드 지부장을 제외한 모두에게 그들이 최대한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살기만 분출했다. 그들은 갚자기 서서히 돋아오는 소름에 부들부들 떨어대기 시작햇다. 세하는 동시에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누군가의 한쪽 팔이 완전히 날아가버렸다.

 

"크아아아악!!!"

 

"그리고, 네놈은 이런 공식 석상에 도청기는 왜 들고왔지? 이쪽 대화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던 거로군. 그 누군가가 과연 누굴까?"

 

세하는 고통스러워 하는 지부장의 앞으로 다가가선, 그의 품에 들어있는 것들을 모두 꺼낸다.

 

"보통 이런 공식석상의 회의에선 철저하게 이런 것들은 검열하던데, 유니온의 기술이 많이 노후되었나 보군."

 

다른 지부장들과 총본부장은 역시 놀란 표정으로 책상에 올려진 것들을 본다. 첩보에 필요한 것들은 죄다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그럼에도 유니온의 검열 장치에 걸리지 않았던 것에 의문을 느낀다. 세하는 그들을 무시하고, 그 중 소형 장치를 대충 작동시켰다.

 

"삑!"

 

-자네, 대체 무슨일인가? 도청기가 갚자기 꺼졌어.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네놈이겠군. 테러지부 총 본부장. 아니신가?"

 

-네놈은... 누구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가? 나흘만에 네놈들의 지부 두개를 개박살내놨는데 말이야. 단체로 기억상실증에 걸렸나?"

 

-네놈이로군. 결국 첩자마저 들킨 것인가? 그런데 네놈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마음이 편치 않을텐데? 네놈 때문에 우리가 작전을 빨리 시작했으니 말이야.

 

"정말 웃기는군. 내가 그까짓 일에 죄책감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나? 이거 아무래도 내가 얕보였나보군. 네놈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렸지?"

 

-정신 못차린건 우리가 아닌, 그쪽인것 같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할텐데?

 

"...그건 부인할 수가 없군. 그런데 참 재주도 좋아. 유니온의 지부장 자리까지 첩자를 심어두니 말이야."

 

-그 덕분에 작전이 좀 쉬웠긴 했지. 이제는 그걸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쉽지만.

 

"네놈, 그 목 잘 닦아두고 기다리는게 좋아. 내가 네놈만은 정말로 지옥의 나락이 뭔지 친히 보여줄 의향이 있으니까 말이야. 정 뭣하면 자살을 추천하도록 하지. 그게 차라리 나을 테니까."

 

"삑!"

 

세하는 지부장들에게 첩자의 존재를 확인시켜주고는, 끊어버렸다. 동시에 주먹을 쥐어 통신기를 부숴버렸다. 세하는 정신이 빠져있는 지부장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제, 뭐가 중요한지 알았겠지? 중요한건 나로인해 한국의 피해가 적다는 것이 아니야. 놈들이 또 무슨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알아들었으면 좋겠군."

 

세하는 그 말을 남기고는, 입구 쪽으로 돌아서서는, 그대로 퍼질러 앉아버린다. 데이비드 지부장은 그 모습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더니, 모두에게 말했다.

 

"회의, 안하실 겁니까,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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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돼지같은 권력자들 때문에 유니온 지부장이라는 곳에 첩자가 들어서지...쯧쯧쯧.

 

그래서 똑바로 살아라는 의미에서 영화 화산고의 OST '똑바로 살아라'의 '원곡'으로 링크 걸었습니다.

 

오타/이상한점 지적받습니다.

2024-10-24 22:27: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