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런 사람들-2화

백수광부 2015-05-10 1

전편- http://closers.nexon.com/board/16777337/2816/

 

 

"뭐하나 뭐하나 이런 실력으로 차원종 하나 쓰러트릴 수 있겠어? 앙!"

"사 살려줘!"

 

 

 유리는 세하를 훈련이 아닌 조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채찍과 양초를 쓰는 기분 좋은 조련이 아니라, 코끼리나 사자 같은 동물들한테나 하는 그런 ** 조련이었다. 기다란 목도는 사정없이 세하를 향해 몸을 던졌고, 그의 입에서는 지금까지 흘려본 적 없던 신음이 세어나왔다. 전에 레어아이템을 실수로 갈아 버렸을 때에도 이런 신음을 내지는 않았었다.

 

 

 

 온몸이 불덩이라도 된든 뜨거웠다. 목검이 아니라 채찍이라 여겨질 정도로 유리의 공격은 날카롭고, 빠르고, 강력했다. 거기다 유연하고 변칙적이기 까지  했다. 때문에 세하는 피하는 것 조차 애를 먹어야 했다. 차원종 수십마리와 싸울 때에도 이만큼이나 아프진 않았다.

 

 

 

 순간 세하는 심술이 나고 말았다. 검도를 가르쳐준다는 녀석이 손가락에만 힘을 주고 나머지 손목에는 힘을 빼라. 라던가, 검도의 근육은 평소 현대인이 사용하는 근육과 다르다. 강해지는데에는 수련만이 답이다. 검도를 검을 가지고 하는 합기도라 생각해라. 같은 이해하기 힘든 말만 하고서는 그 후로 때리는 것 밖에 없었던 탓이다.

 

 

 

 그는 위상력을 사용해 순간적으로 몸을 강화했다. 동체시력을 강화해 그에게 날아오는 검의 궤도를 확인하고, 허벅지를 강화해 엄청난 순발력과 도약력을 얻었다. 덕분에 눈 깜짝할 사이에 유리의 배후를 노릴 수 있었고, 허리와 팔을 강화해 목도를 강하게 내리치려는 참이었다. 유리는 그저 깜짝 놀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일순-

 

 

 

"윽!"

 

 

 세하의 복부를 향해 엄청난 충격이 전해져 왔다. 호구가 그를 보호해 주고 있긴 했지만, 호구는 정말 위상력 앞에서는 호구나 다름 없었다. 어떤 궤도를 타고 왔는지 알 수 없는 찌르기 공격이 위상력까지 담아 그의 배를 노리고 만 것이었다. 세하는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그리고 잠시 기절했다.

 

 

 

 눈을 떳을 때는 무언가 말랑말랑한 것을 배게로 밴 채로 누워있었다. 세하는 순간 소설책에서 자주 나오는 전개를 떠올렸다. 그 배게는 무릎 배게이고, 그 무릎 배게의 주인은 주인공을 좋아하는 새침부끄 히로인, 눈을 뜬 주인공에게 홍조를 띈 얼굴로 괜찮냐고 물어보며 수줍게 눈을 피하면서 싫은척 주인공이 누워 있으라고 말하는 그런 전개를. 그리고 그는 혹시 그 히로인이 슬비라는 망상도 해 봤다. 하지만.

 

 

 

"깼어? 넌 남자에가 왜이리 몸이 약하냐?"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그가 배고 있는 것은 웬 이상한 훈련용 미트였다. 운동선수들이 사용하는 그런 부드러운 판, 그 위에 세하는 애처롭게 새우자세로 누워있었다. 심지어 호구조차 벗고 있지 않아서 그 모습은 정말 호구같았다.

 

 

 

"네가 위상력으로 공격해서 그렇지!"

"글쎄? 위상력으로 먼저 공격한 건 누구드라?"

"으윽.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공격한거야?"

"알려줘? 알고 싶어?"

 

 

 세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나 알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알려 줘야지."

 

"아니 그냥..."

 

"기술 이름은 할복이다. 뒤로 돌아오는 적을 공격하는 거지. 방법은 간단해. 자신의 배를 찌르는 동작을 하는데, 배가 아니라 겨드랑이와 옆구리 사이의 빈 공간을 찌르는 거지! 그럼 자연히 검은 뒤를 공격하고. 내가 직접 만든 기술이 어때?"

 

"참 쓸대없... 윽... 아니 취소."

 

 

 

 세하는 아직도 아픈 자신의 배를 쓸었다. 확실히 어떻게 잘 써먹으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기술이지만, 과연 세하는 실전에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보다 점심으로 먹은 빵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만큼 매스꺼웠다. 내장에 어디가 다친게 분명했다. 유리는 그런 세하의 표정을 보고 한심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며 다가왔다.

 

 

 

"에휴. 정말, 내일은 같이 헬스장이라도 가야겠다. 그렇게 몸이 약해서 어디 쓰겠어? 거긴 슬비도 있고, 제이씨도... 하~ 제이씨 보고싶다! 그 터질듯 요동치는 팔근육 툭 때서 파이로 만들어도 될 것 같은 8조각 복근! 이름처럼 커다란 광배근!"

 

"으으. 이렇게 아파서 어떻게 가냐고오."

 

"있어봐. 내가 제이씨에게 배운 특별 치유법이 있으니까. 이름하야 위상 호흡법!"

 

 

 

 

 유리는 순간 숨을 후웁 하고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는 폐 속의 공기를 하나라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이 강하게 숨을 내쉬었다. 순간 세하의 눈에는 유리의 피부 주변이 위상력으로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것 처럼 보였다. 유리는 다시 또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크게 기합을 내질렀다. 그러고는 주먹으로 마구 세하를 패기 시작했다.

 

 

 

"아니 잠시만! 이게 무슨 치유.... 오오옷! 아, 아프지 않아! 오히려 아팟던 곳이 나아가고 있어!"

 

"호흡은 곳 체세포의 에너지! 커다란 호흡으로 엄청난 생체 에너지를 만들어, 그것을 위상력과 결합하고, 도장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안마법과 또 한번 결합하면 완벽한 치유법이 되는 것이다아앗! 생체 에너지는 곳 생명 에너지! 생명 에너지와 만난 위상력은 그야말로 태양의 에너지인 것이다앗! 파문! 오버 드라이브으!"

 

"잠깐, 이거 죠죠..."

 

 

 

 세하는 말을 하려다 끊고 말았다. 에너지가 몸속으로 파고드는 기분이, 마치 따뜻한 태양빛으로 쬐고 있는 것 만큼이나 따뜻하고 아늑했던 것이다. 그에게 이제 안마법의 설명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저 밀려드는 향락을 감당해내는 데에만 온 정신을 쏟아 부어애 했다. 그 안락한 느낌에 그는 고만 아찔하였다.

 

 

 잠시 후, 유리는 도장을 떠났다. 하지만 저녁이 될 때 까지도 세하는 안마의 쾌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가 걱정되서 그를 한손으로 번쩍 들어 집에 데리고 갈 때 까지, 세하는 마약에 찌들었다가 금단 현상을 격는 사람들 처럼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2024-10-24 22:26:5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