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런 사람들-1화
백수광부 2015-05-03 1
일단은 프롤로그- http://closers.nexon.com/board/16777337/2631/
강남, 그곳은 이미 인간의 영토가 아니었다. 수많은 차원종들은 이미 인간의 잔해들을 장악해 인적을 찾기란 힘들었다. 다만 과거 사람들이 살았던 주택이라던가 상점같은 것들만이 그 골조만을 남긴채 무너져 있어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귀신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음산한 분위기였다.
그런 곳에서 검은양 요원 세하와 제이는 **듯 싸우고 있었다. 나라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저 살기위해서 싸우고 있었다. 자그마한 방심이 죽음을 몰고오는 이런 전장에서 **듯 싸우지 않는게 더 ** 일일디도 몰랐다. 실은 그들은 일이 이렇게 될 줄을 모르고 있었다. 문제는 잠복하고 있던 차원조으이 대장이었다. 그 괴물의 몰고온 차원종들 때문에 둘은 곤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세하의 대검이 대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차원종 대장 또한 호랑이의 그것과 같은 커다란 발톱으로 맞대응했다. 잠시동안의 합 끝에 세하는 검으로 괴물을 쳐내며 간격을 벌렸다. 실력 자체는 비슷했으나 체력의 차이가 엄청났다.
"어이, 슬슬 쓰러져 주라고. 게임하러 가야 하니까."
"어머, 그게 무슨 소리인지요? 그쪽이 쓰러지는게 올바를 수순인 것 아닌가요? 그럼 갑니다!"
괴물은 달려들며 손에서 반투명의 구체를 쏘았다. 세하의 검은 다행히도 그 일격을 막아냈지만, 그 후에 오는 괴물의 난격을 막아내기에는 벅찼다. 세하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걸 느끼며 수를 찾아내었다.
'**, 약점은 찾아야 해!'
순간 괴물이 세하를 공격하려 공중에 도약했다. 그 떄 세하의 눈에는 차원종의 다리의 방버가 허술해 진 것을 포착했다. 그리고 검을 강하게 움켜쥔 후 온몸의 힘을 쏟아부어 올려 베기를 시도했다. 순간 그의 등과 허리에서 엄청난 격통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의 몸은 통나무처럼 뻗뻗하게 굳어버렸다.
"허, 허리가!"
"ULYYYYYY!"
맹수의 이빨은 소년의 가슴을 마구 물어뜯었다. 차원종의 단도같은 발톱이 무참히 세하의 가슴팍을 할퀴어 버린 것이다. 위상력 덕분에 심장과 갈비뼈는 괜찮았지만, 그 충격으로 몇 미터 가량을 날아가고 말았다. 그리고 쓰러진 채로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속수 무책인 그를 향해 차원종은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기 시작했다.
"호오, 방금 전은 위험했습니다. 아! 당신의 위상 잠재력은 엄청나군요. 후에 엄청난 사냥꾼이 되겠어요. 물론제가 당신을... 꽥!"
"와토호! 세하야! 괜찮냐?"
"아! 제저씨!"
"형이라도 불러!"
차원종의 입을 다물게 한 것은 다름아닌 제이의 강렬한 발차기 세례였다. 다리가 너무 빨라 여러개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 공쳑을 예상하지 못한 차원종은 미처 방어할 새도 없이 맞았는지, 저 멀리 날아가 꿈틀대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꼴 좋다 차원종! 세하야 도망치자. 지원군이 왔어."
"아 다행... 윽! 움직일 수가 없어요!"
"이런, 내상이라도 입은건가?"
제이는 다급하게 세하를 들쳐매고 슬비와 유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특경대들이 차원종을 향해 위상 관통탄을 겨누고 있었다. 차원종들은 주춤 거리더니 다친 대장을 데리고 도망같다. 움직일 수 없는 세하는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세하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듣고야 말았다.
"예? 네가 디스크라고요!"
"네 디스크요. 매일 그렇게 꾸부정한 자세로 게임만 해대니 어쩔 수 없죠."
"내가 디스크라니! 의사양반, 게임기를..."
"게임을 너무 많이해서 허리가 다친 거라니까요? 게임기는 당분간 압수에요."
세하의 표정이 일순에 일그러졌다. 하지만 여의사는 냉정하게 그 표정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 세하는 베게에 얼굴을 파뭍고 두시간 잤다. 그리고 조금 울었다.
다음날 슬비가 세하의 병문안을 오게 됐다.
"그러게, 내가 말 할 때 좀 듣지!"
"으으. 미안하다고. 아니 그렇게 귀여운 얼굴로 화를 낸 네 잘못이야!"
"뭐, 뭐!"
"미, 미안해! 으악! 농담이었어! 난 환자 으악!"
슬비는 붉어진 얼굴로 세하의 허리를 내려조겼다. 세하는 농담 한번 잘못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슬비에게 또 빌고 빌었다.
잠시후 슬비가 떠나면서 말했다.
"빨리 낳으라고. 실전 감각을 잃으면 큰일 나니까."
"오, 신경써주는 거야? 고마워."
"아니 팀원이 한명줄면 그만큼 일이 힘들어 지니까 그런거야. 네 몸상태 따윈 과, 관심 없다고."
그리고 그녀는 몸을 뒤로 획 돌리더니 방에서 튀쳐나갔다. 세하는 순간 시무룩해졌다. 그러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창문을 바라보았다. 빛나는 햇살이라도 보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았다. 그떄 슬비가 정문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세하는 그걸 보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성실하고, 강하고, 리더쉽 있는 슬비에 비하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사흘 후, 그의 허리가 많이 나았다. 완전히 다 나을 때 까지 게임기를 줄 수 없다는 여의사에 말에 세하는 온통 침울해져 있었다. 그런 그에게 제저씨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어이, 게임하나 못하는 거 가지고 그러는거야? 나 때엔 먹는것도 제대로..."
"그러니까 아저씨라는 말을 든든 거에요."
제이는 그 말에 꿀밤으로 대꾸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허리가 다쳐서 게임을 못한댔지? 그럼 운동을 해 보는 거 어때? 내가 유리한테 부탁을 좀 해볼게."
"아, 그러고 보니 유리 검도라던가 꽤나 잘했죠."
제이는 유리를 데려 왔다. 그리고 간곡하게 세하를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이 돌보는 팀원들이 더이상 다치는 걸 보고 싶지는 않았을 터였다. 유리는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세하에게 말했다.
"원래는 트레이닝 비를 받아야 하지만, 제이 오빠 부탁이라서 공짜로 해주는거야. 감사하라고."
"정말? 이거 어떻게 고마워 해야될지..."
"그럼 어디서 폐기 삼각김밥이라도 구해 오든가. 동생들 주게."
"하하. 농담이지?"
"진담인데?"
세하의 표정이 순간 다시 굳어졌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그 훈련에 비하면 편의점에서 창피하게 삼각 김밥을 얻어 오는 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