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정미→제이←하나] 우리를 구해주세요, 그대... 모두의 시점 上편
수민혜 2015-04-24 6
[중편][정미→제이←하나] 우리를 구해주세요, 그대... 모두의 시점 上편
어, 네. 다시 한번 찾아왔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들의 제저씨에게 누군가가 코드를 심어주게 되는 편이 나왔군요.
으하하하... 다시 한번 말하는 거지만, 제이가 되고 싶...
... 넘어갑시다.
이번 편은, 세명의 시점이 모두 들어가있는 편이긴 하지만... 그 비율은 공평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직접 보시는게 좋겠지요?
이번 편 역시 삽화가 담겨있습니다. 아래 링크들은, 각각 해당 삽화의 링크와 이전편의 링크가 있습니다.
이번 편의 삽화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 배권 님 ' 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삽화 링크↓
이전편 링크↓
링크까지 올려드렸으니, 이제 슬슬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편 역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 )
추가로, 이 글은 이상한 부분이 보이거나 오타가 발견되면 수시로 수정을 거듭합니다!
P.s : 이번편은 모두의 시점 편이라고는 했지만, 제이 시점만 3인칭이고 나머지 두 여학생은 각각 1인칭으로 표현이 되었네요.
그래서 모두의 시점으로 제목을 선택했습니다.
혹시라도 혼동이 오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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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아. "
정말, 나는 뭐 때문에 그렇게 아저씨를 괴롭혔는지... 지금 생각하니까 굉장히 낯뜨거워 죽을 지경이었다.
... 이건 유하나... 그 녀석의 잘못도 있는거야. 어떻게 그런... 그런 모습을... 보일 수가...
" ...... "
아니... 잠깐. 내가 왜 이런걸로 낯이 뜨거워야 하는거야...? 아... 뜨거워야 하는건 맞나...?
...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람?
" 몸은 좀 어때, 괜찮은거니? "
내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다. 조금 전에 나와 하나를 구했던... 그 아저씨 였다.
사실 아저씨라고 부르긴 미안하긴 하지만... 그 때 나를 정말 짓궂게 대한 이 사람이 너무 괘씸해서라도 이 사람을 아저씨라고 계속 부르고 말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내가 괜찮다는데 왜 구하러 가지 않았담? 다시 생각해도 괘씸한 사람이다, 이 사람.
" ... 괜찮아요. 아직 걷는게 힘들긴 하지만... 못 걸을정도는 아니에요. "
아저씨는 곧 나를 이리저리 눈짓으로 살피신 이후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 외상이 없어보여서 다행이구나. 흉이라도 지면 큰일이니까 말야. "
" 아... 아저씨가 상관할 건 아니거든요!? "
나는 일부러 듣는 말마다 가시 돋히게 대답해버렸다. 괘씸한 것도 있었지만... 이 사람은 클로저 였으니까.
내가... 지금까지 증오하며 살아왔던... 그 클로저 말이다.
" 그런데... 왜 아저씨가 온거에요? 다른 애들은요? "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물었다. 한땐... 친했다고 생각했던 애들이었으니까.
" 자신들이 구하지 못했다고 해서, 미안한 마음에 오지 않겠다고 하더군. 그래서 나한테 너보고 미안하고, 괜찮냐고 전해주라고 했었어. "
" ... 정말 미안하면 직접 와서 보기라도 하던가... "
아저씨의 답에, 나는 작은 목소리로 실망스럽게 투덜거렸다.
그러다가, 약간 이상한 것이 느껴져서 아저씨 쪽을 봤더니... 이 아저씨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만 있던 것이 보였다.
" 무슨, 용건이라도 있어요? 아저씨? "
왜 그런 눈으로 보느냐는 듯한 투로, 내가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 미워할 대상이라면, 나 하나로도 족해. 굳이 애들한테까지 그렇게 적대감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
아저씨의 말을 듣고서...... 나는 무언가 허를 찔린 듯한 반응을 보여버렸다. 마치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들어버린 사람이 되버린 것 같았다.
" ......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건데요? "
나는 모르는 척, 아저씨를 향해 그렇게 되물었다. 그리고...
" 말 그대로야. 미움 받는 클로저는, 나 하나로 충분하니까 말이지. 애들한테 가있는 화살, 나한테로 돌려줬으면 해. "
조금... 강단 있는 톤의 목소리지만 간곡히 부탁한다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띠고 있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말을 듣는 순간... 담아놓았던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 ...... 아저씨 같은 클로저 때문이에요. 내가 애들하고 척을 지게 된 것도...... 전부, 아저씨 같은 클로저들 때문이라구요...... "
" ...... "
그렇게 운을 띄우자, 아저씨는 잠자코 듣기만 했다. 위협적인 눈빛도, 행동도 없었다.
그저, 아저씨는...... 날 그냥 겸허하게 지켜보기만 했다. 그래서 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속에 담아두었던 그 증오감을 드러낸 것도...... 말이다.
" 대체 아저씨 같은 클로저가 그 날 했던 일들이 뭐였나요? 아니, 정말 그 때 당시에 클로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던게 맞는거에요? 그래서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이런 사태가 일어나도록 만든거냐구요! "
그리고...... 곧 내 목소리가 격해지면서 속에서 생각하고 있던 진심을 터트려버렸다. 내가 말한 그 날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는지 아저씨는 내게 따로 묻지 않았다.
분명...... 역지사지를 알고 있던 나 조차도, 눈 앞의 아저씨처럼 클로저 였다면...... 분명 이 말을 듣고선 크게 화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의 말들이었다.
하지만, 격해질대로 격해진 내 감정은...... 내가 가진 속마음을 더 숨기지 말라고 유혹했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그 유혹에 넘어가버리기로 했다.
" 난...... 믿을 수 없어요. 정말 클로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았을 거라구요...... 그리고...... 그리고...... "
나는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때의 아픈 기억을... 더는 꺼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게 느껴졌고...... 그 때문에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 ...... 아저씨 같은... 어른 클로저들이 전쟁 때 차원종을 모두 물리쳤다면...... 애들이 아저씨 같은 클로저로 뽑혀져 갔을 일도 없었을 거에요. 난 그래서...... 아저씨 같은 클로저 들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요...... "
그 말이 끝난 뒤로, 아저씨를... 있는 그대로의 적의를 담아서 노려보고는 나머지 얘기를 꺼냈다.
" 대체 당신들은 왜...... 내게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가는건데요......? 왜...... "
난...... 그 얘기를 모두 끝낸 것이 후련해서인지, 아니면 더 착잡해진 마음 때문인지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느끼며 속으로 화를 냈다.
조금만 더 참았으면 눈물을 보일 일도 없었을테고, 이렇게 누군가를 붙잡고 비난하듯이 말하진 않았을테니까......
결국 눈을 감고 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을 때였다.
" ......! "
뺨을 타고 흐르는 내 눈물을 누군가가 닦아주고 있었고...... 그 느낌 때문에 천천히 눈을 떴을 때, 아저씨는 내 키에 맞춰 자세를 낮춘 상태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대체 왜? 이런 적대감을 보였는데도...... 나를 이해하려는거야? 이 사람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이 사람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 ...... 지금으로선, 내가 무슨 얘기를 한다고 해도 네가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걸 알아. 그래도...... 이 말은 전해주고 싶구나. "
그리고...... 아저씨는 내 눈물을 다 닦아주고는 손을 거두면서 나를 바라보셨다.
그 때, 난 볼 수 있었다.
" 나 같은 어른들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이런 부족한 모습을 보이게해서...... 미안하구나. "
이 말밖에는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네게 이런 감정을 갖게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눈물을 보이게 해서 미안하다고.
아저씨는 그런 뜻들을 담은...... 참담하지만 담담하려 했던 표정을 지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안해 하는 모습을 말이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아까보다는 눈물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 혼자 있고...... 싶어요. 돌아가줘요...... "
더이상, 아저씨한테 만큼은 이 모습을 더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내 모습이 뭐가 좋은 모습이라고 보이고 싶겠냐구......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 그래. 일단은...... 쉬고 있거라. 아저씨는 물러가마. "
그렇게 말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리를 벗어나는 아저씨였다.
...... 정말이지, 난 어린애가 아닌데......
" 뭐야, 다 아는 사람인 것처럼...... "
그런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투덜거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켜보던 그 사람의 뒷 모습이...... 너무나도 쓸쓸해 보이기만 했다고 느낀 것은, 머지 않은 일이었다.
.
.
.
" ...... "
제이는 정미와의 만남 이후로, 몇시간 째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차원전쟁 시절. 숱한 전장을 봐왔던 그였기 때문에,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의 눈물들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미와의 만남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속마음과 모습을 본 순간, 그녀 역시 차원전쟁의 피해자 가족이었던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눈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 눈빛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제이는 그 모든 것을 몇 순간만에 알아챈 것이다.
그가 클로저로서 은퇴한지 8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은퇴하기 이전에도 길고 길었던 클로저 요원으로써의 삶. 이제는 익숙해졌을만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제이는 아직까지 그 눈빛들을 보면서도 익숙해지지 못했다.
" 후우...... "
그랬다는 것을 깨닫기라도 했는지,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는 그였다.
" 무슨 숨을 그렇게 산이 가라앉을만큼 쉬는거에요? "
그런 그의 오른편에서, 무슨 걱정이 있냐는 듯한 톤의 여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관리요원, 김유정 이었다.
제이는 그녀를 향해 돌아보고선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고, 그 것이 약간 부담스러웠는지 눈동자를 옆으로 굴리며 시선을 조금 회피하는 유정이다.
" 제,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왜 그렇게 빤히 보시는거에요? "
유정이 그렇게 묻자, 제이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것처럼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 ...... 실례했군. 미안해. "
그의 대답에, 유정은 속으로 꽤 놀란 눈치를 보였다. 평소에 사과를 해도 능글 맞은 분위기로 사과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어째서인지 이번만큼은 그의 진심이 조금 엿보이는 사과를 들어버린 것이다.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
그래서인지, 유정은 그가 왜 그러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그런 질문을 건넸고, 그 질문을 받는 순간 제이는 아주 잠깐. 아주 잠깐동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그렇게까지 평소같지 않았던 것을 탓한 영향인지, 지금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불안해하고 있을거라는 것을 그제서 인지한 영향인지 어느 쪽인지는 잘 몰랐지만 어느 쪽이든 간에 누군가가 자신으로 인해 신경을 쓰이게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실례되는 행동을 저지른 것이라 생각이 들어버린 그였다.
" ...... 지금까지 살면서 말야. "
조금 결심을 했는지, 그가 입을 어렵게 열었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었던 것일지도 모를거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 되도 않는 이유를 가진 비난을 듣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단순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우리는 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없는 사람들의 헛소리들 이라고만 생각 했었거든. 아마...... 전쟁 때의 나는, 어렸을 때의 나는 그런 생각으로 전쟁에 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 "
평소의 그다운 목소리로 첫번째 운을 띄운 제이. 그의 이야기에, 유정은 조용히 경청하기 시작했다.
" 하지만, 그래도 내 소신을 다해서 임무에 최선을 다해왔고...... 차원종들과 싸워왔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그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게 아니라...... 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싸워왔던 것 같았어. 우리 같은 클로저들을 비난하는 작자들한테, 우린 이렇게 할 수 있으니까 더 이상 우리한테 그런 비난을 주지 말라! 라는 식으로 말이야. "
그가 말을 거기까지 하면서, ' 물론, 지금은 그 때의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지만 말이지. ' 라고 중얼거렸다.
" 그러다가, 전쟁 중에 상부의 명령을 받고 고위 인사들의 호위를 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이 있었어. 우리 같은 요원들이야, 상부의 명령에 따라야하는 존재들이니 그러겠다고는 했었지. 그런데 같은 시각에, 또 다른 사건이 터져버린거야. "
" 잠깐만요. 그럼 설마... "
제이가 얘기를 하던 중간에, 양해도 구하지 못한채 유정이 그를 보면서 운을 띄웠다.
그 때문에 유정은 순간 자신의 입을 양손으로 막았지만, 제이는 그저 미소를 지어보이기만 했을 뿐이었다.
" 뭐, 유정 씨도 알만한 사건이겠지. 바로 민간인 지역에 차원종들의 습격이 있었던 거였어. 그래서 해당 지역에서 긴급 구조 요청을 해왔던 것이고 말야. 하지만 그 때 당시에 나를 비롯한 클로저들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어. 게다가 이리저리 전쟁터를 돌아다니며 지칠대로 지친 몸들이었지. 그래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했어. 높으신 분들의 손을 들어줄지, 민간인들의 손을 들어줄지를 말이야. "
그러면서 그는 ' 지금 생각해보면, 터무니 없는 생각들이었지만... ' 을 덧붙였다.
" 그런데, 그렇게까지 이야기가 나오니까 조금 겁이 나더라고. 높으신 분들의 손을 들어주면, 구조 요청을 했던 민간인들이 모두 죽을 것이었고... 그렇다고 민간인들의 손을 들어주자니 높으신 분들이 죽는 것들은 고사하고 상부에 대한 명령 불복으로 팀 전체가 부서지고, 자칫 잘못하면 우리들도 모두 죽을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게 되버린거야. "
" ...... "
" 결국, 우린 높으신 분들의 손을 들어줬지. 그리고 이후의 결과는...... "
제이는 더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마치, 얘기하지 않아도 알거야 라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유정 역시 아무런 얘기도 하지 못했다.
" 그 이후로 높으신 분들의 눈에 들어가는건 성공했지. 그런데 우리는 기쁘지 않았어. 아마... 우리 자신들이 혐오스럽기까지 했었을거야. 결국, 우리는 사람에게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이들의 손을 들어준거나 마찬가지 였으니까. "
유정은 볼 수 있었다. 그가 쓰고 있는 선글라스 때문에 희미하게 보이긴 했지만, 그는 지금 자신을 혐오하고 있다는 그런 눈빛을 말이다.
그리고, 그가 아직도 그 때의 일들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 또한 알게된 그녀였다.
" 제이 씨... "
그녀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보는 것을 느낀 제이는, 괜찮다는 미소를 건네줄 뿐이었다.
" 그 일의 영향이 컸기 때문인지, 평정을 가지기도 전에 죽은 동료들도 굉장히 많았어. 물론... 나도 그 중에 하나가 될 뻔했지. 그리고 죽어가던 그들 모두가 하나 같이 같은 말을 하는거야. 우리가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죄책감을 가질 수 있었을까 라면서 말이지.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것에 대한 답은... 나도 줄 수 없는 것들이었어. 아니, 내가 아닌 누구라도 그랬을거야. "
제이는 어느새 작전 지역이 되버린 고등학교의 벽에 기대며 팔짱을 낀채, 낯선 분위기의 학교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러다가 어느 날이었지. 평소처럼 작전을 수행 중이었을 때였어. 동료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작전을 멈출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움직여야만 했어. 그래서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려고 했을 때... 우리들의 팀 앞에서 한 민간인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우리들의 앞길을 막고 있었던거야. "
팔짱을 끼던 손에 힘이 들어간 제이. 그 모습을 본 유정은, 그 때의 일을 말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것 같다 라고 생각했다.
" 일단 민간인 이었으니 관계자 외에는 출입금지라고 하면서 내보내려고 했어. 경비대원이 그 아가씨에게 다가가던 그 순간, 그 아가씨는 민간인이 구조 요청을 했던 지역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있었다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하더군. "
제이의 얘기를 듣던 유정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에 놀람을 속으로만 드러냈다.
" 그 얘기를 듣던 우리들 모두가 움직임을 멈춰버렸지. 아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 우리들은 아직 그 때의 일들을 마음 속에 담아둔 상태였었으니까. 그리고, 그 아가씨가 꺼낸 말들 모두가... 우리에게 비수가 되어서 돌아와버렸어. 가치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우리들이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이지, 우리들이 사람이냐고 우리들을 맹렬히 비난했지. "
" 그게 제이 씨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
유정은 결국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던 제이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 이거, 내 편을 들어주는건가? 유정 씨? "
유정의 말에 제이는 그렇게 물었다.
" 그, 그런거 아니거든요!? "
물론 그녀는 부끄럽다는 듯, 제이의 말에 그렇게 답했다.
" 사실 우리들의 잘못이야 맞지. 팀을 반으로 나눠서 그 민간인들을 구조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 말야. 그 때문에 죄책감을 가진 상태 였었으니... 그 말을 들을만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을 들었던 순간이 가장 통쾌했던 때였지만...... "
제이는 말을 잇다가 다시 한번 한숨을 쉬어버렸다.
" 그 때 당시의 나는 너무 어렸던 나머지, 그런 말을 듣기 굉장히 싫었었어. 우리가 누구들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는건데, 알아주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비난할 수 있는거냐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 민간인을 보며 외쳤지.
' 당신이 우리에 대해서 뭘 아는거야! 우리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러고 있는거라 생각하는 거냐고! 그렇게 우리를 비난할 자격이 당신에게 있다고 생각해?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
라고 말이야. "
그는 결국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 때의 기억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드러낸 것과 마찬가지 였다.
그런 얘기를 듣던 유정은, 굉장히 놀란 상태였다.
평소에 능글 맞고 아이들에겐 한없이 친절다감한 아저씨 인줄만 알았던 그가, 과거에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에 말이다.
유정의 그런 표정을 이해했는지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가 겨우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 ...... 뭐, 그 뒤로는 그 민간인 아가씨는 경비요원들에 의해 쫓겨났고. 우리는 다시 임무를 수행했지. 그 때부터 였을거야. 내가 클로저로써 있던 것을 후회하고, 또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말이지. "
제이는 그 것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잠깐동안 둘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에 보였던 당연한 반응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흘러......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제이였다.
" 내가 방금 전에, 이런 얘기를 했을거야. 되도 않는 이유를 가진 비난을 듣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것을 말야. "
" ...... "
유정은 그의 말을 말 없이 경청했다.
" 하지만...... 백번 들어맞는 이유를 가진 비난을 듣는 것은, 1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아주 어려운 것 같아. "
뒤이어 제이는 자신의 속마음을 그렇게 드러냈다.
자신의 뒤늦은 후회. 그 것을 속죄하고 싶지만, 이미 늦어버린 순간. 그리고...... 지금의 모습으로 추락해버린 자기 자신.
그 모든 것이 함축된 그의 말은, 유정 그녀의 마음마저 아프게 만들었다.
그의 진심이 느껴진, 그가 지금까지 감춰온 자신의 진심 일부를 드러낸 것을 알아챈 것이다.
" 제이 씨...... 난... "
유정은 그런 제이를 향해 뭐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입을 여는 순간...
- 삐리릭!!
유정의 허리 쪽에서 무전음이 들려왔다.
순간 유정은 주저했다가, 허리에 있는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 네, 김유정 입니다. "
짧은 그녀의 응답 이후로 들려오는 무전에선...
" 네? 뭐라구요? 두 학생을 호송중이던 차량이 차원종에게 습격을 당했다구요!? "
그녀의 외침에 제이가 고개를 격하게 들어올려 유정을 바라보았다.
"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저희측 요원을 보내겠습니다. 네. 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가 한강 강변길... 근처라구요? 네. 알겠습...... "
유정이 마저 응답을 마치려고 했던 그 순간... 그녀의 눈 앞에서 제이가 저만치 사라져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제이 씨!? 제이 씨!! "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는 그에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부르고 있을 뿐이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 제발... 살아들 있어라! "
나는 그렇게 외치면서 한강 강변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사이킥 무브로 이동하면, 단 한순간에 이동이 가능한 거리였기 때문에 일단 먼저 뛰는 것을 선택했다.
사이킥 무브 자체로 체력 소모는 굉장히 컸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간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그 곳에 멈춰섰다.
그러면서 약간의 숨을 고른 이후에, 제자리에서 발을 풀면서 약하게 세차례 정도의 점프를 뛰었다.
그리고......
" 간다...! 흐이야하!! "
다리를 반정도 굽힌 이후, 온몸에 힘을 실어 큰 점프...... 사이킥 무브를 사용했다.
하늘로 날아오를 정도의 높은 점프 이후에 하는 착지에 부작용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지금 그딴 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 난...... 아직, 그 아이한테... 용서를 받지 못했단 말이다...! '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내 몸은 강변길로 향하고 있었다.
제발...... 제발 무사하거라. 그러지 않으면, 이 아저씨가 평생 한을 품다가 죽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우정미. 이 날카로운 꼬마 아가씨야. 제발 무사해라......!
" 그 애를 털끝 하나라도 다치게 했으면...... "
(해당 삽화 링크↓
그리고, 난 이 사태를 만든 차원종들한테 선전포고 하듯이 외쳤다.
" 네녀석들을 저승길로 편하게 보내지 않을거다, 이 괴물 새X 들아!! "
" ...... "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내 옆에 있는 정미 녀석도 마찬가지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테니까.
우리는 지금 유니온 본부로 차량에 탑승하던 도중에, 차원종의 습격을 받은 상태다. 그리고 지금 쯤이면, 한강 대로변에서 요원들이 탐색을 하기 시작할테고.
내가 여기까지 알고 있는 이유는... 이 사태를 벌이는데 일조한게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 ...... 겁이 나는거야? "
나는 생각을 잠시 멈추고, 녀석을 보며 그렇게 물었다.
" ...... "
녀석은, 대답 없이 나만 보고 있었다.
" 걱정 마. 이 주변에 있는 차원종들은, 우리를 해치지 않을거야. "
" ......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
내가 그렇게 운을 띄우자, 녀석이 뜸을 들이고서 반응했다.
그리고......
" 안심해.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우리들이 온거니까. "
곧 우리들의 뒤편에서, 소름 끼치도록 멋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게 있어선 더 이상 듣기 싫은 그런 목소리. 바로......
" 반가워, 유하나 양. 그리고 우정미 양. "
나를 조롱했던 마음에 안드는 녀석, 애쉬였다. 그 옆에는, 딱 봐도 그 녀석의 남매로 보이는 여자애가 같이 걸어왔다.
처음 애쉬 녀석과 만났을 때, 만나지 못했던 얼굴이었다.
" 후훗, 둘 다 귀염성이 있어 보이는 애들이네? "
둘을 보는 순간 난 생각했다.
어쩌면...... 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어간 것은 아닐까, 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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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것으로 모두의 시점 上편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번 편을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신강고 스토리를 기준으로 한 스토리지만, 알고보면 신강고 스토리와는 거의 별개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군요.
음...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신다면야, 저로썬 바랄 것이 없겠네요! : )
이번 삽화를 그려놓으신 '배권 님' 의 허락을 받아서 이렇게 삽화를 추가 했는데요.
사실, 이번 삽화의 크기가 너무 커서 제가 임의로 비율을 작게 해서 올려놨습니다.
혹시 제가 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해당 삽화를 과감히 삭제하겠습니다.
삽화 주인이신 배권 님! 의견을 들려주세요! 개인적으로 연락하셔도 좋습니다!
이번 편의 글자 색을 진한색으로 바꿔서 써보는데, 이거 썩 괜찮네요.
보는데 선명하기도 하구요. 괜찮다면, 다음 편부터 글자색을 이렇게 검은색으로 설정하겠습니다.
어... 이번편은 특별히 할말이 없는 것 같네요.
분명 할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있다면...
제 글을 봐주시고, 추천까지 주시는 모든 독자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는 것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많이 부족하지만, 제 글들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혹, 저의 팬이 되주신다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분들의 말을 듣고 어찌나 감동을 했던지...
그러므로...... 앞으로도 더 노력하는 글쓴이가 되겠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뵙도록 할게요!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 입니다! 모두 불타는 주말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