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기태x세린] [얀데레] 집착. -프롤로그-
Lacrimosa 2015-04-2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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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니 약간 뻐근한 느낌과 함께 왠지 모르게 음산한 분위기가 주변에 흐르며 자신을 반겼다.
어째서인지 머리가 띵하다. 술에 제대로 쩔은 뒤 아침을 맞은 기분이다.
몸을 움직이려는데 어째서인지 손목이 시큰한 느낌이 든다.
수갑이다. 빌어먹을. 위상력이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보아 아무래도 위상능력자를 구속할때 사용하는 물건인듯 하다.
주변을 둘러보려해도 칠흑같이 어두운 탓인지 눈을 떴는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
유니온 내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자라도 있다는 말인가.
비록 욕심은 있을지 언정 누구보다 클로저의 미래를 위해서 싸워왔다고 자부 할 수 있다.
혹시 데이비드 국장이 자신을 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 데이비드는 전혀 그럴 인물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배신당할지 언정 배신은 하지 않는 인물이니까.
아니면 데이비드의 적인 지부장이 자신을 노리는 것인가.
허나 그렇다고 자신을 아무런 구실도 없이 가둘 인물이 아니다.
지부장은 거대한 야심과 인내를 지닌 인물이다.
날 잡을 꼬투리를 잡아 날 나락까지 떨어뜨리는 방법을 쓸꺼라면 데이비드 리까지 몰아서 처리해버릴 인물이지 절대로 이렇게 날 혼자 가둘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차원종이 클로저를 가두고 이런 짓거리라도 한단 말인가?
애써 띵한 머리를 굴리며 생각을 해봐도 자신에게 이럴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다.
빌어먹을, 도대체 누가...
끼이익ㅡ!
거대한 금속재질의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귀를 긁었다.
갑작스래 들어온 빛에 눈이 부셔서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아마 현재 자신의 표정을 본다면 오만상을 찡그린 표정이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낯이 익은 여성의 목소리가 귀로 흘러들었다.
"어머 김기태 요원님 정신이 드세요?"
평상시와 같이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안심이 되었지만 왠지 뒷맛이 찝찝하다.
다시 눈을 뜨니 보이는것은 은발의 한 여성.
이제 20대 중반의 나이일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소녀처럼 앳된 외모와 보석과 같은 푸른 눈동자에 머리에 쓴 베레모.
자신의 비서인 오세린이다.
하, 이 녀석한테 오한을 느끼다니 나도 이제 늙은건가..
하긴 데이비드의 오른팔로써 일해온지 10년이 넘었다. 자신도 늙어가는것인가.
"아 잘 왔다 호박. 빨리 이것 좀 풀라고. 손목이 시큰해서 죽겠..."
"그건 못해요."
"...하? 지..지금 너 뭐라고 하는거..."
왠지 모를 음산함이 느껴지는 미소에 말을 더듬었다.
어째서인지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침과 동시에 전신의 피가 식는듯한 감각이 짜릿하게 온 몸을 덮쳐간다.
설마...
그녀의 웃음에 섬뜩함이 담겨간다.
─이윽고 그녀는 요염하면서도 섬뜩하게 웃으며 담담히 말을 잇는다.
"왜냐하면 요원님을 이곳에 가둔건 바로 저니까요."
"...뭐라고?"
뒷통수를 제대로 후려갈기는듯한 말에 정신이 멍해졌다.
날 가둔게 이 녀석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어째서인지 의문이 떠오른다.
만일 날 미워하는 유니온 상층부나 지부장의 짓이라면 날 가두고 밖에 자신들 밖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클로저들로 하여금 이 곳을 지키게 할 것이다.
더군다나 오세린의 능력은 전투가 아닌 서포터에 가까운 정신 장악,
그 능력을 자주 사용한 적도 없으니 클로저들의 정신을 장악하는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이 녀석이 내게 원한을 품거나 다른 이유로 지부장의 편으로 돌아서고 날 배신한것.
두번째는 정말로 낮은 확률이지만 이 녀석이 내게 장난을 치는것.
애초에 장난 정도인데 장난정도에 위상능력자 구속용 장비까지 사용하리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하..하하..하.."
핏기가 가시는 느낌을 몰아내며 애써 웃는다.
"어이 호박, 그런 농담은 해도 재미 없으니까 이제 그만.."
"어머, 혹시 제가 농담을 하는걸로 보이시나요? 김기태 요원님?"
스산한 목소리가 귀를 날카롭게 후벼파듯이 찔러온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빛이 사라진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탁하게 자신을 응시하는 느낌에 섬뜩함이 느껴졌다.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말을 잇는다.
"그럼 대..대체 이유가 뭐야? 지부장의 손이라도 잡은거냐? 날 없애서 데이비드 국장을 고립시키려고?"
이어 그녀는 살짝 웃는다. 웃음소리가 광기와 뒤섞이며 서서히 커져간다.
"하하.. 하하하...! 하하하핫!!!"
안으로 들어온 빛의 의한 탓일까. 뒤에 그림자가 비친 그녀를 바라보자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쳣다.
혹시 자신이 악몽을 꾸는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지만 이것은 악몽이 아니다.
오히려 악몽보다 더욱 잔혹한 '현실'이다.
그 사실을 실감하자 믿었던 부관의 배신이란 사실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내리 꽃혔다.
왠지 모르게 씁쓸한 감정이 분노와 함께 얼굴을 내밀며 북받쳐 올랐다.
배신감과 모욕감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와중에 그녀는 웃음을 그치고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검지로 닦아내며 말을 잇는다.
"역시 머리가 좋으시네요. 네 지부장님에게 도움을 받은건 사실이에요."
또각, 또각, 또각, 또각...
그녀의 말과 함께 마치 조롱하듯이 구두의 굽이 바닥과 부딫히는 금속성을 내며 서서히 그녀가 거리를 좁혀간다.
이어서 그녀는 날 향해 몸을 숙이며 얼굴을 들이밀고는 그대로 고개를 움직여 황홀하게 귀에 입술을 가까이 대며 말을 이었다.
달콤한 목소리가 둑을 품고 노래하듯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시네요. 제가 지부장님과 손을 잡은 이유는 바로..."
이어서 그녀는 다시 내 눈동자와 시선을 맞추고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로 내 턱끝을 잡고 황홀하게 들어올린다.
환희의 찬 그녀의 표정이 두 눈을 통해 전해지고 그대로 야릇한 광기가 적절히 뒤섞인 요염한 미소와 함께 그녀가 조용히 입술을 포게왔다.
"츄릅..."
타인의 입술을 탐하는 추잡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혀가 유연하게 침투한다.
서로의 호흡을 뺐으며 두 혀끝이 더욱 깊이 맻어짐과 동시에 그녀의 입안에서 풍기는 묘한 과일향이 서로 섞이는 혀를 타고 전해진다.
왠지 모를 수치심이 머릿속을 서서히 채워간다.
이후 1분쯤 지났을까 포게진 입술이 떨어짐과 동시에 서로 뒤엉킨 타액의 실선이 길게 늘어지며 그대로 끊어졌다.
이윽고 그녀가 조용히 말을 잇고 그 두 뺨이 황홀하게 홍조로 붉게 물든다.
"바로 요원님 때문인걸요."
광기가 뒤섞인 황홀한 목소리가 집착과 뒤섞이며 귓속을 울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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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잉여입니다. 한번 아이디어가 떠올라 얀데레화한 세린양이라는 주제로 소설을 써보았습니다.
갓-기태의 정조가 위험하다. 근데 19금은 아니니까 괜찮아요 헤헤.
얀데레는 무서워하는지라 소설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잦은 클창라이프로 필력이 다시 녹슬었네요..
원래는 3인칭으로 하려고 했는데 3인칭은 잘 안써지기도 하고
그냥 단편으로 몇화 연재하고 끝내려고요.
근데 다음화가 언제 나올지는 작성자도 모릅니다<<
안나올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