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누님콘 2015-04-13 1

"사육당하는 동물들의 기분을 조금 알거 같네"


흰방안에 소녀의 목소리가 나즈막하게 울렸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소녀는 단지 클로저보다 주목을 받고 싶었다. 그 기분이 잘못 된걸까.


물론 소녀의 행동은 비난받아야 마땅했다. 단지 돋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다른 사람들이 다치는 것은


안중에 두지않고 일을 벌였으며 궁극적으로 인류를 배반하는 행위를 했으니 자신의 이런 처지는 당연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지금 이 방안에 감금 되어 있는 여성은 신강고의 유하나였다.


"실험을 한다고 했는데.... "


그녀는 중요한 실험체 였다.


차원종이 되기전 까지 갔다온 유일무이한 사람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유니온에서는 그녀를 보호 라는 명목 하에


실험체로 쓰이고 있었다.


"안녕 유하나양 지내는대는 불만이 없나요?"


단정한 단발머리 타이트한 치마 말끔한 흰가운을 입은 여성이 들어왔다.


"내 이름은 정도연 전에 신강고에서 한번 봤지요?"


"아..."


유하나에게 확실히 기억에 남는 이름이였다. 클로저요원들이 활동할때


이것저것 지시를 하면서 연구를 하던것이 기억이 났다.


"무슨 일 이신가요. 몰락한 저를 비웃으려고 오신건가요?, 아님 저한테 뭔가더 캐낼 것 이라도?"


그 사건을 아는 사람중 한사람이기에 유하나 자신의 비틀린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물론이지요 당신의 협력이 꼭 필요하니까 말이죠."


정도연은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유하나가 누워있는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다가온 그녀는 팔을 뻗어 유하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겁먹지 말아요 실험은 결코 무섭거나 당신의 생명에 해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저는 조각나거나 하지 않는 건..가요?"


유하나는 차원종이 될뻔한 자신의 육체를 목적으로 자신의 신체가 조각 조각 나는줄 알았다.


"물론 상부에서는 그런 소리도 나오긴 했지만..."


유하나는 몸서리치듯 몸을 떨었다.


"반대가 더 많아서 그런것은 하지 않았지요. 대신."


정도연이 쓰다듬던 손을 떼며 말했다.


"당신에게서 나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기로 했답니다."


"...가능성?"


"네. 가능성"


정도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로 지금부터 실험을 시작해 볼께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안에 무언가 큰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면서 침대를 포함한 약 2평정도의 공간이 땅으로


꺼지기 시작했다. 층이 꽤나 두꺼운지 오랬동안 아래로 향하더니 이윽고 다시 밝은 공간으로 내려왔다.


덜컥 소리와 함께 내려가던 것이 멈추자 여러사람들이 그녀의 몸 이곳 저곳에 센서들을 붙이기 시작했다.


"히익!"


몸 깊숙한 곳까지 전극을 붙이니 소름이 돋는 나머지 약간의 비명이 나왔으나 그들은 그런것도 관심이 없는지


계속해서 실험준비를 해나갔다.


"자. 준비가 다 되었군요 마음의 준비는 하셨나요 유하나양?"


정도연이 다시 그녀의 곁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그녀는 기대가 됬는지 약간 상기된 표정이였다.


"...준비랄꺼 까지 있나요. 어짜피 죽던 살던 그쪽이 결정하는건데."


유하나는 유니온에 잡혀들어온 시점부터 그런 결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은 포로라고 그것도


적의 편에 넘어간 배신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어머... 우리는 당신을 죽일 생각 따위는 없어요"


정도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오늘 실험은 당신에게 약간의 위상력을 흘려 보낼 꺼에요. "


유하나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일반인의 몸에 위상력을 흘려보내면 죽는다고 들었기에...


하지만 금새 표정이 바뀌었다. 오히려 좀더 편해진 표정이였다.


"시작하시죠."


그렇게 그녀의 인생을 뒤바꿔 놓을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2024-10-24 22:25:3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