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덕후나하는캐릭 2015-04-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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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런 작전에 내가 간것은 필연 이었을까.
세하는 모두 퇴근한채 둘만이 남은 이 방에서 나의 몸을 마치 강아지를 다루듯 그 부드러운 손끝으로 나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너와 만남으로써 행복이라는걸 얻었어.."

나의 진심어린 마음을 그에게 부끄럽다는 듯 전하자 세하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부드럽게
삼켜갔다.

"작전...조심히 하고 와..."

얼마전까지 게임만 하는 그 얄미운 모습이 어느새 이렇게 듬직하게 보였던 걸까.
그렇게 나는 세하를 뒤로 하고 1인작전으로 몸을 향하였다.


슈슈우우우웅

나의 손끝에서 분홍색 광선이 차원종의 몸을 거칠게 찢어 발긴다.

"음...?"

내 눈앞에는 처음 보는 형태의 굳이 분류해 보자면 진흙형태의 차원종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다지 강해보이지는 않는 저 허약한 몸체에 나는 그렇게 방심하고 말았다.

꿀러어억

녀석은 나의 전자폭풍을 가볍게 몸을 꿀럭대며 흡수해 버렸고 그 녀석은 덩치에 맞지 않는 빠른 몸 놀림으로 나에게 공격을 가했다.

"꺄아아아악!"

녀석의 점액덩어리가 나의 팔꿈치 쪽에 덮혀지며 더럽혔고 나는 그 기분나쁜 감촉을 감수하고 결전기를 사용해 녀석의 몸을 산산히 부수었다.

"시내버스다!!!"

나의 결전기에 의해 그 진흙같은 형태의 차원종의 몸은 산산히 부서져버렸다.
긴장이 풀리자마자 팔꿈치쪽 참을수 없는 뜨거움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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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슬비야? 파..팔이??"

재해복구 검은양팀 휴게실.
출근 시간에 맞춰 다들 졸린 눈을 부벼가며 휴게실의 문을 열었지만 이슬비의 모습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서유리는 당황한 듯. 안색이 창백해지며 이슬비의 팔을 쳐다보다 이내 견딜수 없다는 듯 얼굴을 획 돌려버리고 만다.

"뭐...뭐야 그건? 대장... 뭐냐구!"

제이조차도 비타민제 뚜껑을 열다 놀란 표정으로 약들을 다 우수수 떨어뜨려 버린다.

"그...그게...어제 작전을 끝내고 집에서 화상약을 바르고 잤는데...일어나보니..."

이슬비는 세하의 모습을 찾아 나선다. 

"으...으아아아!!"

세하는 이슬비의 팔을 보자 놀랐다는 듯. 의자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채로 숨을 몰아쉬었다.

"세...세하야?"

"스...슬비 너 그거 뭐야!!! 뭐냐구! 가...가까이 오지마!!!"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보듯. 어제만 해도 자신을 소중한 보물 다루듯 바라보던 따스한 눈은 전**에 걸린 환자라도 만난듯한 경멸의 눈빛으로 바뀌어있었다.
작전실의 모든 사람들은 이슬비의 팔은 정체불명의 초록색 점액질로 울룩불룩하게 튀어나온 팔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래서 저..저..치료 받으려..고.."

이슬비는 아직도 자신에게 보내던 그 혐오스러운 흉물을 쳐다보는 듯한 이세하의 눈빛을 계속 떠오르자 괴로워 말까지 더듬고 있었다. 

"스...슬비야 캐...캐롤리엘씨에게 일단 가서 처방을 받아보는건.. 어...어떨까 하..하하.. 별거 아닐..거야!"

유리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을 건네주었지만 그 더듬는 말투와 징그러운 벌레를 보는 표정은 이슬비에겐 상처만이 더욱 가중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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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런건 처음 보는군요..."

캐롤조차도 이슬비의 팔에는 할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나...낫게 해주실수 있나요?! 네?! 제발요!"

이슬비의 절망적인 비명의 울림이 캐롤의 연구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지만 캐롤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슬비의 환부를 
의료용 장갑을 끼운채 살피고 있었다.

"이건....옛날에 멸종된 오염타입 차원종과 접촉했을시 나타나는 증상이에요.....대체 어디서 만난거죠??"

"어...어제 쇼핑몰 1인 작전을 하다가 였어요! 그런것보다! 제발! 언니! 제발! 고칠수 있는거죠?!"

평소 직책을 부르는 호칭이라던가 공사관계를 확실히 하는 이슬비는 없고 그저 자신의 팔을 걱정하는 가녀린 소녀만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가벼운 접촉인거 같아 다행이에요 몸에라도 붙었다면 정말..."

"됐고 고칠수 있냐고 없냐고!!!!"


이슬비의 절규에 가까운 비명에 눈이 휘둥그레진 캐롤은 이내 여자로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그녀였기에 냉정히 숨을 고르고 이야기를 해 나갔다.
"연구를 진행하다 이 진흙형 차원종은 멸종했기에 샘플도 구할수 없어 연구도 중단되었죠...그때 오염된 소수의 클로저들은 두가지 선택을 했어요."
캐롤은 다시한번 숨을 들이마시더니 말을 이어간다.

"환부를 절단하거나...미개발 백신을 투약하는거에요."

"저..절단이라구요?! 말도 안돼! 왜 왜 그렇게 해야하죠?!"

"추가적인 오염은 되지 않는 증상이라 아마 다른 부위로 전염되는 일은 없겠지만..그 상태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테니깐요..차라리 깔끔하게 잘라버리는거죠..."

"그..그러면 백신! 백신이 있잖아요!"

"....백신은...말 그대로 임시 방편으로 급하게 만든거라 완벽하지가 않아요..샘플도 멸종했다고 판단해서 추가적인 연구도 중단했고요..이 백신은 말 그대로 모아니면 도식의 방법이에요"

캐롤은 슬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백신에 체질이 맞는다면 환부가 서서히 고름이 나 떨어지며 새 살이 돋지만 반대라면 그대로 엄청난 고통과 함께 사망하고 말아요"

"그....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평소 도박하는 사람들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그녀였기에 지금 이런 상황이 더욱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슬비요원. 그래도 다시 출현했다는건 샘플이 있다는 이야기니까 완벽한 백신이 개발될동안....기관으로 돌아가서...입원해 있는게..."


이슬비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한다.
이대로 기관으로 돌아가서 개발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기약없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인가. 

일단 절단은 논외였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슬비의 입술은 파르르 떨리며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배...백신..주...주세요!!"

캐롤은 이슬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듯 이내 의료 창고에 들어가 날카로운 침이 박혀있는 주사기와 무엇인가 빼곡히 적힌 A4용지를 들고
이슬비의 앞에 내려놓았다.


".....작전중 급하게 이것 저것 법적절차를 밟지 않고 응급 처방을 할수 있게 작성해둔 서류에요...읽고 사인을 하세요.."

자신의 미완성 백신을 주었다는 법적 책임까지 빠져나갈수 있게 완벽한 준비를 끝낸 캐롤에 서운함을 느끼는 이슬비였지만
그런건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고 당연한 조취일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그 빼곡한 글자를 한자 읽지도 않고 자신의 서명을 멋대로 휘갈긴 채.
주사기를 들고 모두 퇴근해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검은양 작전 회의실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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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퇴근한채 집으로 돌아가다 문득 이슬비가 너무나도 신경이 쓰인 이세하는 발걸음을 빨리해 작전본부 회의실로 향한다.
둘만의 사랑의 추억이 잠긴 그곳에 왠지 그녀가 있을거 같은 그저 근거는 없는 결정이었다.

"그래..팔이..팔이 그렇다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이세하는 위상력을 담아 재빠르게 몸을 공중으로 떠 어느새 작전본부 회의실에 도착해 문을 열어제꼈다


"슬비야!!!!"


벌컥

꿀러어어어억


꾸르르륵

"꾸르르르르르륵(세...세하야?)"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것은 이세하가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을 돌아다니며 질렀던 어떠한 비명보다도 끔찍하고 소름이 돋는 샤우팅 이었다.
눈앞에는 이슬비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띠가 정체불명의 괴물에 의해 녹아 형체만 겨우 알아볼 정도로 떨어져있었다.

"꿀러어억울커어어어억(세...세하야 나 나았지? 어때? 내 모습 괜찮아 졌지?)"

이세하는 느꼈다. 저 눈앞의 울퉁불퉁한 극히 혐오스러운 어떠한 공포영화에서도 볼수 없었던 괴물의 모습이
무언가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주르르르르륵

그 진흙덩어리의 물체..아니 생물은 느릿느릿한 모습으로 이세하에게 조금씩 향하였다.

"꿀러어어억 꾸르르르륵 울커어억(세하야 안아줘..다시..그때처럼 나를 안아줘...쓰다듬어줘...나 이제 멀쩡하게 돌아왔어...)"

"으아아아악 오..오지마 괴물!!! 괴물새@끼야!!!!!"

이세하는 식은땀을 흘린채 옆의 마대자루에 위상력을 담아 멋대로 휘둘러 괴물을 내리치고 있었다.

퍼억 퍼억 퍼어어억

"꾸르르르르륵(아..아파 세하야! 왜! 때리지마! 아파!!)"

퍼억 콰직 퍼어어어억

이세하는 이내 꿈틀거리는 행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눈앞의 괴물을 두고 비명소리를 멈추지 않은채 회의실을 떠나버렸다.

이슬비는..아니 이슬비의 형상을 하고있던 생물체는 다음날 유니온 기관본부의 중요 참고 샘플로 넘어가 버렸지만 그녀가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을수 있을 확률은 극히 희박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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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에서 소설 관련 그림 그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0-24 22:25:2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