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이상향의 차원-(1장)
GARAM 2015-03-07 0
*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해석과 상상이 덧붙여져 만들어진 것이므로 '클로저스'의 본래 설정과 스토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1장> - 시작의 차원 -
강남에서의 차원문이 닫힌 지도 벌써 8개월 정도 지나 벌써 겨울인 12월이 찾아왔다.
차원문이 닫힌 이후 강남의 복구 작업은 예상보다 훨씬 피해가 커서 아직까지 진행 중이지만 시민, 군, 경찰 등 모든 사람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80%정도 진행되었고 내년 2월내로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복구 작업 중 남은 차원종을 모두 제거한 ‘검은양’팀을 포함한 클로저들은 현재 지난 아스타로트전과 복구 작업 중에 있었던 피해들을 재정비하는 중이다.
“으아악! 거기서 왜 회피가 안 되는 거야!”
훈련프로그램이 설치된 방에서 익숙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하는 죽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회피버튼을 눌렀지만 결국 게임 속 캐릭터는 보스의 즉사기를 피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보스의 남은 체력은 14.
그러니 세하가 아니더라도 게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소리쳤을 상황이었다.
“너 또 훈련시간에 게임하지!”
이번에 그런 세하에게 하루에도 수십 번은 들을 수 있는 잔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제 막 훈련프로그램을 마치고 온 검은양팀의 리더인 슬비가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며 세하에게 말했다.
세하는 그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그런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보스전에서 아깝게 클리어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하며 한숨을 쉴 뿐이었다.
“이미 오늘 훈련시간은 다 채웠어. 지금은 유리를 기다리면서 게임하고 있었다고.”
세하는 그렇게 말하면서 벽에 있는 모니터 하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검은양팀의 인원들의 이름과 사진이 나열되어있고 옆에 각자의 오늘 훈련 목표와 그 달성치가 표시 되어있었다.
[서유리 - 위상력 조절 훈련 (진행중) / 위상력 위력증가 훈련 (완료) / 체력단련 2시간 (완료)]
[미스틸테인 - 위상력 조절 훈련 (완료) / 위상력 위력증가 훈련 (완료) / 체력단련 2시간 (완료)]
[이세하 – 위상력 조절 훈련 (완료) / 위상력 위력증가 훈련 (완료) / 체력단련 2시간 (완료)]
[이슬비 - 위상력 조절 훈련 (완료) / 위상력 위력증가 훈련 (완료) / 체력단련 2시간 (완료)]
[제이 - 위상력 조절 훈련 (완료) / 위상력 위력증가 훈련 (완료) / 체력단련 2시간 (완료)]
“정말? 그냥 시간만 채우면서 게임 한 건 아니고?”
슬비는 지금까지 세하가 한 일이 있기 때문에 쉽게 세하의 말을 믿지 못했다. 그런 슬비의 반응에 세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후~ 내가 아직 예전처럼 보이냐? 아스타로트와의 싸움으로 나도 느낀 게 많았다고. 지금의 힘으로는 아직 무언가를 지키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근데 그렇다고 게임을 끊을 순 없지. 이건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고. 네가 그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뭐?! <사랑과 차원전쟁>이 어디 봐서 막장이야? 거기엔 사랑의 아름다운 면만이 아닌 그 속에 있는 어두운 면을 보여줌으로서……”
세하는 슬비의 긴 설명이 또 다시 시작될 것을 알기 때문에 다시 게임의 ‘retry’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그 설명을 밖에서 음료수를 사서 들어온 두 명이 끊었다.
“어이 훈련 다 끝났냐?”
“세하형, 슬비누나 수고 많으셨어요.”
훤칠한 키의 제이와 그와는 반대로 아담한 키의 테인이 밖에 음료수를 사서 들어왔다.
“어… 네. 저는 이제 막 끝났어요. 그래. 테인이도 수고 많았어.”
슬비는 설명을 멈추고 바로 들어온 제이와 테인에게 대답을 했다. 세하는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게임을 저장하고 게임기의 전원을 껐다.
“뭐야? 유리는 아직 안 나온 거야?”
제이는 방안을 둘러보고 모니터를 보며 애기했다. 확실히 평소와 같았으면 30분이 지난 지금 유리의 훈련도 끝날 텐데 유리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다.
현재 시각 오후 11시.
이제 슬슬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할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분이 지나도 유리가 훈련프로그램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거 뭔일 생긴 거 아냐?”
다 같이 조용히 기다리던 그 때 제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확실히 예정 훈련시간을 이미 초과한 시간이었다. 확실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제가 한번 들어갔다 와볼게요.”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면 같은 여자이자 팀의 리더인 자기가 가는 것이 유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슬비가 유리의 훈련프로그램으로 들어갔다.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큐브와 같은 모습의 방 속에 유리가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유리야.”
슬비가 부르자 유리는 분명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놀란 것인지 흠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슬비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어~ 슬비야. 여긴 웬일이야?”
슬비가 가까이 다가가보니 유리의 온 몸이 땀투성이였다. 그리고 유리 옆에 위상력 컨트롤 보조기가 풀어진 채 놓여있었다.
유리는 슬비의 시선을 눈치 채고 일어나 앉아 보조기를 차면서 말했다.
“아, 이거? 그게… 나도 이제 정식요원이 됐잖아? 그래서 보조기 없이 위상력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게 연습한다고 하다 보니… 그보다 지금 몇 시야?”
“지금 11시 15분이야.”
“에?!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이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유리는 너무 늦은 시간에 다른 팀원들이 자신 때문에 일찍 가지 못하고 기다린 것에 미안함을 느껴 빨리 일어나려고 하는데 훈련하는데 몸에 많은 무리가 갔는지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고 했다. 그 모습에 재빨리 슬비가 유리를 부축해서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다.
“너무 무리한 거 아니야? 내가 부축해 줄 테니 같이 나가자.”
“하하. 그래. 미안하지만 좀 부탁할게.”
유리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슬비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출구를 향해 걸었다.
“근데 갑자기 왜 보조기 없이 위상력을 컨트롤 하려고 한 거야?”
슬비는 분명 유리가 정식요원이 되었기 때문에 연습을 해본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를 또 다시 물었다. 왜냐하면 슬비가 보기에는 그것 말고도 뭔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하. 그게…… 좀 시시할 수도 있는데…”
유리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으나 슬비의 성격상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 같아 좀 쑥스럽지만 슬비에게만은 얘기하기로 했다.
“그냥… 예전이 그리워졌을 뿐이야. 이런 보조기 없이 가족들이나 정미를 안아본 게 너무 오래된 거 같아서. 뭐 예전이나 지금이나 서로 사랑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보조기가 있으니 아무리 안아도 예전과 달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거 같아서… 그래서… 좀 심술을 부려봤어. 하하.”
유리가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기위해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슬비는 여전히 무거운 표정인 채였다.
“심술이 아니야. 당연한 거겠지.”
슬비는 계속 앞을 보면서 얘기했다.
“보통 위상력은 어릴 때 각성하기 때문에 보호시설에서 같은 위상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있기 때문에 너와 같이 그런 고민을 가질 필요가 없지. 하지만 너의 경우는 특별하잖아. 아직 철이 들지 않고 잘 모르는 아이와 달리 너는 더 많은 고민을 할 줄 알게 된 상태에서 각성하게 되었으니… 그러니 네가 그런 고민을 하는 건 당연한 거야. 조금도 이상하지 않고 심술도 아니야.”
그 말을 끝내고서야 슬비는 유리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크~ 역시 슬비야~”
유리는 자신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하고 자신이 기죽지 않게 하려는 슬비가 너무 고맙고 또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자신이 생각하기도 전에 벌써 와락 안아버렸다.
“유, 유리야. 숨 막혀.”
“하하하. 미안. 나도 모르게.”
슬비는 그렇게 말했지만 다시 활기를 되찾은 유리를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기쁘다고 느꼈다.
그렇게 둘이 밖을 나오자 팀원들이 맞이해 주었다.
유리는 다름 팀원들에게 걱정 끼친 것에 사과하고 훈련이 늦은 이유에 대한 해명을 했다. 그에 팀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를 이해해줬다.
모든 팀원들은 각자 샤워를 끝마친 뒤 유니온 본부 건물에서 나왔다.
슬비와 테인은 유니온에서 지원해주는 거주시설에서 지내기 때문에 둘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제이와 유리, 세하는 각자의 집이 있기 때문에 슬비와 테인과는 방향이 달랐다.
“그럼 내일보자~”
유리가 먼저 슬비와 테인에게 인사를 했다. 거기에 슬비와 테인이도 같이 인사해주었다.
“제이씨.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그래. 대장도 조심히 들어가라고.”
“이세하. 너는 길가면서 게임 하지 마. 저번에 그러다 넘어졌으면서.”
“그건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야. 이젠 괜찮다고.”
세하는 슬비의 말에도 계속 게임을 하며 길을 걸어갔다.
“걱정해줘도…”
슬비는 걱정해줘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세하가 조금 불만스러웠지만 지금 모습이 세하가 잘 지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조금의 불만은 참을 수 있었다.
“너 정말 그러다 슬비 말대로 또 넘어진다.”
유리는 앞서 게임을 하며 걸어가는 세하를 보고 말했다.
“걱정마. 이젠 적응했으니깐.”
“거참 대단한 능력이시네요. 아참 제이아저씨.”
“아저씨 아니야. 오빠라고 부르라고.”
유리가 말을 걸자 제이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하며 안경을 고쳐 썼다.
“그게 아저씨는 위상력을 일상생활에 문제없도록 컨트롤하는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나? 음~ 정확한 기간은 모르겠어. 그 당시가 한참 전시상황이었으니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 힘들었지. 근데 내가 듣기로는 보통 위상능력자가 위상력을 각성하고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하는데 까지는 1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 그러니 보호시설에 있는 기간이 최소 1년은 되는 거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그거야 어리니깐 그런 거지.”
앞서 걸어가던 세하가 보스를 클리어하고 나서 게임기를 끄면서 대화에 참여했다.
“응? 어리니깐?”
“그래. 어릴 때는 지금처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잖아? 그리고 자신들과 비슷한 아이들만 있으니 위상력을 제대로 컨트롤해야 일상에 문제가 없다는 의식이 부족하지. 뭐, 정신교육을 하고 그에 따른 훈련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의지인거지.”
“그래. 저 말이 맞아. 무엇보다 중요한건 자신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는가?’하는 거야. 보호 시설에도 그런 의욕을 가진 아이들이 훨씬 빠르게 컨트롤을 자유롭게 하지. 뭐. 재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야.”
세하의 말에 제이가 덧붙여 설명했다.
“너는 뒤늦게 위상력이 각성했을 뿐만 아니라 각성하고 나서 훈련을 제대로 받기도 전에 바로 실전에 투입되면서 위상력을 제대로 컨트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지. 그래서 아직까지 일상에 문제없을 만큼 컨트롤하는 것이 힘든 거지. 그리고 훈련 없이 바로 보조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컨트롤하는데 더 힘들 거야.”
확실히 유리는 그걸 속으로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싸움에서도 그렇고 일상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자신이 너무 보조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남들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것도.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너라면 금방 해낼 거야. 넌 어릴 때부터 남을 위해 결심한 건 공부 빼고는 뭐든 해냈잖아.”
세하는 유리를 돌아보며 그렇게 말했다.
유리는 어릴 때부터 공부 빼고 남을 위해 무얼 하나 결심하면 그건 어떻게든 해내고 말았다. 세하가 어릴 때 위상능력자라는 이유로 특별 취급되고 놀림을 받을 때 유리는 그런 세하에게 이겨서 너는 특별하지 않고 나와 같은 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검도를 배웠고 결국 세하를 싸움에서 이겼다. 그 뒤로 세하와 유리는 서로 친구가 되었다.
“음… 그런가?”
세하는 기억하고 있지만 유리는 그 추억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뭐. 워낙 낙천적이라 지난 과거에 그리 얽매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밤하늘에는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별빛들이 많이 보였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아직 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가로등이 얼마 없고 건물들이 보수중이라 불빛이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얼마 전만 해도 저 평화로운 하늘에 차원문이 열려있었는데… 세하는 그 일이 벌써 머나먼 일 같이 느껴지면서도 바로 어제 일처럼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이 감돌았다.
차원문이 닫힌 후 남은 차원종들이 모두 사라진 뒤부터는 차원종의 털끝조차 볼 수 없었다. 정말 평화로웠다.
예전과 같이……
세하는 이 평화가 되도록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게임을 할 시간이 많아지는 것을 물론이거니와 주변의 사람들이 당장에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이렇게 평화를 바랄 때일수록 위험은 쉽게 다가온다.
이제 각자의 방향으로 헤어지려는 찰나 무언가 엄청나게 커다란 위화감이 덮쳐왔다. 세 명 모두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었다. 뭔가 거대하고 강력하지만 그게 위상력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애매한 그런 것이었다.
그런 위화감이 느껴진 곳을 찾기 위해 모두 사이킥무브를 통해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니……
“뭐, 뭐야 저건?”
“아저씨 저게 뭐에요?”
“나도 몰라. 나도 처음 보는 현상이군.”
분명 지금 눈앞에 있는 현상은 제이가 차원전쟁에서도 ** 못한 현상이었다.
지금 세 명의 눈앞에는 G타워 옥상에 거대한 검은 구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차원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거하고는 뭔가 달랐다.
“일단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G타워 밑으로 가보자. 아마 본부도 지금 이상을 알아차리고 그쯤에 지휘소를 설치 할테니.”
“네,”
“알겠어요, 아저씨.”
그렇게 세 명은 재빨리 G타워 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집으로 가던 슬비와 테인도 같은 장소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고 유니온 본부는 비상상태에 돌입해 재빨리 요원들을 모으기 시작하고 검은 구체의 분석을 시작했다. 특경대들은 G타워 주변을 봉쇄하고 주변의 수색을 시작했다.
차원문이 닫히고 평화가 찾아오기 전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모든 풍경이 예전으로 돌아간다.
다시 평화는 물러가고 혼란이 찾아왔다.
이로써 평화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싸움이 다시 시작되려한다.
*음… 미스틸 테인과 제이로는 G타워까지 스토리를 못봐서 그냥 상상으로 쓰고 있으니 좀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앞에선 미스틸과 제이의 분량이 좀 적을 듯… 나중엔 어떻게든 모두 주연으로 하는 이야기를 쓰겠지만 그날이 올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