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양>&<방랑자> / Act.1-2 <조우>

얼티메이트원 2015-03-03 1

 

제이 아저씨... 유정언니랑 무슨 일 있는걸까?”

 

슬비는 다소 굳은 얼굴로 나간 제이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아저씨 표정에 웃음이 없었어요!”

 

도저히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미스틸테인이 노트에 공부하던 것을 멈추고 말한다.

 

...아저씨가 고백한걸 유정언니가 거절한건가?”

 

하나의 가설을 세워보는 유리.

 

그 반대일 수도 있지.”

 

게임을 하고 있는 세하도 이쪽 일은 흥미진진한 듯이 답한다.

 

그 순간 김유정 또한 어두운 얼굴을 하고 방에서 나온다.

 

“........왜들 그렇게 보니?”

 

방에서 나오자마자 검은양 아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은 김유정은 제이와의 대화내용을 들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말을 더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반응은 아이들의 생각을 확신시켜줬다.

 

“.....누가 거절한거에요?”

 

?”

 

슬비의 물음에 그녀는 방금전에 제이와 나누었던 대화내용 중에 거절한다는 내용이 있었는지 잠시 고민했지만, 아무리봐도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언니에요 아저씨에요?”

 

유리는 잔뜩 흥미진진하다는 얼굴로 물어봤다.

더더욱 영문을 모르게 된 것은 오히려 김유정이었다.

 

저기...얘들아? 무슨소리인지...”

 

아이들이 추측한 이야기를 들은 김유정은 순간 얼굴이 홍당무가 되면서 극구 부인했다.

 

아냐 얘들아, 오해하지 마렴. 절대 그런 얘기를 한적 없어!”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제이와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다시 얼굴이 붉어진다.

그리고 그런 반응은 아이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된다.

 

 

 

 

 

 

 

 

 

 

 

검은양 본부를 나온 제이는 거리를 거닐다가 일부러 차원종의 출현 이후로 폐쇠된 지하철역에 도착한다.

 

“......오랜만에 보는데 그만 모습 좀 보여주지 그래 형들

 

제이의 살짝 떨리는 목소리에 반응하듯 들어왔던 입구가 닫혀버리고, 그 앞에 회색의 로브를 입은 한 인영이 제이를 향해 서있었다.

로브로 인해 그의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제이는 그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시선에서 너무나도 그립고, 동시에 소름끼치는 분노가 느껴졌다.

 

오랜만이야 막내, 벌써 아저씨가 된건가

 

중저음의 목소리에 제이는 어깨를 으쓱한다.

 

이제 막내라는 호칭은 좀 빼주지, 이래뵈도 팀에서는 내가 제일 첫째라고

 

그의 말에 로브의 사내는 웃는다.

 

그런데, 다른 형들은 어디가고 혼자야? 난 분명히 네명이 모두 왔을 줄 알았는데...”

 

제이의 의문에 로브의 사내는 답한다.

 

.....네녀석을 만나러 가는 내기에서 내가 이겼거든

 

“.....무슨내기를 한거야 또

 

가위바위보

 

그의 대답에 제이 또한 웃으며 말한다.

 

여전히 형들은 변한게 없구만.......... .....죽은 줄 알았어

 

제이의 안도감이 담긴 말에 로브의 사내에게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유니온의 짓이지?”

 

네놈 또한 마찬가지다. ......알파퀸과 마찬가지로 강대한 위상력을 지니고 있던 네놈의 상태, 필시 유니온이 관련이 있을터다.”

 

그리고는 제이에게 말한다.

 

그런 꼴을 당하고도, 우리에게 행한 일을 보고서도, 네놈은 어째서.....아직도 유니온에 있는거냐.”

 

분노를 넘어 증오심이 가득한 말투로 말하는 로브의 사내의 말에 제이는 예상했다는 듯이 웃으며 말한다.

 

지켜야하니까. 형들이나 나나 유니온에게 당한 일을 이제 한창인 아이들이 겪게 할 수 없으니까.”

 

“......<검은양>인가? 네놈이 보호자 역할을 한다고는 들었다. 그리고 ...알파퀸의 아들이 속해있다지?”

 

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아주 유능한 동생이지, 성격은 정 반대지만

 

그는 로브의 사내 코앞까지 다가가 말한다.

 

데이비드 형이 서울지부장을 밀어내고 위치를 잡았어. 그리고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약속도 했고. , 데이비드 형을 믿어줘, 나도 힘쓰고 있으니까...우리들의 적은 차원종이지 같은 인간이 아니....!!”

 

말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제이는 자신의 몸이 공중에 떠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바닥을 구르자마자 밀려오는 구토감에 입을 틀어막는다.

 

“.......한심하구나, 유니온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을...네놈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뻗어나온 주먹을 다시 로브속으로 집어넣으며 사내는 말한다. 그리고는 괴로워하는 제이에게 다가가 내려다보며 말한다.

 

“.....네녀석이 또 그런 일을 겪게 할 순 없지, 넌 우리 다섯 번 째 방랑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약간의 시간을 줄테니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해라. 그리고 깨달아라, <검은양>아이들에게 유니온이 약이 되어줄지 아니면 독이 될지......”

 

로브의 사내가 그렇게 말하고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제이를 뒤로 한 채 자리를 떠나려는 찰나 그가 사내를 노려보며 말한다.

 

형이야말로 깨달아......우리는 클로저라는 것을

 

제이의 말에 사내는 돌아서지 않은채 그대로 자리를 떠난다.

  잠시 뒤 고통이 완화된 제이는 주머니에서 약을 몇 개 꺼내 먹더니 옷을 털고 일어났다. [유니온]이라는 집단에게 선전포고를 한 <방랑자들>은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빨리 대책을 세우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한 제이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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