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IGNIS - 불꽃과 재와 먼지의 이야기.
시공간여행자 2015-03-03 1
나는 업화의 군단을 이끄는 자. 그리고 군단 그 자체. 이그니스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조리 태워버리고 불살라버리고 말려버렸다.
세상을 전부 업화로 삼켜버리는 것이 나의 존재의의이자 군단의 존재의의다.
그렇게 모든 것을 불태우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거대한 강에서 그들이 나타났다.
그렇다. 우리의 힘을 훔쳐서 사용하는 인간들이다.
우리의 힘을 사용하던 그 인간들은 계속 우리의 침략을 저지했다.
강의 물까지 전부 말려버렸건만 내 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저항에 전진할 수 없었다.
불꽃은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계속 태워야만 한다.
우리의 힘이 약해진다.
내 힘이 약해진다.
‘대량살상마녀’라고 했나.
업화의 군단을 가로막은 이들이여.
인간을 기억하겠다.
인간... 기억...
인간... 기억한다.
인간을 기억한다.
인간의 생김새. 인간의 언어. 인간의 생태. 인간의 삶. 인간. 인간. 인간. 인간. 인간.
이것이 인간인가.
터무니없이 나약하고 하등하다. 그러나 끝 모를 가능성. 이것이 인간의 몸이다.
그러나 남겨진 힘을 전부 가두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또 다른 하나를 만들자.
우리는 둘이지만 하나다.
우리는 하나지만 둘이다.
우리는 더 이상 타오르지 않고 재와 먼지만이 남았다.
전부 타버려 그 잔해만 남아버린 재.
전부 타버려 곧 흔적도 없어질 먼지.
그러나 그 깊은 곳에서 아직 남아 꿈틀대는 불씨가 있다.
불씨가 잉태되어 다시 세상에 나오면 우리는 다시 불꽃이 되리라.
그리고 불꽃이 된 나는 저 세상을 재와 먼지로 만들어 버리리라.
우리는 재와 먼지. 그리고 이 세상을 업화로 뒤덮을 불꽃, 이그니스다.
= = = = =
한강 강변길
신서울의 젖줄인 한강을 감싸고 있는 강변길이다.
한때 거대 차원문의 출현으로 모로지 말라버렸던 한강이지만, 오랜 복구작업 끝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신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이 한강을 노리고 다시 차원종 군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수대교
한강을 가로지르는 거대 교각인 성수대교다.
차원전쟁시절, 귀중한 보급로였던 이 다리를 사수하기 위해 많은 클로저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사투를 벌인 바 있다.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낸 이 다리를 지키기 위해, 지금 새로운 클로저들이 투입되었다.
제이
...그때만큼이나... 아니, 그때 이상으로 강해졌군.
김유정
단순한 허세였을 수도 있잖아요!
제이
미안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어.
그 녀석, 아니, 그 녀석들에 한해서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