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기태x세린] 영웅 (아까 것에서 일부 묘사 수정)
Lacrimosa 2015-02-28 4
BGM 링크:http://bgmstore.net/view/w4Poe
아까 올렸던 글에서 부자연스러운 묘사를 어느정도 수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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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마지막으로 이 김기태님이 목숨을 내던질 곳을 찿았군."
한 남성이 등에 찬 쌍검을 뽑아들며 터릿에 둘러 쌓인 헤카톤케일과 터릿에 서있는 차원종들을 훑어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의 능글맞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비장한 음성이 공기를 타고 주위로 퍼져나갔다.
위상력을 사용하면서 사파이어빛으로 변색된 머리카락과 눈동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외모를 지닌 남성─
모두에게 버림받고 인간 쓰래기라 불려왔던 A급 요원 김기태
바로 그였다.
어째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일까.
"...어째서 네가 이곳에 있지?"
위상력으로 하얗게 변색된 머리칼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를 지닌 남성이 살짝 놀란듯 노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묵묵히 그에게 물었다.
검은양 팀의 제이, 검은양팀의 클로저 내에서 유일하게 성인인 멤버 이자 제 1차 차원전쟁에 참전했었던 참전자,
그리고 검은양팀 내에서 그 누구보다 김기태를 비난하던 남자였다.
혐오감이 담긴 경멸의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싸늘하게 주변으로 퍼져갔다.
허나 그는 평상시와는 다른 김기태의 모습에 의문을 느끼었고 그의 뒷모습에 수많은 전장을 헤쳐왔던 그는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은 오만한 A급 요원의 모습도, 비열한 소인배도 아닌 죽음을 각오한 자의 뒷모습임을ㅡ
"네 놈 죽으려는 거냐...?"
제이의 말에 공허히 서있던 김기태가 왠지 모를 쓸쓸한 웃음을 띄웠다.
평상시 처럼 능글맞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비장한 그의 목소리가 그의 귀를 타고 흘러들었다.
"하, 이제 와서 동정이라도 드시나 선배님?"
웃음이 담겨있지만 왠지 모를 고독함과 씁쓸함이 담긴 음성이 정처없이 주변을 맴돌았다.
이윽고 그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이제 지쳤거든─ 뻔뻔한척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것도, 이대로 이 도시가 부숴져가는걸 보는것도 질렸어."
그 말을 끝으로 김기태와 제이의 눈이 마주쳤다.
평상시와는 다른 그의 모습에 제이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김기태의 충격적인 말에 그는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당신, 위상력 상실증은 알고 있겠지...?"
"뭐..라고...?"
위상력 상실증, 매우 낮은 확률로 걸리는 희귀병이며 이에 걸린 위상능력자는 매일 하루하루마다 서서히 위상력을 잃어가는것은 물론 이고 최후에는 자신이 가진 모든 위상력을 잃는다.
차원전쟁으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병을 고칠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병은 그야말로 위상력을 통해 차원종을 쓰러뜨리는 클로저들에게는 저주의 낙인과도 같은 것이었다.
제이 역시 차원전쟁의 지옥 속에서 이 병에 걸린 전우들을 수도 없이 보았을 터였다.
그렇기에 알고 있었다.
이 병에 걸린 클로저는 정신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는것을.
"처음에 그 병에 걸렸을때는 참 X 같았어. 왜 하필 나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지. 그래서 재수없는 A급 요원 행세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지부장의 개노릇을 하면서, 악을 쓰면서 버텼었어. 뭐 그래도 하루 하루마다 위상력이 약해져가는 감각은 잊을 수 없었지만."
그 말을 들은 제이의 오른쪽 주먹에는 명백한 '분노'가 실려있었다.
그 분노는 지금까지 김기태라는 인간을 비난하고 헐뜯어온 자신의 대한 분노이며, 남몰래 고통을 참아왔던 그의 모습을 눈치채지 못한것에 대한 분노이며 끝까지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날들에 대한 분노였다.
"하지만 말이야, 당신들을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직 어린 꼬맹이들이나 위상력을 거의 잃은 당신부터 특경대까지 모두가 저렇게 발버둥치는데 A급 요원이나 되먹은 놈이 이곳에서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가 라고."
그 말을 끝으로 김기태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에 담긴것은 지금껏 봐왔던 오만한 A급 요원의 모습도, 그렇다고 위상력을 상실해가는 공포에 기겁한 클로저의 모습도 아닌 훌륭한 클로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강한 빛이 켜진 그의 눈동자가 제이의 시선에 들어왔다.
이내 제이는 알아차렸다.
이것은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임을.
"선배님, 이곳은 내가 막을테니까 오세린 녀석한테 이 말좀 전해줘."
"...말해라..."
마음만 같아선 그를 막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악감정을 털어내고 같은 클로저로써, 선배와 후배로써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이는 막을 수 없었다.
그가 클로저로써 마지막으로 펼치려는 숭고한 '사명'을 완수시키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제서야 서로를 이해한 두 명의 마음속에서 한줄기 후회가 피어올랐다.
왜 이제서야 이해하게 된것일까ㅡ
그 후회를 가슴 한켠속으로 접으며 김기태는 오만한 A급 요원인 김기태가 아닌 '인간' 김기태로써, 제이는 그의 유언을 전할 전령으로써 서로의 의무를 다하기로 마음속으로 굳게 맹세한다.
이윽고 김기태의 말이 이어졌다.
"지부장과 유니온 상층부의 모든 계획내용은 그 녀석의 이메일로 옮겨놨으니 그걸 국장님에게 전해달라고, 그리고 또...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이지."
그 말을 끝으로 김기태의 시선이 차원종의 군세를 노려보았다.
사냥감을 노려보는 늑대와도 같은 눈빛이 매섭게 차원종들에게 내리 꽃혔다.
이어서 용기가 담긴 그의 음성이 대기를 울리며 주변에 울려퍼졌다.
"이곳은 내가 막을테니까 어서 가!"
"....**....!"
그것을 끝으로 이를 빠득 갈으며 제이가 튀어나갔다.
점점 멀어져가는 제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흡족한듯이 조용히 웃음을 띄웠다.
이내 안도가 담긴 평안한 웃음은 이윽고 차원종들을 향한 전의로 그 모습을 바꾸어 결의 어린 날카로운 눈빛이 차원종들을 조용히 압박했다.
그대로 쌍검을 쥔 그의 손에 강하게 힘이 들어가며 푸른 섬광이 검극에 일며 푸르게 빛나는 위상력이 매섭게 울부짖었다.
폭풍과도 같은 거대한 힘이 쌍검에 실려갔다.
"...클로저 김기태님의 마지막 무대다!"
콰아아아앙----!
위상력을 실은 그의 신체가 전속력으로 날아가는 포탄처럼 튀어나갔다.
거대한 소닉 붐은 폭발하듯이 울부짖으며 그의 뒤를 묵묵히 따랐고 용맹히 돌격하는 그의 모습은 하나의 강렬한 태풍과도 같았다.
그에 화답하듯 수많은 차원종의 군세가 그를 집어삼키듯 달려들고 그의 강대한 위상력에 반응한 헤카톤케일의 포효가 분노하듯이 강렬하게 대지를 진동시켰다.
■■■■■■■■■■■■■■■■-----!!!!!
초신성과도 같이 달려드는 그 모습은 마치 수많은 전설과 신화속에서 등장한 악룡과 기사의 구도를 완성시키고 그것을 막으려는 차원종들의 군세가 그를 에워쌓았다.
그대로 수많은 곳에서 수많은 이형의 창끝과 검극이 잔혹하게 대기를 가르며 작렬하고 수많은 창끝과 검극이 끝없이 그를 찌르고 상처입히며 선혈을 흩뿌릴때마다 그 공격에 답하듯 무자비한 검기가 푸른 섬광을 내며 차원종들의 군세를 매섭게 도륙했다.
신경을 타고 흐르는 격통과 함께 붉은 선혈이 그의 입을 타고 흘러내렸다.
강철의 비린 내음이 그의 혀를 타고 전해졌다.
"받아라...!"
마지막 일격을 위해 그의 쌍검에 실린 위상력이 더욱 난폭하게 울부짖는다.
마지막까지 앞으로 5보
'오세린, 난 앞으로 너를 상처입힐지도 몰라, 꼴사나운 인간 쓰래기가 될지도 모르지 만약 그렇게 되면 넌 어떻게할꺼지?'
사실은 위상력 상실증에 걸렸단걸 알았을때 그녀에게 물어본적이 있었다.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서 그녀를 상처입히고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어쩔 것이냐고.
'만약 그리 된다면 제가 김기태 요원님을 다시 올바른 길로 이끌꺼에요'
그때 그녀는 평상시처럼 소심함이 담긴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어째서?'
'왜냐하면 처음때 약속했잖아요? 우리는 부관이랑 상관이니까 서로가 잘못된 길로 가면 바른 길로 다시 이끌어주자고'
그녀가 했던 말에 내심 웃음이 터져나왔다.
설마 몇년전 약속을 기억해주리라고는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심 안심했었던 것일까.
'하,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었군.'
'우웅, 그럼 김기태 요원님은 잊고 있었던거에요?'
내가 했던 말에 그녀는 삐친 어린 아이처럼 뺨을 부풀리는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나왔다.
'하 그럴리가 없잖아, ...아무튼 고맙다 오세린.'
'에헤헷 그럼 약속이에요?'
위상력과 뒤섞여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듯 그녀의 목소리가 상냥하게 스쳐가며 저 뒷편으로 사라졌다.
어느덧 자신을 방해하는 차원종의 군세는 날아간 망설임과 함께 바람처럼 사라진 뒤였다.
남은것은 자신이 길동무로 데려갈 고룡뿐─
이윽고 자신을 침범하려는 인간에게 대응하듯이 분노어린 고룡의 포효가 주변을 진동시키며 고막을 파내듯이 울려퍼진다.
■■■■■■■■■■■■■■■■-----!!!!!
포효와 함께 고룡의 철권이 단죄의 철퇴처럼 작렬하고 그는 헤카톤케일의 오른팔을 타고 있는 그대로 힘차게 뛰어올랐다.
공중에 뜬 부유감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그를 조용히 반기었다.
그의 머리카락이 위상력이 뒤섞인 바람에 휘날렸다.
그 모습은 차원종에게는 그들을 단죄하는 단죄의 화신이며, 동시에 인간들에게는 죽음을 각오한 숭고한 '영웅'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대로 '인간' 김기태는─
───아니 '영웅' 김기태는 남아있는 모든 위상력을 검에 실으며 마지막으로 맹렬하게 포효했다.
"산들바람 베기이이이이이!!!!"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푸른 위상력의 폭풍이 강렬하게 몰아치며 고룡의 잔해와 그를 무자비하게 집어삼켰다.
위상력의 폭풍 속에서 점차 신기루 처럼 무너져가는 고룡의 형상을 바라보며 그가 흡족한듯 마지막으로 미소를 띄웠다.
마지막으로 그는 읏으며 이 세상에 조용히 작별을 고했다.
"....잘 있어라, 오세린"
그대로 미소를 띄운 그의 모습이 하얀 섬광에 삼켜지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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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3일
차원종 헤카톤케일은 A급 요원 김기태에게 소탕 되었으며
헤카톤케일과 교전한 김기태는 그 자리에서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이를 계기로 전세는 클로저 측으로 기울었으며 9월 31일에 검은양 팀이 차원종 아스타로트를 소탕
전사한 김기태 요원은 공적에따라 특진되어 S급 정예 요원에 임명하는 바이며
이번 사건을 꾸민 벌처스의 사장과 신서울 지부장, 그를 비롯한 유니온 상층부 일원은 그 직위를 해제시키고 구속한다.
-유니온 총장-
R.I.P C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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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냥 한번 개학기념으로 멘붕이 와서 끄적이는 글입니다.
드디어 이 소재를 써먹었는데.. 필력이 클창질로 개판 오브 개판이 된지라 여러모로 불만족스럽네요
언제 재활이 끝날지..
P.S:일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묘사를 뜯어고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