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Stardust이세하 2024-11-22 4
"그럼 전쟁 끝나고 다 같이 축하해 줄게."
"진짜? 약속한 거다?"
"응. 나이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킬 테니 걱정 마."
"고마워! 지나 누나!"
남극작전이 있기 전 추운 겨울바람이 불고있을 무렵 간신히 신서울에서 차원종 처치 후 제이와 지나는 잠깐에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지나는 곧 있을 제이의 생일을 확인하고는 곧 있을 남극에서 싸움이 끝나면 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로 했다. 제이는 누나의 말에 약속을 하며 기대했고 그렇게 다른 울프팩팀과 함께 남극에 위치한 총사령관 아자젤을 쓰러트리기 위해 울프팩팀은 나섰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지나는 전사하였고 제이는 그 모습을 보며 슬픔에 잠긴 채 결국 두 사람이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
"꿈....인가....?"
눈을 뜨자 아직 이른 아침 시간 때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분명 어제 집에 들어와 맥주를 한잔 마신 거 같은데 테이블 위에 캔이 여러 개 있는 거 보면 평소와 다르게 과음을 해서 필름이 끊긴 거 같았다. 어제 왜 그렇게 과음을 했나 싶어 생각해보니 추운 겨울이 찾아오자 전쟁때가 생각나 모르게 감상에 젖어 제이는 과음을 한 거였다. 그에게 있어서 겨울은 가장 생각하기 싫던 끔찍한 기억이 한가득 한 날이였기 때문이다. 전쟁시절 울프팩팀이 남극에서 최종작전과 그곳에서 지나 누나의 죽음 그리고 검은양팀으로서 남극에서 작전으로 자기가 따르던 울프팩팀에 소속에 강준성도 세상을 떠나 그에게는 겨울만 생각하면 많은 걸 잃게 만든 계절이었다. 감상에 젖던 그는 다시 정신차리고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지휘통제실에 도착하자 유정은 야근에 지쳐 엎드려 자고 있자 제이가 그녀를 깨우자 졸린 상태로 일어나 다시 제이를 확인하니 화들짝 놀랐다.
"제이씨?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그보다 여기서 잤던 거야?"
"그렇죠. 일이 많다 보니 저도 모르게 여기서 일하다 잠들었어요. 미스틸한테는 문자 넣어 놨으니 다행히 문제는 없을거에요. 우선 오늘 일정부터 좀 살펴 봐야겠네요. 그런데 곧 있으면 제이씨 생일 아니에요?"
유정은 컴퓨터를 켜고 오늘 일정표를 보다 날짜를 확인하니 곧 있으면 제이의 생일인 걸 말하자 제이는 큰 반응 없이 무덤덤했다.
"뭐, 그렇지."
"왜 말을 안 했어요? 요즘 일 많아서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됐어. 이 나이 먹고 무슨 생일이야. 나한테는 그냥 한 살 더 먹는 슬픈 날이니 신경 쓰지마."
"그래도 모처럼 생일인데 이번에는 축하 받아야 하지 않겠어?"
지휘통제실로 베로니카와 뒤에서 지나가 왔고 그녀는 제이를 보며 활짝 웃은 채 생일 축하한다고 말했다.
"됐다니까 그러네.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제이는 베로니카의 말에 계속 거부를 했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빤히 제이를 쳐다보며 뭔가 할말이 있는듯 말했고 제이는 그녀가 계속 쳐다보자 부담스러워 회피했다. 그리고 그때 뒤에 있던 지나가 제이에게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다.
"나이트는 기억 못하는 거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나는 제이를 보고 말했고 그녀는 마치 제이가 답을 알아주기를 원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제이는 지나의 말에 뭔가 생각에 빠졌고 오늘 꿈을 꿨던 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희미했던 그 꿈에 대사가 하나둘씩 생각나던 때 뭔가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혹시...."
"아저씨! 생일 축하해요!"
(퍼억!)
"크아아악! 갑자기 왜 때리는 거야?"
말하던 도중 검은양팀 아이들이 들어왔고 유리가 달려오자 제이의 허리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그 탓에 제이가 하려던 말이 끊겼고 지나는 기회를 잃자 표정이 우울해 졌다.
"괜찮아. 분명 제이도 눈치챌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응...."
"베로니카씨?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신경 쓰지마. 별거 아니니까."
"그보다 유리 너는 왜 날 때린 거야?"
제이는 허리를 두드리며 유리에게 따지자 그녀는 활짝 웃더니 곧 있을 제이의 생일을 위해 축하해줄 겸 생일빵을 때린 거라고 말했다.
"글쎄 내 생일은 내일인데 왜 전날부터 그러는 건데?"
"그래봤자 하루 차이잖아요. 오늘도 생일빵 내일도 생일빵 맞으면 되는 거니 상관없죠."
"도대체 그게 무슨 논리야?"
"아무튼 아저씨 생일 축하해요! 우리 내일 다 같이 파티 하려고 하는데 아저씨는 어때요?"
미스틸이 신나서 말하며 다른 팀원들도 내일 제이를 위해 늘 회식을 하던 고깃집으로 예약까지 해 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지나는 기회가 없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 와중 제이는 아이들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혹시 식당이 마음에 안 드세요? 그런 거라면 저희가 다른 곳으로...."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아까 유정씨나 베로니카에게도 말했듯 난 딱히 생일을 챙기지 않거든. 이건 전쟁때부터 익숙해서 옛날이면 모를까 지금은 그냥 나이만 먹는 슬픈 날이라서 말이지."
"그래도 1년에 한번 뿐인 생일이잖아요. 그러지 말고 같이 가요!"
유리가 어떻게든 설득했지만 제이는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혔다. 결국 검은양팀이 준비하려던 파티는 한순간에 물 건너갔고 그대로 제이는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지나와 베로니카 단 둘이 남아 이야기하면서 지나는 제이가 생일자체를 거부하는 것에 한숨만 나왔다.
"너무 실망하지마. 제이한테는 내가 한번 더 말해 볼게."
"역시 그때 내가 죽은 거 때문에 저러는 거겠지?"
"아무래도 그렇지. 그 일이 있고나서 우리 울프팩은 다 흩어졌고 나도 그 뒤로 제이랑 다시 재회 했을때는 20년이 지나서 만났으니까. 생일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아무래도 너와 약속이 마음속에 자리 잡아서 썩 반갑게 느껴지지 않을 거야."
"나도 솔직히 약속을 못 지킬거라고 생각 했어. 하지만 난 이렇게 살아났고 다시 나이트와 재회를 했어. 그리고 곧 나이트의 생일이니 난 어떻게 든 함께 축하를 해주고 싶었는데 설마 저런 반응이 나올 줄 몰랐어."
지나는 풀이 죽어 표정이 어두웠고 베로니카는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줬다. 그리고 어떻게 든 자기가 제이를 설득하겠다고 지나를 위로하는데 그때 두 사람에 이야기를 듣던 여성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그런거면 저도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
"임시지부장!"
임시지부장을 맡은 유정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고 우연히 지나가다 방금 전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다. 유정은 곧바로 제이에게 생일날 바로 휴가를 줘 그 기회를 틈타 지나보고 제이랑 단둘이 시간을 보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나이트는 거부할 텐데?"
"그건 걱정 마세요. 휴가라면 제이씨도 거부감 없이 받을 거고 그 기회를 틈타 자연스럽게 두분 이서 시간을 보내시면 되니까요. 아쉽게도 전 일이 많아서 그날에도 함께하지 못하지만 제 몫까지 제이씨 생일 축하해주세요."
"고마워, 임시지부장. 임시지부장은 혹시 나이트에게 관심있어?"
"가....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그런 거 없으니까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고 그걸 지켜본 베로니카는 그저 재미있어 웃기만 했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마쳤고 유정은 예정대로 제이에게 휴가를 주자 제이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유정이 강하게 밀어붙여 결국 휴가를 받게 되었다.
"이거 참....굳이 이럴 필요 없다니까."
"그동안 열심히 고생하셨잖아요. 마음 같아서 더 챙겨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오히려 죄송스럽다고요. 아무튼 그날만큼은 마음 편히 비우고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뭐....그렇게....말한다면 알았어."
제이는 결국 유정이 준 휴가를 받았고 시간이 지나 오늘도 클로저 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검은양팀은 내일 있을 작전과 업무를 회의를 하고 있을 때 슬비는 제이보고 이만 돌아가라고 말했다.
"제이씨는 어차피 내일 휴가니 들어가셔도 돼요."
"그래도 나도 남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에이~어차피 내일 나오지도 않으실 텐데 브리핑은 들으실 거 없잖아요."
"부럽다. 나도 휴가 좀 제대로 받아서 게임 실컷 하고 싶은데."
"지금 그런 소리 할 때야? 이세하 너는 내일 임무 관련해서 똑바로 들어!"
세하는 괜히 제이가 휴가 받은 것에 언급을 하다 오히려 슬비에게 혼나고 있는 반면 유리는 이만 제이보고 돌아가라고 미스틸과 같아 제이를 등 떠밀자 제이는 할 수없이 자리를 뜨게 됐다. 간만에 혼자 퇴근하는 거라 퇴근길이 낯설었고 지휘통제실을 나와서 집으로 향하는데 그의 앞에 지나가 조심스럽게 숨어 있다가 나타났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녀의 존재감을 인지 못해 놀랐겠지 만 제이는 누구보다 지나의 존재감과 인기척을 알고 있었기에 지나가 불쑥 나타나도 큰 반응 없었고 오히려 반갑게 맞이했다.
"누나, 여기서 뭐해?"
"아....그게....나도 차원종 처치하고 잠깐 바람 쐬러 나왔어. 내일 휴가 맞지?"
"맞아. 안 챙겨줘도 된다니까 이거 어쩌다 보니 휴가를 다 받게 됐어."
"그렇구나....다행이네. 그럼 내일 휴가니까 뭐 할거야?"
지나의 질문에 제이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사실 휴가도 갑작스럽게 받은 거고 막상 뭘 할지 생각도 안 했다. 아니 애초에 제이는 쉬는 날에도 그냥 스포츠 방송이나 보면서 맥주나 마시고 잠을 자는 게 일상이라 딱히 그가 할 만한게 없었다.
"그냥 뭐 평소처럼 잠이나 푹 자다가 맥주나 한잔 마셔야지."
그 말을 듣자 지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전쟁시절만 해도 언제나 밝고 활발했던 아이가 지금은 이렇게 어른이 되서 그런지 아니면 그때 함께하지 못해 성격이 바뀌게된지 그의 태도와 행동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지나는 제이가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에 후회스러웠다. 만약 그때 그를 놔두고 떠나지 않았다면 남극에서 임무를 마치고 약속대로 생일을 축하해줬다면 제이의 지금에 모습은 이렇게까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지나는 혼자 자책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물러설 수 없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됐지만 지금은 다시 만났으니 지나는 용기를 내서 제이에게 말했다.
"나이트, 혹시 내일 시간돼?"
"응? 내일?"
"응. 너만 괜찮다면 내일 꼭 나랑 만났으면 좋겠어."
지나는 용기를 내서 말했고 제이는 그녀가 평소와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어딘가 각오를 굳힌 모습이 보였고 지나의 제안에 제이는 자기도 모르게 약속을 잡게 되었다.
"다행히 성공한 거네."
"응. 하마터면 거절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받아줬어."
제이와 약속을 잡은 후 한밤중 숙소에서 베로니카와 지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지나는 내일 있을 약속에 뭘 입을지 옷을 고르고 있었다.
"그래서 따로 내일 뭐할지는 정한 거야?"
"크게 정한 건 없어. 임시지부장이나 다른 사람들 통해서 갈만한곳을 추천 받았는데, 어디부터 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
"음....그런 거면 내가 도와 줄게. 그리고 아직 그걸 준비하지 못 했잖아. 어서 서둘러야지."
베로니카가 말하는 그거라는 언급에 지나는 번뜩 정신을 차렸고 옷을 고르던걸 도중에 멈추고 방 한쪽 구석에 놔둔 상자 쪽으로 다급히 달려가 상자를 열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
"응. 꼭 완성 해야지. 나이트에게 줄 생일 선물을 말이야."
***
"하아....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어제 지나와 만나자는 말에 제이는 자기도 모르게 수락해버렸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때만큼은 제이도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그랬다고 생각했고 다시 거절할까 했지만 생각해보면 지나와 시간을 보낸 적이 오래돼 그만 약속을 잡은 거 같았다. 혹시나 흔히 이게 데이트인가 싶어 제이는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고나서 한잠도 못 잤고 처음으로 자기를 꾸미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상당히 긴장 된 채로 약속장소에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대충 입었나?"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자기 패션을 점검하고 있었다. 전날 집에서 옷들을 확인하는데 나갈 일이 크게 없던 제이는 집에 있는 거라고 추리닝이라 편한 운동복만 있어 급하게 볼프에게 조언을 얻어 옷들을 샀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불편하면서 그에게는 익숙하지 않았다.간만에 입는 청바지에 흰색 코트 그리고 안에 입은 옷은 카디건 조끼를 입고 있어 평소와 다르면서 젊어 보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한편으로 제대로 고르지 않고 옷들을 입은게 아닌가 싶었다.
"나이트!"
"누나!"
그때 저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아보자 지나가 달려왔고 평소와는 다르게 지나도 옷을 꾸며 입었다. 흰색 치마에 노란색 카디건과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천천히 달려오자 제이는 평소와는 다른 지나의 모습에 얼굴을 붉혔다.
"미안, 많이 늦었지?"
"아니야. 나도 방금 왔는 걸. 그보다 오늘 꽤 신경 많이 쓴 거 같은데."
"그래? 혹시 이상해?"
"아....아니야....잘 어울려. 아무튼 어디부터 갈까?"
"그거라면 내가 마침 정해둔 곳이 있어. 우선 가볍게 아침부터 먹고 움직이자."
지나는 제이의 손을 잡고 이동하자 갑자기 손이 잡힌 제이는 당황했고 그대로 지나를 따라 이동했다. 우선 지나가 알아본 샌드위치 가게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는데 아까전에 잡힌 손 때문인지 식사를 하면서도 도무지 집중하지 못했다.
"나이트, 혹시 입에 안 맞아?"
"아....아니....그런 거 아니야."
"그래? 혹시 입에 안 맞으면 말해. 다른 거 주문 해 줄게."
"아니야. 지금으로도 충분해. 난 충분히 맛있게...."
(덥석!)
"나이트? 갑자기 왜 그래?"
제이는 식사를 하다 지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 보니까 지나의 손가락은 반창고가 가득 붙여져 있었고 제이는 어떻게 된 거냐 묻자 당황한 지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회피했다.
"누나!"
"미안....말하기는 좀 그래. 그러지 말고 우리 이만 영화 보러 가자. 내가 예매 해 놨어."
회피하는 지나의 반응에 제이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지나와 싸우기도 뭐하니 할 수없이 우선은 지나의 뜻대로 따르며 GGV로 향해 영화를 봤지만 제이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나이트, 팝콘 좀 먹어 보는 게 어때?"
"....."
지나의 말조차 무시하고 묵묵히 영화만 보자 지나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영화의 중요장면이 나오자 제이는 표정이 밝아지더니 아까 보다 표정이 풀어졌다. 모두가 즐겁게 환호를 하며 제이도 주먹을 불끈 쥐며 보자 즐겁게 감상했고 영화가 끝나 바깥에 나오자 제이는 재미있게 봤다며 자랑을 했다.
"정말 최고였어! 마지막에 달려들어 공격하는 그 펀치가 얼마나 인상적인지 20년이 지나 지금 봐도 역시 명작이라니까."
"그래? 다행이다. 예전에도 네가 이 영화를 좋아해서 매번 나한 테 입버릇 자랑 했잖아."
"하하! 그래 맞아! 다른 팀원들은 지겹다고 그만 듣는다 했지만 누나 만큼은 끝까지 들어 줬잖아. 아무튼 영화도 재미있게 봤고, 또 허기가 지는데 점심이나 먹자."
"아, 그거라면 내가 베로니카한테 추천 받은 식당이 있어. 그쪽으로 가자."
지나는 제이와 같이 식당으로 향했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집이였지만 문제는 줄이 꽤 길어서 다들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였다. 이걸 예상 못한 지나는 당황했고 원래는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그날 당일 예약하기에는 시간도 늦어 운에 맡기고 왔지만 역시나 식당에 들어가는 건 쉽지 않았다.
"누나, 여기 말고 딴 곳에서 먹자. 내가 좋은데 알고 있어."
"어?"
제이는 지나를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고 그가 자주 즐기던 국밥집에 도착했다. 지나는 처음오는 국밥집에 낯설었고 제이가 이 집에서 맛있는 국밥을 소개해주며 지나와 같이 식사를 했다. 국물 맛을 한번 보자 제이는 소리를 내며 기뻐했다.
"크으! 역시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밥이 최고지!"
"....."
"누나, 먹는 게 왜 그래? 혹시 입에 안 맞아?"
"아....아니....그런 거 아니야. 식당은 내가 소개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워서 말이지."
"아까 아침은 누나 덕분에 잘 먹었는 걸. 거기다 나는 그런데 보다 사실 이런 데가 더 편해서 좋거든."
"진짜?"
지나는 그 말을 듣자 기운이 솟아났고 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누나도 마음 편히 내가 추천한 국밥 좀 먹으면서 속을 든든하게 채워줘. 밥 먹고 또 재미있게 즐겨야 하잖아."
"알았어.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나도 맛있게 먹을 게."
숟가락으로 국물 한입을 맛본 지나는 제이가 왜 국밥집을 즐기는지 알 것 같았고 그대로 남김없이 한그릇을 비웠다. 속을 든든하게 채운 두 사람은 식당을 나와 거리를 둘러보며 다음은 어디를 갈까 생각에 잠겼다. 그때 베로니카가 예전에 세하랑 같이 즐기던 게임센터가 있다고 하자 지나는 제이에게 게임센터를 가자고 제안했다.
"게임? 세하라면 모를까 난 게임에 큰 관심이 없어서."
"그래? 여기 베로니카가 진짜 재미있다고 해서 말해준 곳인데...."
"음....그렇게 말한다면 한번 둘러볼까."
"정말? 그럼 어서 가자."
제이와 같이 게임센터에 오자 시끌벅적한 음악 소리와 사람들에 소리가 섞여 벌써부터 정신없었다. 제이랑 지나는 둘 다 게임이 처음이었지만 하나씩 게임을 즐겨봤다. 처음에는 레이싱 게임으로 시합을 하고 다음으로 총 게임 그리고 인형 뽑기를 하는데 제이가 지나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인형을 뽑아주려고 했지만 계속 실패만 했다.
"....역시 이런 건 다 상술이라니까."
"그럼 내가 해봐도 돼?"
"하지마. 누나. 이런 거 돈만 날리는...."
(덜컹!)
"자, 여기 뽑았어."
지나가 순식간에 뽑자 제이는 당황했다. 어쩐지 약간 자존심이 상한 제이는 이번에는 리듬게임을 해보자고 했다. 지나는 그대로 발판위에 서 제이와 시합을 했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이뤄지던 두 사람 하지만 점점 게임 난이도가 높아지자 지나는 속도를 이용해 빠르게 대처하는 반면 제이는 점점 흐름을 놓치자 결국 몸을 더 무리해서 빠르게 움직였다.
(삐끗!)
"크아아악! 허리가!"
"나....나이트!"
***
결국 허리를 삐끗해 두 사람은 게임센터를 나와 공원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제이의 부탁대로 지나는 파스를 사왔고 제이는 얼른 붙이며 천천히 일어나 벤치에 기대고 있었다.
"하아...."
"많이 아파? 병원 가야 하는거 아니야?"
"괜찮아. 이정도는 파스에다 내가 만든 녹즙 한잔 마시면 금방 낫거든."
"몸이 이래서 어디 가는 것도 힘들겠네. 좀만 더 쉬었다가 내가 집까지 데려다 줄게."
지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제이를 바라봤고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제이는 한마디 했다.
"그래도 난 오늘 하루 재미 있었어."
"어? 하지만 다쳤잖아."
"그게 아니어도 오랜만에 지나 누나랑 이렇게 어울리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그전에는 전쟁때문에 이렇게 즐기는 건 못했잖아. 결국 누나는 전사했고 나 혼자 남겨졌지만 우리는 다시 만나 이렇게 함께하고 있고, 마치 옛날 그때 일이 떠오르더라도."
지나는 혹시 제이가 예전에 자신과 한 약속을 아직까지 기억하나 싶었다. 그리고 옷 안주머니에 품어둔 선물을 만지작거리며 어쩌면 지금이 제이에게 선물을 줄 기회라고 생각해 품 안에서 선물을 꺼내려고 했다.
"나이트, 나 할말이 있는데....사실...."
"어? 제이 아저씨!"
말하던 그때 공원 앞에 검은양팀 아이들이 제이와 지나를 봤고 아이들은 이곳에서 둘이 뭐하냐고 묻자 제이는 오늘 있던 일을 말해줬다.
"그래서 결국 허리를 삐끗 하신 거에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그보다 너희는 여기 어쩐 일이야?"
"오늘 유정 언니가 일찍 귀가해도 된다고 해서 집에 가는 길이였어요. 그런데 아저씨도 이렇게 만났으니 우리 같이 파티 하는 거 어때요?"
"우와! 어제 가기로 했던 고깃집에 가는 거에요?"
"얘....얘들아....제이씨랑 지나씨 의견은 듣지도 않고 갑자기...."
슬비가 팀원들을 말리면서 제이는 오늘일이 즐거웠는지 웃으며 일어나 고깃집에 가는 걸 동의했다. 결국 지나와 검은양팀 아이들과 함께 고깃집으로 향했고 고기를 주문한 뒤에 준비된 고기가 도착하자 불판 위에 먼저 고기를 올렸다.
(치이이익....)
"오오! 언제쯤 익으려나?"
"이제 막 굽기 시작 했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
불판 위에 고기가 올라가자 미스틸과 유리는 흥분했고 시간이 좀 지나 어느정도 고기가 익자 검은양팀과 지나는 고기를 하나씩 집어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제이는 이어서 마저 혼자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지나는 제이보고 많이 안 먹는다며 교대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고기를 굽는 일에 나섰다.
"제이씨, 그러지 말고 드시고 하세요. 고기는 저희가 구워도 되니까."
"아니야. 너희는 어서 많이 먹어. 굽는 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하지만 그때 재빠르게 지나가 고기가 담겨진 접시를 제이에게서 가로채 자신이 굽기 시작했다. 당황한 제이는 다시 가져오려고 하지만 지나가 이를 저지했다.
"누나, 뭐하는 거야?"
"오늘은 네가 생일이잖아. 그러니까 굽는 건 우리가 할 테니 먹도록 해."
단호하게 지나가 말하자 제이는 난감한듯 할수없이 지나의 말에 따라 그녀가 접시에 덜어준 고기를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미스틸이 준비한 선물이 있다고 건네 줬고 이어서 다른 팀원들도 선물을 하나둘씩 꺼내 제이에게 건네 줬다.
"하하! 우리 테인이가 그린 그림 이거 나잖아. 꽤 잘 그렸는데?"
"아핫! 아저씨 생각해서 열심히 그린거에요. 생일 축하드려요!"
"동생은 그 와중에 게임을 보내 준거야? 그리고 유리는 돈을 보내줬네."
"헤헷, 역시 선물은 머니머니해도 머니가 최고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선물로 드리지 그랬어."
"뭐, 어때. 마음만 통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하여간....아, 다음은 제가 준비한 선물인데 이것도 받으세요."
슬비는 유리를 지적하다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건네 주자 케익 상자였다. 하지만 평범한 케익이 아닌 제이의 얼굴을 모양으로 만든 수제 케익이였고 케익을 보자 기쁜 제이는 검은양팀 아이들에게 고마워하며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제이의 모습에 지나는 자기가 준비한 선물을 잡은 채 아이들의 선물과 비교하면 꺼내기 부끄러워 조용히 있었다. 선물을 받고 고깃집에서 마저 식사를 마치고 나왔고 검은양팀과 인사를 하고 각자 헤어져 제이와 지나는 둘이서 걸어가고 있었다. 제이의 손에 들린 선물들을 본 지나는 그가 행복한지 물었다.
"그야 무척 행복하지. 오랜만에 다른 사람한테서 생일선물을 받으니 말이야. 오늘 같은 생일은 내 인생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지금 무척 행복해."
"그렇구나....그럼 오늘 충분히 만족하겠네."
"그야 그렇지. 뭐, 베로니카나 누님에게서 선물을 못 받기 했지만 오늘 받은 걸로도 충분해."
"그 중에서도 아직 한 명 더 있지 않아?"
지나는 조심스럽게 자신을 어필하듯 말했고 제이는 문뜩 걷다가 발걸음을 멈춰 지나를 바라봤다.
"혹시 누나도 준비 한거야?"
눈치를 챈 제이의 말에 지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는 그제서야 알았다. 왜 그때 지나의 선물을 눈치 못챈건지 제이는 들고있던 선물을 놔둔 채 지나에게 다가와 준비한 선물이 보고싶다고 말했다.
"검은양팀 아이들이 준비한거랑 비교하면 별거 없는데, 그래도 괜찮아?"
"상관없어. 난 오히려 기쁜 걸. 누나가 날 위해 준비해줬다는 선물을 말이야."
지나의 두 어깨를 잡고 말하자 지나는 조심스럽게 품 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제이에게 건네 줬다. 제이는 선물을 받고 상자를 열어보자 안에는 놀랍게도 제이의 전쟁시절 모습으로 만들어진 작은 인형이 들어 있었다.
"이거 혹시 누나가 직접 만든 거야?"
"응....난 그때일이 아직도 생각나. 그때 너에게 생일 축하해주겠다는 약속을 못하고 떠났을 때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다시 살아나서 이번만큼은 너에게 꼭 좋은 생일을 안겨주고 싶어서 만들어봤어. 처음에는 힘들고 만드는 거 자체가 복잡했지만 저수지나 베로니카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만들었거든."
제이는 지나가 만든 인형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혹시나 그가 마음에 들지 않나 싶어 걱정했지만 오히려 제이는 지나의 두 손을 잡아줬다.
"고마워. 진심으로 고마워 누나. 마음에 안 들기는 그런 게 어디 있겠어. 이렇게 챙겨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데, 나야 말로 누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우리가 비록 20년전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나는 이제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기뻐. 생일 축하해 나이트....아니....검은양팀에 제이...."
지나는 제이에게 축하에 한마디를 해주자 제이는 기쁜 나머지 인형을 손에 쥔 채 지나의 손을 계속 잡으며 자기도 고맙다는 말을 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뒤늦게 그날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
"좋아. 오늘도 홍대 쪽에 차원종 잔당이 남아있다는 제보가 나왔어. 즉시 출동하자."
"어? 근데 아저씨 주머니에 그 인형 혹시 아저씨예요?"
평소와 같이 출동하려는 때 미스틸은 제이의 주머니에 달린 인형을 보자 다른 팀원들도 시선이 집중됐다.
"우와! 이거 오메가 나이트랑 비슷한데, 혹시 아저씨 옛날 모습?"
"뭐....그렇지. 앞으로는 품에 지니면서 부적으로 달고 다니려고. 소중한 사람에게서 받은 건데 이렇게 가지고 다닐 때면 꼭 위험한 일이 생겨도 자신이 지켜줄 거라고 말해줬거든."
"그거 참 만드신 분 정성이 느껴지네요. 혹시 누가 주신거에요?"
슬비의 질문에 제이는 슬며시 지나를 봤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다급히 눈을 피했다.
"비밀이야. 그보다 대장, 얼른 출동하자고. 차원종들이 날뛰고 있을 테니까."
"알겠어요. 그럼 검은양팀 출동합니다!"
팀원들은 사이킥 무브를 시전해 날아갔고 제이도 현장으로 출동하려던 때 뒤에서 지나가 다가왔다.
"다녀 올게, 누나."
"잘 다녀와. 오늘 하루도 그 인형이 널 지켜줄 거야. 우리가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서로를 지켜준다는 걸 잊지 말아줘."
"응. 그럼 오늘도 힘내 보겠어!"
지나와 인사를 마치고 제이도 사이킥 무브를 시전해 하늘로 날아 올랐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제이의 몸을 스치며 주머니에 달린 인형이 바람에 휘날려 흔들렸고 인형 덕분인지 혼자라고 생각해도 곁에 지나가 함께한다는 느낌이 들어 든든해 그는 오늘도 클로저로서 차원종을 처치하기 위해 힘차게 움직였다.
작가의 말
정신없이 급하게 쓰느라 원래 더 넣으려고 했던거나 좀 부족한 부분이 많네요. 시간에는 맞춰 올려야 할거 같아서
일단 급한대로 써서 올렸습니다. 이번 제이 생일에는 또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다 지나와 시간을 보내보자라고 떠올랐고
아마 전쟁시절때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약속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 과거에 했던 약속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현재시점 지나가 다시 살아나 제이와 재회를 한걸 바탕으로 그때 약속을 지켜주는 방식으로 생일을 축하해주는걸로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고요.
다소 급하게 만드느라 좀 엉성하지만 아무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제이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