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세하가 햄스터로 되어버렸을 뿐인..?
chizru 2015-02-25 5
'주의. 절대로 함부로 마셔** 말 것.'
작전을 마치고 캐롤누나에게 보급품을 받으러 온 나는,
문득 캐롤누나의 책상 위에 놓인 정**를 붉은 물약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 물약이 담긴 플라스크에는 '제발 좀 먹어줍쇼.' 라는 듯한 문구가 눈에 콱 박히도록 적혀있었고,
나는 그 문구의 애처로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냥 조금만 마셔보는 건데 괜찮지 않을까.'
사실 목이 마르기도 했지만 그 물약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다.
원래 게임 이외에는 웬만해서는 호기심을 갖지 않는 나였지만,
그 날 따라 왜 그리도 그 물약에 호기심이 들었던건지...
'주변에 아무도 없지?'
마음 속으로 조마조마해 하며 플라스크를 집어들고 주변을 재빠르게 살핀 나는
이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 손 안에 들린 정**를 물약을 아주 살짝 조금 들이켰다.
"웁..."
마치 감기약을 처방 받을 때 기침 나면 꼭 먹으라고 주던 빨간 물약과 같은 맛이 나는 그 물약을 들이킨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구역질과 함께 내 손에선 자동적으로 플라스크가 떨어졌고,
이내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일이야.'
무슨 소리지..
'분명히 경고 표시까지 달아뒀는데 말이예요.'
아...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정말... 대책이 안 선단 말이야.'
이건... 유정누나 목소리?...
것보다 목소리가 오늘따라 왜이리 크게 들리는 것 같지...
잠결에 들리는 유정누나의 목소리에 정신차리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몸은 생각대로 시원시원하게 내 말을 따라주지 않았고,
그것에 의문을 느낀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눈을 떴다.
"세하야! 정신이 들어?!"
눈을 뜬 순간,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나 싶었다.
내 눈에 가득 차는 유정누나의 걱정스러운 얼굴과, 나를 향해 늘 똑같이 화사한 미소를 지어주는 캐롤누나가
오늘따라 너무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마치, 갑자기 유정누나와 캐롤누나가 거인이 되어 있는듯한 기분이...
"세하야, 내 말이 들려? 내 말이 들린다면 고개를 흔들어 봐."
아니, 정말. 오늘따라 왜 이러지 이 누나.
나는 누나가 시키는대로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언가가 이상했다.
목이... 짧다고 해야되나...
느낌이 그렇다! 지금!
"오, 세하군. 우리가 잘 보이나요?"
뜬금없는 캐롤누나의 질문에 나는 "네, 잘보여요."라고 대답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찍-"
내 입에서 튀어나간 것은 평소 내가 잘 알고 있는 쥐의 울음소리였다.
'뭐,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왜 내 입에서...'
갑작스레 입에서 튀어나온 '찍-' 이란 짤막한 단어에 충격과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 나를 향해
캐롤누나는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거울을 나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제가 분명히 주의라고 적어놓았을 텐데... 세하군은 호기심이 왕성하군요. 덕분에 실험이 실패했다는 것을 한 눈에 보아서 고맙지만요."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캐롤누나가 내 앞에 놓아준 거울 앞에 서고 내 모습을 보자,
그동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캐롤누나의 말 뜻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찍-?!"
거울에 비춰진 것은 멀쩡한 사람의 모습으로 서있는 내가 아닌,
커다란 게임기 옆에 놓인 작은 햄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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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서 생각난 것만 끄적였네요...
햄스터에서 사람이 되는 과정은 다시 또 망상을 열어봐야할 듯...
근데 이시간에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려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