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세.와. 리메이크 1화(상)

최대777글자 2015-02-24 4

reader side 허시혁

 

, 살려줘! 미안해, 잘못했어!”

 

나는 가끔씩, 이런 악몽을 꾼다.

 

으아아! 안돼!!!!!!!”

 

[푸욱!]

 

내 앞에 있는 이 제대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남자를 마구 찌르고 베는 꿈을. 결국 그 남자는 토막난 시체가 되어 내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꿈을 악몽이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충격적인건...

 

기분좋다....’

 

으아악!”

 

나도 모르게 꿈속에서 그런 생각을 내뱉은 뒤엔 언제나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그 다음에는 누군가가 바늘로 머리를 찌르는 듯한 두통을 느껴 반사적으로 왼손을 머리에 갖다댄다. 한동안 그 상태로 있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또 그 꿈이냐... 정말 싫다고...’

 

그 꿈에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는 나는 세수를 하며 마음속으로 짜증을 내지만 이내 그 짜증은 가라앉고 얼굴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낸다.

 

아침먹기 귀찮다... 그냥 가야지.”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오려던 순간 덩그러니 놓여있는 검을 보고 그 쪽을 향해 걸어가 검을 뽑아보는 나.

 

이 검날을 보면 언제나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단 말야...”

 

...’

 

이러면 마치 내가 검 페T시 같잖아...”

 

검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으며 중얼거린 후 집을 나왔다. 아직 초겨울이라 그런지 몸이 떨릴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의 추위가 느껴지는군...

 

쓰압.... 가방 안가지고 나왔네...”

 

내 이름은 허 시혁. 178cm에 성적은 그냥 중위권. 이제 막 18살이 되는 평범한 남고생이다.

 

[콰앙!!!!!!!!!!!]

 

뚜헓!!!!!!”

 

으아아! 내가 사람을 쳤어!”

 

나를 친 트럭을 운전하던 사람이 나와 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왔다.

 

, 괜찮아요.”

 

?”

 

별로 안다쳤으니 그냥 가겠습니다, 일보세요.”

 

아니, 트럭이 이렇게 찌그러졌는데 멀쩡하다고? 잠깐, 학생! 어디가!”

 

아까 평범한 남고생이란 말 취소. 실은 얼마 전, 나는 이상한 힘을 얻어버렸다.

.

.

.

시간을 거슬러 약 2주전. 나는 검도대회에 참가했고, 이건 그 결승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양 측, 준비!”

 

심판의 말에 나와 상대방은 죽도를 들고 대련자세를 취했다.

 

시작!”

 

[파앙!!!!!!!!!!]

 

아이 빌리브~ 아캔 플라이~~~~~~~~~”

 

.... 어라?”

 

한순간이었다. 심판이 시작이라 말하자 나는 허세로 횡베기를 시전했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매우 늦었던 것이다. 결국 내 검은 상대방의 복부에 정확하게 맞았는데 그와 동시에 상대방의 보호구에서 우직, 하는 소리가 나며 부서지더니 상대방은 이미 공중에 붕 떠있었다.

 

“....., 구급요원!”

 

? 에에?!”

.

.

.

그 때 모든 심사위원들이 내 도복, 보호구, 죽도를 확인하고 대회 시작전에 도핑테스트까지 마쳤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걸 알아내자 그들도 의아해 했다. 결국 난 그 대회에서 우승해버렸다. 그 일이 화제가 되어 신문에도 날 정도로 모든 사람들에게 그 일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나도 포함해서.

 

그래도 이 힘을 컨트롤 할 줄은 모르니... 그냥 힘이랑 맷집이 좀 많이 오른 것 말고는 딱히 변한것도 없고...’

 

하아~ 학교가기 싫다아~”

 

힘을 얻은 사람들은 대개 그 힘을 어떻게 쓸 지를 생각한다고 한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 였는데... 이래가지고는 악용할 수도, 좋은일에 쓸 수도 없잖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결국 학교에 도착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나는 검도부에서 퇴출당했다. 그 때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자면...

 

너 너무 쎄서 위험함, 퇴출 수고요.”

 

 

이렇게 된 거다. 뭔가 진지한 이야기인데 엄청나게 생략되고 웃기지도 않은 개그처럼 표현 되었지만 뭐 어떤가.

 

그나저나 이제 뭘 한다... 검도만큼 재밌는게 없었는데.’

 

이 말 대로다. 공부는 물론이요, 내겐 게임조차 하나도 재미없었다. 오직 검도, 대련만이 내게 인생을 사는 이유이자 현실도피를 위한 천국이었는데... 나는 그 천국에서 박탈당했잖아? 난 안될 거야, 아마.

.

.

.

[딩동댕동~]

 

수업을 들으며 생각해보았다. 꽤나 흥미롭고 직접적인 해결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자살은 어떨까?”

 

너 그거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내 혼잣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반응하는 옆자리 친구.

 

역시 이건 아니야... 아니, 난 수업들으면서 이 쓸데없는걸 왜 생각하고 있었지? 에라, 집에나 가자.’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향하는 나였다.

.

.

.

하아... 지루하다... 원래 내가 이 시간에는 뭘 했었지?”

 

맞다, 검도를 했지.’

 

에이씨, 잠이나 자자.”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린 나는 그냥 확 거실에서 잠들어버리기 위해 옆으로 돌아누웠으나 그 때 딱 검이 내 시선의 바로 앞에 보였다.

 

아차차... 하루에 한번씩은 먼지를 털어줘야지.”

 

그렇게 난 바로 먼지털이를 찾았다. 젓가락 크기의 막대 끝부분에 털같은게 달려있는 먼지털이다.

 

검도는 못하게 되버렸지만 검은 잘못이 없잖아? 먼지는 제때제때 털어 줘야지.”

 

[철컥, 스릉~]

 

손잡이를 잡고 검을 뽑자 경쾌한 소리가 내 마음을 울렸다.

 

검을 뽑을때마다 나는 이 소리는 참 좋다니까~ 어라, 그런데 왠지 오늘따라 검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이쁘네?’

 

“...가 아니라 진짜로 빛이 나잖아! 뭐야?!”

 

[고고고고고.....]

 

우와! 빨아들이고 있어! 잠깐, 으아아아!!!!”

 

이때부터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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