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외전-그림자 요원 자온 1화 <제안>
Heleneker 2022-03-07 0
시작하기 전 이 글은 센텀시티 이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 나오지 않은 자온의 설정 스포성이 매우 높습니다!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면 피해주세요(문제는 본편이 매우 느릴 뿐입니다....)
시작합니다
"끄으으으응...."
아직은 싸늘한 바닷 바람이 부는 수연 요트경기장. 그 한구석에서 따스한 빛이 새어나오면서 동시에 누군가가 앓는 소리가 들린다. 빛의 근원지인 자온이 벤치에 앉아 끙끙거리며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
자온의 손 안에서는 능력인 실이 복잡한 형태로 서로 얽히며 다방형 구체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다 눈가를 찡그리며
"하아아아아----- 역시 하루이틀 정도로는 역시 흉내는 무리인가. 아으으.... 눈이야...."
"그 힘을 얻은 것까진 좋았는데. 눈은 아프고, 컨트롤도 안되고, 출력도..... 아아, 짜증나아아아....."
며칠 전, 센텀시티로 오기 직전에 자온은 주변을 침식시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는 눈, 필멸의 눈의 가진 또 다른 힘을 발현시켰다.
사용자의 성향이나 소망을 반영하여 새로운 능력을 발현시키는 힘.
그 힘은 실을 매개한 공간 내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여 간파하는 힘과 염화력, 파이로키네시스를 발현시켰다.
염화력을 제대로 인지한 후 동경하던 알파나이트와 똑같은 힘을 가진 것에 조금 흥분한 자온은 센텀시티의 결전 이후 남몰래 염화력의 컨트롤을 연습하고 있었지만... 현재 이렇게 짜증내며 끙끙 거리는 것은 연속된 정밀한 컨트롤의 실패. 그리고 눈의 힘의 한계에 맞부딪친 상태이다.
첫 문제인 정밀한 컨트롤은 제이를 따라하려고 하는 것. 문제는 제이의 초인적인 컨트롤은 그가 힘을 잃은 후, 뼈를 깎고 피를 토하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영역이였기에 단숨에 따라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이였다.
진짜 문제는 필멸의 눈의 또 다른 힘, <반영의 힘>에 있었다. 그 힘은 강하게 사용할수록 강한 통증이 수반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침식을 통해 반차원종화 하지 않으면 불꽃을 실의 형태로만 구현과 제어가 가능하다는 문제에도 맞부딪친다.
침식은 상시 유지 불가능한 영역이기에 어떻게든 실로 컨트롤과 위력을 재현하기 위해 남몰래 연습하고 있었지만....
"아오.... 눈 아프네. 쿨팩, 쿨팩..."
"자, 여기."
"네, 고마워요. ....근데 누구ㅅ..... 아, 아, 알파나이, 아, 아니 제이 님!?"
"여, 해랑이. 쉬는 중이였나?"
주변에 대한 감지를 풀고 쉬고 있었던 자온의 옆에 검은양 팀의 제이가 어느새 다가와 그의 본명을 불러주며 쿨팩을 집어준다.
"네, 네! 쉬는 중이였습니다, 제이 님!"
"매번 말하지만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라고. 그리고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리하지 말라고. 건강이 제일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건강 녹즙 한잔 마시겠나? 보니까 눈 아파하는 것 같은데. 내 녹즙은 눈이나 통증에도 좋으니까."
제이가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려고 보온병에서 녹즙(?)이라 부른 악독한 향취를 풍기는 무언가을 뚜껑에 따라 자온에게 건네준다.
"넵!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ㅈ, 잘 마셨습니다....! "
녹즙(?)이라 불린 무언가를 망설임 없이 마신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마셨을 뿐, 자온의 얼굴이 파란 걸 넘어 창백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다 마시기는 하지만 몸이 움찔 거리는 것은 숨기지 못했다.
"잘 마시네. 한 잔 더 줄까?"
"ㄱ, 괜찮습니다, 제이 님. 효과가 좋습니다. 벌써 통증이 가라앉았습니다."
녹즙(?)을 마시고 난 후의 두 사람은 잠시 바닷가를 보며 휴식을 취한다.
"...제이 님. 제이 님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 두렵지 않으셨습니까? 감찰관이 보여준 제이 님의 기록은 정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도 비난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다시 싸우러 돌아올 생각을 하셨습니까?"
자온의 무거운 질문. 제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은퇴하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그, 그런 뜻이 아니잖습니까!?"
"하하. 농담이야. 어째 해랑이는 놀리는 재미가 있는 느낌이 있단 말이지."
가볍게 웃던 제이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뭐.... 당연히 무서웠지. 힘은 잃고 퇴물처럼 버려지고 밤마다 끔찍했던 전쟁의 기억이, 전우들이 죽어가던 그런 꿈을 매일같이 꿔서 잠은 제대로 잔 기억이 얼마 없었지. 치료나 약을 받는 것도 일상이 될 정도로 반복했더니 백의 입은 사람이 만지기만 해도 기피감이 들더군."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던, 무력한 나 자신을 원망해야 했었던 그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너무나도 끔찍해서 듣지 못하는 척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였지."
"그래도.... 내가 하지 않으면 나 같은 사람들이,
그 지옥을 겪는 사람들이 또 생겨날테니까. 그래서 다시 돌아올 각오를 다진거지."
"지금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내 등을 믿고 지켜봐주며 함께 걸어가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다시, 좀 더 힘내서 싸울 수 있는 거지. 어때? 질문에 답이 좀 되었나?"
네. 답을 듣고 나니 역시 당신은.... 힘을 잃었다 해도 역시 당신은 여전히 강하고 다정한... 영웅입니다. 부산을 구해주셨던 그때의 당신으로 남아계셔서 정말로... 정말로 다행입니다, 제이 님."
"너, 너무 추켜세우지 말라고. 괜스레 창피해지려고 하니까."
"창피하다뇨?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제이 님의 그 멋진 활약상을 추켜세우지 않을 수가 없죠! 아! 그러고보니 부산 시장님이 세웠다던 제이 님의 기념관이 있다죠? 시장님께 연락드려서 같이 가시죠!! 그 활약상을 같이 보면서....."
삐삑! 삐삑! 삐삑!
흥분한 자온의 폭주를 멈춘 소리는 자온의 호출기에서 울리는 발신음이다.
....호출이네. 죄송합니다, 제이 님.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면 시장님과 얘기 나눠서 한 번 모시겠습니다.
그, 그러지 말라고. 얼른 가봐. 급한 거 아닌가?
급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제이 님.
*********
"수현, 무슨 일이야? 출동해야 하는거?"
"아, 그건 아니예요. 다름이 아니라 공지사항이 내려왔어요."
"오세린 요원님이 바쁘셔서 그런 거겠지만, 그래도 오세린 요원님을 통하지 않고 저에게 직접 공지사항이 내려오다니. 좀.... 기쁘네요. 하하..."
"그만큼 수현 네가 우리팀에서 중요한 인물이라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무슨 공지인데?"
"다름이 아니라... 해랑 형한테 신규 승급 심사의 테스트 요원 제안이 들어왔어요."
"승급 심사? 나한테?"
"그게... 해랑 형을 비롯한 시궁쥐 팀 여러분은 임시 클로저셔서 정규 심사를 받아보신 적이 없으시지만요."
"사실 정규 클로저는 일정 단계마다 승급 심사를 클리어해서 승급을 하는 게 원칙이에요. 승급을 할 때마다 리미터가 해제되서 한 단계 강한 클로저가 되는 거죠."
"물론 시궁쥐 팀 여러분도 이레귤러적인 방법으로 리미터를 해제하긴 하셨지만요. 그건 일종의 편법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여러분한테 승급 심사 제안이 들어왔다는 건... 어떻게 보면 여러분이 클로저로 인정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열심히 싸워온 보람이 있네요!"
"음.... 근데 테스트 요원이라고 했지? 뭐 문제 있는 거 아냐?"
"그게 말이죠.... 이번 승급 심사가 통상적인 승급 심사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모양이에요. 특수한 존재가 심사 과정에 포함되어 있어요."
"<솔로몬>....이라고 알고 계세요? 형도 언젠가 접촉 실험을 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솔로몬>.... 기억하지. 자신과 닿은 사람에게 환상이나 옛기억 등을 보여주는 존재였지. 나는... 형님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줬었고... 수상하지만 적의감이 들지는 않았던 존재였지."
"확실히 적대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게 유니온의 입장이지만 그래도 불명확한 요소가 많은 존재인 건 틀림 없어요."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정규 클로저가 아닌 저희에게 먼저 테스트를 요청한 걸지도... 어떻게 하시겠어요, 형? 불편하시다거나 불안하시면
이번 일은 없었던 일로 해도 되는데요."
"뭐... 확실히 수상적기는 한데 말이지.... 그래도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받는다고 전달해 줘. 까짓거, 해** 뭐."
"네. 그럼 승급 심사를 받으러 가죠. 자세한 설명은 독일의 사냥터지기 성에서 마저 하죠."
"어.....? 아..... 비행정 타야하겠지.... 사냥터지기 성이라. 그것 좀 사 가볼까. 수현, 금방 갈테니까 잠깐 기다려 줘."
휠 오브 포춘의 예열이 끝나고, 민수현과 자온을 태운 비공정은 빠르게 독일을 향해 날아간다. 물론 자온은 멀미로 끙끙 앓으면서.
TO BE NEXT......
SPECIAL THANKS TO <꿈꾸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