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 시즌 2 4화. 다시 만난 검은양
pixi 2020-09-07 3
“너가 왜 여기에 있는거야?”
칼바크 턱스가 사라지고 나타난 것은 검은양팀의 멤버들이었다. 그들의 유니폼의 뭍은 차원종들의 피를 보니 전투를 치르며 이곳에 온 것 같았다. 그들이 대체 왜 여기에…?
“설마…너도 검은붕대와 한패인거냐?”
저번에 싸웠던 기억때문인지 이세하가 건 블레이드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검은 붕대를 말하는 걸 보니…..칼바크 턱스가 말했던 손님들은 아무래도 검은양팀인 것 같았다.
“한성, 저 녀석들과 또 싸워야 하는거냐?”
“아니, 그럴필요없어. 하지만…경계를 늦추지는 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저번에 싸웠던 기억 때문인지, 녀석들은 우리를 향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리더인 이슬비는 이미 알게모르게 비트를 사방에 숨겨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벌처스에게 쫒겨 이곳까지 오게 된거야. 그 검은 붕대의 녀석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어”
“벌처스? 벌처스가 왜…”
“리더, 저 녀석의 말은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아. 우리도 지난 번에 봤잖아. 그 말도 안되는 힘을 말이야. 벌처스도 그걸 봤다면 탐낼만도 하지. 충분히 그럴 녀석들이니까”
다른 멤버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지만, 제이는 뭔가 짐작이 간다는 듯 경계를 풀고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제이 아저씨! 위험해요!!!”
“아니야 리더. 날 믿어보라고. 그리고 내 직감이 말하고 있는데, 이 녀석들은 그렇게 나쁜 녀석들은 아닌 것 같으니까”
이슬비가 위험하다며 소리쳤지만, 제이는 완전 무방비상태로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프레이게 위상력을 끌어올리며 달려들려 했지만, 나는 프레이를 붙잡으며 진정시켰다. 일단…대화를 해볼 가치는 있었다.
“우리가 널 도와주도록 하지. 마침 백화점 밖에 유정씨가 있으니까, 그녀한테 말해보라고”
“내가 뭘 믿고 네 말을 따라야하지?”
나는 검을 들어올리며 그의 접근을 막았다. 제이…저 녀석은 특히 위험했다. 수습클로저인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그는 지금 몸이 만신창이어서 검은양에 있을 뿐, 내 힘을 보고 드러낸 그 기백, 차원전쟁 시절에는 S급 클로저에 가까웠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노련한 경험으로 충분히 블러핑을 할 수도 있는 상황, 섣불리 따라 나설수는 없었다.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나는 진심이니까”
“우리는 강남 사태 이후 서로 건드리지 않는 사이가 되었을 뿐, 좋은 관계는 아니지 않나? 네 뒤의 팀원들도 날 좋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은데.”
“확실히, 지금 이 상태라면 너에게 신뢰를 받기는 어렵겠군. 애들아, 모두 경계를 풀어.”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을 지키러 이곳에 온 거지. 싸우기 위해 온 게 아니잖아.”
“……검은양팀, 전원 무장해제하세요.”
제이의 말에 마지못해 이슬비가 말했다. 이슬비의 말에 모두 무기를 내려놓자 나도 들어올렸던 검을 내렸다. 제이의 말은 블러핑인 것 같지는 않았다. 정말로 순수하게 우리를 도우려고 하는 건가..?
“너도, 그아이도. 지금은 그저 우리가 지키려는 수많은 사람들 중 1명일 뿐이야. 저번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싸우기는 했지만, 과거를 이유로 너희들을 무시할 정도로 쓰레기는 아니거든. 그러니까 안심해도 돼.”
“…….알겠습니다. 일단 믿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말에 제이는 씩 웃으며 나를 안내했다. 다른 검은양팀 맴버들은 아직 우리를 경계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프레이와 함께 백화점 밖으로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말대로 난민대표와 이야기 하고 있는 관리요원이 눈에 들어왔다.
“유정씨. 뜻밖에 인물을 만나게 됬어. 저번에 만났던 애야.”
“그렇군요. 난민대표님, 조금 이따가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먼저 봐야 할 사람들이 있어서..”
김유정은 난민대표와의 이야기를 잠시 멈춘 뒤 우리에게 다가왔다.
반가워요. 검은양팀의 관리요원을 맡고 있는 김유정입니다.”
“유한성입니다. 편하게 한성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이쪽은 프레이입니다.”
“그….차원종이었다는 자가 이 사람인가요? 도저히 차원종이었다고는 믿기지 않는데”
“지금은 인간입니다. 함부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죄송해요. 그저 너무 귀여운 아이라 무심코 말이 나왔네요. 사과할게요.”
김유정 관리요원이 내게 말하며 프레이에게 다가갔다. 프레이가 긴장한 듯 내 뒤에 숨었지만 김유정 요원이 손을 내밀자 조금 긴장을 푼 듯 한 손만 삐죽 내밀어 손을 잡았다.
“제이씨에게 들었어요. 벌처스에게 쫒기고 있다고….”
“네, 저를 노리는 건지 프레이를 노리는 건지…아니면 둘 다 노리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밤중에 습격을 받은 뒤로 계속 쫒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조신분도 들통이 나서 갈 곳도 없는 상황이고요. 왜 위조신분인지에 대해서는…..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상관없어요. 위조신분이든 아니든 사람을 지키는 것이 저희 검은양팀의 임무니까요. 제 권한을 통해 유니온에 정식으로 당신들에대한 보호조치를 요청하겠습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되요.”
“감사합니다.”
내가 고개를 살짝 숙이자 김유정은 그저 할 일을 할 뿐이라며 다시 난민대표에게로 돌아갔다. 김유정이 떠나자 검은양팀의 리더, 이슬비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뭔가 쭈뼛거리면서 다가오고 있는 게….할 말이 있는건가?
“내게 할 말이 있는건가?”
“저…..죄송해요. 비록 우리를 막아서긴 했지만, 우리를 다치게 한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는 강남사태를 종식시켜준 당신들을 경계할 필요까지는 없었는데….죄송합니다.”
이슬비가 고개를 꾸벅 숚이며 사과하자, 괜히 몸을 긴장시키며 날카롭게 말했던 내 자신이 창피해졌다. 나도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손을 내밀었다.
“아니야.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우리 동년배같아 보이는데, 말 편하게 하는 게 어때?”
“그래. 지금부터 검은양팀은 최선을 다해 너희들을 지켜줄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녀가 내 손을 잡으며 싱긋 웃자 그제서야 뭔가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프레이도 어느정도 경계를 풀었는지 고개를 내밀며 검은양팀을 바라봤다.
“네가 그 차원종이었다는 친구구나? 반가워! 난 미스틸테인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나…나는 프레이다. 나두….앞으로 잘 부탁한다”
그나마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가, 다른 멤버들한테는 여전히 겁을 먹고 있었지만 미스틸테인에게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프레이를 뒤로하고, 다시 검은양팀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일단 김유정 요원님과 난민대표와의 이야기가 끝나면 우리는 구로역으로 귀환할 예정이야. 너희들도 우리를 따라서 가게 될 것 같은데”
작전본부라….확실히 그 곳이라면 벌처스라해도 대놓고 습격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일단 그곳에서 세나 누나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애들아. 난민대표와는 잘 이야기가 됬어. 이제 복귀하도록하자.”
“네. 알겠습니다. 가는 길에 차원종이 출몰할지도 모르니 주의해주세요.”
“걱정할 필요없다. 우리 몸은 우리가 지킬 수 있으니까”
“그래 고마워. 그럼 이동하자.”
프레이의 말에 이슬비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프레이도 완전히 경계를 푼 건지 검은양팀에게 다가가며 활짝 웃었다. 이제…..이렇게 넘어가는 것 같았다. 더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었지.
“네??? 열차가 폭발했다고요??”
김유정 관리요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칼바크 턱스의 가방은 내가 그를 저지한 탓에 무사히 회수되었고, 그 뒤로 그 가방들은 전부 유니온에 이송되기로 되어있었다. 그와 동시에 검은양팀도 새로 오는 정예클로저들과 교체하면서 나 또한 이곳에서 벗어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이 꼬인건가…
“하아….미안하다. 한성아, 아무래도 이곳에 좀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아…”
“저야 상관없어요. 오히려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지금 검은양팀만으로는 몰려드는 차원종을 막기가 벅차서. 혹시 네가 폭발한 열차 인근의 차원종들을 정리해 줄 수 있겠니?”
“알겠습니다. 바로 출동하도록 하죠.”
충분히 쉬었기에 몸상태도 어느정도 회복된 상태였다. 그리고……언제부터인가 칼바크 턱스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 계속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계속 두고 있다가는 오히려 이곳을 습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바로 몸을 일으켜 나갈 준비를 했다.
“한성, 어디 가는 거냐?”
“잠깐 도와주러 나가는 것 뿐이야. 넌 여기에 있어도 돼”
“하지만….”
걱정마. 금방 다녀올거니까. 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으….알겠다. 빨리 다녀와야 한다!”
프레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챙겨들었다. 날 향한 살기어린 시선…..이번만큼은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프레이는 이곳에 두고, 나 혼자 나가야 했다. 어쩌면 정말로 서로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는 싸움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다녀올게. 프레이”
나는 프레이에게 말한 뒤, 곧장 폭발사고가 있던 곳으로 출동했다.
“….끔찍하군. 이정도일 줄이야…”
폭발한 열차가 선로에서 이탈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완전히 뒤집혀버린 열차, 생존자가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숨을 쉬며 열차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했던대로 칼바크 턱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콰아앙!!!!!!
나는 곧바로 검을 꺼내들어 칼바크 턱스를 향해 휘둘렀다. 열차가 두동강이 나며 쓰러졌지만 칼바크 턱스는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칫, 일격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보자마자 검을 휘두르다니,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지?”
“니가 도와준다고 한 방법이 차원종을 소환하는 거였다는 걸 알았다면 처음부터 죽여버렸을거다. 구로역의 상관없는 난민들까지 휘말리게 하다니, 제정신이냐?”
“크하하. 제정신으로 이 짓거리를 할 리가 없지 않느냐. 그런데 설마 그정도 일 가지고 검을 휘두를 줄이야. 생각보다 성급하구나”
“**. 난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휘말리게 하는 것들이 제일 싫으니까. 그리고 이 구로역에서 절대 떠날 일도 없을거다.”
“하, 설마 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인가?”
“난 차원종이던 사람이던, 전쟁과 상관없는 자들이 다치는 꼴은 절대 못 보거든. 차원종들은 검은양팀만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가만히 있는 거지만, 너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나는 검의 출력을 개방시키며 칼바크 턱스에게 다가갔다. 이 녀석은 검은양팀에게는 무리다. 내가 이 자리에서 끝내버려야 해.
“유감이군. 자네가 빨리 이 곳에서 사라져주기를 원하고 있건만….하지만 그렇다고 차원종들을 거둘 수는 없아. 그렇다면 주인님들의 의심을 살 것이 분명하니까. 이 상황에서는….이게 최선이겠군.”
칼바크 턱스는 품에서 한 리모콘을 꺼내들었다. 뭔 짓을 하려는 건지는 몰라도 그냥 둘 수는 없다. 나는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검을 휘둘렀지만, 칼바크 턱스는 더 높이 날아오르며 내 공격을 피한 뒤 리모콘 버튼을 눌렀다.
“자네가 지키고 싶어하는 그 난민들….그 난민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면, 자네가 이곳에서 더 머무를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 부디 내 선물을 받아주기를 바라네. 그럼 이만”
칼바크 턱스는 그대로 차원문을 연 뒤 사라졌다. 녀석이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고 싶었지만, 아무런 장비도 없는 지금은 공중에 떠 있는 녀석을 붙잡을 수 없었다. 이런 **…..닭 쫒던 개가 된 신세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김유정 관리요원이 주었던 무전기가 웅웅거리며 울리기 시작헀다.
“유한성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급하게 연락해서 미안해. 지금 당장 백화점 외부로 출동해줘!! A+급 차원종이 출몰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지금 검은양팀이 버티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겠어. 지금 당장 출동해줘!”
설마….칼바크 턱스가 준 선물이라는 게, A+급 차원종이었나? 이 자식이…..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동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