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6화. 격돌. 검은양vs유한성
pixi 2020-07-23 3
콰아앙!!!!
유한성과 제이의 주먹이 연달아 격돌했다. 미스틸테인의 마창으로 인한 버프와 이슬비의 백업을 받는 제이가 유한성을 몰아붙였지만, 유한성은 차분하게 제이의 주먹을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
“공파탄!!!”
“음속베기!!”
투콰앙!!!
“이런 **….”
간신히 이세하와 서유리의 공격을 피한 유한성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곧바로 이세하와 서유리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몸을 날려 피한다 해도 곧바로 제이의 주먹이 날아들어 자세를 다잡는 것도 어려웠다.
퍼억!!
“커억…!!”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 결국 유한성은 제이의 정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복부에 깊숙이 꽃힌 주먹에 유한성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곧바로 클로저들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전하집속탄!!!”
파지지직!!!
전하집속탄 때문에 유한성의 몸이 순간적으로 마비되었다. 곧바로 전하집속탄에서 몸을 뺐지만, 이미 기다리고 있던 미스틸테인이 마창 묠니르를 꺼내들었다.
“끝이다!!!”
콰아앙!!!!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유한성은 두 팔을 들어올려 방어태세를 취했지만 묠니르를 정면으로 맞은 데미지는 적지 않았다.
“이제 포기하는 게 어때? 더 이상 하다가는 크게 다칠거야”
“말도 안되는 소리…계속하자고”
유한성은 몸을 추스르며 말했지만, 그의 두 팔에는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이와의 격투 도중에 계속해서 들어오는 이슬비와 이세하의 위상공격에 몸에 쌓인 데미지도 상당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버티면 끝나잖아? 아저씨의 각성 말이야…”
제이의 결전기-다시 만난 전**의 지속시간이 끝나가고 있음을 유한성은 눈치채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기 직전, 어떤 약들을 들이킨 뒤 제이의 전투능력은 방금 전 차원종을 상대할 때 보다 훨씬 더 상승되어 있었다. 일종의 각성일 것이 분명했고, 차원종을 상대할 때 쓰지 않은 것은 일종의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이 분명하다고 유한성은 생각하고 있었다.
“네 말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유리해지는 건 아니다. 지금은 널 최대한 상처입히지 않기 위해서 날 제외한 모두는 전력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그럼….잘 알고 있지”
유한성은 제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를 제외한 전원 적당히 여유를 두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때까지 큰 위력의 결전기 스킬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유한성도 그들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아내면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여유를 부리지 않을거다. 네 말대로 각성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지금 말하는 거다. 이제 슬슬 포기해라”
“그러니까….말도 안되는 소리라니까”
유한성은 주먹을 들어올리며 계속해서 싸울 준비를 했다. 이세하가 위상력을 끌어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대장, 지금부터는 내가 상대할게. 전력으로 가겠어”
이세하는 검에 위상력을 집중시켰다. 위상집속검이 푸른 불꽃을 머금으며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 쓰려는 것은 결전기-유성검. 검은양팀에서도 잠재력 A급을 받은 이세하의 최고의 결전기였다.
“후우우….”
유한성은 주먹에 힘을 주며 몸을 긴장시켰다. 그의 뒤에는 말렉이 쓰러진 채 기절해있었다. 만약 저 공격을 피한다면, 그대로 말렉에게 저 유성검이 직격할 것이다. 이세하도 그것을 노리고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간다!!!”
푸른 불꽃을 머금은 위상집속검이 빛을 발하며 이세하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바로 그떄
-쿠우우우우!!!!!-
쿠우웅!!
“으아악!!!”
공중으로 뛰어오른 이세하를 갑자기 난입한 트룹이 들이받아버렸다. 그 덕에 유한성을 향해 날아가던 이세하의 유성검이 그 중간에 떨어지며 큰 폭발이 일었고, 그 덕에 유한성과 검은양 팀 모두 폭발에 휘말려 버리고 말았다.
“이런 **!!”
저 트룹은 ‘전사’ 차원종, 죽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유한성은 즉시 몸을 일으켜 도주를 막으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았다. 이때까지 몸에 쌓인 데미지와 방금 전 폭발로 인한 충격 때문인건가…?
-너희끼리 싸워준 덕분에 몸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고맙구나 이 어리석은 인간들아-
트룹은 칼바크 턱스의 가방을 통해 차원문을 연 뒤 말렉과 스케빈저들을 데리고 사라져버렸다. 폭발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 검은양 팀은 그 모습을 ** 못했고, 유한성 또한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트룹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대체 뭘 한거지?”
빌어먹을….클로저들과의 전투에 집중하느라 트룹이 몸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가장 먼저 저 녀석의 숨통을 끊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차원종들은 도망친 모양입니다. 차원종 소탕 작전은…..실패입니다. 그리고”
찰칵
“차원종과의 내통죄로 당신을 긴급체포합니다.”
이슬비가 멍하니 벽에 기대고 서있는 내게 위상력 억제 수갑을 채웠다. 나는 별로 저항할 생각도 하지 않고 순순히 그들을 따랐다. 어차피 이제 싸워야 할 이유도 없었고, 세나누나가 어떻게든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슬비야, 여기 차원종이 1마리 남아있는 데, 이 녀석은 어떻게 하지??”
“뭐…?”
서유리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숨어있던 스케빈저가 붙잡힌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놔라! 이거 놔라아!!-
스케빈저가 버둥거렸지만 클로저의 손에서 탈출할 수는 없었다. 버둥거리는 스케빈저를 보며 서유리가 이슬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차원종은 차원종이야. 내버려 둘 수는 없지”
“그렇구나…. 불쌍하지만, 고통 없이 끝내줄게”
처리하라는 이슬비의 말에 서유리가 검을 뽑아들었다. 그 순간
파아악!!
“에….?”
“미안하지만….이 아이까지 뺏길 수는 없어”
나는 위상력 억제 수갑을 부셔버린 뒤 곧바로 서유리로부터 스케빈저를 빼앗았다. 그런 나를 보면서, 검은양 팀 모두가 당황해하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방금 그 움직임은 대체 뭐야??”
스케빈저를 안고 있는 나는, 위상력 억제 수갑을 차고 있는 상태였다. 양손을 구속하는 쇠사슬만 끊었을 뿐, 수갑 자체가 박살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눈앞의 사람이 위상능력자이든, 혹은 사람으로 위장한 차원종이든 위상력은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방금 유한성이 보인 움직임은 오히려 방금 전보다 더욱 빨라진, 사람의 신체능력을 아득히 초월하는 움직임이었다.
“대체….너는 정체가 뭐야??”
“거기까지”
검은양팀이 내게 다가오려던 그때, 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을 이렇게 크게 벌리면 어떻하니 한성아”
“레…..레이 형???”
공중에서 천천히 내게 내려온 것은 다름아닌 레이 형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년의 모습이었지만, 틀림없는 레이 형이었다.
“마침 이쪽 차원에 들렀었거든. 너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어서 잠깐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이 사단이 나 있을 줄이야…”
“미안해 형. 하지만….”
“괜찮아. 이 차원종은 너가 아끼는 아이인가 **?”
레이 형은 내가 품에 안고있는 차원종을 가르키며 물었다. 스케빈저가 겁을 먹으며 내게 달라붙었지만, 나는 그런 스케빈저를 안심시키며 말헀다.
“응. 강제로 내부차원으로 끌려온 불쌍한 아이여서. 내가 잠시 대리고 있었어”
“넌 예전부터 약한 녀석들에게 관심이 참 많았었지…여전하구나. 일단, 자리를 좀 옮길까? 그쪽분들도 상관없지?”
“상관없어. 마음대로 하라고”
레이가 싱긋 웃으며 클로저들에게 묻자, 제이가 쥐었던 주먹을 펴며 답했다.
“아니 그럴 순 없어요! 차원종과의 내통자를…그것도 정체 모를 힘을 사용하는 사람을 그냥 보낼 수는!!”
“리더….”
제이는 말없이 이슬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제서야 이슬비는 제이가 손을 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손만이 아니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전신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그럼 우리는 이만 가볼게. 어디서 우리 봤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고. 알겠지?”
“네 말대로 하도록 하지….”
“그래. 고마워 아저씨. 그럼 이만”
레이는 유한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유한성과 스케빈저와 함께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제서야 제이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괜찮아…그것보다……목숨을 부지한 것에 감사하자고…”
괴물…..이라는 단어밖에 제이의 머릿속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울프팩에 있던 시절, 인류 최강의 클로저인 알파 퀸을 비롯한 여러 S급 클로저들과 함께 했었고, S급 차원종들도 몇몇 상대해봤던 제이였다. 하지만 방금 전 눈앞의 남자에게서 느껴진 위압감은 이때까지 만났던 이들을 아득히 상회하는 것이었다. 위상력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이때까지 만난 그 어떤 생명체보다 강할 것이라고 제이는 확신했다. 그런 상정외의 괴물 앞에서 제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