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블루핍 2020-06-25 3

00.
 
  클로저라는 직업에, 감정은 양날의 검이었다. 자칫하면 그 선택으로 인해 한 생명의 불을 꺼트릴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 짊어진 무게감이 가끔 목끝까지 차올라 숨을 막히게 만들었다. 만약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의 무지한 생명을 잃게 만든다면. 자신은 과연 올바른 클로저라 칭할 수 있을까?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고 해도, 
결국 한 순간의 선택과 감정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 순간이다. 사람은 거듭 같은 일들을 반복함에도 같은 선택을
내려버리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이미 학습함으로써 다시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그렇
다면 우리에게 있어 문제는 무엇인가? 아니, 애초에 다시 정립을 해보자면. 우리는 감정과 생각을 지녔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것이 정의에 이용되는지, 악의라는 의도를 지녔든 지니지 않았든. 과정이 중요하다지만 결국
엔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믿기 마련이다. 
  유니온은 겉으론 정의의 편이지만, 속은 악의 무구가 가득 차있다. 단지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암암리에 숨겨두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전혀 모르지만. 이미 몇몇의 유니온 관련자들은 그에 대해 뼈저리게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묵인하는 이유는. 그보다 더 높은 권력과 지위를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대항을 할 경우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는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두려움에 결국 앞에 놓여진 모든 문제들을 외면한다. 그
것이 누군가에게는 고통을 초래할 것임을 앎에도.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사람은 자신보
다 강한 자에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다만 그 두려움을 느낌에도,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
다고 한다면. 무던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엔 아직 그런 두려움에 대한 경험이 적기 때문일 것이고, 
후자는 그런 경험을 거듭 반복하며 어느 정도 익숙해진 사람일 확률이 높았다. 
  클로저는, 위상 능력자이자 초인적인 존재다. 보통 인간들과는 다르게 새로운 힘을 각성하여 일반인과는 다른 
내성을 가지고 있으며,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들은 특별한 존재 우리
와는 다른 존재 강한 존재 라고도 칭해지지만, 괴물 이라고도 칭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다시 사고의
반전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과연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그들은 괴물인 것인가? 해를 끼치지 않음에도 다른
힘을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배척을 당하고, 외면을 당해야하는 것인가? 그들은 그것을 어찌보면 당연시하고 있
다. 클로저란 직업에 대한 고정된 뜻과 그들이 해야할 일들이 이런 것들이라고 어쩌면 정의를 내렸기 때문일지
도 모르겠다. 
  소수는 결국 고립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의견을 주장해도, 노력을 핢에도. 결국 다수에 의하여 결국엔 침묵을
유지해**다는 것을 깨닫고 마니까. 다수는 결국 우리에게 힘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을 지켜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용을 하는 것이지. 우리가 그렇지 않았다면 과연 그럴 것인가? 아니,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시민
들이 많아질 것이다. 어째서 그런 힘을 지니고서도 사회에 힘을 쓰지 않느냐며. 그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며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말의 힘을 빌어서라도. 
  아니, 사실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서로의 존재
를 부각시키기 위함인가? 아니면 자신들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일까. 만약, 내가 클로저가
아니었어도. 과연 그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거란 보장이 있었을까? 만약 이라는 가정일 뿐이지만. 확신은
할 수 없다. 우리는 겪지 못한 것들에 대해선 그저 추측과 간접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으니까. 
  우리는 선택받은 자인가? 남들이 가지지 못한 힘을 지녔으니까. 이 세상이 우리에게 부여한 이 모든 것들을
당연시하고 등에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인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삶을 수긍하고 살아가는 것은, 행복한
것인가? 저 또한 한때는 클로저란 직업에 회의적이었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한을 받고, 이유 없는 무시
와 분노와 적의를 받아야 했으니까. 
  우리는 사람이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결국엔 마음이 존재하는 그런 인간이다. 이 세상에 마음이란 것
이 없었다면. 우리는 감정을 알 수 없었을 터였다. 상이하게도 감정과 마음이 존재했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로
인해 서로를 신뢰하기도 하고 불신하기도 했지만. 원래 삶이란 그런 별개의 경험들이 모여 하나의 중요한 의미
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차원전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런 양성의 그룹들도 극차로 일어나지 않았을테지만. 이미 지나간
일은 결국 서서히 수긍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세상에 선과 악은 중립선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단 한끗의 차이만으로도 우리는 도덕
적인 관념에서 벗어나기도 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의 원하고자 하는 방향과 가치를 깨달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깨달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클로저가 되고 싶은가? 내 삶의 가치관을 관철하여 올바른
클로저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정반대로 악에 물들어 악예가 되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중립선을 지킬 것인가? 
이 세상엔 여러 유형의 인간들이 존재하기에,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들을 지켜보고 재단할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
다. 그럼에도 당신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에 대해 확신을 하는가? 당신도 이미 알고 있
겠지만, 우리는 클로저이기 때문에 억압받는 것이 많다. 힘을 각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자 팀으로 이뤄져 
차원종이라는 알 수 없는 괴생명체를 상대해야하기도 하고, 그에 따른 목숨값과 보수값을 받는다. 매순간이 그렇
게 아슬한 듯한 줄타기로 우리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들 수도 있지 않을까?
과연 이 세상은 우리들이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우리-클로저들과 그에 관련된 사람들-들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쳐도, 결국 받아들이는 쪽에서 오해를 해버리면, 우리는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그 과정이 반복됨으로서, 우
리는 힘이 있는 자(위상력을 각성한 자, 즉 클로저)와 힘이 없는 자(일반 시민)으로 나뉘는 것이다. 물론 대표적으로
보이는 갈등이 이렇다하는 것이지. 실제론 이것보다 더한 일들이 이곳에선 다반사로 일어나기도 한다. 

당신을 무엇을 지키기 위해 클로저가 되었는가?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대의를 위해?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명예욕을 위하여? 그 무엇이 되었다고 한들. 그 목표가 있었기에 당신이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이란 사실은 변함
없다. 그 목표 지점이 없었다면, 당신이 목숨 걸고 지켜낸 수많은 지역들과 생명들을 과연 누가 지켜냈을 것인가?
그것에 대하여 나는 당신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가 당신들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들은 클로저로서 잘해주고 있다. 분명 차원종들을 상대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텐데도, 당신들은 꿋꿋하게
그 일들을 해왔다. 다치기도 하고, 가끔씩은 실패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훈련생에서부터 시작해 태스크
포스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당신들이 겪었을 고뇌와 지침들은 분명 가치있는 것이다. 도중에 포기할 수
있었음에도 당신들은 이 일을 시작했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음에도 말이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당신들이 우리를,
그들을 포기하지 않아주었기 때문이었지 않을까 싶다. 
       

* * *

어쩌다 보고서... . 일단 올려두고 내일 와서 이어서 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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