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이야기 (이슬비 편#1)

T에리아T 2019-02-06 4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중점 이야기는 세슬 커플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며, 조금 다크 판타지가 될 예정입니다.
클로저스의 세계관 설정과 조금 동떨어지는 부분도 있음으로 너그럽게 용서 바랍니다.
단편으로 끝내긴 하겠지만. 그것만 해도 소설책 분량으로 약 70~100 페이지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팬픽이며 창작이니. 화내지 말아주셨으면 합이다.
그럼 시작합니다.









2025. 더 클로즈. 다른 말로 폐문 전쟁이 발생하였다.


우리 검은 양팀을 포함 늑대 개, 사냥터 지기 팀은 고위 차원종인 더스트를 토벌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직후 나타난 고위 차원종. 언노운이 나타나면서 전쟁이 일어났다.


그가 등장하면서 차원 문이 열리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한 억제기는 어째서인지 그 역할을 하지 못하였고, 마구 잡이로 차원종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점점 격해지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저 가는 도중.


자신을 언노운의 군단장이라 밝힌 차원종으로 부터 오세린 언니의 정신감응 능력을 통해 어마한 정보를 손에 넣었다.

플레인 게이트 심층 구역. 그 끝자락에는 차원 문을 조종하는 힘이 숨겨져 있다 하였다.


현재 유니온에서 보관 하고 있는 유물.


지고의 원반과 동격이라고 판단되는 유물의 존재가 판단 된 것이다.


과거에 지고의 원반이 폭주하여 차원의 균열이 생기면서 차원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위상능력자라는 초인적인 힘을 인류에 선사한 지고의 원반.


만약 신이 그것을 원래 인간을 위해 선물한 것이라면, 차원종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물건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연구진들의 추측이었다.


그렇다면 그것만 없다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차원종과 이런 전쟁을 벌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유니온 상층부와 각국 정부들은 모든 기술과 인력을 투자하여, 램스키퍼를 개조와 그와 동격의 함선들을 만들어 심층 끝자락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 심층으로 향하는 이 항해가 2번째였다.


[작전 내용은 이상이야. 다른 궁금한 거 있니? 슬비야?]


유정 언니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아니에요. 국장님.”


이제는 임시지부장이 아닌 정식적인 국장 자리에 오른 유정 언니.


과거 언니라는 호칭을 자주 쓰긴 하였지만. 이제는 국장이라는 높은 위치에 올랐으니. 그에 맞는 호칭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그리 부르고 있지만. 유정 언니는 그게 조금 섭섭한 모양이었다.


램스키퍼에 배치된 소형 전투기. 그 안에 조종석에 탄체 작전 내용이 펼쳐진 윈도우를 확인하며 그 내용을 암기 했다.


작전명. 라스트.


말 그대로 마지막이라는 의미로. 이번 작전이 마지막이길 바라는 의미인 동시에 마지막이라는 뜻 이었다.


[3분 뒤에 모든 에너지가 충전 될 거야. 그와 동시에 전 함대가 함포를 발사하게 될 거고. 전투기가 출발할거야. 자동 항해 장치가 프로그램 되어 있으니. 좌표까지 알아서 움직일 거고. 최대 가속이니 주의하렴.]


.”


화면이 꺼지고. 조종석 의자에 몸을 기대고는 배를 어루어 만졌다.


아무것도 만져지는 것도 없는데. 기분 탓인지 뱃속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내 몸 안에는 지고의 원반이 들어 있었다.

 

*

 

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어요!”


잠을 잔건지. 정신을 잃었던 것인지는 모르나.


눈을 떴을 때. 맨 처음 들려온 것은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얼마 뒤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와 그 뒤를 따라 간호사 몇 명이 뒤따라 와서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물었다.


환자분 정신 드세요?”


....”


약간 몽롱한 기분이었지만.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 할 만큼은 아니었다.


으윽.”


상체를 일으키려고 하자. 전신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동시에 쓰라린 통증이 느껴져 왔다.


일어나면 안 됩니다. 몸에 안정을....”


슬비야!”


의사와 간호사 무리들 뒤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왔고. 그들 사이를 비집고는 유정 언니가 들어와서는 눈을 뜬 나를 보고는 바로 안겨 왔다.


국장님....”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유정 언니는 나를 꼭 끌어 않으면서 계속해서 울었다.


정신이 드나?”


대장님....”


트레이너씨가 뒤이어 나타나서는 내 몸의 안부를 물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난 뒤. 검은 양. 늑대 개. 사냥터 지기 팀으로 이루어진 부대의 대장을 맡게 되었다.


작전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를 보며 묻자. 유정 언니가 울던 것을 멈추고는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꽤나 경직되어 있는 표정. 그것은 트레이너씨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그 표정들이 의문을 품게 하면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슬비야. 그게....”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지?”


우물쭈물 하며 말을 하지 못하는 유정 언니. 그 말을 가로 채고는 트레이너 씨가 어디까지 기억하냐고 물어 왔다.


물어 보는 내용은 아마도 언노운이 지키고 있다던 원반을 회수. 또는 파괴하기로 한 작전에 대하여 어디까지 기억하냐는 뜻일 것이다.


그게. 언노운에게 일격을 가할 때 밖에....”


그렇군.”


무엇이 그렇다는 건지 몰랐지만. 아마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하는지 감을 잡았다는 뜻 같다.


결론만 말하지. 작전은 실패 했다.”


?”


트레이너씨의 대답에 넋이 나간 듯 대답했다.


분명 그 작전에서 언노운을 몰아 붙였다.


그로 인해 같이 지냈던 팀원들 또한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러한 희생 끝에 겨우 궁지에 몰아 붙였고. 그 마무리도 내가 일격을 날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작전이 실패 했다니? 그럼 그들의 죽음은 대체 뭐냔 말인가.


정신이 혼미했다.


여러 가지 정보가 통합되지 않았다.


. 그럼 다른 대원들은....”


너를 제외하고 모두 죽었다.”


트레이너씨!”


유정 언니가 내게서 떨어져서는 트레이너씨의 멱살을 잡아챘다.


.... . . 아아아아아아아악!”


충격적인 이야기에 사고가 정지되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나왔으며, 급격하게 머리에 통증이 몰려 왔다.


병실에서 나는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지르며 울었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갑작스러운 발작에 다량의 진정제를 투여하고 나서야 발작이 멈추면서 강제로 잠을 자게 되었다.


*

이세하! 게임 안 꺼?”


기다려 봐. 곧 게임 클리어란 말이야.”


나이를 먹어도 저 게임 중독은 도무지 변하지 않는다.


게임기를 붙잡고는 열심히 버튼을 누르는 세하.


그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 느끼면서 나는 그 게임기를 빼앗아 메모리카드를 부셔버릴까?’ 라 생각하며, 그것을 행동에 옮기려고 하였지만. 이내 관두었다.


전쟁이 발발하고. 우리 팀원들은 정말이지 쉬지 않고 싸웠다.


그 도중에 주변 사람들도 많이 죽었다.


심지어 서지수. 알파퀸이라 불렸던 존경하는 그녀. 세하의 어머니까지 작전 중 많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그 이후 세하는 울지 않았으며, 게임기를 붙잡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


이런 전쟁 상황에서 게임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훈계 하고 싶어도. 나는 그 게임이 세하에게 있어 유일한 현실의 도피처라는 것을 알기에 옛날처럼 함부로 그런 행동을 하지 못 했다.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옛날 버릇이 나오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그 때. 어디선가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세하는 들고 있던 게임기를 일시 정지 하고는 핸드폰을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


뭔데 그래?”


이곳은 심층 구역. 외부 차원이다.


전파가 통할일은 없기에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문자도 안 될 터. 그런데 문자가 온 것 마냥 핸드폰을 들여다보더니 세하가 당황한 듯 한 반응에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어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해피 버스데이?”


생일 축하를 알리는 말. 그 단어가 세하의 핸드폰 화면에 띄어져 있었다.


. 아무것도 아니야!”


세하는 당황해서 핸드폰을 허겁지겁 숨겼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핸드폰을 꺼내어 날짜를 확인했다.


이세하. 네 생일은 6월이잖아?”


그런데 오늘은 4월이다. 정확히는 내일이면 5월이었다.


으윽. 바보야. 네 생일도 모르냐?”


아아. 내 생일? ?”


대답해 놓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나는 세하에게 반문 하듯 물었다.


세하와 나 사이에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초 뒤.


화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세하에게 황급하게 시선을 돌렸다.


살짝 고개를 돌려 힐끔 세하를 보니 세하도 부끄러운지 내 쪽을 향해 시선을 마주 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다.


전쟁이 일어난 지 약 2개 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에 생일 같은 것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화악.


세하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이쪽을 돌아보자 서둘러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회피하였다.


....”


다시 정적이 흐른 뒤. 세하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건넸다.


이게 뭔데?”


포장된 작은 상자. 그것을 받아든 다음 상자의 포장을 풀어 내용물을 확인하였다.


반지?”


세하와 정식으로 사귀게 된지 2년 정도가 되었다.


연애 1년차 때 커플링을 맞추었다. 그런데 생일 선물로 반지라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거. 엄마 꺼야.”


?”


놀라서 세하에게 묻자, 세하는 쑥스럽다는 듯이 볼을 긁적거리고 있었다.


설마. 이거 어머니가 아버지랑 결혼 할 때 받았다던 약혼반지. 뭐 그런 거 아니지?”


드라마에서 이러한 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세하는 입을 꾸욱 다물고 있었다.


. 설마. 이거 결혼하자. 그런 거 아니지?”


우리 나이 23살이다. 결혼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바보야. 누가 결혼 하자고 했어?”


세하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냥. 선물 할게 생각나지 않아서....”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 약혼반지를 여자 친구 생일날 선물 한다니. 그것도 결혼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어느 세상에도 이런 생일 선물은 없을 것이다.


다음에 해도 되잖아.”


생일 선물을 굳이 생일날 받으라는 법은 없으니. 상황이 이런 만큼 이 작전이 끝나고 난 뒤에 해도 될 법한데.


12시가 지나서 생일이 되자마자 생일 선물을 하다니. 누가 게임 중독자 아니랄까봐.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세하가 말했다.


그냥. 이번에 위험한 작전이니까. 혹시라도 선물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


게임을 하며 정신을 딴 데로 집중하는 것 같지만. 세하는 두려웠던 것이다.


아니. 이 함선. 더 나아서 이 작전에 투입된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다.


작전 명. 게이볼그.


신화에 나오는 마창의 이름 그대로 적의 심장을 향해, 꼭 성공해야 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 작전은 원반을 수호하고 있는 차원종 언노운을 공략하기 위한 작전이다.


그 차원종이 맨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뉴욕 지부 전체가 하루 만에 초토화 되었다.


그만큼 두렵고 역사에 없을 정도의 강한 차원종을. 지금 처리하러 가는 것이니. 두렵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나 이거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데?”


비슷한 장면이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에서 봤던 것 같다.


아마도 사망 플래그가 꽂혔다는 말로 인터넷에 올라온 댓글에서 본 것 같았다.


바보야! 그건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이고.”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라는 듯 한 세하의 지적에 알게 모르게 화가 나서 소리쳤다.


뭐라고! 만날 게임에 빠져서는 가끔 식 중2병 같은 생각하면서!”


. 바보야! 그건....”


세하는 반박하려고 보였지만. 어째서인지 말을 삼켰다.


하아. 싫으면 도로 줘. 나중에 다른 걸로 선물 할게.”


. 누가 싫데?”


돌려달라는 세하의 손짓에 서둘러 품속에 집어넣었다.


뭐야. 싫어하는 것 같더니.”


세하는 피식 웃으면서 턱을 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선물 한 거 도로 빼앗는 게 어디 있어?”


그래도. 돌려줘야 할 텐데?”


? 어째서?”


약혼반지니까. 약혼 할 때 껴줘야 하잖아?”


그 말에 얼굴이 다시 화끈 거려서는 세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누가 너랑 약혼 한데?”


? 싫어?”


세하는 세삼 충격을 받았다는 것처럼 고개를 떨어뜨렸다.


. 그런 게 아니라!”


당황하여 허둥지둥,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는데. 세하가 조용히 킥킥 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세하!”


꾸엑!”


자신이 농락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세하가 건넨 반지의 케이스를 위상력을 실어 안면에 날려 버렸고, 세하는 내가 날린 그것에 턱을 맞고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의자와 함께 뒤로 자빠졌다.


. . 미안.”


서둘러 세하에게 다가와 일으키려고 손을 뻗으며 사과를 하였다.


화악.


꺄악!”


손을 뻗자 세하가 자신 쪽으로 나를 끌어당기자 비명을 질렀고. 세하는 그대로 나를 안았다.


한 손으로 뒷머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를 붙잡고는 자신의 품에서 놓아 주지 않았다.


. 이세하! 이거 ....”


내가. 지켜 줄게....”


나지막하게 중얼 거리는 세하의 말에 발버둥을 멈추었다.


한참을 그 자세로 안겼다가. 나 또한 세하를 끌어안으며 답했다.


나도....”


검은 양팀. 나는 그 팀의 리더로서가 아닌.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맹세했다.


. 근데 이 장면도 드라마에서 봤던 것 같은데?”


.....”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하자 세하는 질색한 표정을 하였고.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2024-10-24 23:22:1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