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세계로 와버린것 같습니다만?! 11화 (상)
최대777글자 2015-02-16 1
이번화에서는 조금의 떡밥이 제공됩니다, 게임의 설정과 많이 다를 수 있으므로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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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연구일지 #296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자극을 줘도 반응하지 않던 샘플B가, 갑자기 눈을 뜨고, 직립해서 보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샘플 B가 눈을 뜨자마자, 유창한 독일어로 하나의 단어를 발음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명>이라는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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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궓뚧벫셃!”
공원벤치에 누워 잠들어있다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깨어난 허시혁. 잘 곳이 없기 때문에 이미 공원에서 노숙하는 것 정도는 허시혁에겐 일상이다.
“하암.... 오늘은 주말인데 임무도 없고... 뭘 한다냐?”
“어이쿠, 깨셨습니까?”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 쪽을 돌아보는 허시혁. 그곳에는 금색 단발에 온화로운 인상, 서양의 신사같은 복장을 하고 실눈을 뜨고있는 남자가 양손에 캔커피를 들고 있었다.
“어라... 누구세요?”
“아, 저는 메리토 드레이크(Merito Drake)라고 합니다. 노숙하고 계시는 분이 있길래, 커피 한잔이라도 갖다 드리려 했죠.”
“아아.... 감사합니다...”
메리토가 건낸 캔커피를 따서 한모금 들이키며 허시혁이 감사인사를 했다.
“보아하니 아직 학생이신 것 같은데 왜 노숙하고 계시죠? 가출?”
“아... 그런 건 아닌데...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흐음~ 말 못할 사정이라, 그렇다면 굳이 말씀하실 필욘 없습니다.”
“그거 감사하네요. 보아하니 외국인이신 것 같은데...”
“네! 한국은 꽤나 좋은 곳이군요... 특히 여기, 강남은 매우 평화로운게 인상깊습니다.”
‘바로 얼마전에 이곳에 말렉이 나타났었다는걸 알면 그 생각은 안들겁니다 아마.’
메리토의 말에 토를 달고싶었으나 한국의 이미지를 깰 수는 없으니 속으로만 생각하는 허시혁이었다.
“실은 한국에는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온 겁니다.”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허 시혁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
갑자기 나온 자신의 이름에 순간 허시혁의 모든 행동이 정지했다. 캔커피를 입에 갖다대려고 가까이 하는 행동부터 눈을 깜빡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잠시 그 상태로 있더니 점점 눈을 메리토를 향해 옮긴다.
“그러고보니 당신의 그 재킷에 있는 마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군요.”
“제가 그 허시혁입니다만.”
“아~! 그거 다행이네요. 솔직히 찾기 꽤 힘들 줄 알았거든요.”
말끝나기 무섭게 메리토가 허공에서 뭔가 창처럼 생긴 것을 꺼내었다.
“...??”
“좀만 실력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메리토가 창을 위로 치켜들었다가 허시혁을 향해 내리쳤다. 허시혁은 바로 옆으로 피하였고 허시혁이 앉아있던 벤치는 산산조각났다.
“이런 곳에서 싸워도 되는 건가요?”
“걱정 마세요. 주변에 민간인은 없습니다.”
“그거...”
허시혁이 검집에서 검을 꺼내며 중얼거렸다.
“다행이네!”
[채앵!!]
“꽤 빠르시네요.”
“칫, 조금은 노린건데...”
“이건 어떻습니까?”
갑자기 메리토의 창이 펼쳐지며 허시혁의 앞을 가렸다.
“뭐야, 우산?!”
“그냥 우산이 아니에요~”
우산의 끝이 빛나며 허시혁을 겨눴다. 단숨에 우산 끝에서 스파크가 튀기고 무언가가 발사되자 허시혁은 바로 고개를 숙여 피해냈으나 어느새 접힌 우산을 치켜든 메리토. 바로 허시혁을 향해 내리친다.
[콰앙!!!!!!]
“으큭...!!”
가까스로 우산을 막아냈으나 주변땅이 전부 갈라지고 엄청난 풍압이 일어났다.
‘저 호리호리한 몸의 어디서 이런 파워가...!!’
“한 번 더 휘두를 겁니다만~”
메리토가 다시 우산을 치켜들고 내리치자 허시혁은 바로 뒤쪽으로 도약하며 피했다.
“그거야 말로 제가 노리던 겁니다.”
도약한 허시혁을 향해 우산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메리토. 곧바로 우산 끝에서 위상력이 실린 스파크덩어리가 허시혁을 향해 날아갔다.
“으오옷!”
갑자기 허시혁의 검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그 상태에서 검을 휘두르자 스파크덩어리는 단숨에 소멸했다.
“으음? 갑자기 검에서 어떻게 불길이...?”
“최근에 익힌 기술.. 농축된 공기에 위상력으로 마찰열을 내서 불길을 일으키는 기술인데 조건이 꽤나 까다로워서 쓰기 힘들어요.”
“흐음~ 위상력을 꽤나 잘 활용하시는군요. 그런 아이디어는 저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칭찬은 나중에 하시죠!”
허시혁이 위상력을 실은 검을 휘두르자 검 끝에서부터 검기가 생성되어 메리토를 향해 날아갔다.
[콰과앙!!!!!!!]
“위상력자체의 힘도 꽤 나쁘지 않네요.”
어느새 메리토가 우산을 펼쳐 방어해내고 비가올 때 우산을 쓰는 자세를 취하며 여유를 보였다.
“육탄전에서는 어떤가 보도록 할까요?”
[파앗!]
‘헐... 어느새?!’
어느새 메리토가 허시혁의 바로 앞에 다가와 우산을 휘두르자 허시혁도 그에 대응하여 검을 휘둘렀다.
[채앵!]
“반응속도도 꽤나 좋으시네요! 보통은 이거 못막던데.”
“글쎄 칭찬은 나중에 하시라니깐!”
{일순폭참(一瞬爆斬)}
허시혁이 검을 한번 검집에 집어넣고 연속해서 발검으로 메리토를 공격했으나 전부 간단하게 튕겨내는 메리토. 그의 호흡에는 숨이찬 기색이 전혀 없다.
“그걸 또 다 간단하게 막네...”
“실망하셨나요? 이정도면 굉장한 겁니다.”
“그거 고맙네요!”
[채앵!]
허시혁이 힘을 좀 더 실어서 검을 휘두르자 그걸 막은 메리토가 약간 물러났다.
“스읍... 후우...”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고 잠시 심호흡하는 허시혁. 그러자 그에게서 위상력이 뿜어져나왔다.
“으음? 위상 호흡법을 쓸 줄 아시네요?”
“아는 사람한테 좀 배웠거든요... 갑니다!”
그 상태에서 검을 뽑자 위상력이 허시혁의 검 주변에 거대한 칼날의 형태를 이뤄 마치 허시혁의 칼이 거대해진 느낌이 들었다.
“결전기, 폭룡질주(暴龒疾走)!!”
허시혁에 거대해진 칼날을 마구 휘두르며 돌진하자 메리토가 우산에 위상력을 실어 방어하며 뒷걸음질친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콰앙!!!!!!!]
“흐아아아압!!!!!!!”
마지막 일격에 온 힘을 쏟아부어 검을 내리쳤으나 메리토가 뒤로 도약하여 공격을 피해냈다.
“아까 당신이 한 것처럼 저도 그걸 노렸거든요!!”
“오! 생각해보니 공중에선 움직일 수 없죠!”
“결전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이건 허시혁이 말렉을 끝장낼 때 쓴 기술이다. 그의 온 위상력을 실은 검기를 날리는 기술.
[쿠과과아아아아앙!!!!!!!!!!!!!!!!!!]
바로 엄청난 충격이 일어나며 검기가 메리토의 펼쳐진 우산과 격돌했다. 그와 동시에 일어난 풍압에 의해 주변에 먼지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