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다(1)
건삼군 2018-11-11 1
느 1월 달의 아침 날, 나는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화창한 하늘이 아름답게 열린 어느 겨울의 쌀쌀한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때마침 맑은 날씨 탓인지 주변에는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들이 많이 보이고 길거리는 시끌벅적하게 각자의 소리를 내며 마치 그 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활기찬 기운을 띄우고 있었다.
그럴만도 하다. 왜냐하면 모처럼의 신년인데다 이렇게 날씨가 좋기까지 하면 이렇게 커플들이 넘쳐날수 밖에 없지.
인간은 모두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 행복하게 보내는것을 좋아하는 생물이다. 나 또한 그런것을 원하지만 이룰수 없는 한명의 인간이고... 아니, 이런 생각은 그만두자. 모처럼 좋은 날인데 이런 어두운 생각을 굳이 할 필요는 없지. 잡생각은 그만두고 빨리 서둘러서 그 녀석을 만나러 가야지. 어라? 꽃집이 저런데에 있었나? 아, 맞다. 이참에 가는 길에 꽃도 좀 병문안겸 사가지고 갈까?
그래. 모처럼의 좋은 날인데 꽃하나쯤은 사가야지. 가뜩이나 그녀석은 병원에서 꼼짝도 못하니까 답답할텐데.
속으로 그녀석에 대한 생각을 하며 꽃가계로 들어서자 여성직원이 활기찬 목소리로 나를 맞이했다.
“어서오세요 손님~ 무슨 꽃을 찾으러 오신건가요?”
“어... 혹시 로즈마리 한다발 있나요? 아내한테 병문안겸 선물할거라...”
“네! 로즈마리라면 여기 있어요. 한다발 이라고 하셨죠?”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만 기다려 달라기에 잠시 주변을 몇번정도 두리번 하자 얼마되지 않아서 직원이 로즈마리 한다발 을 포장해서 계산대까지 들고 나왔다.
“총 7200원 입니다 손님~”
7200원 이라... 비싼건가? 뭐, 어차피 쓸데없이 남아 도는게 돈이니까 상관은 없지. 시세가 얼마인지 고민해 봤자 알수 있을리가 없고 말이야.
“그런데 손님, 집안에 뭐 경사스러운 일이라도 있었나봐요? 요즘 신혼부부들이 로즈마리를 자주 사가던데... 분명 로즈마리의 꽃말중에 하나가 가정의 행복이였죠?” 그래서 그런가? 다른 꽃말은 뭐였더라...”
“아... 네, 뭐....”
참 수다스러운 점원이네. 그나저나 경사스러운 일이라... 그랬으면 좋겠지만. 뭐, 일단은 그냥 얼버무리자. 처음만난 사람한테 이것저것 떠들어봤자 피곤해질 뿐이니까.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고 그 안에서 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잡아 점원에게 건내며 그렇게 얼버무린 나는 고급스럽게 포장된 꽃다발을 비닐봉투에 넣고는 가게를 나와 다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로즈마리의 또 다른 꽃말이라...”
아까 점원이 했던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 별로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가 로즈마리를 고른 이유는 딱 하나, 그 녀석이 이 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할거면 좀더 화려한걸 좋아할 것이지...”
어딘가 밋밋해 보이는 로즈마리 꽃다발을 바라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한 나는 다시 로즈마리를 비닐봉투에 집어넣고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 탑승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손님?”
택시에 올라타자 항상 그렇듯이 들려온 택시기사의 질문에 나는 안전벨트를 매며 질문에 답했다.
“신서울대학 종합병원으로 가주세요.”
그렇게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기사는 곧바로 기어를 바꾸고는 엑셀을 밞으며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였다.
사실, 굳이 그녀가 있는 병원까지 가기위해 택시를 탈 필요는 없다. 어차피 몇분만 걸어가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길거리에서 사이좋게 같이 걷고있는 수많은 연인들의 모습이 자꾸만 내 마음을 찌르기에 나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보통 택시를 탄다면 목적지에 도착할때까지 한숨 자거나 아니면 창밖을 바라보는게 정석이다. 하지만 나는 그 두가지를 행하는 대신 시선을 밑으로 내리고는 내 손에 놓여저 있는 로즈마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멍하게 꽃을 바라보는게 많이 이상해 보였던 탓인지 택시기사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