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C.U.B.E (3)
건삼군 2018-10-28 0
보통 꿈을 꾸다가 깨어나면 어디부터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꿈이였는지 분간하기 힘들떄가 있다. 하지만 약간의 몽롱함과 아침공기의 차가움이 섞이며 느껴지는 기분은 언제나 뚜렷하게 느껴졌다. 꿈에서 꺨떄 항상 느끼는 그 감각은 내게 있어서는 매우 익숙하지 않은 감각이였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밀려오는 괴생명체들을 피해 거울로 들어간 순간, 내가 느낀 감각이 바로 꿈에서 깰떄 느껴지는 감각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별로 달갑지 않은 감각을 느끼며 비틀거리고 있던 와중, 제이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괜찮아?”
나만 이런 감각을 느끼는건지, 아니면 나한테만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이 아저씨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나를 제외한 모두는 이미 주변을 경계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있었다.
몽롱한 느낌을 떨쳐내고 일어선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봤다. 다행히도 우리들을 쫒아오는 괴생명체는 없었고 끝이 없이 이어져 있던 복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체 주변에는 마을의 길거리인 듯한게 보였다. 아마 여기가 바로 우리가 정상적으로 접속했다면 도착했을 장소겠지.
잠시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있던 중, 이슬비가 긴장감이 남아있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단말기를 확인해 보니까 우리의 위치로부터 1.5km 북서쪽에 유정누나가 말한 분리장치의 신호랑 접속한 요원들중의 하나인듯한 신호가 500m정도 같은 방향에 잡히고 있어.”
이슬비의 말이 끝나자 다들 각자 단말기를 꺼내들어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이슬비의 말대로 단말기에는 두가지 신호가 잡히고 있었다. 그 두개의 신호를 확인한 우리는 어차피 두개의 신호가 모두 같은 방향에 위치해 있기떄문에 북서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 마을에는 아까 그 괴생명체들은 없는지 마을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하지만, 평화롭다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세상에...”
사방에 인간과 차원종들의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시체들이 온전한 상태였으면 그냥 잠깐 놀라고 말았겠지만 바닥에 널려져있는 시체들은 하나같이 찢기고 시뻘건 속을 들어낸체 토막이 나있는 상태였다. 얼마나 끔찍했는지 우리보다도 더욱 많은 참혹한 광경들을 봐왔을 제이 아저씨 조차 고개를 돌릴정도 였고 유리와 슬비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헛구역질을 참을정도 였다. 다행히 제이 아저씨가 재빠르게 미스틸의 눈을 가려서 우리중 가장 어린 그 아이가 이 끔찍한 광경을 보게되는 일은 막았지만 미스틸도 앞에 무엇이 있는지 대충 알아차렸는지 입을 다문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래뵈도 난 고어에 꽤나 강한 편이다. 매우 잔인한 묘사가 들어간 게임을 수도없이 해봤고, 클로저 일을 해오며 보았던 일들떄문에 이제는 왠만한 끔찍한 광경들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광경은 끔찍하다는 표현을 이미 넘어선지 오래였다. 지옥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건 도를 넘어섰다.
그렇게 끔찍한 거리를 걸으며 우리는 할말을 잃은체 앞으로 나아갔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시체를 보고있다가는 나 또한 미쳐버릴것 같았기에 나는 최대한 시선을 흐트리며 걸었고 유리는 결국 이 광경을 버티지 못했는지 아예 스스로 손으로 눈을 가린체 걷고 있었다.
지옥보다도 끔찍한 거리를 걸으며 이동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우리는 어느새 요원들의 신호로 추정되는 곳에 도착했었다. 신호는 3층정도 되어보이는 병원에서 나오고 있었고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이 끔찍한 광경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서둘러 병원 안으로 진입했다. 아니면 다를까 병원 안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깜깜했고 사방이 널부려저 있었다.
그래도 바깥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였기 떄문에 우리는 조금이나마 마음을 덜고 수색을 진행할수 있었다. 그렇게 수색을 위해 병원의 접수처 지역을 지나 비상계단이 있는곳으로 진입하자 이슬비가 단말기를 꺼내든체 말했다.
“신호는 아무래도 3층에서 오고있는것 같아요.”
3층이라는 말에 왠지모를 불안감을 느낀 나는 이슬비에게 말을 건냈다.
“...야 이슬비, 느낌이 좋지 않아. 지금이라도 후퇴하는게 어떄?”
“이세하, 그게 클로저로써 할 소리야?”
“이 병원에 뭐가 있는지 아직 모르잖아. 아까처럼 위험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어.”
“그럴떄는 침착하게 빠져나오면 돼.”
“그게 언제나 가능한게 아니잖아. 아까도 까딱하면 우리 모두 죽을 뻔했어.”
“확실한 대처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두고 대비하면 괜찮아.”
잠시 수색을 이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안전을 위해 후퇴할지 서로 논쟁을 벌인 나와 이슬비는 그렇게 점점 언성을 높이며 서로의 주장을 꺼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에게 있어서 이 세계에 갇혀있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구하는것 보다는 우리 팀원들이 무사히 돌아가는게 더 중요하다. 물론 살아있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놨두고 우리들 끼리만 살아 나가면 된다는 생각에 죄악감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팀들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슬비는 내 생각과 반대로 클로저로써 임무를 수행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여겼는지 계속해서 논리적으로 내 주장에 반박하며 임무수행을 고집했다.
그렇게 결국 언성이 높아지다 못해 서로 말다툼을 하는 레벨까지 가자 테인이가 울음을 터뜨림과 동시에 제이 아저씨와 유리가 우리 둘을 말리기 시작했다. 유리는 이슬비를, 그리고 아저씨는 나를 붙잡고 말렸고 겨우 나와 이슬비가 진정하자 아저씨는 잠깐 나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 내게 말을 하기 시작하셨다.
“동생, 대장을 너무 밀어붙히지 마. 대장이 생각없이 저런 주장을 할리도 없잖아.”
“하지만 너무 무모하잖아요. 게다가 저에게는 임무 보다는...”
“우리들의 안전이 먼저겠지. 안그래?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동생.”
“그러면!....”
“하지만 나 역시 어른으로써 위험해 빠진 사람들을 생사조차 파악하지 않은체 버리고 갈수는 없어.”
아저씨의 말에 뭐라고 반박할수가 없었다. 아저씨의 말에 반박하기에는 내 주장이 너무나도 이기적이였고 더러웠다.
“물론,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동생. 너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유정씨랑 누님한테 엄첨 혼날테니까.”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웃는얼굴과 함께 자신당당하게 말하시는 아저씨를 본 나는 어이없다는 말투로 아저씨에게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사망 플래그가 꽃힌다고요.”
“걱정마 동생. 사망 플래그란걸 스스로 알고있으면 오히려 생존 플래그가 된다고.”
이 상황에서도 농담을 하시다니, 참 대단한 아저씨 라니까... 물론 분위기를 띄우실려고 한 소리겠지만 말이야.
“맞다 동생,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동생이 모두를 지켜줘. 특히 대장을 말이야.”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에요?”
불안해지게 시리, 갑자기 왜 저런 소리를 하시는 거야...
“그... 대장같은 사람은 자기 몸을 돌** 않는 타입이잖아? 그러니까 동생같은 사람이 지켜주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그냥 아저씨가 지켜주세요. 전 도우기만 할테니.”
“하하! 그래. 아직 여자랑 사겨**도 못했는데 죽을수는 없지.”
그렇게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을 얼버무리셨다. 그 후 대화를 마친 나와 아저씨는 다시 팀원들이 있는곳으로 돌아갔고 다시한번 어떻게 할지 토론했다. 하지만 결국 우선은 팀의 대장인 이슬비의 주장에 따르기로 하여 우리는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갔다.
엘레베이터를 쓸까 고려해 보기도 했지만 전원이 들어오는건 둘쨰치고 엘레베이터 같은 꽉 막힌 공간에서 적이랑 마주치면 끝이라고 결론을 내렸기에 우리는 계단을 택했다.
물론 계단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어차피 3층까지만 올라가면 되었기에 큰 문제점은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계단을 올라 3층에 도착한 우리는 신호가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응급실 까지 향했다.
그나마 조금이나 깨끗하기를 바라며 응급실에 들어섰지만 응급실 또한 마찬가지로 사방이 어지러 진체 군데군데 피가 묻어있는 공포스런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하지만 공포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수색을 안할수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을 살펴보며 신호의 수신지를 찾았다.
“애들아, 찾았다!”
수색을 한지 얼마 안되 제이 아저씨가 큰소리로 외쳤고 우리는 서둘로 수색을 멈추고 제이 아저씨에게 달려갔다. 제이 아저씨가 손을 흔들며 가리키고 있던 곳에는 피묻은 단말기가 바닥에 놓여져 있었고 바로 그 근처에 4명의 요원들이 피투성이의 모습을 한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죽었어.”
자세를 숙이신체 맥박을 확인하고는 말하신 아저씨의 한마디가 무겁게 울려퍼졌다.
“기술자는요?”
“모르겠어. 하지만 적어도 여기에는 없어. 일단 유정씨에게 보고먼저 하자 대장.”
“...네.”
일단 유정누나에게 상황보고를 하자고 말하는 제이 아저씨의 말에 이슬비는 낙담한 말투로 대답하며 무전을 수신했다.
“유정언니, 들리세요?”
“들려 슬비야...치직 뭐 알아낸 거라도 있니?”
“네. 방금 막 현장에서 구조를 위해 시스템에 진입한 요원들이 사망한걸 발견했어요.”
“치직... 그래... 그럼 기술자는 찾았니?”
“아니요. 기술자는 아직 신호조차 잡히지 않아요.”
“치직... 그러면 일단 분리장치를 찾아서 나오렴. 치직... 더 이상은 위험을 감수할수...치직”
“여보세요? 언니?”
불쾌한 노이즈와 함께 통신이 갑작스레 끊기자 계속해서 통신을 시도해 보는 이슬비였지만 결국 그대로 무전이 끊어진체 응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이슬비는 통신기를 떄려보고 살펴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마치 통신기와 씨름을 할 기세로 노려보던 중 제이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어... 대장?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할것 같은데...?”
“네?”
[철컹]
[쿵, 쿵]
제이 아저씨의 말에 ‘왜?’ 라고 말하듯 이슬비가 대답함과 동시에 바닥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려오자 다들 바짝 긴장하며 무기를 쥐어잡고선 주변을 경계했지만 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휴~ 깜짝이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걸 깨닫자 유리가 이마를 쓸어 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다들 똑같이 한숨을 내쉬며 경계를 풀었고 다시 유정누나와 통신을 시도하려던 순간, 서유리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갑작스럽게 들려온 비명에 깜짝놀란 나는 유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내 눈에는 유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아까 까지만 해도 쓰러져있던 사망한 요원과 바둥거리고 있는 유리가 보이고 있었다.
“**, 뭐야!?”
욕설과 함께 비명을 지른 나는 빠르게 정신을 붙잡고는 유리의 발목을 붙잡은 요원의 손을 뗴기 위해 건 블레이드를 휘두르려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제이 아저씨의 너클이 요원의 손을 가격해 날려버렸다. 그리고 아저씨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어서 발차기를 날려 요원을 유리에게서 떨어트렸고 재빨리 위상력을 실은 강타로 요원, 혹은 한때 요원이였던 것을 확인사살했다.
순간 끝났다 싶어 긴장을 풀었던 나는 나머지의 쓰러져있던 요원들의 시체가 일어나는것을 보고 경악했다.
“잰장, 무슨 좀비냐?!”
큰 소리로 외치며 나는 건 블레이드에 푸른화염을 둘러 나에게 가장 먼저 달려든 요원의 시체를 태워버리며 베었고 이어서 내게 달려드는 또 다른 요원의 시체의 다리를 걷어 차 넘어뜨리며 뒤로 빠졌다. 그러자 서유리가 쓰러진 요원의 시체의 머리에 권총을 겨눠 방아쇠를 당겼고 격발음과 함께 바둥거리던 요원의 시체를 침묵시켰다.
겨우 상황이 정리되 이슬비쪽을 바라본 나는 그녀가 나이프로 또 다른 요원의 시체를 처리하는것을 보았다. 그렇게 4명의 요원들의 되살아난 시체를 겨우 처리한 우리는 겨우 상황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잠시 숨을 돌리려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여러개의 괴기한 비명소리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지 몇초도 안되서 수십개의 걸어다니는 시체가 응급실 안으로 들이 닥쳤고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응급실 바로 너머에 있던 ‘중환자실’ 이라고 적혀있던 문을 험하게 열어 제끼며 뛰기 시작했다.
"이런 망할!!"
“키에에엑!!”
그러자 수많은 시체들이 괴성을 지르며 우리들을 쫒기 시작했고 우리는 뒤도 돌아** 않으며 달렸다. 그렇게 달리기 시작한지 몇초도 안되서 중환자실을 가로지른 우리는 전자 장금장치가 달려있는 커다란 철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왜 병원에 저런 문이 있는건지 순간 의문이 들긴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은 없었고 어느새 문앞에 다다른 나는 문의 개폐장치로 보이는 패널을 마구 눌렀다. 하지만 문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우리들을 향해 뛰어오는 시체들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으로 문을 그냥 날려버릴까 라고 생각한 순간 이슬비가 나를 제끼며 소리쳤다.
“이세하, 비켜! 내가 할게! 너는 유리랑 같이 시간을 벌어줘!”
이슬비의 말에 어떨결에 고개를 끄덕거린 나는 그대로 건 블레이드를 꺼내들고는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시체들을 향해 공파탄을 여러번 발사했다. 발사된 공파탄에 선두에 있던 몇몇의 시체가 고꾸라졌지만 시체들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어떻게든 시체들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나는 손에 위상력을 집중시키고 우리들에게 돌진하는 시체들에게 던졌다. 그러자 푸른화염이 지면에 흩날리며 시체들을 약간 밀어내었고 그 틈을 타 미스틸이 전방에 여러개의 창을 소환해 지면에 꽂아 폭발시켰다.
시체의 파편이 사방에 튀며 먼지를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체들은 그 수가 줄어들지 않은것 처럼 보였다.
“빌어먹을!”
코너에 몰렸다. 시간을 벌기위해 적합한 충격파는 이런 좁은 공간에서 사용했다가는 팀원들이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 하나 하나씩 상대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할수는 없기에 나는 하는수 없이 코앞까지 다가온 시체들을 향해 위상력으로 물들은 건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만약 저 시체들이 영화에서 나오는 이른바 ‘좀비’ 이면 물려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근접전은 매우 위험하지만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다. 일단은 온몸에 위상력을 두껍게 둘러 시체들이 물지 못하게 한체 싸울수 밖에 없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내게 달려드는 시체들은 하나씩 태우거나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싸우는 도중에 유리와 아저씨, 그리고 테인이 쪽을 잠깐 바라보자 다들 모두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 모양인지 위상력을 두껍게 두른체 싸우고 있었다.
최대한 시체들이 이슬비를 방해하지 않게 우리쪽으로 관심을 끌며 근접전으로 싸우기 시작한지 몇분이 지났을까, 다들 끝도없이 밀려오는 시체들의 물량을 상대하는것과 두껍게 두른 위상력을 유지하는데에 지쳤는지 동작이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못버틴다.
“이슬비! 아직 멀었어?!”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달려드는 시체를 건 블레이드의 폭발과 함께 날려버리며 이슬비에게 외치자 이슬비는 곧바로 대답했다.
“조금만... 됐어!”
이슬비의 외침과 함께 뒤를 돌아보자 철문이 지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열리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우리는 상대하고 있던 시체를 밀어내며 문 너머로 달렸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꺄악!”
그렇게 모두 문 너머를 향해 달리던 중, 짧막한 비명소리와 함께 바로 내 옆을 달리던 유리가 넘어졌다. 아마 전투때문에 힘이 빠져서 다리를 헛디딘 것이리랴.
“***!”
유리가 넘어짐과 동시에 욕설을 내뱉고 그녀를 향해 달려드는 시체를 날려버린것은 내 건 블레이드였다. 서둘러 유리를 일으켜 세웠지만 아무래도 넘어지며 다리를 삐었는지 유리는 발목을 절룩거렸고 뛸수 없었다. 반면에 시체들은 야속하게 우리들을 향해 **듯이 달려오고 있었고 나는 그런 상황을 속으로 저주하며 계속해서 유리의 어꺠를 매고는 문 너머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그 속도는 절망적으로 시체들에 비해 느렸고 어느새 시체는 내 바로 뒤에서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시체가 나와 유리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제이 아저씨가 달려드는 시체를 붙잡고는 후드려 패고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동생! 내가 시간을 벌테니까 빨리 데리고 가!”
그렇게 우리들을 구해준 아저씨는 다급하게 외쳤고 나는 아저씨의 말에 잠시 머뭇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유리의 어꺠를 고쳐잡고 다시 문 너머로 향했다. 정신없이 문 너머로 향하며 고개를 돌아보자 아저씨가 요원복을 벗어 던진체 달라붙은 시체들을 뗴어내고 주먹으로 패며 처절하게 싸우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돌아서서 아저씨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나는 그 생각을 억지로 떨쳐낼수 밖에 없었다. 만약에 실제로 내가 유리의 어꺠를 매고있지만 않았다면 나는 벌써 아저씨를 향해 달려갔을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그런 생각을 억누르며 걸어가자 어느새 나와 유리는 문 너머에 도착했었다.
“아저씨! 이제 됐으니까 빨리 오세요!”
도착함과 동시에 나는 뒤를 돌아보고 아저씨를 향해 외쳤다. 그러나 아저씨는 달려드는 시체를 떨쳐내고는 잠시 나를 향해 바라보더니 고개를 사그시 저으며 문의 패널을 조작했다. 그리고는 웃으며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저씨가 입을 여는것과 동시에 문이 닫혀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히 아저씨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뒤는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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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시체로 물든 중환자실의 끝에 하얀 머리와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한 남자가 쓰러져있었다. 그 남자는 깨져버린 노란 선글라스를 힘없이 벗으며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통신기에 전원을 떨리는 손으로 키고 나지막 하게 입을 열었다.
“...유정 씨... 들려?”
그러자 잠시 잡음이 들림과 동시에 한 여자의 목소리가 통신기에서 들려왔다.
“...들려요.”
한 남자가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있던 동시에, 한 여자가 관리실로 보이는듯한 공간에서 만신창이가 된 남자가 보이는 모니터앞에 앉아 조용히 입을열었다.
“....하하....이거...몸이 안...움직이네....”
“.....너무 무리하셔서 그래요. 조금 쉬시면... 괜찮을 거에요...”
“....아, 유정 씨....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네. 있어요.”
“...그럼 나랑... 새로 개봉한 영화... 보러가는거... 어떄?”
“제이 씨가 낸다면 생각해 볼게요...”
숨을 가쁘게 쉬며 말하는 남자의 말에 여자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게 그녀가 이 상황에서 그를 위해 할수있는게 그것밖에 없었기에.
“...그래.... 그런데... 그 영화... 19금이라고?”
“괜찮아요. 이래뵈도 저 20대 후반이라고요.”
“...하하... 30대...초반은... 아니고?”
“...여자한테 너무 심하신거 아니에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던 그녀였지만 서서히 그녀의 목소리에 물기가 섞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 그러고 보니까... 유정 씨...”
“네?”
“...좋아해...”
금방이라도 끊어질듯한 그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전하였다. 그러자 지금까지 밝은 톤을 유지해 왔던 여자의 목소리가 흔들리며 똑같이 전하지 못하던 것을 전했다.
“...저도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마음에 대답하였지만 몇초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제이 씨...?”
“...제이 씨.”
그를 몇번이나 다시 불러보는 그녀였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최대한 밝은 말투로 말하던 그녀의 목소리는 천천히 눈물로 번지며 오열했고 그렇게 그녀는 모니터속에 쓰러진 그를 향해 손을 내민체 고개를 묻고는 참았던 눈물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 남자는 여태껏 피해오고 바래왔던 것과 마주쳤다. 그가 평화라고 부르던 것을, 그는 손에 쥐었다.
-C.U.B.E 시스템 접속자:4명
User J: Off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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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