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모험담 중 일부인 이야기 1-5
한스덱 2018-09-10 0
스토리 전개상 게임의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 있으니 읽으실 때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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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작가가 정말로 열심히 쓴 이 이야기를 읽어주고 박수를 쳐 줄 독자 여러분은 생각보다 많이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녀가 대체 왜 저런 상황에 쳐한 건지를 개연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았으니까.
작가는 그런 여러분께 세 가지를 고백하겠다. 첫 번째는, 작가가 자신이 쓴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걸 여러분께 필사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 걸작에는 못미칠 이야기를 일부러 개연적으로 쓰지 않았다. 두 번째는, 작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위의 이야기의 교훈은 바로 ‘서지수는 좋은 사람이고, 차원종은 악마같을 정도로 사악한 괴물’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평범한 작가라면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을, ‘물건’을 만든 박사처럼 불량품으로 평가받기를 원하지 않으며, 그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작가도 원하지 않는다.
마지막 세 번째가 거짓말이라고 오해할 여러분들을 위해, 작가는 위의 장면 또한 최대한 개연적으로 만들어줄 이 이야기의 진짜 시작을 드디어 공연해드리겠다.
어느 여러 차원 속에 수 많은 괴물들과 소수의 악마들, 그리고 악마들보다는 많았지만 괴물들보단 적었던 존재들이 여러 장소에 흩어져서 살고 있었다. 그 차원 속의 괴물과 악마는 무언가를 부수는걸 자신의 취미로 삼는 자들이었다.
어느 날, 하루종일 싸워대기만 하던 불량배들 중에서 자신이 제일 쌔다고 서로에게 자랑만 하던 악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취미를 더욱 즐겁게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 야심찬 계획의 정체는 바로, 자기들보다 약한 괴물들을 최대한 끌어모아 불량 서클을 만든 후, 자기들이 그 서클의 초대 회장이 된다는 거였다.
괴물들에겐 슬픈 일이겠지만, 그 계획은 당연히 성공했다. 희생자들이 저 횡포에 저항하기 위해 조직한 저항군보다도 ‘초대 회장’들의 연합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더 슬픈 사실은, 평생을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하던 괴물의 대부분은 악마들에게 저항한다는 숭고한 목적을 가진 십자군을 만들자고 서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맹세를 밥먹듯이 배신할 정도로 바보같았다.
이 오합지졸들을 당연히 간단하게 격파한 초대 회장들은, 그 서클의 호칭을 ‘이름 없는 군단’이라는 모순적인 이름으로 지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감히 반항한 오합지졸들과의 전쟁 놀이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살아남은 괴물들 중에서 그나마 쓸모있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버린 후, 그러고도 살아남은 일부를 군단의 말단으로 부려먹었다. 졸지에 악마 군단의 병사가 되어버린 괴물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목숨이 소중하다는건 알았기에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악마들에게 순순히 복종했다.
그리고 싸움이 취미인 악마와 괴물로 구성된 군단은, 자신들보다는 약했지만 앞의 오합지졸들보다는 진지한 자세로 싸운 괴물과 존재들이 서로 다른 마음으로 따로한 저항의 대부분을 무찔러버렸다. 그리고 그 전투의 패잔병 중에서, 군단의 군법 제 1조 1항, ‘군단을 이끄는 군단장에게 쓸모가 있을 것.’이라는 엄격한 조건을 지키지 못한 수 많은 자들을 처형했다. 그리고 그 아비규환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일부는 군단의 병사로 강제 징병되었다. 군단의 손에 죽은 자들보다 더 잔인한 운명을 겪게 되었다는 말이다. 군단은 여러 차원들을 돌아다니며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자신들의 몸집을 꾸역꾸역 불려나갔다. 군단에겐 당연하게도 취미 같이 즐거운 일이었다.
여러분께 좋은 소식이 있다. ‘괴물’과 ‘악마’ 모두 인간과는 같은 종족이 아니고, 군단이 정복한 차원들 중에 인간들의 세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저 사악한 군단에게 저항 중이거나, 혹은 군단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들이 군단의 일원들을 다 합친 숫자보다 더 많이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여러분께 별로 안 좋은 소식도 있는데, 인간들 역시 이 이야기의 전개에서 절대로 빼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어느 한 차원 안에 인간들이 비교적 사이좋게 잘 살고 있었다. 인간들은 악마들보다는 작명 센스가 뛰어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세상의 이름을 ‘지구’라고 불렀고, 그 밖의 다른 여러가지에도 이름이 없다는 이름보다는 더 괜찮은 의미를 가진 이름들을 붙였다. 인간만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은, 그들은 괴물이나 악마처럼 남들과 싸우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자가 거의 없는 종족이라는 것이다. 물론 인간들도 서로 싸우는 일이 많기는 했지만, ‘취미’라는 괘씸한 이유로 그런 짓을 벌이는 자들은 거의 없었다.
어느 날, 인간들은 지구의 남쪽 끝이라는 의미로 ‘남극’이라고 불리는 추운 땅에서 한 ‘--’을 주웠다. 그 ‘--’은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작가마저도 왜 그 곳에 가버렸는지 모르고, 심지어 정확한 정체마저도 모르지만, 괴물이나 악마보다 호기심도 더 많았던 인간들은 그 정체를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인간들을 다스리던 여러 권력자들은, 군단의 박사보다는 부족하지만 인간들 사이에선 충분히 뛰어난 연구자들을 동원해 그 --을 자세히 연구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저 ‘--‘을 얻었던 인간들이 몰랐던 3 가지 사실이 있다
첫 번째는, --은 지구와는 동떨어진 외계에서 만들어졌다. 이건 이 --을 연구하던 연구자들이 금방 깨달았다. 그 --의 안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물질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걸 그들이 분석해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인류의 위대한 업적으로 기록될 이 발견의 당사자가 된 것이 기뻐서 축배를 들었다.
두 번째는, --은 ‘힘’을 한가득 품고 있었다. 이것도 연구자들이 얼마 안가서 깨달았다. --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만 구성된 그것을 열심히 연구하던 연구자들에게 물건을 공중에 둥둥 띄우는 재주나, 인간들 중 아무나와 팔 씨름을 붙어도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재주, 그러니까 ‘초능력’이나 ‘괴력’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 ‘힘’은 이 --처럼 원래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여 인류의 역사 한 페이지 속에 영원히 기록될 업적을 세운 연구자들은, 또다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들의 눈물이 섞인 축배를 들고 건배했다. 잔들은 날아다녔고, 서로 부딪힌 잔들은 깨져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진실 역시 연구자들이 깨닫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을 향한 그들의 끝없는 호기심, 그리고 욕심 덕택이었다. 인류의 역사라는 장대한 이야기의 결말을 엄청난 방향으로 바꿔버린 순간으로 기록될 이 진실을 깨달은 연구자들은 더이상 기뻐할 여력이 없었다. 그들이 그 전의 파티에서 술을 너무 많이 들이켜서 뻗어버린 건 아니다. 그들은 이 진실을 깨닫고선 파티를 열 만큼 기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은 인간들에게 ‘재앙’을 불러일으킨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