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29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7-12 0
"흐음.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비를 노릴 수밖에 없는 중요한 무언가가 말이다. 바닥에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뜯겨져 나간 흔적, 바닥에 뭔가가 테이프로 고정된 채로 붙어있다가 뗴어내는 과정에서 테이프의 조그마한 일부가 바닥에 붙은 채 떨어져나가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었다.
즉, 이렇게 보는 게 자연스럽다. 여기에는 방금까지 보물이 있었고, 슬비가 먼저 발견했지만 범인이 그걸 차지하기 위해서 슬비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숨어있다가 노렸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아마 그녀의 뒤를 따라왔다가 내리쳤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정도 기습에 슬비가 당할 상황이었을까?
현재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흐음, 일단은 여기까지 조사하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무튼 간에 범인은 보물이라는 걸 가지고 있었는데 누구도 보물을 찾았다고 말한 적 없었다. 그렇다는 건, 그 보물을 가지고 앞으로 살인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불안하다. 대체 무슨 도구일까? 분명히 범인이 가져갔을 게 뻔한데 이제와서 찾을 수 있을까? 몸수색 하려니 어디다가 숨겼을 거 같아서 불안하고, 그대로 내버려두자니 누군가가 희생이 될 거 같았다.
지금은 이 사실은 나 혼자서 알아두도록 해야될 거 같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말이다. 바닥에 붙은 테이프를 일단 다 떼어낸다. 나중에 범인으로 지목할 때 유용한 단서가 되기 위해서다. 물론 위험하기도 하겠지만 상관없었다. 지금은 앞 뒤를 따질 때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 * *
숙소에 돌아간 뒤에 낮잠을 자고 난 뒤, 밤이 되었다. 밤시간은 취침시간이지만 다른 사람 방에서 ** 않으면 되는 일이다. 양호실에서 밤을 새지 말라는 법도 없었으니 규정위반은 되지 않는다. 나는 하품하면서 들어가는 테인이와 제이 아저씨를 뒤로 한 뒤에 양호실에서 슬비를 간병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귀여운 얼굴이었다. 만약 내게 여동생이 있었다면 이런 녀석이었을까? 아,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지. 일단 나는 밤새도록 있기로 했다. 간만에 게임기를 꺼냈다. 이걸 하면서 살기를 느낀다면 되겠지.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안 오는 듯 했다. 분명히 누군가가 올 거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천천히 발걸음 소리를 죽이고 문을 살짝 열고 있었다. 그 다음에 천천히 고개를 내밀어서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분명히 발걸음 소리가 들린 거 같았는데 말이다. 이대로 좀 더 찾아볼까? 아니, 그럴 수는 없다. 이 자리를 지켜야되니까 말이다.
나는 다시 문을 닫고 들어왔다. 아예 그냥 양호실 문을 잠가버렸다. 아무도 못 들어오게 말이다. 틀림없이 누군가가 있었다. 역시나 슬비를 노리고 한 짓이었군 그래. 분명히 그럴 거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슬비만 지킨다면 살인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런데 왜 그녀를 노리지? 혹시 범인으로 지목받을 확률이 높아서? 만약 범인 입장에서 곤란한 거라면 나 아니면 슬비를 노리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을 제거한다면 사건을 밝혀내는 주요인물이 줄어드는 셈이니 말이다. 분명히 그 보물이 범인에게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일 거다. 그렇기에 슬비를 습격하고 보물을 차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대체 그 보물이라는 게 뭘까? 그걸 알아낼 수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 데 말이다.
"그만... 해. 제발... 그만해..."
슬비는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잠꼬대하고 있었다. 악몽이라도 꾸는 모양이다. 그만두라니, 혹시 그녀가 보았던 DVD인가? 잠시 동안 고통스러워하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악몽을 꾸는 건 확실하지만 그 악몽이 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분명 그녀의 DVD도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손수건으로 그녀의 이마에 묻은 땀을 닦아주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계속 그런 얼굴을 보니까 내 가슴이 뛰려고 하잖아. 진정하자, 진정. 아직 내게는 할일이 있으니까 말이다.
"응?"
또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가 계속 왔다갔다 거리는 거 같았다. 아무래도 나를 바깥으로 유인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유인책에 넘어갈 내가 아니다. 나는 이 자리를 지켜야되니까 말이다.
* * *
어쩌다보니 7시까지 되어버렸다. 역시 밤을 새니까 졸리긴 하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낮에 미리 자두었으니 말이다. 검은코트이 사내의 아침방송을 무시하고 양호실 문을 열었다. 제이 아저씨가 오기만을 기다려야되는 데 말이다. 이상하네. 분명히 아침에 오겠다고 했는데 왜 안오시는 거지? 또 늦잠이나 주무시나보다.
일단 나는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자 누군가가 달려와서 문을 발칵 열어젖혔다. 늑대개 팀의 바이올렛 아가씨, 그 사람이 숨을 헐떡이면서 말했다.
"이세하 씨, 큰일이에요. 살인사건이 일어났어요. 당신들 검은양 팀의 미스틸 테인과 제이 요원이 살해당했어요!"
"뭐라고요!?"
바이올렛 씨의 말에 나는 즉시 뛰어갔다. 제이 아저씨와 테인이가 죽었다니, 그것도 두 사람이 동시에 죽었다는 건가? 나는 재빨리 달려가서 사람들이 방에 모여있는 걸 보았다. 바이올렛 씨를 제외하고는 전부 제이 아저씨 방에 있었다. 나는 그 방 안으로 들어서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침대 위에 창에 찔린 채로 피투성이가 된 테인이와 목을 매단 채로 자살한 것처럼 보이는 제이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 아.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여러분, 잠시 후에 PDA로 시신 조사 파일을 전달하겠습니다.
"이거, 믿을 수가 없군요. 겉으로 보면 제이 요원이 테인이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창을 빼앗아 죽이고, 자신은 자살했다는 걸로 보이네요."
시환 아저씨의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럴 리가 없다. 두 사람이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 분명히 뭔가 잘못된 거라고 확신했다. 테인이와 제이 아저씨가 싸울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 그리고 서로 죽일만한 이유도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증거들은 죄다 두 사람이 몸싸움을 벌인 걸로 보이고 있었다. 아저씨의 옷이 흐트러져 있는 것도 사실이고, 테인이의 옷도 흐트러졌으니 말이다.
"크윽."
이건 분명히 진범의 함정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만이 벌인 문제라고 믿고 있는 듯 했다. 보나마나 제이 씨가 테인이를 죽이고 자살한 거라고 한 목소리로 다들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부정한다해도 증명할 수 있는 건 없겠지.
To Be Continued......
남은 생존자 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