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팩, 잊혀진 어금니 (33)
벨리에나 2018-04-27 0
관리국 지하, 임시 오퍼레이터 실.
슈타인은 사이코메트리로 건물을 읽으면서 3층에 있는 오퍼레이터 실의 일부를 비어있는 지하실에 옮겨놓는데 성공했다. 이곳에는 다중 모니터가 없고, 대신 요원복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특수복과 VR장치를 닮은 안대 형식의 장치가 검은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앨리스는 특수복과 장치를 만지작거리며 슈타인을 바라보았다.
"국장님, 이건......?"
지하실 문을 열어둔 채 밖으로 나간 슈타인은 빠르게 설명했다.
"스트레스 해소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예거의 경우 양다리만 달려있기 때문에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지만 인간형 예거의 경우 자네가 직접 행동으로 조종해야하는 수고가 따르지. 예거 자체는 튼튼하지만 부서지면 거기서 끝이네."
"다른 시험작은 없나요?"
"하나로 완성했다."
"...... 그렇군요. 하지만 방해 전파가 베를린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베를린지부에 있는 예거까지 어떻게...... ."
슈타인은 문밖에서 웃고 있었다. 앨리스는 불안한 기분이 들어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때, 앨리스가 쥐고 있던 특수복이 그녀의 몸에 저절로 착용되면서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눈에 착용하는 장치까지 끼워지면서 시야가 가려졌다.
"구, 국장님!"
"걱정 말게. 아까 메리와의 통신을 해킹해서 한 가닥의 신호는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아이들을 잘 부탁하네. 소마가 메리에게 조종당하고 있음을 반드시 전달하도록."
"...... 국장님, 부디 무리하지 마십시오."
"미안하군. 이미 무리하고 있었어."
지하실의 문이 닫히고, 슈타인은 지금까지 차원 오염에서 앨리스를 지키기 위해 걸어두었던 보호막을 해제하였다. 메리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국의 차원을 이중으로 뒤틀었는지 모르겠지만 관리국은 차원의 틈에 걸쳐있었고, 앨리스는 차원 오염에 중독되고 있었다. 슈타인은 앨리스의 몸에서 오염을 빼낸 뒤 치료와 보호를 동시에 해내고 있었다. 슈타인 정도의 정신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관리국에 남은 실패작은 단 하나였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달려들었던 실패작들은 모두 한 명의 실패작이 뿜어낸 위상력이 묻어있던 것이다. 현재 3층에 남아있는 위상력은 초기에 느껴졌던 위상력이 그대로, 아니 더욱 증강되어 있었다. 슈타인은 떠올렸다. 지하에 갇혀있던 완성된 실패작은 모두 넷이다. 미스틸테인, 루나, 소마의 실패작, 그리고 미스틱이 도망쳐보내려고 했던 그 아이, 괴물이라고 불리는 아이.
자체가 완성작인 실패작.
슈타인은 계단을 통해 천천히 3층까지 올라갔다. 각종 무기로 베이거나 찔려서 죽어있는 실패작, 단 하나의 화살로 머리가 꿰뚫려 죽은 실패작. 수많은 실패작이 슈타인의 손에 죽어나갔다.
그리고 건너편에 서있는 완성된 실패작.
아이의 불안정한 위상력은 맥스를 떠올리게 한다. 아이의 몸은 무너지지 않는다. 아이는 도망치는데 실패한 뒤, 맥스에게서 추출한 불안정한 위상력과의 결합을 위해 전신이 무너지는 경험을 수없이 겪었다.
아이가 울고 있다.
사이코메트리를 펼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이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아이는 더 이상의 실험을 당하기 싫어 겉으로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 아이의 정신은 모두 무너져 내린 상태다.
"내 목소리가 들리는가?"
슈타인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아이의 귀에 들려온다. 울고 있던 아이는 고개를 들어 슈타인을 바라본다.
"구해주러 오신 건가요?"
대답이 없었다. 아이는 다시 한 번 물었다.
"구해주러 오신 건가요?"
아이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피눈물로 변했다.
곧이어 피눈물은 타버려 얼굴에는 재만 남았다.
슈타인의 가슴을 손으로 관통하고 있던 아이는 그의 귀에 속삭였다.
'슈타인 본 슈뢰더. 버려진 위상력자.'
더스트는 맥스의 기술로 생성된 새로운 땅을 두 발로 밟고 있었다. 차원 세계가 생명의 기운으로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핏빛을 띄는 하늘과 어두운 대지는 인간 세계에서나 볼 수 있었던 푸른 하늘과 초원으로 바뀌어있었다. 더스트는 바람을 통해 휘청이는 풀들을 한 손으로 쓸어보았다. 시원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이다. 더스트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어머, 맥스."
맥스는 절벽에 앉아있었다. 아래에는 바다 대신 공허만이 있었다. 생명의 기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공허. 맥스에게 다가와 절벽 아래를 힐끔 쳐다본 더스트는 몸을 뒤로 빼며 맥스에게 말을 걸었다.
"수고했어. 정말로 아자젤에게 이길 줄은 몰랐는데."
맥스의 갑옷은 사라진 상태다. 잃었던 왼팔과 왼다리는 깔끔하게 복구되어 있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한 탓일까. 맥스는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인류의 적인 더스트를 등 뒤에 두고도 몸이 굳었다.
"날 죽일거면 지금이다."
"글쎄. 널 지금 죽이면 뭐가 남는데?"
"하나된 원반의 지배자 더스트."
더스트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듣기 좋네. 하지만 네가 죽으면 재미가 없어."
"...... 무슨 말이지?"
더스트는 절벽 너머로 걸어가 공중에 떴다.
"자, 네가 영역을 펼치면 난 공허로 떨어져. 저곳은 나도 알 수 없는 곳이지."
맥스와 더스트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평범한 시간. 두 존재는 서로의 뜻을 이해했다. 더스트는 아자젤이 독점하던 잠금의 원반을 장악하면서 원하지 않더라도 군단의 총사령관이 되었다. 그녀는 흩어진 군단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맥스는 서둘러 인간 세계로 돌아가야만 했다. 자신이 없는 세계에는 겉잡을 수 없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더스트는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맥스를 배려해 그의 손을 잡고 한 번 흔들었다.
"다음에 봐."
"전장에서 보도록 하지."
더스트가 자신의 손을 놓자, 맥스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공허로 떨어졌다.
베를린지부 연구동 앞.
뒤늦게 연구동에 도착한 김재리는 연구동 근처 기둥에 숨어서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해제된 구속복을 입고 있던 세 존재가 지부장을 따라 연구원들을 협박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에게 기대어 고개를 떨어뜨리고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에릭. 김재리는 에릭을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탄식했다.
"나를 따를 건가? 아니면 지금 당장 실험체가 될 텐가? 선택은 자유다."
지부장의 무조건적인 복종을 명령하는 말. 김재리는 기둥에 머리를 박고 주먹을 쥐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다. 그저 나약하기 그지 없는 자신을 탓할 뿐이다. 현재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철컹, 키이잉...... . 철컹, 철컹.
이상한 기계음이 들려온다. 연구동을 향해 걸어오는 무언가. 그 존재는 지부장의 고함으로 가득하던 복도를 기계음으로 채웠다. 김재리는 저절로 고개를 돌렸다.
볼프강보다 큰 몸집을 가진, 사람 형태를 띄던 정교한 로봇이었다. 남색을 띄는 금속판에 노란빛을 내는 눈을 제외하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달리기에 적합한 역관절 형태의 다리에 각각 네 개의 손가락을 가진 손. 허리 부분은 자유롭게 회전이 가능하도록 이루어져있었다. 그 외에 별다른 부속 부품은 보이지 않았다.
김재리와 로봇은 서로를 동시에 발견했다. 김재리는 겁을 먹어 도망쳐보려고 했지만 도망갈 곳은 연구동 외엔 없었다. 결국 그는 로봇이 자신의 어깨를 잡을 때까지 허둥거리기만 했다.
"김재리 요원."
기계음으로 변조된 여성의 목소리. 하지만 몇 년 동안 들었던 목소리를 잊을리가 없다.
"앨리스? 정말로 앨리스예요?"
"예.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제 선임 오퍼레이터인 메리가 관리국을 장악해 소마 요원님을 조종하고 방해 전파를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총장과 힘을 합치고 있지만 서로의 뜻은 다릅니다. 설명드릴 부분이 더 많지만, 우선은 눈 앞의 적부터 상대해야겠습니다."
"그런 로봇으로 가능할까요? 저 자들은 위험해요."
"괜찮습니다. 이 예거는 슈타인 국장님께서 직접 개조하신 예거입니다."
"크기만 더 크면 익숙할 것 같은데...... . 그, 그보다 제가 할 일은 없을까요?"
앨리스는 예거의 한쪽 손을 들면서 주먹을 쥐었다.
"지부장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베릴린지부 건물의 차단막을 생성해주십시오."
앨리스는 기세 좋게 연구동의 자동문을 주먹으로 부수며 달려들어갔다. 김재리는 앨리스의 호쾌한 공격에 감탄했다.
"꺄아악!
박살난 연구동 문 옆 벽을 깨부수며 예거가 나가떨어졌다. 불길이 휘감긴 주먹을 휘두르는 완성된 실패작이 고개를 돌리며 부서진 벽을 넘어 복도로 나왔다. 김재리는 앨리스에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앨리스!"
콰앙! 서걱!
반쯤 쓰러져있던 예거가 왼팔을 들면서 옆으로 꽂혀오는 실패작의 공격을 막았다. 막고 있던 팔을 검으로 변형시키며 실패작의 팔을 베어버렸다.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실패작. 앨리스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오른팔을 당겼다. 강력한 부스터가 팔꿈치에서 뿜어져 나오자 예거의 오른팔이 실패작의 복부에 꽂혔고, 동시에 예거를 일으켜 세웠다. 공격 당한 실패작은 연구동 내부로 날아갔다.
"크아아악!"
앨리스는 양팔을 당기며 멈춰 서있던 김재리에게 외쳤다.
"김재리 요원, 빨리 움직이십시오!"
예거는 앨리스의 동작에 반응하여 등에서는 한 쌍의 부스터가 튀어나왔다. 김재리는 연구동을 향해 날아가듯 돌진하는 앨리스를 뒤로 하고 관리실로 달려갔다.
사냥터지기 성, 동부.
볼프강과 미스틱은 갈려저서 루나와 소마를 쫓아갔다. 전격을 발생시키던 소마가 루나를 앞질러 달려갔기 때문이다. 그림자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이동이 가능한 미스틱은 볼프강에게 루나를 맡기고 자신은 소마를 쫓아갔다.
미스틱을 떠나보내고 볼프강은 실패작들 사이에서 날뛰고 있는 루나를 발견했다. 해가 떠오르는 상황, 볼프강은 루나 외에 실패작을 상대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지쳐있는 늑대개 팀. 실패작을 처리하는 속도로 봐서 루나가 먼저 그들을 습격할 것 같았다.
'두 사람이 갈라진 이유가 뭐지?"
늑대개 팀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기 위해 돌아서 가던 볼프강이 생각했다. 루나는 늑대개 팀을 향해, 소마는 검은양 팀을 향해. 늑대개 팀의 대장 트레이너는 강력한 사람이다. 소마의 속도를 따라잡은 것과 일격으로 소마의 치유 능력을 저하시킨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그의 힘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코드를 사용했더라도 두 사람이 트레이너를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수많은 실패작이 날뛰면서 트레이너의 발목을 붙잡은 상태가 아니었다면 이미 루나와 소마는 전투불능 상태가 됐을 것이다.
김유정 지부장은?
볼프강이 발을 멈췄다. 현재 검은양-늑대개 팀을 이끌고 있는 것은 트레이너만이 아니라 김유정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검은양 팀이 있다곤 해도 이렇게 급박한 상황이라면...... . 그때, 굉음이 들려왔다.
콰쾅!
루나와 트레이너가 실패작들을 뚫고 서로를 발견했다. 트레이너는 지친 늑대개 팀을 뒤로 보내고 자신이 직접 루나를 상대했다. 트레이너는 루나가 사용한 기술을 떠올리고 그녀가 방패를 두 자루의 검으로 만들지 못하게 엄청난 속도로 몰아붙였다. 루나는 트레이너의 재빠른 공격에 아이기스를 들어 방어에만 집중했다. 그녀의 특기인 반격조차 할 수 없었다. 총장은 상황을 바라보며 모랄타와 베갈타를 꺼내들 때만 노렸다.
"트레이너!"
트레이너와 늑대개는 아직 김유정에게 사냥터지기 팀이 총장에게 조종당하고 있음을 듣지 못했다. 램스키퍼로 전달된 통신으로 총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볼프강의 목소리를 들은 트레이너는 뒤에 빠져있던 나타와 바이올렛을 불러 루나를 상대하게 했다.
트레이너는 멀리서 자신에게 다가오던 볼프강을 노려보며 말했다.
"총장의 개답게 뻔뻔하군. 당장 코드를 멈춰도 모자를 판에 그런 식으로 나오겠다는 건가? 배짱 하나는 인정해주지."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제가 코드를 발동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전 명령을 내릴 수 없습니다! 제가 당신들을...... ."
"너희가 총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유니온에게 반역을 일으킨거나 다름 없는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 개를 푼 건 당연한 일이지. 그것도 이렇게 많은 개를 말이다"
"...... 믿어주십시오. 제가 아는 것을 설명하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볼프강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심정으로 트레이너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트레이너는 티나에게 주변을 보호하라고 외친 다음 볼프강에게 말했다.
"빠르게 설명해라."
볼프강은 자신이 코드를 사용했음에도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이유와 소마가 램스키퍼로 향한 이유를 밝혔다. 트레이너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태반이어서 계속 의아하다는 표정만 보이다가 김유정 지부장이 위험하다는 것을 듣자 깜짝 놀랐다.
"김유정 지부장을 노린다는 건가?"
"예. 미스틱이 향하긴 했지만 모두가 도와주지 않으면 소마를 말릴 수 없습니다."
"자네가 정말로 결백하다면 지금 당장 김유정 지부장에게 가도록. 저 아이는 내가 상대하겠다."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소마처럼 대응하지 말아주십시오."
"그건...... ."
"꼰대! 그쪽으로 간다고!"
나타의 다급한 목소리. 루나를 상대하던 나타와 바이올렛은 하나된 검을 휘두르는 루나의 공격에 견디지 못하고 물러서고 말았다. 루나는 자신의 목표인 트레이너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볼프강은 트레이너가 양 주먹을 당기는 것을 보고 먼저 마검을 해방시켰다.
촤아앙!
공간을 뒤트는 검 뒤랑달에 엘리고스의 마검은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볼프강은 루나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
"루나, 루나!"
볼프강의 검이 점점 깨지는 것을 확인한 트레이너는 뒤쪽의 나타와 바이올렛에게 루나의 어깨 아래를 끊어버리라고 명령했다. 강력한 공격을 준비하는 트레이너, 뒤쪽에서 달려드는 나타와 바이올렛, 버티지 못하는 마검. 일촉**의 상황이었다. 볼프강은 눈을 감았다.
마검이 깨지고, 트레이너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루나를 껴안은 볼프강은 트레이너의 공격을 당했다. 크게 놀란 트레이너는 뒤쪽에서 달려드는 대원들을 멈추게 하고 볼프강에게 다가갔다.
그때였다.
"...... 주세요."
"루...... 나?"
볼프강이 무릎을 꿇었다. 루나가 볼프강을 꼭 안아주었기에 볼프강은 쓰러지지 않았다. 트레이너는 루나가 흘리는 눈물을 보았다. 루나는 뒤랑달을 떨어뜨려 뒤랑달은 방패로 바뀌었다. 루나가 일시적으로 돌아왔다.
"부탁...... 절, 쓰러...... 사람들...... 선...... 생님을...... 더 이상...... ."
루나는 트레이너를 바라보았다.
"소마, 소마가 위험해요...... .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소마를...... 조종해요. 코드가 사라져도 소마는...... ."
크게 다친 볼프강은 힘겹게 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나는 볼프강의 품에 한 번 안긴 뒤 그를 뿌리치고 반대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싫어, 싫다고!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나타와 바이올렛은 달려가는 루나를 붙잡지 않았다. 트레이너는 볼프강을 일으켜세우며 그에게 말했다.
"그 여자라고 했다. 넌 알고 있나?"
"...... 메리. 아이들을, 소마를 학대하던...... 연구원이자, 오퍼레이터, 쿨럭...... ."
볼프강은 이를 악 물며 울부짓듯이 말을 털어놨다. 극심한 고통에 말을 더듬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트레이너는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아이들을 구하게 해주십시오. 그 여자를 죽이겠습니다. 제가 그 여자를 없애겠습니다......!"
트레이너는 특유의 미소를 보이며 그에게 확신을 새겨주었다.
"걱정 마라, 볼프강 슈나이더. 우리는 사냥터지기 팀을 총장에게서 구해내겠다."
쿵, 쿵, 쿵, 쿵!
맥스는 누군가가 자신을 업고 달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커다란 진동과 폭죽음, 그리고 폭발음까지. 기운을 차릴 수 없던 맥스는 자신의 몸을 알 수 없는 존재에게 맡겼다.
쿵, 쿵, 쿵!
달리기가 점점 느려졌다. 주변에 들리던 소음도 점점 줄어들었다.
"흣쨔, 응? 곰곰아. 왜 여기까지 온 거야?"
맥스는 누군가가 자신을 잡고 어딘가에 내려놓는 것까지 알 수 있었다. 귀에 익숙한 목소리는 놀란 목소리로 바뀌었다.
"...... 맥스? 맥스인거야? 곰곰아! 넌 내가 특별하게 개조해줄게! 일단 돌아가봐!"
맥스는 곰곰이가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눈을 떴다. 그레모리 박사는 소악마 같은 장난기 많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맥스다! 맥스야! 정말 맥스가 맞는 거지?"
"...... 그레모리 박사? 여긴 네 연구실인가?"
"응! 네가 여긴 웬일이야? 너희 세계 컴퓨터로 봤는데 베를린 쪽이 먹통이던데?"
맥스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레모리 박사. 당장 독일로 가**다. 할 수 있겠나?"
"그게...... 무슨 일인지 균열들이 말썽이어서 지금 균열을 열 수 없어. 특히 베를린 쪽은 불안정해."
"방법이 없겠나......?"
깊게 생각하던 그레모리는 한 가지 길을 떠올렸다. 그레모리가 더스트의 습격을 받을 때를 대비해 슈타인이 만들어둔 통로. 그의 통로는 언제나 열려있기에 균열을 따로 열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넘어가기만 하면 베를린지부였던 것이다. 그레모리를 자랑스럽게 가슴을 피며 말했다.
"걱정 마! 초 천재 박사님은 언제나 가동하는 탈출, 아니 침략 통로를 준비해두니까!"
사냥터지기 팀의 남은 캐릭터도 여캐일 것 같긴 한데 아직 확신할 순 없으니 아이라고만 칭하겠습니다.
차원에 따라 시간 흐름이 다릅니다. 맥스의 스토리 이후 연구동 스토리가 나왔다고 해서 두 시간대가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 참고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