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game restart
블루지아 2018-04-23 3
“크....으....윽”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
신기하게도 아까 전까지 느꼈던 죽을듯한 고통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여....긴...?”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사방을 물들이고 있었다.
“죽.....은....건가?”
머릿속에서 자꾸만 안 좋은 상상이 나온다. 그 때,
“곧 그럴지도 모르지.”
한편에서 옛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뚜벅뚜벅. 걸음소리가 들려오고 목소리의 주인을 보았을 떄, 나는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나......?”
무척이나 어려보이는, 하지만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눈 앞의 남자아이는 나의 어린시절의 모습.
“결국 지키지 못했군.....아무것도.......”
으득......!
“그건.....내 잘못이 아니야...! 녀석은 너무 강했어.......!”
“패배자의 시답찮은 변명이다. 약한 것 자체가 죄 아닌가? ”
“..............”
“약육강식. 자연의 섭리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또 다른 나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힘이 필요해?”
“필요하다. 녀석을 죽일 힘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강자가 될 수 있는 힘을.”
“큭...크..........크하하하하핫.....!”
“좋아, 그럼....”
스-으윽
“으......윽!”
갑자기 머릿속이 공허해진다. 몽롱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어느새 나는 느끼고 있었다.
..........................................................................
“싫어.......싫다고.....!”
방을 울리는 목소리.
소년의 얼굴은 세상의 모든 슬픔과 분노를 한꺼번에 담아놓은 듯 일그러져 있었다.
“난.......실험실의 쥐 따위가 아니야......!”
“클로저가 뭔데......그딴 건 내 알 바 아니야......”
그렇게 몇 번을 중얼거렸다.
문이 열리고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몇 명 들어왔다.
그 순간, 조그마한 아이의 얼굴은 분노에서 공포로 바뀌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은, 아이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흑........크으흑.........”
몇 시간 후 아이의 몸은 아까 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전신에 나 있는 상처부터가 아이아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해주었다.
“분명 무엇인가가 있습니다만,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될 때까지 진행해라. 알파퀸의 아들이야. 어느 순간 개방하겠지만은, 엄청난 것일테다.”
소년이 살기 가득한 눈으로 앞의 두 사람을 바라봤다.
“탈출....해야되......하지만....어떻게....?”
“그래........죽이면 되는 거야.....죽어......죽이자.......죽여버리고 싶잖아....?”
아이가 일어섰다.
그리고 차갑고도 잔인한 눈으로 그 둘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지 뭐 필요한......!”
“죽어.”
콰-앙
후두둑........투둑......“어.....?”
피가 사방으로 솟구쳤고, 묻혀졌다.
그건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내가...무슨 짓을?”
그리곤 눈 앞의 광경을 보고 중얼거렸다. “내가 한게 아냐,,,,,,내가 한게 아냐....아니라고.”
“아니라고오......!으아아아아아! 이런 저주받은 힘 따윈 필요 없어.....!없다고!”
자신의 몸에 자해를 하기 시작했다. 아까 두사람에게 썼던 그 능력으로.
쿨-럭!
자신의 복부에 가격한 공격이 맞자마자 소년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
“허억......허억.......무슨?”
눈에서 쉴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잊었던....아니 잊어버리고 싶었던 네 기억이다.”
“그렇다면 방금 그 힘은-원래 내....”
“우리 거다.”
“선택하는 건 네 자유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한시라도 빨리 밖으로 나가 슬비를 구해야 했다.
“힘을.....내놔.”
“한 가지.....그 힘을......어떻게 쓸 거지.”
“이걸로.....소중한 사람을 지킬 거다.”
씨-익.....
순간 칼에 베는 듯한 섬뜩함과 동시에 소름이 끼쳤다.
“건투를 빌지.”
공간이 뒤틀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녀석이 말했다.
“그 녀석한테 먹히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그리고 눈부신 빛이 나의 몸을 감쌌다.
“헉.....!”
눈을 뜨니 아까 전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차원종은 슬비의 팔 쪽을 노리고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후-우
일어났다.
“응? 뭐야 아직 일어날 힘이 있었던 거야..?”
이상하리만큼 흥분되었다. 왜일까. 복수할 수 있어서? 힘을 얻은 자신감? 슬비를 구할 수 있어서?
아니다. 살생에 대한 욕구가, 소리지르고 있었다.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갔다.
“절대 쉽게 죽지 마.........천천히.........고통스럽게..........발버둥을 최대한 쳐야 사냥꾼 입장에서도 즐겁잖아.....?”
“무슨 소릴.....?”
“게임을....재시작하지.”
세하의 과거 이야기를 써보았는데......잘 이어지는 지 모르겠군요.....충고할 점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