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2화) - '이천용'과 '이세희' (2)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7-11-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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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아..."
"......"
어제 이세희가 자신은 이미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이천용은 등교하기 전부터 계속 혼이라도 빠져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정면만 바라보면서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런 이천용이 자꾸만 신경쓰이고 답답했던 모양인지 보다 못한 이천용의 친구 박창우가 말을 걸어왔다.
"마, 이제 그만 정신 좀 챙기라."
"아아......"
"아따 이 시키 이거... 단단히 맛이 가버렸구마."
박창우가 이래저래 말을 걸어봤지만 이천용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지금까지 좋아해왔던 이세희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상당히 충격이었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런 이천용을 어떻게 기운을 차리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던 박창우는 한 가지 방법을 떠올리고는 반대편 창가에 앉아있는 이세희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더니,
"야, 세희야. 내가 니한테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좀 있는디 괘안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을 거는 것이다. 박창우가 갑자기 말을 걸어와도 이세희는 당황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말투로 대답해주었다.
"어? 아, 창우구나. 그런데 물어볼 거라니?"
"단도직입적으로 함 물어보는 건디, 니한테 이미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 거 맞제?"
"으, 응? 가,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래도 박창우가 그런 얘기를 꺼내더니 금세 말을 더듬으면서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고의는 아니었는디, 우연히 니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밨다. 우쨌든, 물어볼 건 이거라. 니가 좋아한다는 문디가 누꼬?"
"?!?!"
이세희의 얼굴은 한층 더 붉어지고 눈동자의 초점이 점점 제자리를 잃으며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떠올리지 못하여 입은 계속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다. 역시나 거기까지 말하니 주변에서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반 아이들도 조금씩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 그건..."
"...!"
'호오, 요것 봐라?'
"댔다. 대답을 강요하는 게 아닝께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다. 갑자기 이런 거 물어봐서 미안타."
"으, 응..."
박창우는 뭔가를 발견한 사람처럼 눈빛이 예리해지더니 이세희에게 갑자기 괜한 질문을 해서 미안하다 사과하고는 다시 이천용의 옆으로 되돌아갔다. 그러고는 이천용의 팔을 붙잡더니, 멍한 채로 움직이지 않는 이천용을 질질 끌며 교실 밖으로 나가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따, 이 문디 시키... 질질 끌고 왔는데도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구마. 마! 문디야! 일나바라!"
"......"
"... 세희가 좋아한다는 문디가 누군지 듣기 싫나?"
"!"
그렇게 말하자마자 이천용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단숨에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정신을 차린 이천용은 박창우의 멱살을 잡으면서 그게 누구냐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켁켁, 이거나 좀 놓고 얘기해라. 문디 시키, 성질 한 번 겁나게 급하구마."
"어쨌든, 세희가 좋아한다는 녀석이 누군데?!"
"머... 이건 그냥 내 생각이라 확실치는 않는디, 그래도 일단 말해줘야겠제."
박창우는 아까 전에 교실에서 이세희에게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의 일을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풀이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그런 질문을 했을 때, 세희의 눈빛을 함 봤지라. 그때 세희의 눈이 슬그머~니 어디로 향했는지 아나?"
"어디로 향했는데?"
"니다, 니."
"... 나?"
"그래, 니."
"어... 그래서?"
이천용은 그게 뭘 의미하는 지 눈치를 못 채고 박창우는 그런 이천용이 답답하여 하는 수 없이 상세히 말해줘야 했다.
"아따, 겁나게 답답하네. 잘 생각해바라. 좋아하는 문디가 누구냐고 물었는디, 그때 세희의 눈이 니를 향하고 있었다, 그 뜻이 뭐겠노?"
"그러니까 뭔데?"
"아이고 이 멍충한 시키. 그러니까 즉, 세희가 좋아하고 있다는 문디가 니 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라 안카나!"
"... 뭐?!"
순간 이천용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천용은 잠깐 가만히 생각하다가 피식 웃더니
"하하... 야야, 그것만 가지고 어떻게 장담하냐."
섣부른 판단이라면서 곧이 듣지 않았다.
"그건 그런데, 만약에 내 말이 사실이믄? 우짤낀데?"
"......"
'잠깐잠깐잠깐잠깐, 세희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나라고??? 그럴 리가... 아니, 그래도 만약 그게 정말이라면...'
"머, 생각하는 건 니 자윤데... 내가 한 가지만 충고해주께. 세희가 좋아하고 있는 문디가 니든, 니가 아니든, 일단 고백이라도 해보그라. 차인다케도 그기야 미련을 떨궈버릴수야 있는디, 반대로 평~생 고백 못 하믄 나중에 가서 닌 분명히 그때 '고백이라도 해볼껄...'이카믄서 후회할끼라. 내 장담헌다. 그니께, 일단 그냥 저질러봐라. 글고, 진짜로 모를 일 아니가? 세희가 좋아하는 문디가 니일지."
박창우는 나름 진지한 표정으로 이천용에게 충고를 해줬다. 박창우의 충고를 들은 이천용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며 이번에야말로 고백을 하겠다고 결심하였다.
"... 아아! 그래, 알았다고! 까짓거 해주면 될 거 아니야!"
"그래, 그렇게 해야제. 하지만 그 전에 밥이나 묵고 해라. 곧 점심 시간이다."
.
.
.
.
.
신강고등학교의 점심시간, 박창우는 이천용보다 한 발 앞서서 점심을 다 먹고 교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문디 시키, 아침 못 묵었다고 급식을 세 그릇이나 처묵고 앉았구마. 하여간, 금마의 식성은 알아줘**다."
"응?"
"응?"
교실에 다 왔을 때, 이세희는 어제처럼 다른 남학생과 서로 마주보며 복도에 서 있었다. 그 두 사람이 뭔가 대화를 나누는 걸 알고 박창우는 귀를 기울여 그 대화내용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다른 남학생이 이세희에게 고백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선배. 저에게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번에도 이세희는 상대방의 고백을 거절하였다. 박창우는 이렇게 되리란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옆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를 뽑으려 하였다. 그런데, 박창우가 음료수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음료수를 고르려 할 때였다. 이세희쪽에서 고함소리 비슷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머고?'
이에 놀란 박창우가 빼꼼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보자, 이세희에게 차여버린 그 남학생이 화가 난 상태로 이세희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던 것이다.
"왜지?! 몸소 이 내가 직접 찾아와서까지 네게 고백을 했건만! 감히 거절을 해?!"
'저 문디는 왜 갑자기 구시대 도련님 같은 촌시런 말투를 쓰면서 소리를 꽥꽥 질러대노?'
그 이유는 이세희가 그의 '나의 여자가 돼어라!'는 어이없는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건 고백도 아니라 마치 어느 귀족집 도련님이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시종에게 명령하는 것처럼 말한 것이어서 이세희가 아닌 다른 여자들이라도 질색하며 거절했을 것이다.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른 채 단지 자신의 요구를 이세희가 거절한 것이 괘씸하다고 생각하며 노발대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지? 왜 거절을 한 거야?! 내가 부족한 게 뭐가 있다고!"
"아까 말해드렸다시피, 저에게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마음씨가 선하고 남에게 항상 친절히 대해주는 이세희였지만, 그가 자꾸만 그런 태도로 소리를 질러대니 아무리 이세희라 해도 참기가 힘들었던 모양인지 단호한 태도로 확실하게 선을 그은 다음에 자리를 뜨려 하였다. 그런데,
"이... 이 건방진 여자가!"
"꺄악?!"
그런 이세희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난 그는 결국 손까지 쓰게 되었다. 뒤돌아 가려는 이세희의 머리채를 손으로 낚아채며 다시 자신을 보도록 몸을 돌리게 만들고는 다른 손으로 이세희의 뺨을 때렸다. 이세희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박창우를 비롯한 다른 학생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아랑곳않고 그는 쓰러진 이세희의 머리채를 다시 잡아채고 강제로 몸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내 말을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겠어!"
"그, 그만 하세요, 선ㅂ..."
철썩-!
"아윽!"
그는 계속해서 이세희의 뺨을 후려쳐댔고, 이세희는 그럴때마다 그에게 그만 해달라고 하였지만 그 학생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이세희를 때렸다. 하지만, 이런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그 누구도 나서서 말리려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러하였다.
"끼어들 놈들은 끼어들어도 좋아! 하지만, 우리 아버지한테 일러서 다시는 학교를 못 다니게 만들어줄테니 각오는 하고 끼어들라고!"
'오호라, 저 면상을 자세히 함 보니까 이 학교의 이사장 나리의 아들시키인 놈이구마. 그래서 얼라들이 다 무서워가꼬 나서질 못하네.'
그 학생은 신강고등학교 이사장의 아들이었다. 평소에도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주변 아이들에게도 텃세를 부리고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이번엔 그 손길이 이세희에게 미치게 된 것이었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그 학생을 말릴 수가 없었다. 하도 아들을 너무 아끼는 이사장이었던지라, 그 학생이 이사장에게 한 번 말하면 벌을 받게 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퇴학까지 당할 위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아... 왠만하면 나서기가 싫었는디, 별 수 없나. 천용이 금마가 좋아하는 애를 저렇게 가만히 내비둘 수도 없는 노릇이ㄴ..."
그때였다.
"그만..."
"? 뭐라고 말했냐?"
"네...?"
복도 끝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다급하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세희를 때리고 있던 그 학생이 고개를 들어 앞을 봤는데, 앞에는 복도가 보이지 않고 대신에 누군가의 발이 그 눈앞에 있었다.
"하라고, 이 빌어먹을 새X야!"
빠각-!!
"크악!"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학생은 누군가의 발에 안면을 걷어차이고 복도에 널부러졌고, 그 학생이 있던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대신 꿰차고 있었다.
"아..."
"후우... 괜찮아?"
그 누군가는 바로 이천용이었다. 점심을 다 먹고 올라오는 길에, 저 멀리서 이세희가 그 학생에게 맞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자마자 눈이 돌아가 앞뒤 안 가리고 그만하라는 말과 동시에 그 학생의 안면에 발길질을 날려버린 것이었다. 그러고는 이세희에게 손을 내밀어주며 괜찮냐고 물었다. 이세희는 갑작스런 이천용의 등장에 놀라 멍하니 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조금씩 붉히며 조심스레 이천용이 내민 손을 붙잡아 몸을 일으켰다.
"응, 괜찮아. 그리고... 그... 고마워, 천용아..."
"그래, 다행이다. 음?"
이천용이 이세희에게 큰 상처는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아까 이천용이 발길질을 날려서 쓰러트린 그 학생이 쌍코피를 흘리면서 광분한 표정을 짓고 몸을 일으켰다. 그 학생은 이천용을 죽일듯이 노려보면서 소리쳤다.
"이 자식이...! 감히 나의 소중한 얼굴을 발로 걷어차?! 절대 용서 못해!"
"하이고, 미남 나셨네. 우선 그 쌍코피나 닦고 나서 말하시지."
"입 다물어! 너는 반드시 아버지한테 말해서 퇴학시켜주마! 물론, 거기 있는 이세희도 마찬가지야...! 감히 내 말을 거절했으니 당연하지."
"... 넌 그냥 좀 맞자."
이천용은 양주먹으로 '뚜둑'소리를 선명하게 내면서 천천히 그 학생의 앞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이천용은 뒤에 있는 박창우를 불렀다.
"야, 박창우! 네가 세희 좀 지켜주고 있어."
"알긋다. 것보다 힘 조절이나 잘 하그라."
"알았으니까 빨랑 떨어지라니까."
박창우는 이세희의 옆으로 다가와 이세희와 함께 그 자리에서 조금 떨어졌다. 이에 맞춰주듯이 주변에서 지켜보던 다른 학생들도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을 느끼고 조금씩 그 자리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하! 너, 설마 나랑 싸우려고 하는 거냐?! 멍청하긴, 아깐 내가 방심해서 당하기는 했지만 이젠 그렇게 되지 않을 걸? 그런데 이제보니 너, 누구인지 알겠다. 한때 유명했던 그 *** 녀석이지? 이 학교에 들어올때도 꽤 떠들썩해서 알고 있지. 하지만, 그런 하찮은 ***가 나와 싸우겠다니, 백 년은 이르다고! 이래뵈도 내가 수습클로저 자격증을 따놓은 몸이라 이거야! 그런 나에게 과연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냐!?"
"... 할 말은 그게 다냐?"
"뭐?"
"창우야! 어서 천용이를 말려야 돼... 저 선배는..."
"괘안타. 걱정일랑 말고 함 지켜보그라."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하자면, 우리 또래 나이 되는 얼라들 중에서 점마를 이길 수 있는 시키는 없을끼다."
"나도 한 가지 말하자면..."
샥-!
"!?"
'뭐야, 어디로 간... 설마 뒤?'
퍼어억-!!!
"함부로 여자애를 때리면 안 되지, 이 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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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쯤에 한 편 더 쓰겠습니다(어제 안 써서...)
아, 그리고 이미 말했었을지 모르지만 다시 확실하게 말하자면
제 글은 일주일에서 주말에 2개씩
토, 일요일 각각 1편씩 or 토, 일요일 중에서 하루에 2편
이렇게 올라오고
평일에는 여유가 생긴다면 올라오는 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쨌든
다음편에서 계속
p.s 요즘 클저 상태가 어때요? 할 만한가요? 게임은 접은 상태라서 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