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1부 31화) - 폭진, 엘드라고 (完)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1-27 1
게임도 재미없고
그래서인지 시간도 남아돌아서 그냥 한 편 더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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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거야?"
"여의주의 중심입니다."
드레아스는 나와 천희를 여의주의 중심으로 안내하였다. 여의주의 내부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데 굳이 여의주의 중심까지 안내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중심에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일단 도착해봐야 알겠지만. 그런데, 이 드레아스라는 사람은 줄곧 이 여의주의 내부에서 살아온 건가? 하지만 뭔가 좀 이상하였다. 어째서인지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드레아스를 보고 있으면 마치 로봇을 상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착했습니다."
"... 아무것도 없는데?"
여의주의 중심에 도착했다고는 하는데... 이상하게 드레아스를 처음 만났던 곳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다. 이리보나 저리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드레아스는 집중해서 자세히 살펴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보일지는 몰랐지만, 일단 여기서 살아온 사람이니 뭔가 알고 있기는 한 모양이니까.
드레아스가 말한 대로 나와 천희는 집중을 하고 다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여의주의 중심이 여의주의 내부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장소보다 훨씬 더 밝은 빛을 띠는 것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왠지 모를 안정감까지.
"이곳 여의주의 중심은 폭룡왕 엘드라고를 봉인하신 백룡의 모든 힘이 모여있는 장소입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분께서는 엘드라고를 봉인할 때, 자신의 모든 힘을 이 여의주 안에 담아서 엘드라고를 봉인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여의주의 내부에는 그분의 모든 힘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렇구나..."
"예, 바로 '당신'의 모든 힘이 말입니다."
"... 잠깐, 뭐라고?"
드레아스가 천희를 보면서 그런 말을 하였다. 천희를 보고 '당신'의 힘이라고? 그렇다는 말은 즉...
"엘드라고를 봉인시킨 백룡, 그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그게 정말이야...?!"
'내가... 그 백룡이라고...?'
'내가... 그 백룡이라고...?'
여의주에 다시 오기 전부터 설마했지만, 정말로 천희가 그 백룡이었을 줄이야. 그 사실을 듣고 놀란 모양인지 천희는 잘 믿어지지 않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지구에 도착했을 무렵의 자신 때문이었는데, 그때의 천희는 낯선 인간들에게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 천희가 정말로 엘드라고를 봉인한 백룡이었다면 고작 그런 일로 위기에 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러한 천희의 물음에 드레아스가 막힘없이 대답하였다.
"방금 들으셨다시피, 과거 당신께서는 엘드라고를 봉인할 때 자신의 모든 힘을 이 여의주에 담아 엘드라고를 봉인하셨습니다. 그렇게 힘의 대부분을 잃게 되셨으니 당연한겁니다."
"그... 그런가..."
"... 기억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시지 않아 혼란스러우신 모양이군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줄곧 이 날만을 기다려왔으니까요."
"기다려왔다니?"
"아무리 강력한 봉인이라도 언젠가는 어떠한 이유로든 풀리게 되는 법... 그래서 저는 엘드라고가 봉인에서 풀려났을 때, 당신에게 모든 힘을 돌려드리기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엘드라고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당신 뿐이니까요."
그렇다는 말은... 드레아스는 이 날만을 위해 그 오랜 세월을 계속 이 여의주의 안에서 홀로 살아왔다는 말인가? 그저 천희에게 모든 힘을 다시 되돌려주기 위함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힘을 다시 되찾으시면 분명 모든 기억이 되돌아오실 겁니다. 그러니 안심하시길."
"... 나에게 모든 힘을 돌려준다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니라 천용이한테 줘."
"... 잠깐, 뭐?"
천희는 자신이 아닌 바로 나에게 과거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힘을 줘라고 드레아스에게 부탁하였다. 도대체 왜 그런 말을? 원래 자신의 힘이었으니까 그냥 가만히 알겠다 하고 돌려받으면 될 것을 왜 굳이 나에게 줘라고 한 걸까.
"어째서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보다시피 나는 지금 육체도 없는 영혼에 불과해. 그러니까 힘을 돌려받는다고 해봤자 그리 쓸모도 없을거야. 그럴 바에는 나의 환생이고 살아있는 육체를 가진 천용이가 가지는 편이 훨씬 더 좋을거야."
이미 죽어서 영혼에 불과한 자신에게 줄 바에야 차라리 자신의 환생이자 살아있는 몸을 가진 내가 힘을 가지는 편이 더 좋을 거라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했어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과거의 천희가 가졌던 힘을 받는다면 지금의 천희는...
"하지만 그런다면 당신은 기억을 되찾지 못 합니다."
드레아스의 말대로 기억을 되찾지 못 할 것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맹세했었다. 천희의 기억을 되찾는 것을 언제든지 도와주겠다고. 그러니까 천희 대신에 내가 힘을 받는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깨는 꼴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천희는...
"상관없어."
"너 무슨 말을 하는거야? 기억을 못 찾을 거라고?!"
"당장은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내가 갑자기 기억의 일부를 되찾은 것처럼, 언젠가는 기억을 되찾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그리고 난 과거의 기억 같은 거보다는 지금의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어. 그러니까 천용아, 네가 나 대신에 힘을 받아줘."
"너..."
천희의 눈빛은 조금의 망설임도, 조금의 아쉬움도 보이지 않는 눈빛이었다. 천희는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자신의 기억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나에게 힘을 양도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천희의 진심이 어떤지를 생각하자니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 알았어. 내가 받을께, 그 힘."
"고마워, 천용아."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나라고. 그리고... 미안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군요. 알겠습니다. 당신의 모든 힘을 이 분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눈을 감아주십시오."
드레아스의 말에 따라 나는 눈을 감았다. 호흡을 고를 때마다 조금씩 알 수 없는 힘이 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고 있다. 편안하고 따뜻한 기분이 드는 힘,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금의 나로써는 도저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강대한 힘... 이것이 과거의 천희, 엘드라고를 쓰러트린 백룡이 가지고 있던 힘이란 말인가.
"이제 눈을 뜨셔도 됩니다."
"천용아, 어때?"
"힘이... 흘러넘쳐... 굉장해!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아, 미안. 네 기억을 포기하면서까지 얻은 힘인데 너무 기뻐했네."
"괜찮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어쨌든 이 힘만 있으면 엘드라고와 싸울 수... 어?"
그때였다. 나에게 백룡의 힘을 준 드레아스의 몸이 조금씩 투명해지더니 발끝에서부터 점차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라 드레아스의 손을 붙잡으려 했지만, 드레아스의 몸은 천희와 마찬가지로 만져지지 않고 통과해버리는 것이었다. 대체 어째서? 몇 번이고 계속 드레아스를 붙잡아보려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드레아스는 자신의 몸이 사라져가고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너, 몸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라는 존재는 과거에 당신의 힘의 일부가 떨어져나와 지성을 갖게 되며 만들어진 일종의 환영... 그래서 힘을 돌려드리는 것으로 저의 역할은 끝이 나는걸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 그렇게 놀라지 마시길."
"당연한 일일 리가 없잖아!"
그런 사실따위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살아있는 몸이든 그런 게 아니든, 뭐가 됐든간에 드레아스라는 존재는 오랜 세월동안 홀로 이 여의주의 안에서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끝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지는 거라고?
"그런건... 너무하잖아!"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군요. 저는 그저 이 역할만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해왔을 뿐입니다."
"정말로 그런 것 뿐이라면 왜 자기자신한테 이름을 붙였는데?!"
"그건... 저를 부를 때의 편의를 위해 만든..."
"거짓말! 실은 언젠가는 누군가와 만나서 서로의 이름을 나누고 싶었던 거지? 지금의 나는 알 수 있어! 이 세상에서 고작 그런 이유로 사라지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따위는 없다고!"
"아닙니다, 저는..."
... 뚝-
"... 어?"
"그것 봐...!"
드레아스의 눈에서 조금씩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그리고 점차 줄기가 되어 드레아스의 볼을 타고 흘러내려왔다. 드레아스 본인은 자신이 왜 그러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드레아스도 실은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저는... 사라지는 게 당연... 한데... 왜죠...? 제 몸이 왜 이러는..."
"솔직하게 말해. 너는 이대로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지 않아요...!"
드레아스가 드디어 본심을 말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계나 다름없이 차가운 무표정을 짓고 있던 드레아스가 애원을 하면서 눈물을 계속 글썽이고 있었다. 드레아스 자신도 깨달은 것이었다.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 않다고, 비록 살아있는 생명이 아니기는 하나 그래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 감정을 나누고 싶다고. 드레아스의 표정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말해줘, 어떻게 하면 돼?"
"... 지금 사라지고 있는 저를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습니다."
"그럴 수가...!"
"하지만, 이 말을 꼭 명심해주시길."
"?"
"저를... 기억해주십시오."
"! 드레아ㅅ..."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드레아스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사라지게 놔두고 싶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드레아스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자신을 기억해달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계속 기억하고 있으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뜻임이 분명하였다.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그리고 드레아스가 사라진 것에 반응이라도 한 듯 나와 천희의 몸은 점차 여의주의 중심에서 멀어져갔고, 곧 여의주의 내부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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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운은... 드디어 나타났군, 나를 봉인시킨 백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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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테우스 님!!"
"무슨 일이냐?"
"엘드라고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습니다! 현재 용의 모습으로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중, 목적지는... 판테르칸으로 추정됩니다!"
"뭐라고?!"
'엘드라고... 이제 더 이상 거리낄 것도 없다는 뜻인가...! 그보다 녀석이 판테르칸을 없애려는 속셈이라면... 엘드라고를 쓰러트릴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알 수 없게 된다!'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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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갑자기 요 안으로 들어가버려서 마이 놀랬다. 다행히 괘안아 보이네."
'근디... 어째 좀 분위기가 쪼매 달라보는구마.'
'근디... 어째 좀 분위기가 쪼매 달라보는구마.'
"천용아."
"어... 녀석이 지금 이리로 오고 있어."
"누가 온다는기고? 혹시..."
"엘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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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그때하고 다를 것이다! 각오하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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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스는 과연 언제쯤 섭종을 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