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좀 해라. 그래야 ***로 가지 2.

쥬시쿨티나 2017-11-02 0

졸업 좀 해라. 그래야 ***로 가지 2.

 

제이의 간절한 기도와는 다르게 유정은 하피의 말을 듣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트레이너씨, 죄송하지만 기다리시면서 틈틈이 비상연락망 모니터링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업어 키운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이제 그들도 성인이니, 일 이외의 다른 문제로 끼어들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만. 우리 늑대개팀은 그런 정도는 문제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멘탈이 튼튼합니다만.”

 

... 어디까지나 팀웍이 손상될까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예요. 슬비가 이 자리에 없어서 그렇지 저렇게 철없이...”

 

아아, 다녀오세요! 여기는 저와 ’ ‘자알 모니터링 하고 있겠습니다.”

 

“......부디 모니터링만 잘 부탁드려요.”(여기가 더 걱정되기 시작하는 유정이었다.)

 

유정이 나가고 하피가 트레이너에게 속삭인다.

 

어머나, 일전에 나타와 레비아가 쇼핑가서 깔맞춤 해가지고 온 걸 보고는 북극기지로 한달간 나타 출장 보냈던건 어디의 누구시더라, 트레이너씨? 솔직히 누구씨 코디보단 나타군 코디가 훨씬 잘 어울리던데.”

 

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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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와 유리는 차림새를 추스르고는 벽 이쪽 저쪽에 떨어져 앉아 있었고, 제이는 말린 귤껍질을 우려서(어디서 났냐???) 차를 내어 둘에게 가져다 주었다.

 

, 술 좀 깨는데 좋을거야. 한잔씩 들어.”

 

둘은 차를 손에 쥐고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숙이고, 제이는 그 가운데에 앉아 있다가, 무거운 분위기에 일단 세하를 데리고 이야기를 하려고 엉덩이를 들려는데 유정이 들어온다. ... 하피의 가벼운 입이여... 그래도 지금은 좋은 타이밍인건가.

 

유정씨, 나 세하랑 잠시 바람 좀 쐬고 옵니다.”

 

제이가 세하를 끌고 숙직실을 나가고, 유정은 유리 곁에 앉아서 어깨를 가볍게 감싸준다.

 

왔어요, 언니...?”

 

아직도 빨개져 있지만, 제이가 나가고 나자 그나마 얼굴을 살짝 들고 입을 여는 유리였다. 잠깐 그러고 있다가 유정이 입을 연다.“

 

유리야. 일단 너희가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때와 장소가 맞지 않았어. 그리고, 일단 우리들이야 아무 말 없을테지만, 슬비가 알게 되면, 아니, 미안하구나. 으음... 세하하고 진지하게 사귄지 얼마나 됐는지 말해줄 수 있니?”

 

언니가 걱정하는거 알아요. 걔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도.. 나도 세하를 좋아하고, 졸업하고 나서 같이 다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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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는 세하를 데리고 유니온 타워의 옥상에 올라갔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중에 제이가 세하의 옆구리를 툭 치며 말했다.

 

짜식. 언제부터냐? 졸업하고 한창 나한테 술 사달라고 하다가 조금 뜸해졌을 때 부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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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란이언니 미워!! 시환 아저씨도 미워!! 둘이 다시 사귀면 좀 얌전해 질 줄 알았는데 이건 더 심하쟎아! 시환 아저씨 튜닝은 악마라도 갈아넣어 만드는건가?”

 

“...포기해요, 누나. 그럼 편해.”

 

유리와 테인이가 자리에 널부러져서 중얼거린다.

선우란의 헥사부사 덕택에 이상현상이 발생해도 늦지 않게 출동하여 초동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지만, 비상출동하는 클로저의 원성이 높아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비상출동도 아니고 단순 출퇴근까지 도와준다며 아침저녁으로 들이대는 선우란의 높아진 텐션.

 

아하하하하! 오늘은 시환오빠가 새로 튠업한 차원석차저를 달았어! 출퇴근 시간이 30초는 줄어들거라구!”

 

언니(누나)!! !!!”

 

졸업하자마자 슬비는 집이 유니온에서 가깝겠다 핑계를 대고 차를 뽑아 끌고 다니며 비상출동만 마음졸여하면 되었으나, 아직 미성년자인 테인이와 뼈속까지 빈데레 근성이 박힌 유리는 자가용을 살 생각도 못하고 선우란과 김시환의 튠업 머신 체험단이 되어버렸다.

 

에휴.... 뭐 달달한거라도 좀 먹으러 가야겠다.”

 

유리가 단골로 다니는 크레페집으로 가려고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빵빵, 클락션소리가 울린다.

 

! !”

 

뭔가 느끼하고 시대에도 뒤떨어진 대사에 눈썹을 찌푸리며 돌아보자, 거기에는 세하가 푸른색 스포츠세단의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 유리를 부르고 있었다.

 

와아~~ 세하야, 세하야!! 너 차 샀어? 타도 돼? ?”

 

어디까지 모셔다드릴까요?”

 

아하하하. 크레페천국으로 부탁해요, 이기사

 

, 사모님

 

잠시 후, 유리가 달리는 차 안에서 울먹인다. 글썽글썽....

 

편해... 안무서워...”

 

덩달아 세하도 뭔지모를 애환을 얼굴에 그리며 밟지 않아도 될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액셀을 밟는다.

 

어제 면허 딴 내가 운전하는게 안 무섭다니. 너도 많이 힘들었구나.”

 

으응....”

 

잠시 후 크레페를 먹으며 두명은 선우란과 그 패밀리를 성토하며 유리는 세하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적어도 출퇴근은 안락하게 할 수 있게 된 사람이 하나라도 늘지 않았는가?

게다가 초보운전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다는(헥사부사만 아니면 만원 지하철도 편안하리라) 유리의 말에 감동한 세하는 덥썩 카풀을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해버리고 마는데...

 

, 집에도 잘 안들어오는 엄마지만 가끔 술 먹고 주정할 때면 업고 와야 하는데, 넌 우리엄마 델구 다니는 연습용이야, 연습용.”

 

연습용이라도 좋사옵니다. 카풀의 은혜는 잊지 않겠나이다.”

 

그렇게 낄낄대며 선우란의 출퇴근 목록에는 테인이만 남게 되었는데.... 이제 출퇴근용이 아니고 통학이 주가 되는건가? 어쨌든 테인이는 유리의 배신에 눈물을 흘리고 믿을 사람이 없다며 쇼그를 꼬셔서 램스키퍼로 이사가겠다고 땡깡을 부렸다는건 나중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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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하랑 아침저녁으로 같이 다니다 보니, 점점 세하의 귀여운 점이라던지, 의외로 자기가 한 말에는 책임감 있는 점이라던지, 그런게 보이더라구요. , 슬비하고 붙어다닐때면 조금 질투 난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땐 기분탓이려니 했었죠. 슬비가 엄마처럼 세하 챙기는거야 뭐 하루 이틀 일도 아니었구.... 그래두 세하가 태워주는 차가, 그 시간이 점점 더 편안해지는 게 일상이 되어갔었죠.”

 

잠시 말을 끊고. 식어가는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졸업하고 점점 게을러져서 제이오빠랑 놀러다니느라 집에서 잘 챙겨먹지도 않고 다니는 것도 알게 됐구요. 그래서 하루는 저녁밥이라도 먹여 보내려고 잠깐 집에 들리라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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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털털한 애라 슬비처럼 여자사람 친구로 생각하고 다녔는데, 얘도 점점보니 천상 여자더라구요

 

, 이사람 저사람 집적이던 김기태가 첨부터 들이대던 앤데 여자가 아니라니, 그건 그렇고 슬비도 여자사람 친구라구?”

 

, . . 그러쟎아도 엄마가 며느리 며느리 해서 곤란할 지경이예요. 엄마는 하나면 족하다구요. 슬비까지 데리고 있으면 엄마 둘 사이에서 저 말라 죽어요!! 솔직히, 슬비한텐 여러 가지로 고맙고, 힘이 되어주고 싶긴 하지만, 그게 애인이라던지 그런 생각은 별로 안해왔다구요. 잔소리 많은 애인은 사절입니다! 특히 제이형과 유정이 누나를 보면서 슬비는 아니라고 읍읍~~~”

 

세하의 입을 막으며 잠시 아무도 없을 것이 분명한 사방을 둘러보는 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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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도 늦었는데 데려다주느라 수고했어. 기왕 늦은거 나도 밥 먹어야 되니까 우리집에서 같이 먹고 가.”

 

... 밥 때도 지났는데 부모님들이 귀찮아 하시지 않을까?”

 

, 정미 우리집 앞에 왔다가 그냥가면 나 울 엄마한테 혼난다. 너도 계속 나만 데려다 주고 그냥 보낸다고 눈치 본지 좀 됐으니 어여 와, 어여. 밥이야 있는거 내가 퍼주면 되는거구.”

 

유리는 세하의 손을 잡아 끌고 2층의 집으로 안내했다.

 

다녀왔습니다아~~~!”

 

왔니? 어머, 뒤에 잘생긴 총각은? 아아, 세하군이군요. 졸업식때 보고 오랜만에 보네요.”

 

, 안녕하세요? 이세합니다.”

 

역시 유리와 판박이시지만 어른의 분위기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저기 끝에 욕실이야. 인사는 나중에 앉아서 하구 먼저 손 씻고 와.”

 

세하의 등을 떠밀고 유리는 싱크대에서 손을 씻은 후 팔을 걷어붙이고 상을 차리기 시작한다.

 

유리, 너도 앉아있어. 엄마가 차려줄게.”

 

에이. 밥만 푸면 되는데 뭐. ? 냉장고에 돼지불고기네? 신난다!”

 

유성이랑 유영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좀 했는데. 좀 더 무쳐줄까?”

 

괜찮아요. 그냥 있는거 먹고가라 그랬는데 엄마 움직이면 쟤 다신 안올걸?”

 

밑반찬과 부루스타를 식탁위에 올리자 세하가 나왔다. 그리고 옆방에서 유리의 쌍둥이 동생과 아버지가 얼굴을 내밀었다.

 

세하군, 여기앉아요. 여보, 일전에 본 유리 회사 친구. 유성이, 유영이 인사해야지” / “와아~~! 매형?”

 

“”아냐!!!!“”

 

동생들의 장난스런 물음에 둘은 정색하였다. 엄마는 웃으며 수저와 물잔을 세하 앞으로 놓아주었고 아버지는 가볍게 악수를 청한 후 다시 방으로 들어가셨다. 시끌벅적한 동생들의 쓸데없는 질문에 씹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이 많아질 뻔 했으나, 엄마의 꿀밤 한방씩에 잠잠해진 동생들을 보며, 역시 어느 집이나 권력자는 엄마란 사실을 깨달은 세하는 속으로 웃었고, 간만에 두공기도 넘게 밥을 먹고 있었다.

 

잘가요(잘가게), 세하군.” “또 놀러와,

 

과일 한쪽씩으로 입가심까지 하고 나서는 세하의 뒤를 유리가 쑥스럽게 웃으며 따라나섰다.

 

미안, 원래 동생들 수학여행이었는데 차원문 경고 때문에 안전상 이틀 먼저 왔다네. 시끄러웠지?”

 

아니, 빈말이 아니라 재미있었어. 불고기도 맛있고, 밑반찬도 맛있더라.”

 

에헴. 불고기랑 김치는 엄마가 하셨지만 진미채랑 피클은 이 몸의 솜씨라구. 얻어먹고 싶다면 잘 보여두는게 좋을걸?”

 

“....... 진미채랑 피클만 빼고 얻어갈 순 없을까?” / “-_-+” / “..농담인거 알지?”

 

어쨌든 뜻밖에 잘 먹고 가네. 집에 가서 소화제 먹어야 되는거 아닌가 몰라. 그럼 내일보자.”

 

그래. 늦지 않게 모시러 오도록!”

 

유리가 웃으며 조수석에 작은 종이백을 얹는다.

 

뭐야?” / “진미채랑 피클. 대답은?” / ‘...잘먹겠습니다!“ / ”우훗. 내일 봐

 

 

차를 몰고 코너를 도는 세하의 모습이 사라지고도, 유리는 잠시 시선을 거기에 두고 있다가 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누나, 누나, 매형은 갔.. 읍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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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 후로도 굶지말라고 가끔 저녁 차려주고 간단하게 먹을 찬거리 하나둘씩 챙겨주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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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맛있다는거. 동생들이 귀찮게 하는게 진짜 귀찮지는 않았다는거. 그때부터 알기 시작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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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다 내 부주의지만, 비번 도용당해서 타나, 유리 코스튬 날릴 뻔하고, 10강에서 대성공 노려서 13까지만하려고 업, 다운하다가 실수로 11강에서 한번 더 강화했을 뿐인데 비욘드 뽀샤먹고, 파밍 3주가 넘어도 튜브 하나가 안 떨어져주는 겹경사가 일어나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2편이지만 올립니다.

 

유리야 설정상 가족애가 풍부한 소녀이고, 세하는 늑대개처럼 막장은 아니지만, 클론 엄마 학살에,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하며 성장한 타입이 아니기에, 더 끌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사실, 슬비야 처음 세하에게 관심 가진게 알파퀸의 아들이라는 배경만 보고 접근한게 불순해서 너, 아웃. ㅋㅋㅋ

 

PS2. 이제 밥물을 채웠으니 다음이나 다음다음에선 쌀이 익는 장면을 묘사해야 될 듯 한데....

 

2024-10-24 23:17: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