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는 위상력과 함께 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7-10-14 0

모험가, 그건 누구나 될 수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이든 하는 사람, 그게 모험가다. 나는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받기 위해서 기사단장의 의뢰를 받아들였고,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돌아가라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일단 기사단장이 나를 모험가로 알고 맡긴 의뢰니까 그렇게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다고 내 직업이 클로저니 고등학생이니 이렇게 말하면 못알아먹을 게 뻔했다. 그렇다고 대답을 안하면 오히려 의심받기 때문에 마땅히 내세울 게 없었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주로 모험가라고 부른다고 알고 있었다. 내가 했던 게임이 생각난다. 분명히 길드가 있는 마을에서 레벨 1부터 시작하면서 퀘스트 받고 수행하면서 빠른 레벨업을 했었다. 지금 그 레벨업의 첫단계에 도달했는데 이렇게 오래걸릴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역시나 현실과 게임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내 힘으로도 그 마을의 기사들을 모두 쓰러뜨리고도 남았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적과 싸워온 감각이 있기에 여차하면 사이킥 무브로 도망가면 그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는 의심을 풀려는 것 뿐만 아니라 여기 세계에서 쓸 화페가 하나도 없었기에 보수를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다. 누가 들으면 내가 돈 욕심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쓸 돈이 한푼도 없다면 여기서 살아갈 수가 없다. 그리고 아직 어떻게 살아가는지 완전히 감을 잡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일단 돈을 챙기고 여관에 방을 잡은 후에 길드로 가서 의뢰를 받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길드 총수를 호위하면서 가고 있었다. 일단 눈에 띄지 않게 총수도 기사단 갑옷을 입고 이동중에 있다.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위장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선발대장은 머리가 좀 좋은 거 같았다. 이러한 위장으로 적이 목표를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 확실히 많은 수의 인원이라도 기습공격에다가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노리려고 하면 총수를 지키는데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이번 길드 총수가 순순히 기사단 갑옷을 입는 데 협조를 받아들여서 다행이지 다른 귀족이었으면 덥다면서 안 입으려고 했을 것이다. 특히 여성분들이 말이다.


"주변을 잘 살펴라. 어딘가에서 덮칠 지 모른다."


마차를 타지 않고 그냥 도보로 걸어가기만 하니 누가 진짜 총수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습격하려는 도적이나 몬스터들은 알 방법이 없기에 그저 공격할 수밖에 없을 것임에 분명했다. 나 혼자만 다른 복장이라 눈에 쉽게 뜨일 것이다. 리플렛 마을로 돌아간 후에는 옷도 새로 사야되겠다. 이 복장은 솔직히 너무 눈에 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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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지역에서 은폐하면서 기다리는 도적들이 있었다. 길드 총수가 이곳을 지나갈 거라는 정보를 받고 매복하는 중이었다. 도적 대장은 일단 정찰나간 부하가 이곳으로 곧 온다는 말을 듣고 부하들을 매복시키고 있었다. 그들이 노리는 건 길드 총수, 호위하는 병력들은 그들의 목표가 아니었다.


"내 형님이 모험가의 손에 돌아가셨지. 그 일의 원흉은 바로 저 길드 총수였다. 너희들의 동료도 죽게 만든 장본인이지. 이번에 꼭 저 길드 총수를 죽여**다!"


길드에서 모험가들에게 의뢰를 공지한다. 그리고 보수까지 말이다. 도적토벌 퀘스트, 한마디로 현상금 사냥이었다. 모험가들은 대부분 보수에 눈이 멀어서 이 의뢰를 실행한다. 그리고 죽어나간 도적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도적들도 각각 세력이 있었다. 이들은 지난 모험가들에게 동료를 잃고 길드 총수에게 원한을 품은 도적단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번에 도적을 지휘하는 대장이 바로 형을 잃은 동생이었다.


"저기 옵니다!!"

"숙여."


도적들은 풀숲사이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기사들이 선두에 서면서 지나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어디를 봐도 길드 총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부 갑옷을 입고 있었기에 그들 눈이 휘둥그레했지만 딱 한사람,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는 소년이 보였다. 부하 한명이 대장에게 다가가서 길드 총수가 혹시 어린 소년이냐고 묻자 대장은 그에게 꿀밤을 먹이면서 말했다.


"멍청한 놈. 길드 총수가 저런 어린애일 리가 없지 않느냐?"

"하지만 마법으로 일부러 저렇게 변장한 것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무속성 마법으로 상대의 눈을 속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으음... 무속성 마법이라... 하지만 길드 총수가 무속성마법을 쓴 자였던가?"


고개를 갸우뚱한 대장이었지만 일단 부하의 말이 일리가 있었기에 대장은 소년이 자신들이 매복한 곳을 지나면서 좀 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공격명령을 내렸다.


"지금이다!! 저 소년을 죽여라!!"


대장의 명령에 도적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들었지만 그들은 상대하지 않고 소년만 주로 노렸다. 선봉에 선 자들은 측면에 있는 기사단을 맡고 나머지는 그 사이를 넘어서 표적을 제거하려는 속셈이었다. 양 옆에서 덮치기 때문에 기사단들은 잠시 동요했지만 선발대장의 지시에 각자 무기를 들고 도적들과 맞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년도 무기를 꺼내었고, 달려드는 도적을 보면서 건 블레이드로 그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대장은 그것을 보면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기사들이 그를 지키려고 달려들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호위할 대상이라면 그를 중심으로 지키려고 했을 텐데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소년은 오히려 무기를 꺼내 도적단을 쓰러뜨리고 있자 그의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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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헉!"


도적들이 날 중심으로 노리는 거 같았다. 아무래도 내가 길드 총수로 아는 걸까? 아니 도대체 왜? 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나이가 어린 길드총수가 세상에 어디있어? 그리고 내 얼굴이 길드 총수와 비슷한 것도 아니고, 복장부터 완전히 틀린데 이 도적들 전부 바보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적당히 건 블레이드를 들어서 그들을 상대하는 중이다. 보인다. 그들이 칼을 꺼내 나를 찌르거나 베려는 움직임이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차원종과 싸우면서 성장한 내 전투감각의 대가인 듯 했다. 그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거나 건 블레이드로 몸을 베기도 했다. 어차피 나를 죽이려고 하는 도적들이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공항에서 베리타 여단과 싸우면서 익숙해졌다. 기사들에게 덤벼들었던 도적단들은 전부 그들의 무기에 쓰러지는 게 보였다. 과연, 그만큼 혹독한 훈련을 받은 성과가 나타나는 거라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라!! 우리 동료의 원수!!"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이보세요. 우리 초면이잖아요. 내가 왜 당신의 원수야? 혹시 내 얼굴이 해당하는 사람과 닮은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도적단이 나를 중심으로 달려드니 기사들은 손쉽게 도적들을 처리하면서 기세를 높이고 있었다. 꼭 내가 게임에서 나오는 탱커역할을 하고 나머지가 딜을 넣는 느낌이었다. 내가 방어형 역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이 적에게 데미지를 크게 주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어느 게임 RPG의 적의 공격을 유도하는 도발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능력을 쓴 적도 없었는데 내가 도발능력을 쓴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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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한 도적들은 전부 전멸했다. 이건 뭐 도적들이 바보같은 선택을 해서인지 우리 기사단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도대체 왜 나를 노린 거지? 정말로 내가 길드총수라고 생각한 걸까? 아니, 설마 그 정도로 멍청한 생각을 한 거 같지도 않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후우... 끝난 건가? 잠시 쉬었다가 가면 안 될까?"


기사단 갑옷을 입은 채 답답해 하던 길드 총수가 투구를 벗어서 얼굴에 맺힌 땀을 닦고 있었다. 그리고 기사 두명이 도적단의 대장을 잡고 그에게 끌고 오고 있었다. 도적단들이 전멸하자 도주하려다가 기사들에게 발각되어 추격해서 잡혀온 셈이었다. 길드 총수는 도적단의 대장앞에 서서 말을 걸었다.


"누구의 부탁을 받고 저지른 것이냐? 왜 나를 노렸지?"

"끄으... 설마 기사단의 복장을 한 채로 변장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것도 저 소년을 미끼로 쓰다니..."

"미끼라니? 그런 의도는 없었다. 자네들이 멍청하게 착각한 것이지. 하하하하하핫! 나를 젊은 친구처럼 봤다니 이거 영광이군. 아직 내가 젊긴 젊은가 보는군."
"제가 총수인줄 알았다고요?"


듣고 있는 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도적단의 대장을 보았다. 혹시 변장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한 건가? 도적단의 대장은 이를 갈면서 내게 무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한번 총수를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네놈들 때문에!! 소중한 친구들과 형님이 죽었다. 네놈들 때문이야!!"

"그게 왜 우리 때문이지? 애초에 너희가 도적질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이러지도 않았어. 우리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야. 너희가 그렇게 되는 건 너희가 지은 죄에 대한 대가다."

"**라!! 이놈!"


기사들이 그를 필사적으로 붙들면서 총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는 강제로 엎드리게 한 후에 한 명이 창으로 그를 찔렀다. 이미 사람 죽인 것을 많이 봐서일까? 기사단들은 그렇다 쳐도 나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난 전장에서 살아온 인간이기 때문이다. 죄의 대가로 벌을 받는 건 맞는 일이다. 그것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칼바크 턱스도, 데이비드도 인류를 배신하는 죄를 지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대가는 죽음이었다. 우리가 의도한 게 아니다. 그들 스스로 그런 운명에 처해진 거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이 생각나서 안타깝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치안을 유지하려는 길드의 총수의 목숨을 노린 대가는 너무나 크기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To Be Continued...... 


벌써 검열이 뜨네. 여기서 끊어야되나 모르겠네요. 제목이 너무 길어서 수정했습니다.

2024-10-24 23:17: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