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너스-프롤로그
pix캐스터 2017-08-21 2
“벌레따위가!!!!!!!!!!!!!!!!!!!!!!!!!!!!!!!!!!”
아스타로트의 손아귀가 나를 향해 뻗어왔다. 이미 가속하기 시작한 유성검을 도중에 멈출 수는 없었다. 나도 끝인가........
“크으윽!!!”
“이.....이녀석!!!”
아스타로트의 손이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휘며,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에너지는 내가 있는 곳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쏘아져나갔다.
“죽어!!!!!”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내지른 유성검은 아스타로트의 심장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크윽.....짐이.......한낱 인간따위한테.........”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끝까지 우리를 벌레 보듯 내려다보는 아스타로트. 분하다는 듯이 내게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닿지 못하고 그의 몸은 무너져 내렸다.
“커헉.....헉.......헉......”
아스타로트의 가슴에 꽂힌 검을 뽑을 힘도 없었다. 바닥으로 힘없이 쓰러지는 용과 함께 나 또한 균형을 잃고 엎어졌다.
“크윽......**......!!”
이때까지 잘 해왔다고 믿었다. 강남에서도, 구로역에서도, 학교에서도, 동료와 함께라면 어떤 적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단 한 번도 해** 않았다.
“으윽.....으으........으아아아!!!!!!!!!!!!!!!!!!!!!!!!!!!!”
무너진 기둥, 갈라진 벽, 아스타로트와의 결전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는 고개를 돌려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격렬한 전투 속에서 검은양팀 전원 무사 생환이라는 기적을 바라는 건 큰 잘못이었을 까.
“제이 아저씨......”
무너진 기둥에 파묻힌 제이 아저씨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미스틸테인.....”
부러진 창과 함께 널부러져있는 미스틸테인의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유리야....”
아스타로트의 부러진 검에 몸이 꿰뚫린 서유리의 피가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슬비야......이슬비!!!”
분명 슬비는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 있었다. 유성검을 날리기 직전까지, 아스타로트를 쓰러트리기 직전까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너까지......이러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조용히 잠든 것처럼 누워있는 슬비. 그녀의 입가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 슬비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조용히........조용히........마치
“죽은거야. 이세하”
“.......너는.........”
“오랜만이야~이세하. 그동안 잘 지냈어?”
“애쉬......더스트....너희들 때문에!!!!”
“우리들 때문에, 뭐?”
“제이 아저씨가 죽었어. 미스틸테인이 죽었어. 유리가 죽었어. 그리고.....슬비마저.....”
“원래 전쟁이란 서로 죽고, 죽이는 거야. 이세하”
“어머~ 그럼 세하는 이때까지 실컷 죽여 왔으면서 지금 자기 팀이 죽었다고 우는 거야?”
“죽이다니.......내가 언제”
“내가 이때까지 수없이 베어 넘긴 차원종들은, 그저 하나의 가축 정도로 생각하는 건가?”
순간, 생각이 멈췄다.
“그들도 가족이 있고, 동료가 있지. 설마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건가?”
차원종에게 가족이라니, 차원종에게 동료라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차원종은 파괴만을 일삼는, 그런...........
‘커헉....커헉.....용이시여.........’
승산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던 b랭크의 크리자리드와 애쉬, 더스트와의 싸움에서 내뱉던 차원종의 말.
‘궁전의 문은....내가 지킨다!!!!’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문 앞에서 비키지 않던 안드라스의 외침.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나쳤던 순간들이, 왜 이제야 의문이 드는 걸까. 이때까지 내가 쓰러트려온 차원종들은.........전부...............
“애쉬, 쓸데없는 잡담이 너무 길어~ 우리는 그런 말을 하려고 온 게 아니잖아?”
“그렇군, 미안해 누나. 그럼 이세하, 우리는 내게 제안이 하나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거야”
“제안..?”
“이 용의 궁전의, 주인이 될 생각은 없나?”
“.....뭐?”
“쉽게 말해, 용이 되라는 말이야~.”
“네게 힘을 주마. 저기 쓰러져있는 네 동료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힘을, 다시는 네 동료들을 잃지 않을 힘을”
내게 천천히 다가온 애쉬는, 내 눈 앞에 검붉은 빛이 감도는 손을 내밀었다.
“용이 되고 싶다면 이 손을 잡아라. 이세하.”
차원종이 된다니, 인간으로써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차원종의 힘을 받다니, 클로저로써는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동료들을 죽인 차원종의 손을 잡다고, 동료로써는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차원종의 힘을 받다니, 클로저로써는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동료들을 죽인 차원종의 손을 잡다고, 동료로써는 해서는 안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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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는..............잃고 싶지 않아”
나는, 내밀어진 검붉은 빛을 붙잡았다.
그 뒤로 6년 뒤, 차원종과 인간의 전쟁은 종결되었다.